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 픈 열 대
(Tristes tropiques)
저자 : 레비스트로스(Levi-Strauss, Claude)
1955년에 발간된 레비스트로스의 저서인 <슬픈 열대(Tristes tropiques)>는 기록문학의 걸작으로서, 프랑스어 원작에서 14개 국어로 번역되어 호평을 받은 책이다. 이 책은 인류학자의 서양인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서로, 서양인이 역사적 문명인임을 자처하면서 이른바 미개사회를 마음대로 파괴하고 황폐화시킨 데 대하여 비난하고 있다. 9부로 되어 있으며, 학문적 자기형성을 서술한 부분, 1930년대 브라질의 열대 및 오지(奧地)의 실태에 대한 기록, 카듀베오족과 보로로족, 낭비크왈라족, 투피카와이브족의 민족지적(民族誌的) 기술(記述), 아시아 여행의 인상 등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또한 이 책은 기록으로서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저자의 장대한 페시미즘(염세주의)에 영향을 받은 독자적인 문명론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브라질에서의 체험의 파악과 기술에서는 저자가 이 후 전개하게 되는 구조주의(構造主義)방법의 원형(原型)을 발견할 수 있다.
서구의 반대편에 떨어진 신세계인 남미에는 문명이 건설한 도시와 사라져가는 운명에 놓인 원주민들이 함께 있다. 인류학자인 레비스트로스는 탐험의 회상이라는 형식을 통하여 이 지역에 대한 관찰과 경험을 분석하면서 '문명'과 '미개'의 관계를 규명하고 그로부터 고통스러운 자기 성찰을 시도한다. 저자는 이 지구상에 가장 원시적인 따라서 가장 자연적인 상태의 삶을 살고 있는 네 개의 미개인 부족과 함께 지내면서 그들의 심성과 사고방식, 사회조직과 생활양식, 종교와 의례, 예술과 상징 등을 섬세하게 재현하고 그들이 본질적으로는 문명인과 다를 바 없으며 오히려 서구의 합리성을 넘어선 더 넓은 '의미의 범주'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자연과 원시 그리고 순수한 인간의 세계를 급격히 황폐화시키는 무서운 힘을 가진 서구의 탐욕이 아름다운 도시 속에 썩은 냄새를 풍기며 숨어 있음을 발견한다.
여기서 그는 서구의 '문명'과 비서구의 '미개'를 별개의 것으로 논하던 종래의 습관을 벗어나서 이 둘이 하나의 체계 속에서 관계를 맺고 있음을 발견하는 탁월한 시각을 갖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문명과 미개가 모두 서구인의 욕망이 발명한 상상의 실체에 불과하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므로 그는 '신세계'의 순수한 자연이란 허상에 불과하며 '미개'를 발명하고 정복하며 마침내 오염시키고 파괴하는 문명의 폭력과 욕망이 자행한 역사가 은폐되어 있다는 것과, 그것이 실은 서구인들이 자신을 발명하고 왜곡하며 타락시키는 현실이라는 통찰에서 오는 통렬한 아픔과 분노를 맛본다. 그의 슬픔은 순수한 인간이 급격히 멸종되어 간다는 사실과, 서구인 스스로가 상상으로 발명한 허구적인 자신의 이미지에 갇혀 있는 현실과, 뻔뻔스러운 문명과 내버려진 미개의 틈새에 서서 이를 증언해야 하는 인류학자로서의 자신의 입장을 동시에 간파하는 중층적인 슬픔인 것이다.
우리가 이 책에서 배워야 할 점은 문명과 야만을 하나의 체계 속에 놓고 끊임없이 양자를 오가며 심층적이고 넓은 안목으로 검토하고 분석하는 자세이다.
그러나 더 중요하게는 익숙한 자기의 세계로부터 낯선 '그들'의 세계 속에 들어가서 유일한 진리로서 굳게 믿고 있는 자기 문화의 껍질을 하나씩 벗어나가 마침내 저 심층 한가운데에 가려져 있는 '우리'를 발견하는 구도자이자 휴머니스트로서의 인류학자가 추구하는 과학적 탐구의 긴 여정을 배워야 할 것이다.
그것은 문명과 미개라는 단순한 이분법적인 구도를 설정하고 사라지는 미개에 대한 싸구려 감상을 연출하는 통속적인 여행기가 아니라, 오랜 시간을 통해 서구가 축적한 정교한 지식의 면밀한 분석을 동반한 진지한 참회록이다. 결국 '그들'과 '나'의 관계에 대한 올바른 성찰로부터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이 지구 공동체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가진 성숙한 존재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저자의 이러한 인식의 틀을 배움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선배와 동료들이 남긴 다른 세계에 대한 다양한 형식의 지적 모험의 기록들을 새롭게 읽을 수 있으며, 성숙한 눈으로 지식의 거대한 신세계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이 현대인의 저작이 고전이 되는 까닭은 그것이 지식생산의 역사적 과정을 규명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오늘날 포스트모던 시대의 세상보기와 자기 발견의 시도와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사회인류학자인 레비스트로스는 문화체계를 이루는 요소들의 구조적 관계라는 관점으로 친족 및 신화체계와 같은 문화체계를 분석한 구조주의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그의 구조주의는 20세기 사회과학은 물론 철학과 비교종교학, 문학, 영화 등 여러 분야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그의 구조주의는 문화체계에 관련된 엄청난 양의 정보를 그가 핵심적인 것이라고 파악한 요소들 사이의 형식적 관계들에게로 환원시키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문화를 커뮤니케이션 체계로 보았으며, 그 체계들을 해석하기 위해서 구조언어학과 정보이론, 인공두뇌학에 기초를 둔 모델을 설정했다.
이와 같이 현대 구조주의 사상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레비스트로스는 기존의 인류학 연구방법론은 물론, 인문학을 비롯한 사회과학 전반에 인식론적 전환을 가져온 독특한 사유체계를 창시한 대학자라 할 수 있다.
- 김광억 서울대 교수·인류학과
* 레비스트로스의 대표작
<친족의 기본구조,1967>, <구조인류학(Anthropologie structurale),1961), <야만적 사고,1962>, <토테미즘, 1962>, <신화와 의미(Mythos und Bedeutung)>, <날것과 요리된 것(Le Cru et le cuit),1964>, <식사예절의 기원,1968>, <벌거벗은 인간(L'Homme nu),1971>, <가면을 쓰는 법(La voie des masques),1975> 등
* 레비스트로스의 연혁
1927년 파리대학교에 입학, 철학과 법률을 공부.
1930년 법학사와 철학사에서 학위를 수여.
1935년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에서 사회학교수로 초빙, 브라질 원주민을 현지조사.
1941년 뉴욕 시의 사회연구학교 객원교수로 임명.
1948년 문학박사가 됨.
1949년 <친족의 기본구조(Les Structures elementaires de la parente)>를 출간.
1950년 파리대학교 에콜 프라티크 데 조트제튀드(Ecole Pratique des Hautes Etudes) 연구지도교수로 임명.
1955년 <슬픈 열대(Tristes tropiques)>를 출간, 이름이 알려짐.
1959년 콜레주 드 프랑스 사회인류학 학과장에 임명.
이상은 서울대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내용을 한 바닥으로 편집한 것입니다
첫댓글 글은 사람에 따라 각도에 따라 참 다양한 방법으로 해석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슬픈 열대에 대한 세 편의 글을 읽었는데도 모두 다른 각도에서 서술을 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남미의 사회와 서구가 건설한 문명이 함께한 열대는 서구의 문명 투입으로 사라져 가는 운명에 처하게되었고 이것을 안타까워하며 구조주의 입장에서 철저히 자기 성찰을 통해 반성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구조주의를 문화체계에 도입하여 친족 및 신화체계와 같은 문화를 분석한 기법이 인문학의 연구방법에 대 전환을 가져온 학자이며 그가 위대한 것은 서구인이면서 철저히 반성적인 자세로 자신의 문명에 대한 반성을 하는데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신의 문명에
비판적인 시각으로 철저히 분석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뿐만 아니라 그것이 우월의식이 있는 민족의 학자라면 더욱 그럴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가 더욱더 위대한 것은 아닐까라는 짧은 생각을 해 봅니다 제가 공등학교때 글짓기 장관상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칭찬하시니 생각이 났습니다 그냥 인생에 지나가는 한줄기 바람이었습니다 어릴때분터 글짓기 상을 계속 받았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컴이 오늘 속도가 상당히 느려 져서 글을 입력하기가 힘듭니다 이상합니다
예 아닌게 아니라 글쓰기를 잘하십니다. 나중에 책 한 권 내주세요 꼭 ^^
ㅋㅋ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꼴이 될 것입니다 저는 저 자신을 잘 압니다 그냥 지나가는 칭찬이신것 압니다 어땠든 힘됩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