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문학 기행(청마 유치환, 박경리 문학관)
소우주 정석현
1.
우주의 프로그램에 지구의 프로그램이 짜이듯이
우리도 지구의 프로그램에 오늘을 움직인다.
벚꽃이 벗이 되어 꽃잎 휘날리는 날에
그리움 한웅큼 마음에 담고
화창한 봄날을 달려가고 있다
복사꽃 진달래 분홍빛 향기 차창에 흐르고
짜릿한 사랑 속에 행복은 샘 솟는데
기다림은 그리움에 젖어 파도는 춤추느냐
뜨거운 노래를 땅에 묻다
따가운 시선에 고뇌를 겪었던
청마 유치환님
사소단장 꽃밭의 독백에
서정주 시인님의 얼이 새겨져
수많은 꽃이 바동을 받으며 피고 진다더냐
다가오는 5월에
좋아하는 사람이 가까이 오면 얼굴이 붉어지는
5월(21세)이 되고 싶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인 것을
2.
오빠는 믿지 마라
믿었다가 딸만 셋인 것을
그러나 믿어라.
청마도 오빠였던 것을
거제도 둔덕 골 청마 생가 초가네 칸 아담한 곳
정열의 동백꽃 사랑의 행복을 맛보며
통영 바닷가에 깃발을 꽂고
바위에 앉아 그리움의 소리를 질러보자
파도 에게 묻던 청마의 행복했던 시심 은
오늘도 빨간 우체통에서 편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우황청심환에 목을 축이고 소리를 질러보자.
천지 지지자지 얼지의 강의를 들으며
보는 사람도 알아야 하는 보자 지자는 빼버리더라도
쫄깃한 회는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3.
봄꽃 향기 내 품는 바다가 보이는
아담한 정원에 자리 잡은
박경리 기념관
생명을 존중하는 삶과 문학의
어머니 바느질은
김약국 딸들의 애환을 그렸던가
나무 계단을 올라 토지를 밟어며
파릇한 잔디의 토지 속에 잠드신 소박한 묘소 앞에
고개 숙여 추모하며 훌륭하신 님의 업적을 반추해 본다.
미륵도 돌고 돌아 달아공원 전망대 올라서니
한려수도 푸른 바다 시원하게 펼쳐지며
소슬바람 가슴에 파고드는데
멀리 보이는 여러 섬이
안개 속에 아롱거리누나!
2012년 4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