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공중그네 타고 스트레스 날려버려!남해 설리스카이워크
작성2021년 01월[Vol.94] 조회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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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밭 위를 지나 바다 위 스카이워크를 걷는다. 흔한 스카이워크가 아니다.
흔들리는 스카이워크다. 그게 끝이 아니다. 38m 높이의 스카이워크에서 그네를 탄다. 공중을 가르며 새해 소망을 하늘에 대고 외친다.
흔들리는 스카이워크 걸어봐
눈처럼 하얀 모래사장이 있어 눈 설(雪), 설리해수욕장. 해수욕장 너머 은빛 모래와 대비를 이루는 선홍빛 돛대가 솟아있어 눈길을 끈다. 설리스카이워크다. 붉은 기둥과 흰색 케이블로 돛단배를 연상시킨다. 스카이워크 끄트머리는 비대칭의 화살모양. 유리면이 가볍게 날아오를 듯 바다 위로 삐죽 나와 있다.
지난 12월 2일 개장한 설리스카이워크는 우리나라 최초의 비대칭 캔틸레버(cantilever) 다리다. 캔틸레버는 한쪽 끝만 고정돼 있는 다리를 말한다. 전체 길이 79.4m 중 43m가 받침 없이 저 혼자 쭉 뻗어있다. 그래서 스카이워크 끝에 서면 몸이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흔들림이 있어야 안전하다’는 역설적인 공법의 구조물이다.
너비 4.5m의 스카이워크 바닥은 강화유리다. 고소공포증이 없더라도 멋모르고 한 발 내디뎠다 아찔한 경험을 한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겁쟁이 손님을 위해 다리 난간에는 안전봉이 부착돼 있다. “아이고, 무시라(무서워라). 그래도 나는 유리판 위로는 못가.” 잡아끄는 일행에 맞서 여기저기 실랑이가 벌어지고 웃음보가 터진다.
‘스카이워크 그네’로 날아볼까
청춘들에게 투명유리 스카이워크는 사진 찍기 좋은 놀이터다. 대담하게 유리판 위에 누워 공중에 뜬 느낌을 담은 사진을 찍는다. 그래도 뭔가 부족한 청춘들에게 심장 쫄깃한 즐길거리가 있다. ‘스카이워크 그네’라는 공중그네다. 스카이워크 끝부분에 설치돼 있는 높이 10m의 그네다. 간이 작은 사람은 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린다.
안전장치를 하고 그네에 올라탄 청춘들이 손가락 V자를 그리며 신이 난 표정이다. 이윽고 “출바알~” 곧바로 “으악!” 비명소리가 터져 나온다. 호기롭게 그네타기에 나섰던 청춘들이 1m 남짓 난간을 넘어 치솟는 그네에 혼비백산이다. 준비했던 “야호!” 대신 연신 으악새(?) 울음소리를 낸다. 그러거나 말거나 운영자들은 되돌아오는 그네를 다시 힘껏 밀어주는 친절한 서비스를 한다. 사진 찍기 여념 없는 일행들과 환호하는 구경꾼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진다. 제정신이 든 선수(?)들이 “올해도 건강하게”, “로또 당첨!” 하늘에 대고 새해 소망 한 가지씩을 외친다.
“처음에 무서웠는데, 두어 번 왔다 갔다 하고 나서는 너무 좋았다.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어디 가서 이런 기분을 느끼겠나?” 권진실(32·김해) 씨는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지, 안전장치를 벗으며 연신 그네를 돌아본다. 백인규(28·부산) 씨는 “공중으로 공기를 가르며 날아오를 때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코로나19로 답답했는데 속이 시원하다”면서 “가족과 한 번 더 오고 싶다” 고.
꼭 봐야할 스카이워크의 ‘밤 풍경’
유명 관광지 스카이워크의 단점은 머무는 시간이 짧다는 것. 아래가 내려다보이는 유리판 위를 걸어 다 돌아보는데 보통 30분이면 족하다. 그래서 설리스카이워크에는 또 다른 장치가 있다. 설리의 밤을 위한 경관조명 쇼다. 해질 무렵 그림 같은 노을을 시작으로 화려한 조명이 불을 밝힌다. ‘바다새’, ‘사랑비’ 등 추억의 가요와 최신곡인 ‘싹쓰리’에 맞춘 리드미컬한 조명 쇼다.
“와, 이거는 생각지도 못한 건데요. 밤바다를 배경으로 이런 장관을 보게 되네요. 여기 대박이에요!” 김미지(22·서울) 씨는 스카이워크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취재진도 예상 못한 ‘밤 풍경’에 놀라긴 마찬가지. 노을 한 장 찍으려고 스카이워크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며 기다린 보람이 있다. 자연과 인공구조물이 융합돼 펼치는 황홀한 쇼. 설리스카이워크의 밤은 낮에 즐겼던 공중그네의 짜릿함에 잊지 못할 감동까지 더한다.
INFO
설리스카이워크 남해군 미조면 송정리 070-4231-1117
운영시간 10~21시·그네 10~18시
이 용 료 일반 2000원·만 18세 이하 1000원
그네 6000원·4000원
글 황숙경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