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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문을 들어서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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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주문
사찰에는 여러가지 문이 있다.
사찰에 들어가는 산문 중 첫 번째 문은 일주문이다.
일주문[一柱門]이란 사찰에 들어가는 산문[山門]중 첫 번째 문이 기둥이 한 줄로되어 있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네 곳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지붕을 덮는 일반적인 가옥 형태와는 달리 일직선상에 세운 두 기둥 위에 지붕을 얹은 독특한 형식의 건축물이다.
일주문을 들어섬으로써 사실상 사찰 경내에 들어서는 것이고 부처님의 세계에 다다른 것이다. 일주문 앞에서는 멀리 본당[本堂]을 향해서 합장하고 반배를 올려야 한다.
기둥을 일렬로 세운 일주문이 상징하는 뜻은 모든 진리는 하나로 돌아가는 것이며 모든 존재는 일심[一心]의 작용에 의해서 나타난다는 불교의 근본 진리를 나타내고 있다.
산과 바다세계와 인생 정신과 물질, 부처와 중생 너와 나 사랑과 미움 등 우주에 존재하는 정신적 물질적 모든 것이 일심 동체로서 그 근본은 오직 하나이지 둘이 아니라는 뜻이 일주문에 담겨있다.
모든 것의 근원은 오직 하나이며 둘이 아니라는 실상[實相]을 잘 알고 착하고 너그러운 본연의 허허로운 마음으로 부처님 앞에 나가야 한다.
일주문에는 보통 사찰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사찰 이름 앞에는 그 사찰이 자리잡은 산 이름도 함께 적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산 이름을 사찰 앞에 붙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보기 : 운달산 금룡사, 지리산 실상사, 금정산 범어사
1. 같은 이름의 사찰을 구별하는 일종의 주소 역할을 한다.
보기: 보현사[普現寺] 충남 서산 사왕산 보현사
전남 고흥 팔령산 보현사
강원 양주 천후산 보현사
경북 청송 보현산 보현사
2. 전남 장성군 북하면 액수리 백양산에 있는 백양사[白羊寺] 白羊山 白羊 寺 라고 하지 않고 大伽藍 白羊寺 라고 하였다.
절이 크다고 대가람이 아니라 대가람 이 되려면 다음 네가지가 구비
되어야만 한다. 백양사에는 그런 요건이 모두 다 갖추어 졌다고 한다.
[1] 강원[講院] :경전을 전공하는 사원.
[2] 율원[律院] :계율을 학습하는 사원.
[3] 선원[禪院] :참선을 공부하는 사원.
[4] 열반당 [涅槃堂] :병든 스님들이 입적할 때까지 거처하는 곳.
2. 사천왕문[四天王門] 천왕문[天王門]
일주문을 들어서면 사찰의 수호신인 사천왕[四天王]을 모신 사천왕문(천왕문)이있다. 사찰에 들어오는 산문[山門]중 일주문 다음에 있는 두 번째 문이다.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을 모신 곳으로서 여기에 사천왕의 조상이나 그림을 봉안하고있다. 원래 사천왕은 고대 인도 종교에서 숭상하던 귀신들의 왕이었는데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부처님과 불법[佛法]을 지키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천왕은 여러 단계나 되는 천상계[天上界]중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천왕천[四天王天]이라는 하늘나라에 살며 그 나라의 왕인 제석천왕[帝釋天王]의 지시에 따라 사천왕천의 동서남북 네지역을 관장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불교의 우주관에 따르면 이 세계를 크게 둘로 나누어 하나는 "깨달음의 세계[悟界]" "헤맴의 세계[迷界]" 로 나눈다.
이것을 다시 세분해서 십계[十界] 아래와 같다
1.지옥[地獄] 2.아귀[餓鬼] 3.축생[畜生] 4.아수라[阿修羅] 5.인간[人間] 6.천[天] 7.성문[聲聞] 8.연각[緣覺] 9.보살[菩薩] 10.불[佛]
위의 내용과 같이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들의 6단계는 범부[凡夫]가 스스로 지은 업[業]에 따라 생사를 거듭하며 끝없이 윤회하는"헤맴의 세계" 이며 성문.연각.보살.불의 세계는 오랜 세월 수행 공덕으로 깨달음을 얻어 윤회의 사슬에서 벗어난 성자[聖者]의 세계인 "깨달음의 세계"라고 한다.
미혹[迷惑]의 세계 가운데도 특히 지옥.아귀.축생은 삼악도[三惡道] 라고 하는데 많은 고통이 따른 세계이다.
그러한 천[天]가운데 사천왕이 사는 사천왕천은 가장 낮은 천이라고 한다. 사천왕들은 수미산에 살면서 동서남북 사방을 지키고 불법을 수호하고 불도를 닦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있다.
또 사천왕과 그 부하들은 온 천지를 돌아다니면서 이 세상의 선악을 모두 살펴서 그 결과를 매월 8일에는 사천왕의 부하들이 14일에는 사천왕의 태자들이 15일에는 사천왕 자신들이 제석천[帝釋]에게 직접 보고하는 중대한 일을 하고 있다.
□ 사천왕문의 천왕들
1.지국천왕 [持國天王]
사천왕 가운데 동쪽을 수호하는 분이다.
지국천왕은 수미산 동쪽 황금타에 있는 천궁[天宮]에 살며 16선신 중의 한 분이기도 하다. 그는 선한 사람에게 상을 내리고 악한 사람에게는 벌을 주며 늘 인간을 보살피고 국토를 지켜 준다.
오른손에는 칼을 들고 왼손은 허리를 짚고 있거나 손바닥에 보석을 올려놓고 있는 형상을 취하고 있다
그의 부하로는 부단나[富單那]와 건달바[乾達婆]가 있는데 건달바는 육체가 죽은뒤 다른 육신을 받아서 태어나기 전의 영혼신[靈魂身]이며 술과 고기를 먹지 않고 향기만 맡고 사는 음악의 신이다.
2.광목천왕 [廣目天王]
광목천왕은 서쪽을 관장하는 천왕이며 수미산 중턱 백은타에 살고 있다.
몸은 여러 가지 색깔로 장식되었으며 입을 크게 벌려서 큰 소리와 웅변으로 온갖 나쁜 현상을 물리치고 있다.
또는 눈을 부릅뜸으로써 그 위엄으로 나쁜 무리들을 몰아 낸다고 해서 광목 천왕이라고 한다.
광목천왕은 죄인에게 심한 벌을 내려 매우 아픈 고통을 느끼게 하는 가운데 죄인으로 하여금 반성하게 하고 도심[道心]을 일으키게 함. 그는 머리에 붉 은 관을 쓰고 갑옷을 입었는데 오른손에는 끝이 셋으로 갈라진 삼차극[三叉 戟]을 들고 왼손에는 보탑[寶塔]을 들고 있다.
그리고 그는 용과 사람의 살과 피를 빨아먹는 비사사 라는 귀신을 거느리고 서 수미산의 서쪽 부근을 지키고 있다.
3.증장천왕 [增長天王]
증장천왕은 수미산 남쪽 유리타에 살고 있는 천왕이다.
그는 자신의 위엄과 덕으로써 만물이 태어날 수 있는 덕을 베풀고 있다.
오른손에는 용을 쥐고 왼손에는 여의주를 쥐고 있으면 갑옷으로 무장을 하고 있다.
그의 권속으로는 생김새가 달걀과 같이 길쭉하며 사람의 정기를 빨아먹고 산 다는 부단나[富單那]와 아귀의 두목인 " 페러다"를 거느리고 있다.
4.다문천왕[多聞天王]
북쪽을 지키는 다문천왕은 항상 부처님의 도량을 지키며 부처님 곁을 멀리 떠나지 않고 부처님이 설법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듣는다고 해서 다문천왕 이라고 함. 그의 역할은 암흑계의 사물을 관리하는 것이다.
손에는 늘 비파를 들고 있으며 수미산 북쪽 수정타에 살며 야차[夜叉]와 나 찰[羅刹]을 부하로 거느리고 있음.
야차는 주로 산림 속에 사는 아주 무서운 귀신이지만 사람에게는 아주 관대 하다고 한다.
** 처음 대하면 어쩐지 거부감만 느끼는 사천왕님들은 사실은 착한 사람을 도와주는 고마운 분들이다.
사천왕의 마음과 내 마음이 이심전심 상통해서 우리 모두 불도를 이루어 청정한 부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3. 인왕문 [仁王門] 금강문 [金剛門]
어떤 사찰에는 일주문과 사천왕문 사이에 사찰의 수호신으로서 인왕[仁王]님이나 금강 역사[金剛力士]를 안치한 문도 있다. 인왕님을 모신 문을 "인왕문" 금강 역사를 모신 문을 "금강문"이라고 한다.본래는 인왕[仁王]이 아니고 이왕[二王] 또는 집금강신[執金剛神]이라고 불렀는데 그들은 원래 인도에서 문을 지키는 신 이였다. 그 신을 불교가 수용해서 불상이나 사리를 지키는 수문장으로 삼았기 때문에 인왕으로 부르게 된 것이다.
인왕상은 주로 그림으로 등장하는데 왼쪽이 밀적 금강 역사[密迹金剛力士]이고 오른쪽이 나라연 금강 역사[那羅延金剛力士]이다. 밀적 금강 역사는 금강[金剛]의 무기를 갖고 항상 부처님을 수호하는 야차신 가운데 한 분이다. 그는 늘 부처님께 친근하기를 원하고 부처님 가까이 있기를 원하며 부처님의 비밀스러운 사적을 들으려는 원이 가득하므로 밀적[密迹]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나라연 금강은 천상에 있는 역사[力士]의 이름으로 그 힘이 코끼리의 100만 배나 되는 어마어마하게 힘이 센 분이다. 인왕문에는 주로 두 분 금강 역사를 모셨으나 나라연 금강 역사나 밀적 금강 역사 이외에도 다른 많은 역사들이 부처님을 수호하는데 인왕문이나 금강문이 마련되지 않은 사찰에서는 대웅전이나 극락전 등 금당의 벽면에 여러 인왕존의 모습을 그려서 부처님을 수호하도록 하고 있다.
무기로서 금강은 금강저[金剛杵]를 말하며 제석천과 밀적 역사가 가지고 있는 무기 이름이다. 이 세상의 무엇으로도 이를 파괴할 수 없지만 이 금강저로써 파괴할 수 없는 무기는 또한 이 세상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 금강저를 수행자의 정신력을 무장하는 상징적인 의미로도 많이 쓴다.
이를 사람을 죽이는 무기로서가 아니라 번뇌를 부수는 무기 즉 보리심을 얻기 위해 번뇌 망상을 부수는 상징적인 무기로 승려들이 수행할 때 쓰는 도구로서 받아들였다. 여러가지의 금강저를 금강 역사들이 들고 있다. 끝이 날카로운 것을[독고], 끝이 세 개로 갈라진 것을[삼고], 다섯 개로 갈라진 것을 [오고]라고 한다.
4. 불이문 [不二門]
사찰로 들어가는 문 가운데 본전에 이르는 마지막 문이 불이문 이다. 불이[不二]라는 말은 " 둘이 아니다 " 라는 뜻으로 진리 그 자체를 표현한 말이다. 일체의 두루 평등하고 원만한 진리가 이 문을 통해서 재조명되고 이 문을 통해야만 진리의 세계인 불국토[佛國土]가 전개된다는 뜻이다. 크나큰 근본 진리는 오직 하나이고 둘이 아니며 하나를 깨달으면 백 가지에 통달할 수 있다. [一通百通] 잘 생각해 보면 너와 내가 둘이 아니며 생[生]과 사[死]가 둘이 아니며 부귀와 가난이 둘이 아니며 부처와 내가 둘이 아니다.
그 나타난 결과는 다르게 보여도 근원을 찾아가면 모두가 하나일 뿐 다를 바가 없다 생과 사가 다른 듯해도 생이 있으므로 사가 있고 생 속에는 이미 사라는 도달점이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를 살았다 하는 것과 하루를 죽었다 하는 말은 사실상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 이와 같은 이치를 아는 불이[不二]의 경지에 도달하면 불[佛]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불이문에는 이와 같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으므로 불이문은 금당과 가장 가까운 곳에 만들고 그곳을 지나면 금당[金堂]{부처님 계시는 집 }을 바로 볼 수 있는 곳에 세우는 것이다.
5. 해탈문 [解脫門]
해탈이란 "풀려 나오다" 라는 말인데 번뇌에 묶인 상태에서 풀려 나오며, 미혹[迷惑]의 고통에서 풀려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잘 생각해 보면 우리들은 별것 아닌 것에 집착해서 스스로 괴로움을 만들고 또 자기가 만든 괴로움에 구속되며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실상을 바로 보고마음을 고쳐먹으면 모두가 별것 아닌 것들인데 그것을 못 하고 눈앞의 자질구레한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늘 그늘진 인생을 보내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그것은 모두가 자기의 마음 탓이며 바로 어리석은 집착 때문에 해탈하지 못한 탓이다. 실상을 바로 깨닫지 못한 탓이다.
해탈문은 그 문을 통하는 사람들은 누구라도 이같은 모든 번뇌와 미혹에서 벗어나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라는 상징적인 문이다. 해탈에는 심해탈[心解脫]과 혜해탈[慧解脫]이 있다. 심해탈은 마음속에 가득한 탐욕과 집착을 없애서 허허롭고 자유로운 해탈의 경지에 들어가는 의미이며, 혜해탈은 지혜에 의해서 어리석은 무지에서 벗어나 만물의 실상든 번뇌에서 해탈하라는 말이다. 우리는 어리석음[無智]때문에 저지르는 죄도 많고 어리석음 때문에 바른 길을 가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불교에서는 무지를 큰 죄로 생각한다 모두 열심히 공부하고 정진해서 슬기롭고 지혜로워져야 하겠다. 그래야만 해탈이 있고 성불의 길을 찾을 수 있다.
6. 대웅전[大雄殿] 대웅보전[大雄寶殿]
가. 석가모니불, 문수보살, 보현보살
선종[禪宗] 계통의 사찰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을 본존불[本尊佛]로 모신 본당을 대웅전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느 절에 가서나 '대웅전', '대웅보전'이라는 현판만 보아도 그 속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계시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석 가모니[釋迦牟尼]는 B.C.623 - 544년. 중인도의 가비라국에서 태어나셨으 며,성은'고타마[Gotama]'이고 이름은'싯다르타[Siddhartha.悉達多]'이다.
석가[釋迦]란 석가모니의 약칭이며 석가족 출신의 성자[聖者]라는 뜻이 다. 석존[釋尊]이라는 말도 역시 석가의 높임말이다.
석가모니는 석가족이 많이 모여 살던 카피라[Kapilavastu]지방에서 아버지 ' 정반왕', 어머니 '마야[Maya]' 부인 사이에 장남으로 태어났다. 카피라 지방 은 현재의 네팔 남부 지방에서 인도 국경 부근에 '다라이 분지지방에 해당하 며, 왕자는 그 부근에 있는 '룸비니[Lumbini]'동산에서 4월8일 태어났다. 태 어난 지 7일 만에 어머니를 잃고 이모인 마하푸라자파티의 손에서 자랐다.
열 여섯 살 때 '아쇼달라[Yasodhara]'라는 태자비와 결혼을 했고 라훌라 라 는 아들을 낳았다. 그 무렵 태자는 인생 문제에 깊은 번민을 느끼게 되었으 며, 항상 출가할 생각을 하다가 드디어 스물 아홉 살 때 출가를 단행했다.
그러나 바라문[婆羅門]들이 추구하는 수행길을 택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 을 비판하고, 자유로운 수행자 사문[沙門]들의 길을 택해서 수행을 하였 다. 처음에는 여러 성인들을 찾아가서 선정[禪定]도 해 보고, 고행주의자 [苦行主義者]들을 찾아가서 고행도 해 보았으나 거기에는 태자가 찾는 깨 달음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태자는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깨달음을 찾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 하고 '우린빌바[Uruvilva]' 산속에 들어가서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않고 6년 간이나 뼈와 살을 깎는 고행을 하였다.
그러나 그 고행이 깨달음을 얻는 데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늦게야 알 고 그곳에서 수행을 중지하고 '나이란자나[Nairanjana]' 강가에 가서 목 욕을 하고, 농부의 딸이 바치는 우유를 받아마셔 원기를 회복하였다. 그 리고 '붓다가야'의 무우수[無憂樹]아래서 깊은 명상에 들어가 드디어 서 른다섯 살 때 무상정각[無上正覺]을 성취하여 마침내 부처가 되었다.
이와 같이 석가모니는 우리보다 먼저 한 세상을 살았던 역사적인 실존 인물이며 사실상 불교의 교주이다. 그래서 어느 사찰이고 석가모니불을 모신 대웅전은 그 사찰의 가장 중심이 되는 위치에 배치하고 사찰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대웅전 안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한 분만 모시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의 경우좌우에 협시[脇侍: 좌우에서 모시고 시중드는 보살]보살을 두고 있다. 협시 보살을 함께 모시는 경우, 사바세계의 교주인 석가모니불을 가운데 두고 왼쪽에 문수보살[文殊菩薩], 오른쪽에 보현 보살[普賢菩薩] 을 협시로 봉안하는 것이 우리 나라 사찰의 일반적인 관례이다.
협시 보살은 부처님보다 격이 한층 낮은 분이기는 하지만 이미 부처가 될 수 있는 수행의 경지에 도달한 분들이다.
협시 보살인 문수 보살과 보현 보살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보현보살 |
석가모니불 |
문수보살 |
문수보살 : 지혜를 완전히 갖춘 보살로서 석가모니의 지덕[知德]과 체덕 [體德]을 맡아서 석가모니의 교화를 돕기 위해 이 세상에 일시 적으로 나타난 보살이다. 공[空]에 입각한 지혜가 문수 보살의 특성이며,설법을 아주 잘하는 보살이다. 중국 오대산이 문수의 처소이고 우리 나라에서도 강원도 오대산이 그의 처소다. 손에 청연화를 들고 사자를 탄 모습이 특색이다.
보현보살 : 석가모니불의 이[理].정[定].행[行]의 덕을 맡은 보살로서 석 가모니불이 중생을 제도하는 것을 도우며 특히 중생의 수명을 연장해 주는 덕을 갗추고있다. 흰 코끼리를 탄 모습으로 나타 나는 것이 특색이다.
나. 대웅보전에 배치된 부처님들
어떤 큰 절에서는 대웅전의 격을 한층 더 높여 본당을 대웅보전[大雄寶 殿]이라고 하는 곳도 있다. 그럴 때에는 가운데 주불[主佛]인 석가모니불 을 모시고 좌우에 아미타불[阿彌陀佛]과 약사여래[藥師如來]를 모시기도 한다. 이렇게 세 분의 부처님을 모시는 경우 그 부처님을 삼존불[三尊佛] 이라고 한다. 협시 보살과는 달리세 분 부처님은 격의 높고 낮음이 없이 모두 똑같이 거룩하다. 그리고 삼존불의좌우에 다시 협시 보살을 두어 불 단[佛壇]을 장엄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송광사 대웅전의 경우에는 삼존불과 그 삼존불의 협시 보살로 불단이 가 득하다.그와 같이 많은 부처님을 잘 살펴보면 배열의 원칙이 삼존불과 협 시 보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미타불 |
석가모니불 |
약사여래 |
* 아미타불 : 서쪽 아득히 먼 곳에 있는 극락세계의 교주이신 부처님.
* 약사여래 : 중생의 몸과 마음의 질병을 치료. 수명을 연장. 재앙을 소멸. 의복과 음식을 풍부히 주시는 부처님. 연꽃 위에 않아서 왼손 에 약병을 든 모습으로 나타난다.
다. 삼세불 [三世佛]
어떤 대웅전에는 삼세불[三世佛]을 모시는 경우도 있다.
삼세불이란 현재.과거.미래 세계의 부처님을 말하며 이분들을 모두 한 자 리에 모신다는 말이다.
삼세를 대표하는 부처님은 각각 한 분씩 모시는데 가운데 현세를 대표하 는 석가모니불.왼쪽에 미래를 대표하는 미륵불[彌勒佛]오른쪽에 과거를 대표하는 정광불[定光佛]을 모신다.
불교의 인생관은 모든 사람의 삶이 현세에서만 독립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삼세에 걸쳐 고리처럼 연계되어 윤회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생 [과거 세상]의 업으로 현재의 내가 있고 또 현세에서 내가 짓는 업으로써 내세의 나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현세의 고통은 내가 지은 전생의 과보[果報]이니 당연히 받을 것을 받는 것이므로 회피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
미륵불 |
석가모니불 |
정관불 |
* 미륵불 : 석가모니불보다 56억 7천만 년 후에 이 세상에 오실 미래불이 며 그때 3회의 설법으로 모든 중생을 제도하도록 되어 있다.
* 정관불 : 연등불이라고도 하며 아득한 과거 세상에서 석존에게 성불할 것을 예언하신 부처님.
라. 삼신불 [三身佛]
어떤 대웅전에는 삼신불[三身佛]을 모신 경우가 있다.
삼신불이란 법신불[法身佛.영원 불변의 진리를 몸으로 한 부처님], 보신불 [報身佛. 오랜 수행의 과정을 거쳐 얻은 무궁무진한 공덕을 몸으로 한 부처 님], 화신불[化身佛.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형상으로 변하는 부처 의 몸]을 일컫는 말인데 우리 나라에서는 선종[嬋宗]의 삼신설에 따라 법신 불로 비로자나불 [昆盧庶那佛]을 보신불로 노사나불 [盧舍那佛]을 하신불로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을 봉안하는 것이 대부분 이다. 이와 같이 삼신불을 봉안하고 있는 절은 화엄을 중시하는 사찰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비로자나불 |
석가모니불 |
노사나불 |
* 비로자나불 : 온 세상의 모든 부처님을 전체적으로 총괄한 법신의 부처님
* 노사나불 : 모든 부처님을 총괄한 보신의 부처님
이상 대웅전에 모신 부처님의 여러 경우를 알아봤으나 그것은 모두 일반적인 예이고 꼭 어떤 틀에 박힌 공식은 없다. 사찰에 따라 시대에 따라 여러 가지로 변화가 많다. 대웅전의 정면 중앙에 부처님이 않아 있는 불단은 수미단[須彌壇]이라고 하는데 이는 불교의 세계관에서 세계의 중심에 있는 수미산[須彌山]꼭대기에 부처님이 않아서 자비와 지혜의 빛을 두루 발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7. 극락전 [極樂殿], 무량수전 [無量壽殿], 아미타전 [阿彌陀殿]
사람은 누구나 살아서 잘살기를 바랄 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고통스러운 지옥에 떨어지지 않고 안락한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바란다. 극락이란 즐거움만 있는 곳이며 그 즐거움은 모두 극락의 아미타불의 오랜 소원과 공덕에 의해서 이룩된 것이다.
극락세계는 여기서 서쪽으로 한없이 많은 국토를 지나서 한없이 먼 곳에 있는 나라인데 현재도 아미타불이 그곳에서 설법을 하고 계신다고 한다. 이곳에 태어나는 사람은 몸과 마음에 괴로움이 없고 오직 즐거움만이 넘쳐흐른다.
극락세계의 집에는 7겹의 난간과 7겹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나무 기둥이 있으며 그 난간과 기둥은 방울과 금, 은, 유리, 수정 등으로 아름답게 장식 되어있다. 그리고 네 가지 보석 외에 산호, 노마, 호박을 더한 일곱 가지 보석으로 만든 연못이 있으며 그 연못에는 여덟 가지 공덕을 구비한 물과 모래가 깔려 있다.
또 하늘에서는 늘 음악이 은은히 들려 오고 땅은 황금색으로 아름다우며 주야로세 번씩 천상에서 향기로운 꽃이 떨어진다 백조와 앵무새 공작 등이 노래를 부르는데 그 노래가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노래이며 그 노래를 듣는 사람은 모두 부처님을 생각하게 되고 착한 일을 생각하게 된다. 깨달음을 이룬 사람도 무수히 많고 다음 생에 부처가 될 사람도 많이 있는 나라이다.
이와 같이 질병과 미움과 싸움과 배고픔과 춥고 더움이 없는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다. 사찰의 극락전은 바로 이러한 극락세계를 묘사한 전각이며 대웅전 다음으로 많은 전각이다. 극락세계가 서쪽에 있으므로 극락전은 보통 동향집이며 참배하는 사람들이 서쪽을 향하도록 배치되어 있다.
극락전의 주불[主佛]인 아미타불[阿彌陀佛]은 자기의 이상을 실현한 극락세계에서 늘 중생을 위해서 설법을 하고 있는데, 이를 상징하는 뜻으로 극락전을 아미타전[阿彌陀殿]이라고도 하고, 또 극락세계에서는 수명이 무량하므로 무량수전 [無量壽殿]이라고도 한다.
아미타불은 아득히 먼 옛날에 법장[法藏]이라는 이름의 보살이었다. 그는 최상의 깨달음을 얻으려는 뜻을 세우고 살아 있는 모든 자를 구제하고자 마흔여덟 가지의 원을 세워 한없이 긴 세월동안 고된 수행을 했다. 그리하여 그 원을 모두 이루어서 극락세계의 임금이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10겁[劫]이전의 일이다. 안진호[安震湖]편 석문의범[釋門儀範]에 의하면 아미타 48원[阿彌陀48願]은 다음과 같다.
1.악취무명원[惡趣無名願] 2.무타악도원[無墮惡道願]
3.동진금색원[同眞金色願] 4.형모무차원[形貌無差願]
5.성취숙명원[成就宿命願] 6.생획천안원[牲獲天眼願]
7.생획천이원[生獲天耳願] 8.실지심행원[悉知心行願]
9.신족초월원[神足超越願] 10.정무아상원[淨無我想願]
11.결정정각원[決定正覺願] 12.광명보조원[光明普照願]
13.수량무궁원[壽量無窮願] 14.성문무수원[聲聞無數願]
15.중생장수원[衆生長壽願] 16.개획선명원[皆獲善名願]
17.제불칭찬원[諸佛稱讚願] 18.십념왕생원[十念往生願]
19.임종현전원[臨終現前願] 20.회향개생원[回向皆生願]
21.구족묘상원[具足妙相願] 22.함개보처원[咸皆補處願]
23.신공타력원[晨供他力願] 24.소수만족원[所須滿足願]
25.선입본지원[善入本智願] 26.나라연력원[那羅延力願]
27.장엄무량원[莊嚴無量願] 28.보수실지원[寶樹悉智願]
29.획승변재원[獲勝辯才願] 30.대변무변원[大辯無邊願]
31.국정보조원[國淨普照願] 32.무량승음원[無量勝音願]
33.호광안락원[豪光安樂願] 34.성취홀지원[成就惚持願]
35.영난여신원[永難女身願] 36.문명지과원[聞名至果願]
37.천인경례원[天人敬禮願] 38.수의수념원[須衣隨念願]
39.상생심정원[裳生心淨願] 40.수현불찰원[樹現佛刹願]
41.무제근결원[無諸根缺願] 42.현증등지원[現證等持願]
43.문생호귀원[聞生豪貴願] 44.구족선근원[具足善根願]
45.공불견고원[供佛堅固願] 46.욕문자문원[欲聞自聞願]
47.보제무퇴원[菩堤無退願] 48.현획인지원[現獲忍地願]
아미타48원 중에 중요한 10가지의 해석
1.내가 부처가 되는 국토에는 지옥.아귀.축생 등 삼악도[三惡道]의 불행이 없을 것.
2.내가 부처가 되 국토에 태어나는 사람은 번뇌의 근본이 되는 "나", "내것 " 이라고 고집 하는 마음이 없을 것.
3.내가 부처가 되는 국토에 태어나는 사람은 정정취[正定聚]에 들어가서 바로 부처가 될 것.
4.내 광명 한량없어서 백천억 나유타 부처님 세계를 비추게 될 것.
5.내가 부처가 되는 국토에 태어나는 사람이 없을 것.
6.어떤 중생이라도 내 국토에 태어나기를 원하면 열 번만 내 이름을 부르면 그렇게 될 것.
7.보리심을 내어 여러 가지 공덕을 닦은 사람이 죽을 때 내가 부처가 되는 국 토에 탑을 세우고, 원하면 내가 대중들과 함께 가서 그 사람을 영접할 것.
8.내가 부처가 되는 국토에 태어나는 사람은 모두 건강할 것.
9.내가 부처가 되는 국토는 아름답고 향기롭고 온갖 보배와 신기한 화초로 꾸 며질 것.
0.온 세계의 한량없는 중생들이 내 광명에 마주치기만 하면 그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 질 것.
이상과 같은 아미타불의 48원이 성취되어 극락세계가 이루어졌는데 아미타불은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10겁[劫]의 세월 동안 수행을 했다고 한다. 1겁[劫]이란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40리나 되는 큰 성안에 겨자씨[채송화씨나 담배씨처럼아주 작은 씨앗]를 가득 채우고 100년마다 하늘 새가 한 번씩 날아와서 그 겨자씨를 한 개씩 하늘로 물고 올라가는데 그것을 전부 물고 올라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1겁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미타불은 10겁의 긴 세월 동안 수행을 했다고 하니 가히 그 노력을 짐작도 할 수 없다.
그와 같은 한량없는 아미타불의 공덕의 덕택으로 우리는 극락에 갈 수 있는 것이다. 극락전에는 아미타불을 주불[主佛]로 모시고 좌우 협시[脇侍]보살로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봉안되어 있다. 후불탱화로는 주로 극락정토를 잘 묘사한 극락회상도가 봉안되어 있다.
극락전의 부처님 배치도
대세지보살 |
아미타불 |
관세음보살 |
대세지 보살 : 지헤의 광명을 놓아 모든 중생을 비추어 삼도를 여의고 위없 는 힘을 얻게 하는 보살. 발을 크게 디디면 3천대천세계와 마군의 궁전이 진동하는 큰힘과 위세를 가지고 있다.
정수리에 보배 병을 얹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관세음 보살 : 소리를 눈으로 볼 수 있는 보살이며 병들고 고통받는 중생앞 에 나타나서 고통과 괴로움을 덜어 주는 자비의 화신인 보살 남쪽 바닷가 보타락가산이 처소이다.
8. 팔상전 [八相殿]. 팔상전 [捌相殿]. 영산전 [靈山殿]
석가모니불의 탄생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경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가르침은 너무나 방대해서 간단히 한 마디로 말할 수 없지만 그는 사람이 사는 올바른 도리를 밝게 깨우쳐 주었는데 그 도[道]를 달마[達磨,dharma] 또는 법[法]이라고 한다.
또 모든 인생고에서 벗어나고 미혹한 생존[輪廻]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경지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 주었는데 그것을 해탈[解脫]혹은 열반[涅槃]이라고 한다. 그와같은 법이나 해탈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모든 것들의 관계성[緣起]을 분명히 밝혔다. 그리하여 그는 그 도리를 실천하기 위해서 도덕적으로 나쁜 일을 하지 않고 생활을 청정하게 해야 한다고 하였는데 그것이 팔정도[八正道]의 실천이고 중도[中道]의 사상이다.
만일 석가모니불의 탄생이 없었다면 불교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고 수많은 중생은 번뇌의 바다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항상 어두운 마음으로 살아가야만 했을 것이다. 넓고 넓은 우주에는 수많은 별들이 있다. 그 별들 중에는 생명체가 있는 별도 있다고 생각하고 고도로 발달된 문명을 가진 우주인들이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우리들의 상상이지 우주인의 세계가 구체적으로 어떤 곳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만일 그런 우주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우주인이 우리 지구에 와서 우리와 함께 살면서 그들의 우주에 대해서 소상히 이야기해 준다면 우리들은 그들의 우주에 대해서 모든 것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과 사상과 문화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부처님의 세계도 이와 다를 바가 없다. 우주법계에는 별보다도 더 많은 부처님이 있는데 그 많은 부처님 중에서 오직 한 분 석가모니불이 사람의 몸으로 우리 곁에 와서 우리와 함께 먹고 마시고 잠자고 말하며 우주법계의 이야기와 수많은 부처님의 이야기를 들려 주셨기 때문에 우리는 아미타불의 세계도 미륵불의 세계도 극락도 지옥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만일 석가모니불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우주인의 세계를 전혀 모르는 것처럼 부처님의 세계에 대해서도 전혀 알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석가모니불의 탄생이 얼마나 중요한 사건인가 하는 것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불교를 믿는 사람은 물론이고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이라도 깊이 감사할 역사적 사건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중요한 사실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아는 불교도들은 석가모니불의 생애 가운데 여덟 가지 중요한 사항을 골라서 그림으로 그려 전각에 봉안하고 그 전각의 이름을 "팔상전" 혹은 "영산전" 이라고 하였다. 그 여덟 가지 그림 중에서도 성도[成道]가 중심이 되므로 '팔상성도' 라고도 한다.
팔상전 [八相殿]의 여덟가지그림
부처님의 일생을 여덟 가지로 간추리는 데는 여러 가지로 다른 의견들이 있었으나 대체로 다음과 같이하였다.
강도솔상
전생의 석존이 도솔천이라는 하늘에서 살다가 흰코끼리를 타고 이 세상에 내려온다. 이때 광명을 내며 대지가 진동하고 악마가 자취를 감추고 일월성 신도 빛을 잃고 천용[天龍]등도 놀라서 서기를 뿜는다. 강도솔천상에는 네 장면이 전개되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1.탱화의 왼쪽에는 마야궁[摩耶宮]에서 마야 부인이 의자에 않아 흰 코끼리 를 탄 호명 보살[護明菩薩]이 내려오는 꿈을 꾸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2.바로 그 위에 입태전[入胎殿]이 있어서 입태되는 장면이 묘사된다.
3.그 위에는 '소구담'이 도적으로 몰려 죽는 장면이 묘사된다.
4.오른쪽에는 정반왕궁[淨飯王宮]이 있고 거기서 왕과 왕비가 꿈의 내용을 바라문에게 물어 보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비람강생상
비람강생상[毘籃降生相]은 아기 부처가 태어나는 장면인데 그림 속에는 다 음과 같은 여섯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1.마야 부인이 궁전을 떠나 친정으로 가는 도중 룸비니 동산에서 무우수 나 뭇가지를 잡고 서서 오른쪽 겨드랑이로 아기를 낳는 장면.
2.태어난 아기가 한쪽 손은 하늘을 한쪽 손은 땅을 가리키며 ‘천상천하유아 독존 [天上天下唯我獨尊]’ 이라고 외치는 장면.
3.제천[諸天]이 기뻐하며 갖가지 보물을 바치는 장면.
4.아홉 마리의 용이 탄생한 아기의 몸을 물로 깨끗이 씻는 장면.
5.왕궁으로 돌아가는 장면.
6.'아시타' 성인의 예언 장면.
아홉 마리의 용이 물을 뿜어 탄생한 아기 부처님의 몸을 깨끗이 했다는 말 은 용이라는 뜻도 담겨 있다. 9라는 수는 수지종[數之終]을 뜻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문유관상
석존이 출가하기 전 태자로 있을 때 사대문 밖을 나가 생로병사의 고[苦]를 보고인생의 무상을 느낀 바가 커서 출가를 결심하게된 동기의 사건을 묘사 한 그림이며 네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1.태자가 동문 밖으로 나갔다가 늙은 노인을 보고 명상하는 장면.
2.남문 밖으로 나갔다가 병자를 보고 늙고 병드는 것을 느끼는 장면.
3.서문 밖으로 나갔다가 장례식하는 것을 보고 인생의 무상을 뼈저리게 느 끼는 장면.
4.북문 밖으로 나갔다가 수행하는 사문[沙門]을 보고 출가할 것을 결심하는 장면.
사문유관이 있은 후 태자의 번민은 깊어만 갔다. 인생은 태어났다가 결국은 늙고병들어서 죽고 마는 것을! 어머님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아버님도 또 나도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 이 세상에 태어난 자는 아무도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생로병사의 괴로움 !. 아아! 인생은 허무하고 괴로운 것이다. 아 무리 몸부림쳐도 벗어날 수 없는 죽음의 수렁이 우리의 앞을 막아서 있다. 태자는 몹시 마음이 아프고 괴로웠다. 그러나 북쪽 성문 밖으로 나갔다가 희미하나마 한 가닥의 희망을 붙들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출가 수행자를 만났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형식적인 속박 에서 벗어난 자유인으로 보이는 수행자는 반드시 생사를 초월한 해탈의 길을 갈 수 있을 것만 같이 보였다. 이때 태자는 자신도 기어코 출가해서 모든 인생 고를 해결하고 영원한 자유를 얻어 해탈의 경지에 들겠다고 굳게 결심한다.
유성출가상
인생의 무상함을 알고 그것을 해결하고, 수도하고자 부왕의 만류와 사랑하 는 아내의 간청을 뿌리치고 몰래 백마를 타고 마부를 대동해서 왕궁을 빠져 나가는 장면이다. 그림 속에는 모두 세 장면이 묘사되어있다.
[1] 연회석상에서 마신 술에 취해서 추태를 보이며 잠자고 있는 태자궁의 궁녀 모습.
[2] 태자가 흰말을 타고 궁성의 벽을 뛰어넘는 모습.
[3] 마부 '찬타카'가 혼자 돌아와서 태자비에게 태자의 옷을 바치면서 태자가 떠났다는 것을 알리자 왕비와 태자비가 태자의 간 곳을 묻는 장면.
설산수도상
출가한 태자는 많은 성인을 찾아다니며 도를 구했으나 모두 자기가 바라던 완전한 것이 아님을 알았다. 그래서 태자는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도를 깨 치는 길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눈 덮인 산속에 들어가서 6년동 안 뼈와 살을 도려내는 수행을 하였다. 그 후 드디어 보리수나무 밑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설산수도상에서는 이러한 태자의 수행을 여섯 장면으로 표현하고 있다.
[1] 태자가 머리를 삭발하고 사문의 옷으로 갈아입는 장면.
[2] 마부 '찬타카' 가 돌아가는 장면.
[3] 정반왕이 '교진여' 등을 보내어 태자가 다시 왕궁으로 돌아오기를
권하는 장면.
[4] 환궁을 거절하자 양식을 실어 보내는 장면.
[5] 농부의 딸이 우유를 태자에게 바치는 장면.
[6] 여러 스승을 찾아다니는 장면.
수하항마상
6년간이나 수도 끝에 드디어 태자가 깨달음을 얻으려 하자 마귀의 왕이 태 자의 성도를 방해하기 위해서 온갖 못된 일을 저지르나 태자는 태연히 이를 물리치고 보리수나무 밑에서 도를 깨치게 되는 장면인데 모두 네 가지 사실 이 묘사되어 있다.
[1] 마왕 '파순'이 마녀로 하여금 태자를 유혹하는 장면.
[2] 마왕의 무리가 코끼리를 타고 태자를 위협하는 장면.
[3] 마왕이 80억의 무리를 모아 태자를 몰아 내려고 하는 장면.
[4] 마왕의 항복을 받아 성도하는 장면.
녹야전법상
도를 깨쳐 부처가 된 석가모니는 제일 먼저 녹야원에 가서 처음 함께 수도 하던 다섯 비구에게 법을 전하는 내용인데, 모두 네 가지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부처님이 이렇게 처음으로 법을 전함으로써 불.법.승의 삼보[三寶]가 성립되었으며 불교 교단이 성립되었다.
[1] 상단에는 석가모니불이 설법을 하는 장면이 묘사됨.
[2] 하단에는 '교진여'등 다섯 사람의 비구들이 설법을 듣는 모습을 묘사.
[3] 기원정사[祇園精舍]를 건립하는 장면.
[4] 흙장난을 하던 아이들이 흙을 쌀로 생각하고 부처님에게 바치는 장면 등이 묘사되어 있다.
쌍림열반상
석가모니는 80세 때 '구시나가라' 성 근교에 있는 쌍으로 자란 사라수[沙羅 樹] 밑에서 마지막 설법을 마치고 열반[죽음]에 들었다. 부처님의 열반을 슬퍼하는 제자들이" 부처님이 돌아가시면 우리는 누구를 의지하고 살란 말 입니까 ?" 하여 슬퍼하자 "법을 의지하고 자신의 마음을 의지해라[法燈明自 燈明]" 하시며 돌아가셨다. 그날이 바로 2월15일이었다. 부처님이 돌아가시 자 제자들은 당시의 장량법에 따라 부처님의 관을 화장하려 했어나 왠지 관 에 불이 붙지 않았다. 부처님께서는 멀리 전도하러 나가고 없는 제자 가섭 존자가 돌아오기를 기다린 것이다.
비보를 듣고 허겁지겁 가섭 존자가 달려오자 관에서 구멍이 뚫리고 부처님의 두발이 관 밖으로 나와서 가섭 존자에게 이별을 고했다. 그리고 장례는 예정대 로 잘 이루어졌다고 한다. 쌍림열반상에는 보통 세 장면이 묘사되어있다.
[1] 사라쌍수 아래서 열반하는 모습.
[2] 금관에 입관된 부처님이 가섭의 문안을 받고 두 발을 관 밖으로 내보이 는 모습.
[3] 다비[화장]하여 사리가 나오자 8대왕이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는 모습.
팔상도에는 화폭마다 그 내용의 제목이 적혀 있으므로 그림을 쉽게 이 해할 수 있다.
9. 제석천 [帝釋天]
제석천은 불교의 수호신으로 석제환인다라[釋帝桓因陀羅].석가제바인다라[釋迦提婆因陀羅]로 음역되고, 줄여서 석제환인 또는 제석천 이라 한다. 제[帝]는 '인드라'의 의역이고 석[釋]은 '샤크라'의 음략[音略]이다. 원래 제석천은 인도 성전<리그베다>에 등장하는 최고의 신격[神格]으로서 천신 중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인드라[Indra]신이었으나,불교에 포용되어서는 범천[梵天]과 함께 호법선신[護法善神]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그리하여 항상 부처님의 설법자리에 나타나 부처님법회자리를 수호하고, 사바세계 인간의 번뇌와 죄를 다스리는 역할을 담당한다.
잡아함경전에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제석천은 본래 사람이었으나, 사문이나바라문 들이 수행자에게 음식과 재물과 향과 와구와 등불을 베푼 인연으로 제석천이 되었느니라.'라고 나온다. 석굴암의 제석천왕상을 보면 오른손에 불자[拂子],왼손에는 금강저[金剛杵]를 쥐고 있는데, 불자는 중생의 번뇌를 털어 내는 도구요, 금강저는 인간의 탐욕과 죄악을 타파하는 지혜의 도구라 한다.
불교가 보여 주는 우주관에는 세계 중앙에 일곱 개의 산과 여덟 개의 바다로 둘러싸인 거대한 수미산[또는 수메르산]이 있다. 이 산의 꼭대기에는 욕계[慾界]의두번째 하늘세계인 도리천이 있고 중턱에는 사왕천[四王天]이있다. 제석천은 이도리천의 선견성[善見城]에 머물면서 사천왕과 주위의 33천 세계를 통솔하는 하늘의 최고 임금인 천주[天主]로 군림한다. 제석천은 불법을 옹호하고 불법에 귀의하는 사람들을 보호해 줄 뿐 아니라 인다라망[因陀羅網]의 무기로 아수라[阿修羅]의 군대를 정벌[征伐]하기도 한다.
이 인다라망은 제석천궁에 장엄되어 있는 그물로 수없이 많은 보배구슬로 이루어져 있어 흔들면 서로 빛을 발하면서 함께 어우러진다. 이 같은 인다라망은 불교에서 일체 세상 모든 존재가 홀로 있지 않고 첩첩이 겹쳐진 가운데 서로 얽히고서로 맞끼여 함께 존재함을 설명하는 즉, 중중무진법계[重重無盡法界]의 진리에비유된다.
일찍이 부처님께서는 제석천이 머무는 도리천에 올라가 어머니 마야부인을 위해설법하신 적이 있었다. 그리고 도리천궁에서 부처님이 설법하실 때 제석천이 묘승전 위에 사자좌 [獅子座]를 설치한 다음 정성을 다해 장엄하고 부처님을 영접하였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화엄의 근본진리인 사사무애[事事無碍]와 상즉상입[相卽相入], 일즉일체 일체즉일[一卽一切 一切卽一]의 사자후를 설하신다는 장면이 <화엄경>에 나온다.
이처럼 제석천은 부처님 설법회상[說法會上]을 항상 떠나지 않은 보좌관으로서,또한 불법과 불제자를 보호하는 호법선신으로서 불제자의 예배대상이 되고 있다.
10. 약사전 [藥師殿]
사람은 누구나 겉으로 보기에는 건강해 보여도 사실은 자기만 아는 한두 가지 크고 작은 병과 늘 싸우고 있다. 그래서 인생은 병이요, 세계는 병원이며 죽음은 우리들의 의사일지도 모른다. 젊은이나 노인이나 병은 모두에게 다 있는데 특히노인의 병은 한번 걸리면 그들로부터 떠나려 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은 신체의 자유와 행복과 강인함을 빼앗아 가는 병에서 자신을 지키고자유로워지려고 약을 찾게 되고 약에 의지해서 잃었던 건강을 다시 찾고 병을 물리치려 한다. 이와 같은 인간의 욕망이 모든 중생의 질병을 치료해 주고 재앙을소멸시켜 주는 약왕[藥王] 신앙을 낳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건강한 생활을 하려면 정신과 육체 모두가 건전해야 한다. 어느 한쪽이라도 병이들면 건강하다고 말할 수 없다. 마음의 병 정신적인 병을 치료해 주는 명의는 신앙이요, 종교요, 바로 약사 여래[藥師如來]일 것이다. 약사 여래는 약왕[藥王] 약사유리광 여래[藥師琉璃光如來] 또는 대의왕불[大醫王佛]이라고도 부른다 .
<약사경>에 의하면 그는 동방 정유리세계에 있으면서 모든 중생의 질병을 두루 고쳐 주고 중생을 재앙으로부터 구해 주며 불도를 닦는 사람들로 하여금 무상보리를 얻게 하는 능력을 가진 부처님이시다. 그는 과거 세상에서는 약왕[藥王]이란 이름의 보살 이였는데, 중생의 아픔과 슬픔을 보고 그것들을 소멸시키기 위해서 12 가지의 큰 원을 세워서 수많은 세월 동안 수행한 결과 그 원을 모두 이루어서 부처가 되었다. 그가 세운 12 대 원이란 다음과 같다.
1. 내 몸과 남의 몸에 광명이 가득하게 하려는 원.
2. 위덕이 높아서 모든 중생을 깨우치려는 원.
3. 중생들로 하여금 욕망에 만족하여 부족함이 없도록 하려는 원.
4.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대승[大乘]에 들어오게 하려는 원.
5.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깨끗한 업을 지어 삼취정계[三聚淨戒]를 갖추게
하려는 원.
6. 일체의 불구자로 하여금 모든 기관을 완전하게 하려는 원.
7. 심신을 안락케 하여 무상보리를 얻게 하려는 원.
8. 모든 여인들로 하여금 남자답게 되게 하는 원.
9. 마귀의 사된 소견을 없애고 부처님의 바른 견해를 따르게 하려는 원.
10.나쁜 왕이나 무리들로부터 중생을 구하려는 원.
11.모든 중생을 기갈과 기근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원.
12.의복이 없는 자에게 의복을 주게 하려는 원.
이 12대 원을 잘 살펴보면 약사 여래는 단순히 중생의 병만을 고쳐 주는 것이 아니고 의복이나 음식은 물론이고 마음의 병도 고쳐 줄 뿐 아니라 온갖 재앙으로부터 중생을 보호해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약사 여래의 명호를 열심히 부르면 옛사람들을 괴롭히든 외적의 침입에서도 구제받을 수 있고 극락 왕생도 이룰 수가 있다고 해서 약사 신앙은 넓고 넓게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그래서 약사 여래 신앙은 통일신라시대에 널리 유행되었고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미륵불과 함께 우리나라 4대 신봉불로 자리잡게 되었다.
약사전[藥師殿]은 보통 동향으로 짓고 그 안에 약사 여래를 모시며 협시불로 좌우에 일광보살[日光菩薩]과 월광보살[月光菩薩]을 모시고 있다. 두분 보살 외에도 방대한 약사 여래의 사업을 돕기 위해서 열두 분의 나한[羅漢]을 거느리고 있는데 그분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1. 궁비라 [宮毘羅] 2. 벌절라 [伐折羅] 3. 미기라 [迷企羅]
4. 안저라 [安底羅] 5. 알편라 [알偏羅] 6. 산저라 [珊底羅]
7. 인타라 [因陀羅] 8. 파이라 [波吏羅] 9. 마호라 [摩虎羅]
10. 진달라 [眞達羅] 11. 초두라 [招杜羅] 12. 비갈라 [毘갈羅]
약사 여래는 이들 나한들의 도움으로 억만 중생의 소원을 모두들어 주고 그 원을 이루어 주시는 것이다. 약사전의 탱화를 잘 보면 이들이 모두 나타나 있습니다.
약사여래 배치도
월광보살 |
약사여래 |
일광보살 |
협시보살
월광보살: 약사 여래의 교화를 도우며 모든 중생의 고통을 안락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하는 보살 몸은 황색이며 왼손 위쪽에 반달형의 청연화를 가지고 있다.무량 무수한 보살들의 우두머리이다.
일광보살: 약사 여래의 덕과 광명이 두루 밝다는 것을 밝히는 일을 하며 약 사 여래가 하는 일을 모두 돕는다.
몸은 육색이며 붉은 연꽃 위에 않아 있다.
약사 여래상은 보통 선정인[禪定人]을 취한 수인[手印]위에 약함을 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 후불탱화로는 약사 여래가 사는 정토를 그린 동방 약사여래유리광 회상도가 봉안되어 있다. 건물 내부는 대웅전과 같이 닫집을 만들고 천장은 우물 정자형이며 주위에는 연꽃과 비천 등으로 아름답게 묘사해 놓았다.
11. 용화전(龍華殿)]미륵전(彌勒殿) 장륙전(丈六殿)
과거란 이미 역사 속에 묻혀 버린 아득한 추억의 옛일들이고 현재란 잡힐듯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꿈을 좇아 달리는 고해[苦海]이다. 그래서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과거도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아 욕구 불만인 현재도 모두 제쳐놓고 다가올 미래에 꿈과 희망을 걸고서 살고 있다. 설사 그 미래가 또 나를 속일지라도 우리에게는 '미래'가 있기에 꿈도 희망도 있는 것이다.
과거가 후회스럽고 현실이 불만스러우면 불만스러울수록 미래에 대한 기대와 꿈은 더욱더 크다.그러므로 미래는 과거와 현실의 아픔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피난처이며 소중한 희망의 동산이다. 용화전에 모셔진 미륵불은 미래 세계의 부처님이다. 우리들의 미래 세계를 관장하고 우리들의 찬란한 미래를 약속해 주는 미륵불[未來佛]이다.
'미륵(Maitreya)'이라는 말은 원래 '친우(mitra)'라는 말에서 파생된 것인데 '마이트리아(Maitreya)'는 자비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한자 문화권에서는 미륵 보살을 자씨 보살[慈氏菩薩]이라고 한다. 관세음 보살을 대비 보살[大悲菩薩]이라고 부르는 것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미륵하생경>에 의하면 미륵 보살은 원래 인도 '바라나시국'에 있는 한 '바라문'집안에 태어난 귀공자인데 석가모니의 교화를 받으면서 수도하다가 모든 행과 도를 원만히 닦아서 미래에 성불하리라는 수기[授記; 장차 부처님이 된다는 보장을 받음]를 받았다. 수기를 받은 뒤 미륵 보살은 도솔천에 올라갔으며 지금은 도솔천에서 하늘나라 사람들을 위해 설법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석가모니불이 입멸[入滅]한 지 56억 7천만년 뒤 인간들의 수명이 점점 늘어서 8만 세가 되는 때에 이 사바 세계에 다시 내려와서 화림원[華林園]의 용화수[龍華樹] 밑에서 성불[成佛]하고 거기서 3회의 법회를 열어 미처 제도받지 못한 사람들 272억명을 교화한다고 한다.
우리가 많이 보는 미륵 반가사유상은 이와 같이 도솔천에 있는 미륵 보살이 다시사바 세계에 오시기까지 긴 기간동안 중생 구제를 위한 자비심을 품고 먼 미래를생각하며 명상에 잠기는 자세를 잘 묘사한 불상이다. 그러나 미륵 보살을 믿는 사람들은 너무나 멀고 까마득한 후세에 오실 미륵불을 그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서 지금 미륵 보살이 머물고 있는 도솔천에 자기가 태어나서 미륵 보살을 빨리만나는 원을 세우기도 하고[上生]또는 미륵보살이 약속 기간보다 더빨리 이 사바세계에 오시기를 기원하는 [下生] 신행법[信行法]이 생기게 되었다.
이와 같은 소망은 미륵 보살을 믿는 믿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품게 되는간절한 소망이다. 약속된 미륵 보살을 예정보다 빨리 오라고 한다. 그러나 오실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내가 찾아간다고 하는 것은 지나치게 이론적인 종교라고 비판받는 불교가 이례적으로 가질 수 있는 구체적이고 인간적인 신앙 형태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곧 미륵 신앙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불인 미륵불이 용화세계[龍華世界]에서 중생을 교화하는 것을 상징하는 뜻으로 미륵불을 안치한 전각의 이름을 '용화전' 혹은 '미륵전'이라고하고 때로는 장륙존자[丈六尊者]를 모신 전각이라는 뜻에서 '장륙전'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 전각 안에는 현재 도솔천에서 설법 중인 미륵 보살상을 봉안하는 수도 있고 내세에서 성불하여 중생을 교화하는 미륵불상을 봉안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미륵불을 봉안하는 경우가 많다.
즉 미륵은 보살의 상과 부처의 상을 모두 갖추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부처의상으로 더 많이 표현된다는 뜻이다. 미륵전의 후불탱화는 미륵불이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한 뒤 3회에 걸쳐 설법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는 내용이 그려진 '용화회상도'가 봉안되어 있다. 전북 김제에 있는 금산사 미륵전은 너무나 유명하며 속리산 법주사의 미륵불 입상과 지하에 꾸며진 '용화세계' 및 미륵 반가사유상은근대 한국 불교미술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12. 대적광전[大寂光殿], 대광명전[大光明殿],비로전[毘蘆殿],화엄전[華嚴殿]
비로자나불[毘盧慈那佛]을 모신 전각을 위와같이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른다 '대적광전' '대광명전' 안에는 보통 비로자나불뿐만 아니라 삼신불 [三身佛]을 모시는 것이 보통인데 대웅전과는 달리 가운데 비로자나불을 안치하고 좌우에 석가모니불과 노사나불을 모신다. 그러나 '화엄전' '비로전' 안에는 비로자나불 한 분만을 모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로자나불은 현상 세계에 나타난 모든 부처님의 원래의 모습인 진리 자체를 상징하는 진신[眞身] 또는 법신[法身]을 뜻하는 부처님이다. 그러므로 이 부처님은 보통 사람의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법신 즉 법을 몸으로 하는 광명의 부처님이다.
법신이란 빛깔이나 형상 등으로 나타낼 수 없는 가장 근본적 우주의 본체인 진여실상[眞如實相]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대 과학의 궁극적 도달 목표는 아마도 '신의 존재 구명'에 있다고 생각한다. 양파의 껍질을 한 겹 벗겨 나가듯 현대 과학은 무엇이 신이며 신의 실상이 무엇인가 하고 신의 영역을 밝히기 위해 껍질을 벗기며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우주와 인생 삼라만상을 생성 소멸 관장하고 우주와 인생을 움직이는 원초적인 원리와 법칙을 불교에서는 '법'이라고 한다.
그러한 법을 몸으로 갖춘 부처님이 바로 비로자나불이다 그러므로 이 부처님을 법신[法身]이라고 하였을망정 평범한 몸은 아니다. 그 몸은 모든 것이 거기서 나올 수 있는 원천적인 몸 근원적인 진리의 몸을 뜻한다. 그러므로 비로자나불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형이상학적인 부처님인 동시에 모든 부처님과 삼라만상의 근원인 부처님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부처님을 형상화하고 가시화해서 우리들과 접하게 하려 할 때는 천엽연화[千葉蓮華]의 단상에서 결가부좌하고 앉아 손으로 지권인[智拳印]을 나타내는 특색 있는 불상으로 나타냈다.
비로자나불은 원초적인 진리 그 자체이므로 우리가 사는 이 세계 그 자체도 바로비로자나불의 품속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언제 어디서고 무엇이든 기도하고 갈구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셔서 모든 중생을 제도해 준다.
그러므로 비로자나불의 세계는 특별한 부처님의 세계가 아니고 바로 우리 자신이살고 있는 현실 세계라는 특징이 있다. 즉 비로자나불은 항상 우리 곁에 계시고 우리는 늘 비로자나불과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산도 들도 물도 모두가 비로자나불의 화신이며 어느 하나 비로자나불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비로자나불은 삼신불[三身佛] 중의 한 분인데 삼신불이란 청정 법신 비로자나불[淸淨法身毘盧慈那佛] 원만 보신 노사나불[圓滿報身盧舍那佛] 천백억화신 석가모니불[千百億化身釋迦牟尼佛]을 일컫는다. 그런데 이 삼신불의 뜻은 참 이해하기가 어렵다. 청정법신 비로자나 에서 법신의 법[法]은 영겁[永劫]토록 변하지 않는 만유[萬有]의 본체, 진리, 원리를 뜻하는 것이고 신[身]은 쌓이고 모인 것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법신 [法身]이란 만유의 본체가 쌓이고 모인 것이므로 형상도 빛깔도 없는 형이상학적인 이불[理佛,이치의 부처님]이다. 그 이불을 인격화하고 의인화해서 형상으로 만든 것이 바로 비로자나불상이다.
원만소신 노사나불에서 보신이란 인[因]에 따라 어려운 수행을 견디고 정진한 노력의 결과로 얻은 유형의 불신으로서 아미타불과 같은 부처님을 가리킨다. 천백억화신 석가모니불에서 화신이라는 말은 응신[應身]이라고 하는데 이는 보신불을 보지 못하는 이를 제도하기 위해서 나타나는 역사적 존재를 말한다. 결국 석가모니불을 말하는 것이다.
삼신불은 본래 다른 것이 아니고 삼신이 일신이고 일신이 삼신인지라 석가모니불은 법신과 보신도 함께 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 마음에서 만 가지 법이 생기므로 일[一]고 다[多]가 둘이 아니다. 비로자나불의 뒤에는 화엄[華嚴]의 세계를 그린'비로자나후불탱화'가 봉안되어 있다.
대적광전의 부처님 배치도
노사나불 |
비로자나불 |
석가모미니불 |
13. 관음전[觀音殿], 원통전[圓通殿]
'관음전' 이나 '원통전' 이라는 현판이 붙은 전각은 관세음 보살을 모신전각이다. 관세음 보살은 자비의 화신이며 모든 중생의 번민을 모두 편안하게 해 주는 권능을 가졌다. 그러므로 늘 관세음 보살의 명호를 부르면 안락한 삶을 살 수 있다.
관세음 보살은 '관세음 보살[觀世音菩薩]' '관자재 보살[觀自在菩薩]' '관세음자재 보살[觀世音自在菩薩]' 이라고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관세음 보살 이라고 부른다. 모든 보살들의 소원이 위로는 불도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제도하는 것이지만 특히 관세음 보살은 대자대비[大慈大悲]를 서원[誓願]한 자비로운 보살이다.
그는 모든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 언제 어디서나 중생과 같은 몸으로 나타나서그들을 감싸고 제도한다. 그의 소원은 오직 모든 중생들이 밝은 지혜를 얻어 고통에서 벗어나고 불도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험한 인생길의 고난과 번뇌의 공포, 죽음의 공포와 빈곤의 공포, 병고의 공포와 쟁송[諍訟]의 공포, 살해의 공포와 전쟁의 공포 등 모든 공포로부터 벗어나고 모든 속박에서 자유롭게 되도록 하는 권능을 갖고 있으며 또한 그 권능을 무한정 베푼다.그러므로 어떤 어려움이나 괴로움에 처한 중생들이 관세음보살을 부르고 의지하며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공경하면 고난과 불행을 면하고 해탈을 얻게 된다. 이는 관세음 보살을 생각하는 그 마음으로 인해서 관세음 보살과 내가 일체감을형성하고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일체가 된 상태에서 관세음 보살의 자비로운 원력[願力]이 작용하게 되어 바라던소원을 모두 이루게 된다. 특히 중생들이 호소하는 소리를 눈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이 보살은 마치 어머니와 같이 자비로운 보살이며 온갖 중생들이 천태만상의 소원을 각각 호소해도 그 원들을 모두 들어주는 분이므로 너무나 바쁘고부지런한 보살이다. 그래서 관세음 보살상은 여러가지 다른 모습으로 표현되며그 종류가 매우 많다.
[1] 11면 관음
한 개의 얼굴로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응답할 수 없어서 11개의 얼굴을 가진 11면관음상이 있다. 11면이란 본얼굴말고도 머리 부분에 11가지 작은 얼굴 을 가진 것을 말한다. 11면 관음상은 관세음 보살의 다양한 기능을 원만하 게 수행하기 위해서 생겨났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11면 관음은 본 얼굴과 합치면 12면이 되는 셈이다. 12면 중 본얼굴은 진실고 불변의 지혜를 상징 하고 11면은 아래의 설명과 같이 방편을 상징하며 중생 교화를 위한 여러 가지 행위와 관련이 있는 것을 나타낸다. 경주 석굴암에도 11면 관세음보살 부조상이 있다.
11면 관세음 보살의 각 면이 상징하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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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3면] [자비상]: 웃는 모습이며 선한 중생을 보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칭찬하는 상.
[좌면] [3면] [분노상]: 성난 모습이며 악한 사람을 보고 꾸지람하며
악에서 구하려는 상.
[우면] [3면] [백아상]: 이를 드러내어 미소짓는 모습이며 착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더욱 정진하도록 권장
함을 나타내는 상.
[뒷면] [1면] [대폭소상]: 크게 웃는 모습이며 착하고 악한 모든 중생들이
섞여 있는 것을 보고 이들을 모두 포섭하려는
큰 아량을 보이는 상.
[정상] [1면] [불면] : 부처님의 모습이며 큰 근기를 가진 자에 대해서
최상의 진리를 설함을 나타내는 상.
[2] 양류관음[楊柳觀音]
손에 버드나무 가지를 든 관세음 보살을 양류관음이라고 한다. 관세음 보살 이 중생의 소원을 좇아서 그 소원을 이루게 하는 것이 마치 버드나무 가지 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과 같이 자유자재하다고 해서 '양류관세음보살' 이라 고 한다. 감로수병을 들고 연꽃에 올라 바다를 건너는 상으로도 나타난다.
[3] 천수관음
27개의 얼굴과 천의 손,천의 눈을 가진 관세음 보살로서 '천수천안 관세음 보살'혹은 '대비관세음 보살' 이라 한다. 그러나 조형이나 그림에서는 천개 의 손과 천개의 눈을 모두 빠짐없이 만들기란 사실상 어려우므로 줄여서 얼 굴을 중심으로 양쪽에 각각 20개씩 40개의 손을 묘사하고 그 40개의 손바닥 마다 한 개의 눈을 묘사한다. 그런데 이 40개의 손과 눈은 각각 25종류의 중생을 제도하므로 25 x 40 = 1000 이된다. 이것은 꼭 천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일체 중생을 제도함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보통 오른손에는 감로수병을 들고 왼손에는 봉오리 상태의 연꽃을 들고 있다. 왼손에 든 연꽃은 중생들이 본래 갖춘 불성을 나타내는 것인데 활짝 만개한 것 은 불성이 모두 드러나서 성불하였다는 것을 뜻하고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 는 불성이 번뇌에 물들지 않고 장차 피게 될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감로수 병 에는 불사[不死]를 상징하는 감로수가 들어 있으며 이 감로수로 중생의 모든 번뇌를 깨끗이 씻어 주고 사악하고 혼탁한 사바 세계에서도 악에 물들지 않고 항상 청정하게 살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또 관세음 보살의 머리에 쓴 보관에는 작은 부처님의 모습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처님은 아미타불이다. 관세음 보살이 머리에 아미타불상을 이 고 있는 뜻은 관세음 보살은 아미타 불을 스승으로 삼고 항상 모시고 공경 하고 있으므로 그의 머릿속에는 늘 아미타불 생각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상 징하고 있는 것이다. 원통전의 후불탱화로 '아미타 삼존 탱화'를 모시는 것 도 아미타불을 스승으로 모신다는 관세음 보사의 서원 때문이다.
13. 명부전 [冥府殿].지장전 [地藏殿]. 시왕전 [十王殿]
명부전은 죽은 영혼이 가는 유명계[幽明界,저승]를 상징하는 사찰의 전각이다. 명부전 안에는 저승의 심판관인 10대왕을 봉안하고 있기 때문에 '시왕전[十王殿]'이라 하기도 하고, 또는 지장 보살을 주불[主佛]로 모시고 있기 때문에 '지장전[地藏殿]'이라고 하기도 한다.
지장 보살과 협시 배치도
무독귀왕 |
지장보살 |
도명존자 |
이 법당 안에는 저승의 왕인 지장 보살을 중심으로 좌우에 협시[脇侍]로 '도명존자[道明尊者]', '무독귀왕[無毒鬼王]'이 봉안되어 있다. 그리고 그 좌우에 명부시왕상[冥府十王像]을 안치하며, 시왕상 앞에는 각각 시왕[侍王]을 시봉하는 동자상 10구가 안치되어 있다. 이밖에도 판관[判官] 2구, 기록하는 녹사[錄事] 2구, 문 입구에 장군 2구등 모두 20개 이상의 존상[尊像]을 갖추고 있다.
현대인들은 빈틈없이 짜인 업무에 쫓겨 현실 이외의 것에 눈을 돌리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아마도 마음이 가난하고 마음이 메말라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현실 이외에 사항에는 별로 관심도 없고 현실 이외의 세계를찾을 만한 마음의 여유도 없는 듯하다.
그러나 옛사람들은 우리보다 훨씬 더 높은 차원의 정신 세계에서 확고한 '전생관[前生觀]'과 '내세관[來世觀]'을 갖고 살았다. 그래서 우리들은 단지 한번뿐인 일생[一生]만을 살지만 그분들은 우리의 세 곱인 삼생 [三生]을 살았다. 그리고그 삼생이 끊이지 않고 윤회하므로 결국 그들은 영원한 영생[永生]을 한 것이다.
지장전을 모시게 된 것도 그분들의 그와 같이 확고한 내세관에서 비롯된 것이다.명부전의 주불인 지장 보살은 불교가 이상으로 하는 '구원[救援]'을 상징하는 부처님이다. 그분은 모든 중생들이 구원받을 때까지 자신이 부처가 되는 것을 스스로 포기하고 천상에서 지옥에 이르는 육도[六道: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의 중생을 모두 교화해서 성불시키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 보살이 지장[地藏]이라는 이름을 받게 된 데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그는 옛날 인도의 어느 장자집 무남독녀로 태어났다. 가장 부끄럼이 많은 17. 18세쯤 되던 해의 추운 겨울날 아침, 대문 밖을 나가 보니 나이 어린 아이가 그 추운 날씨에 먹지도 입지도 못하고 헐벗은 채로 동사 직전에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서슴지 않고 자기의 옷을 벗어서 그 아이에게 입혀 주어 동사를 면하게 하였다.
그러나 자신의 몸을 가릴 것이 없게 되어 알몸이 된 처녀가 어찌할 바를 몰라서주저하고 있는데, 마침 그것을 본 땅의 신이 신통력을 발휘해서 땅에 구멍을 만들어 그 구멍속에 몸을 감추어 주었다. 그의 착한 마음에 감동한 땅이 그의 몸을감추어 주었든 것이다.
그리하여 '땅이 감추어 준다' 라는 뜻으로 지장[地藏]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한다. 이미 부처의 경지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성불을 뒤로 미루고 중생 제도에 나선 지장 보살은 다른 보살에게 없는 몇 가지 특색이 있다.
첫째. 자신의 성불을 아낌없이 포기한 점이다. 불교의 궁극적 목적은 성불하는데 있다. 그러나 지장 보살은 모든 중생, 특히 악도[惡道]에 떨어져 고생하는 중생,지옥에 떨어져서 고통받는 중생까지 모두 성불하기 전에는 자신도 결코 성불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그렇지만 모든 중생이 전부 성불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결국 지장보살은 자신의 성불을 포기한 셈이 된다.
불교가 이상으로 여기는 성불을 포기한다는 것은 큰 사건이 아닐 수 없 다. 그러나 성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중생 제도라는 불교의 무한한 자비의 정신을 여실히 나타낸 일이기도 하다. 지장 보살은 이와 같이 성불을 포기할 정도로 한평생 큰 자비심을 가진 보살이라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
둘째. 자기가 지은 정한 업은 면하기 어렵다는 것이 것이 불교의 일반 설이지만 지장 보살에게는 그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업보 사상[業輹祿]에 의하 면 이 세상 모든 중생의 운명은 모두 전생에 지은 업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누구든지 업에 의해서 결정된 운명과 괴로움은 피할 수 없다. 그러 나 지장 보살에게 의지[歸依]하면 자기가 지은 나쁜 업도 모두 소멸되고, 업으로 맺은 과보를 면제받아서 평안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사실 은 죽은 뒤뿐만 아니라 살아 있을 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한다.
셋째. 부처가 있지 않는 곳에서, 고통받는 중생들도 모두 행복하게 하려는 보살 이다. 죄를 짓고 지옥에 떨어진, 중생까지도 모두 제도해서 천상의 기쁨 을 누리도록 하려는 것이 지장 보살의 소원이다. 그래서 지장 보살에게는 벌을 받게 내버려 둘 중생이 아무도 없다. 그는 모든 중생들을 한계 없이 용서하고 사랑해서 지옥에 못 들어가게 지옥문을 가로막고, 지옥 그 자체 를 부수어서 그 속에서 신음하는 중생들을 모두 천상이나 극락으로 인도 하려 하는 자비심으로 가득하다. 지장 보살의 눈에는 아무도 벌을 받을 죄인이 아니고 누구도 미워할 중생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한량없 는 지장보살의 자비심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는 일찍부터 지장 보살을 섬 기는 신앙이 크게 성행되었다. 특히 죽은 조상들이 좋은 곳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후손들의 효심은 늘 지장 보살의 자비심에 의지하게 되었다.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그날로부터 49일까지 7일마다, 그 뒤에는 100일, 소상대상까지 10번을 각 왕 앞에 나아가 살아 있을 때 지은 선악의 업을 심판받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때마다 절에서는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고 저승 왕들의 심판이 후하게 내리도록 지장 보살에 의지하는 것이다. 7일마다 49일 동안 지내는제사를 49제, 사후 100일 만에 지내는 제사를 100제라고 한다.
시왕[侍王]은 죽은 사람이 지옥에 가면 심판을 해서 죄의 경중을 가리는 10명의왕인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지옥을 대표하는 왕으로서 잘 아는 염라대왕도 그 10명의 대왕 가운데 다서 번째 대왕이다. 지금도 우리 나라의 많은 사찰에서는 매월 일정한 날에 명부전에서 지장제를 지내고 있다. 지장보살의 자비로운 마음에의지해서 죽은 조상들의 명복을 비는 마음과 나와 내 가족의 평안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성심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명부전은 일반적으로 대웅전을 향하여 오른쪽에 위치하며 옛날부터 유명한 대표적인 명부전으로서는 경기도 강화군 전등사의명부전과 전북 고창군 선운사의 명부전 등을 들 수 있다.
도명 존사는 본디 중국의 양주에 있는 개원사의 한 승려였다고 한다. 대력 13년[778년] 2월8일 누런 옷을 입은 저승 차사 3명이 와서 그를 저승으로 잡아갔다.그런데 저승에 가보니 용홍사의 도명을 잡아가야 하는 것을 저승 차사가 잘못 잡아간 것이 밝혀져서 다시 이 세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런 일이 있고부터 도명은 지옥을 출입한 승려라는 데서 지장 보살을 협시하게 되었다고 한다.
무독귀왕은 지장 보살이 전생에 인도의 어느 부잣집 무남독녀로 있을 때 소녀의안내자로 지냈던 분이다. 그래서 지장 보살과는 전생부터 맺은 인연으로 지장전에서 지장 보살의 시봉을 들게 되었다고 한다.
14. 천불전 [千佛殿]
천 분의 부처님을 모셔 놓은 전각을 천불전이라고 한다. 천불전의 문을 들어설 때 너무 많은 부처님이 계시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을 것이다.
천불에는 과거 천불. 현재 천불. 미래 천불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현재 천불을 모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탱화로 모실 때는 삼천불을 모두 모시는 경우가 있다. 천불을 모시게 된 것은 다불사상[多佛思想]의 영향이라고 본다. 유일신을 믿는 종교에서는, 신은 오직 한 분뿐이며 그 한 분의 신이 우주의 근원이요 절대적권능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세상 모든 것은 그 절대신에게 굴복하고 절대신이 뜻대로 움직인다고생각한다. 그러나 불교는 그렇지가 않다. 나의 지배자는 나고 바로 나의 마음이지 어떤 다른 절대자에게 내가 지배되는 것이나 예속되는 것이 아니며, 절대적으로 자유로운 '나'를 인정하고 지키는 것이다. 부처님은 수없이 많고 앞으로도 수없이 많은 부처님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부처님이란 바로 '깨달은 사람'을 뜻하는 것이므로, 나도 깨닫기만 한다면 부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부처님이 되셨더라도,[그럴 일은 절대 없지만] 수행을 게을리 하거나 망령된 일을 한다면 부처님도 지옥에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불교는 자기를 관리하고 책임지는 종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많은 세월 동안 말할 수 없이 어려운 수행을 해서 완전한 인격을 갖춘 부처님께서는 조금도 도에 어긋남이 없으므로, 부처님이 지옥에 떨어 졌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
앞에서 말한 대로 천불전에는 현겁 천불[賢劫千佛]을 모시는데,현겁[賢劫]이란 불교의 시간 개념에 속하는 말이다. 겁[劫]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과거겁[住劫].현재겁[賢劫]. 미래겁[星宿劫 이 각각 그것이다.
그 가운데 현겁[賢劫]이란 다음과 같다.
이 세상 사는 사람의 나이가 8400세 될 때부터 시작해서,100년을 지날 때마다 1세씩 감소해서 그 사람의 수명이 드디어 10세에 이르고,여기서 다시 100년마다 1세씩 증가해서 다시 처음의 8400세로 돌아가는데, 이렇게 하기를 20번 반복하는가운데 세계가 성립하고[成], 다음 20번 반복하는 사이에 세계가 머물며[住], 다음 20번 사이에 세계가 무너지고[塊].다음 20번 증감하는 사이에 세계가 모두 비어 있게 된다고 한다[空]. 이렇게 이 세상이 '성.주.괴.공.'을 되풀이하며 이 4기를 이루는 데 걸리는 시간을 현겁[賢劫]이라고 한다. 이것을 숫자로 계산해 보면 1,343,840,000년이 된다. 불경에 의하면 이 현겁 사이에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구류손불'. '구나함모니불'. '가섭불'. '석가모니불' 등 1천 명의 부처님이 출현하는 시기라고 한다.
우리가 지금 사는 시기는 바로 이 현겁[賢劫]에 속하는 시기이다. 현겁[賢劫]이란 현인[賢人]이 많이 나타나는 겁[劫]이라는 뜻도 있다. 그래서 천불전 안에는 보통 현겁[賢劫]의 천불을 모시는데, 이때는 반드시 법신[法身]. 보신[報身]. 화신[化身]의 삼신불[비로자나불. 노사나불. 석가모니불]이나 오방불[五方佛: 동방-아촉불. 남방-보생불.서방-아미타불. 북방- 불공여래. 중방-대일여래]을 중심에모시고 그 주위에 천불을 모신다. 천불 중에는 특별히 나와 인연이 깊은 부처님이 꼭 한 분 계신다고 한다. 그분을 찾는 방법은 천불당에 들어가서 예배를 드리고 눈을 들어 천불상을 바라볼 때 제일 먼저 나와 눈이 맞는 부처님이라고 한다.
성불 하십시오
첫댓글 초심자에게 좋은 공부가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담비운정님 진도 좀 천천히 나가 주세요..^^ 초심자 체하겠습니다.!! 암튼 감사합니다. 주시니 얼른 받아먹겠습니다. 다 소화할 자신은 없고~~ㅠㅠ
다시 한번 복습 했네요...감사합니다....*^^*
어렵군요. 기본은 몰라도 그냥 좋아서 닥아가겠습니다.
불자라면 이정도의 기본은 알아야 담비운정 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성불하십시요..나무 관세음보살.._()()()_
좋은 공부 되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