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교회 2025 상반기 성서 세미나:
“세 번째 이사야가 온다”
2025년 3월 5일(수)~4월 9일(수)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Zoom 모임
무료 개방 세미나
“낡은 것은 죽어 가는데도 새로운 것은 아직 탄생하지 않았다는 사실 속에 위기가 존재한다. 바로 이 공백 기간이야말로 다양한 병적 징후들이 출현하는 때다.”
안토니오 그람시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선포 이후 극심한 혼란에 빠져든 우리 사회에서 파시즘이 공공연히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파시즘은 이미 죽어버린 체제를 지키려는 절망적이며 광적인 집착에서 발생합니다. 파시즘은 내적 불가능성을 외부에 적의 형상을 만들어 투사함으로써, 이 목적을 달성하려 합니다.
한국에서 발호하는 파시즘은 오늘날 위기에 빠진 글로벌한 현상의 반영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에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오는 기후 위기는 인류세 혹은 자본세의 현상으로 파악됩니다. 기후 위기가 글로벌 자본주의 위기와 동전의 양면으로서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는 뜻이겠지요.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에 파시즘적 성격이 농후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섰다는 사실은 위기의 진실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패권을 잡은 것으로 보여 매우 암울합니다.
낡은 체제는 무너졌지만 이를 대체할 새로운 체제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지배 기득권과 달리 인류 대다수는 낡은 체제에서 결연히 돌아설 수 있겠지만, 대체 무엇을 향해 어떻게 돌아서야 하는지 시야는 흐리기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성서에서 우리 시대와 관련해서 주목해야 할 어떤 것을 읽을 수 있을까요? 이웃교회는 제3 이사야서를 함께 읽어보자고 제안합니다. 제3 이사야서는 이사야서 전체 66장 중 마지막 부분인 56~66장을 이르는 말입니다. 이사야서의 시대적 배경은 기원전 8세기 후반부터 기원전 5세기에 걸쳐 있습니다. 300여 년에 이르는 이 시기는 북 왕국 이스라엘의 위기와 멸망에 이어서 남 왕국 유다의 위기가 고조되는 시대, 유다가 멸망하고 상당수의 백성이 바빌로니아로 끌려가 생활하던 포로시대, 그리고 바빌로니아를 멸망시킨 페르시아 제국의 정책에 따라 끌려갔던 포로들이 옛 유다 땅으로 귀환하여 새로운 삶의 형식을 모색하던 시대로 뚜렷이 구분됩니다. 제3 이사야서는 이 마지막 국면에서 활동하던 예언자였습니다. 이 시기는 오늘날의 유대교라 불리는 야훼 신앙의 독특한 형태가 성립되는 중요한 순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성서 읽기는 제3 이사야와 함께 이 위기의 시대에 있었던 새 공동체에 관한 모색을 비판적으로 살펴볼 것입니다.
제3 이사야는 당대의 주류라고 볼 수 있는 느헤미야와 에스라 주도의 개혁에 거리를 둔 상상력을 펼쳤습니다. 그는 야훼 신앙의 급진적인 정신이 무엇이며, 이를 바탕으로 공동체가 어떻게 정의로운 질서와 개방성을 갖고 변화할 수 있는지를 사유했습니다. 우리의 성서 세미나는 이 과정에서 그가 들은 하나님의 말씀이 오늘날 종말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생명의 말씀으로 들릴 수 있는지를 물을 것입니다. 믿음 안에서 죽은 자가 산자를 구하는 시간을 체험할 것입니다.
세미나는 여섯 차례에 걸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주로 본문을 읽고 느낀 점을 함께 나누는 시간으로 채워집니다. 세미나 지도자는 본문에 관한 성서신학이나 시대적 배경에 관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개입할 것입니다. 2500년 전의 시간과 21세기의 오늘이 만나는 변증법적 순간을 기대합니다.
차례
첫째 주: 열린 공동체를 향한 행위의 원칙 I (이사야 56:1~57:21)
둘째 주: 열린 공동체를 향한 행위의 원칙 II (이사야 58:1~59:8)
셋째 주: 기억하기 (이사야 59:9~60:22)
넷째 주: 응답 (61:1~62:12)
다섯째 주: 용기의 정치 신학 (63:1:64:12)
여섯째 주: 과거와 현재 그리고...(65:1~6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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