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경地藏經, 제8 염라왕중찬탄품閻邏王衆讚歎品 - 3
어제에 이어서 올립니다.
주명귀왕이 계속 말합니다.
[혹 이미 자식을 낳은 뒤에도 조심하여
생명을 죽이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비린 것들을 가져다가 산모에게 가져다 먹이며,
널리 친척들을 불러 모아 놓고
술 마시고 고기를 먹으며,
노래하고 거문고를 타며 피리 불어서
자모子母로 하여금 안락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렇게 하면 아이를 낳을 때에
무수한 악귀와 도깨비들이 비린내 나는 피를 먹고자 하는데
내가 미리 사택과 토지의 신들에게 지시하여
아이와 어머니를 옹호하여
그들로 하여금 안락하고 이익 되게 합니다.
이와 같이 안락함을 입었으므로
곧 복을 베풀고 모든 토지신들에게 보답해야 하거늘
도리어 산석을 죽여 놓고 권속을 모았으니
이것 때문에 재앙을 범하여 스스로 받으므로
자식과 어머니가 함께 손상을 입습니다 (중략)]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불교에서는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불살생不殺生, 생명을 해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 눈에 보잘것없이
보이는 미물도 살고자 하는 본능이 있고,
살 권리가 있습니다.
산 생명을 끊는 것은 가장 큰 죄업이 됩니다.
[예전에 반야의 언덕을 넘어서에 올렸던 글인데
다시 오늘 옛날 설화를 하나 적어 드리겠습니다.
옛날 어떤 부호의 집안에 자손이 무척 귀한데
이 부호는 결혼 한지 이십 여 년 만에
귀하게 듬직한 아들을 하나 낳았습니다.
당시만 하여도 아이를 낳으면 스님들을 찾아가
아이의 장래를 알아보고 하던 풍습이 있었는데
이 부호도 자신의 아들을 어떤 스님에게 데리고 가서
아이의 장래를 보아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스님이 하시는 말씀은
"이 아이는 정확하게 9 살이 되는 해가 되면
목숨을 다하게 되어 있습니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부호는 그 말을 믿기 어렵다는 듯
몹시 얺찮은 표정으로 집에 돌아온 뒤에
시간이 나면 아이를 데리고
여러 스님들을 찾아다니며 아이의 장래를 봐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가는 곳 마다
모든 스님들이 똑같은 말을 되풀이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뒷산에서
홀로 조용히 수행하고 계신 몰골이 수척하신 스님이
마침 그 집에 가게 되었는데 스님은 아이를 보자마자
"이 아이의 명이 너무 짧습니다.
이 아이를 소승이 명 다하는 날까지 데리고 있을테니
소승이 이 아이를 데리고 가도 되겠습니까?" 하였습니다.
아이의 아버지와 가족들은
그렇지 않아도 얼마 못 산다는 아이를
우리가 좀 더 데리고 살아야 한다고 거절 하였습니다.
그러자 스님께서"이 아이는 소승이 데리고 살면서
미래 생에는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을 일깨워 준 뒤
다시 그대들의 품으로 돌아오게 하겠습니다.
지금 소승은 살림살이도 넉넉지 않지만
이 아이의 미래만큼은 바꿀 수 있으니
소승에게 이 아이를 데리고 가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관세음보살 ~!"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품으로 돌아오게 한다는 말에
부호의 가족들은
어렵게 결정을 하여 스님을 따라 아이를 보냈습니다.
스님은 아이를 데리고 가면서
"한 가지 당부를 하고 싶습니다.
절대로 아이를 찾으러 오시지도 마시고
소승이 9 세가 되는 해
생일 3 일 전에 다시 보내 드리겠습니다.
그때 상봉 하시면
그때까지 못해 주었던 것을 다 해주시면 됩니다." 하면서
아이를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산 속에서
스님은 끼니를 건너면서도 아이에게만은
끼니를 매번 챙겨 먹이시며
아이에게 참회와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러길 어느 세월.........
아이의 9세가 되기 3일 전
스님은 아이를 불러 앉혀 놓고
"그동안 너는 부모의 얼굴도 모르고 살았느니라.
오늘 하산을 하여 저 아래 내려가면 제일 큰 집이 있는데
그 집이 너의 부모님이 살고 계시니
그 곳에 가서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스님이 보내서 왔다고 하여라.
그리고 반드시 꼭 지킬 것은
내려 가다가 절대로 뒤돌아보거나
되돌아 와서는 안 되느니라 알겠느냐 ?"
아이는 스님과 약속을 하고 하산을 하였습니다.
산을 거의 다 내려왔는데 지난밤의 큰 비가 온 뒤라
냇가에는 물이 불어나 물살이 제법 세게 흘러갔습니다.
아이는 쉽게 건너질 못하고
스님이 절대로 되돌아오지 말라는 당부에
아이는 한동안 개울의 물이 빠지길 기다렸습니다.
그때...........
불어난 개울물 위로
썩은 통나무 하나가 둥둥 떠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통나무 위에는 개미가 수만 마리가 붙어 있었고
개미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통나무 위에서 이리 저리 헤메는 것을 본 아이는
살생을 하지 말고 방생을 하라고 일러주신
스님의 말씀이 떠올라 옆에서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
그 통나무를 끌어당겼습니다.
그리고 풀밭으로 끌어 올린 뒤
통나무를 한 쪽에 두고 있으니
개울의 물이 어느 정도 줄었습니다.
아이는 개울을 건너 부호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동네에서는 아이가 왔다고 큰 잔치를 벌리고
부모와 가족들은 모두가 얼싸안고 눈물로 맞이하였습니다.
이제 삼 일 후면 이 아이는 죽는다는 생각에
모든 사람들이 말도 못하고 서로 눈물만 흘리고 있었습니다.
.......................
그리고 며칠 후
스님은 예전과 같이 절에서 염불을 하고 계셨습니다.
하산을 한 아이의 장래를 위하여 극락왕생을 빌었고
다음 생에는 부디 좋은 곳에 들라고 발원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쪽 산모퉁이에서
"스님 ~!" 하면서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스님은 이 아이가 죽어서
나를 못 잊어 찾아온 모양이구나 하면서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니
영혼이 아니라 아이가 달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가 가까이 다가오자
스님은 깜짝 놀랐습니다.
분명히 하산하기 전 까지만 하여도
9 살 밖에 못 산다는 관상이
집에서 부모 곁에서 죽으라고 보냈는데
지금 돌아오는 관상에는
분명히 9 살이 목숨이던 아이의 관상이
80 살로 변해 있는 것이었습니다.
스님은
하도 이상하고 신기해서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그래 집에는 잘 다녀왔느냐?"
"예......
부모님이 제일 반가워 하셨고 모두가 많이 울었습니다."
"그런데 집에 다녀오는 동안에
혹시 무슨 일은 없었더냐?“
"아무런 일도 없었는데요."
"다시 공곰히 생각 해 보거라.
작은 일이거나 희미한 기억 같은 것을 잘 더듬어 보거라."
그러자 아이는 그제서야 생각이 난 듯
"아.....참,
스님 제가 산을 내려가서 개울을 건너려는데
물이 너무 불어나 있었고
그 불어난 개울 물 위로 통나무가 하나 흘러가는데
통나무 위에 개미가 너무 많은데 떠내려 가는게 안타까워
그 통나무를 건져 내어 풀밭에 두고 난 뒤에
집에 간 기억 말고는 없습니다."
스님은 갑자기 무릎을 탁 ~ 치시면서
"그랬구나.
장하다.
너는 원래 9살 까지 밖에 못 살게 태어났단다.
그래서 네가 9살이 되기 삼일 전날에
너를 부모 곁으로 보낸 것이다.
부모 곁에서 마지막 죽음을 맞이하라고 보냈는데
너는 강물에 떠내려가고 있는 수많은 개미를 살려 줌으로써
그 많은 개미들의 생명이
너에게 붙어서 너의 수명이 이제는 80 살로 늘어난 것이다.
참말 장한 일을 했구나."]
어떻습니까 ?
이해가 되시는지요?
생명 탄생이라는 경사를 맏이하며
산목숨을 죽이고 술을 먹습니다.
그러면서 축하라는 핑계로 흥에 겨워 즐깁니다.
그 흥에 겨워할 때 아이는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그러니 들어가던 복이 나가는 겁니다.
귀왕은 이러한 행위는
재앙을 불러들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 합니다.
다음 시간에 올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따끈따끈한 글은 여기서 마칩니다.
2024년 03월 16일 오전 05:06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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