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4. 上仝 위와 같음
跡躡宗門有職名
교단에서 직책을 받아서 수행하노니 1)
聖恩如海感心靈
하느님 은혜에 바다처럼 감사하도다.
不知柳色何人宅
버들 고운 건 뉘댁인지 알지 못하나
遙望槐蔭旧相庭
바라보는 홰나무 그늘은 옛 정승 뜰. 2)
古俗尙傳衣様白
옛 풍속 아직 전하니 흰옷 전통이고 3)
老身猶健帶衿靑
늙은 몸 건강해 선비 옷을 입는다네. 4)
窓前幸有甘霏滴
창문 앞에 다행히 단비 촉촉 내리니
生意新新草木醒
초목이 신선하게 깨어나려 하는구나.
_____
1) 적섭종문유직명(跡躡宗門有職名): 적섭(跡躡)은 섭적(躡跡)으로도 쓰며 이전 인물에 대한 종적을 따르거나 계속 그 언행을 찾아서 실행함을 의미하니 종문(宗門), 곧 감리교단에서 목사가 되었다는 뜻이다.
2) 요망괴음구상정(遙望槐蔭旧相庭): 멀리 보이는 홰나무 그늘은 옛날 정승의 뜰이라는 말인데, 홰나무는 고대 주(周)나라 때 조정바깥 뜰에 세 그루[三槐]를 심어서 삼정승(三政丞)을 뜻하게 되었는데 회화나무는 조정의 뜰이나 정승을 상징하게 되었다.
3) 고속상전의양백(古俗尙傳衣様白): 고속상전(古俗尙傳)은 옛 풍속이 아직도 전한다는 말이고, 의양백(衣様白)은 의복의 모양이 흰색이란 말이다. 이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의상의색깔일 것이다.
4) 노신유건대금청(老身猶健帶衿靑): 노신유건(老身猶健)은 늙은 몸이 아직은 건강하다는 말이고, 대금청(帶衿靑)은 금청을 지니거나 입는다는 말이다. 금청(衿靑)은 운자(韻字)를 위해 돌려서 쓴 청금(靑衿)인데 청금은 전에 푸른 깃을 댄 옷으로 유생(儒生)들이 입던 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