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라크르
-우주시네마
이인철
재현하지 않아, 너를
날마다 복제에 복제를 하는 너는
네가 아니야
너의
‘낳는다’ 는
똥처럼 매일 ‘눈다’ 와 같은 말
아브라함이 이삭을 누고
이삭이 야곱을 누고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를 누고
누고
누고
너는 너를 날마다 진열하지 마
이젠 너를 쇼핑하지 않아
집착하지 말라고
인간들은 너를 복제했어
시뮬라크르 놀이를 즐겨
달이 돌아가고 있어 클럽의 대형 거울 안에서
그림자가
그림자를 누고
그림자의 그림자가 그림자를 누고
백야
-우주시네마
누가 해를 못 박았다
감옥 중 제일 큰 감옥
그림자는 잠 잘 수 없다
바다 위를 걷는 이는
해에 못을 빼러
지구 밖으로 걸어 들어가고
점점 미쳐가는 백야
회사원들은 집에 갈 수 없다
아이들과 아내는 못을 빼러 간
목공을 위해 기도한다
사람들이 우러러는 하늘은 눈이 멀고
몇 개의 해가 하늘로 쏘아지고 있다
삼성이 만든 어둠이
슈퍼마켓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인철
2003년『심상 』등단. 시집『회색병동 』
카페 게시글
애지의시인들
애지겨울 이인철의 [시뮬라크르] 외 1편
애지사랑
추천 0
조회 30
12.12.20 07:24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