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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생물학으로 풀어본 우리 몸의 비밀] 털이 사라지면서 새롭게 발달한 대뇌피질 <43> 털 없는 원숭이
자아의식 일어날 때 ‘활성화’
또 털이 사라져야 진드기나 벼룩과 같은 기생충이 서식하지 못하기에 매끈한 피부가 ‘자연선택’되었다는 이론이 제시되기도 했으나(Markus J. Rantala), 기생충의 위험이 크건 적건 간에 털 없는 남성에 대한 여성의 선호도에 차이가 없다는 통계조사를 근거로 이를 반박하기도 한다(Pavol Prokop).
또 인간이 두 발로 서면서 태양빛을 쬐는 부위가 40% 가량 줄어들게 되어 네 발로 걷는 다른 포유류보다 체온상승이 감쇠되기 때문에 털이 사라졌다거나(P. E. Wheeler), 옷을 입으면서 털의 필요성이 없어져서 사라지기 시작했다(Mark Pagel)는 등 다양한 이론들이 속속 제기되었으나 이 모두 반례(反例)가 제시될 수 있기에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또 ‘수생(水生) 유인원 이론(Aquatic Ape Theory)’에서는 인간의 몸에 털이 없어진 이유가 인류의 선조가 먼 옛날 오랜 기간 수생생활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수달이나 해표에서 보듯이 수생동물 가운데 많은 것들에게 털이 남아 있기에 이 역시 타당할 것 같지 않다.
육단심이란 ‘몸을 나라고 생각하는 마음’이다. 몸통과 사지의 피부에서 발생하는 촉감으로 내 몸의 윤곽을 그려서 육단심을 만들어 내고 이를 토대로 타인과 사회적 관계를 맺는다. 육단심이 남보다 확고하게 형성될수록, 다시 말하면 몸과 사지를 담당하던 대뇌피질이 넓어질수록 성선택에서도 적자가 되어 남보다 많은 자손을 둘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대뇌피질 가운데 그런 부위가 넓어지기 위해서는 온 몸의 피부가 민감해져야 했다. 인간의 몸을 덮던 털이 점차 사라진 진정한 이유일 것이다.
김성철 교수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과
[불교신문 2877호/ 2013년 1월1일자] ☞'진화생물학으로 풀어본 우리 몸의 비밀' 목차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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