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石友全兄去世先
귀한 친구 들 먼저 세상 떠나고 1)
刱言痛史抑何年
아픈 역사는 그 몇 년이었던가? 2)
霜鋩閃燦聖堂外
성당밖엔 푸른 서슬이 번뜩이고 3)
霹火紛飛海港邊
해안 항구엔 벼락불이 흩날리네.
忠正自裁天下誤
민영환 자살은 세상을 그르쳤고 4)
高宗已陟地中眠
고종임금 이제는 땅속에 잠자네.
三千全域爲刑獄
삼천리 전체가 감옥이 되었으니
禍在南蠻不在燕
재난은 남한이지 중국이 아니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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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석우전형(石友全兄): 석우는 돌처럼 견고한 관계의 친구와 온전한 형제처럼 깊은 사이의 친구들.
2) 창언통사(刱言痛史): 비로소 말이 시작된 이래의 우리의 아픈 역사.
3) 상망(霜鋩): 서슬이 푸른 칼끝, 또는 서릿발 같은 칼날.
4) 충정자재(忠正自裁): 충정은 민영환(閔泳煥/ 1861-1905)의 시호(諡號)이고 자재는 자살이다. 그는 구한말(舊韓末) 영의정까지 받은 바 있는 요직을 거친 대신(大臣)으로 1905년 을사늑약(乙巳勒約) 저지를 못한 한으로 자결했다.
5) 남만(南蠻), 연(燕): 남만은 옛날 중국에서 남쪽지역에 있는 적을 그렇게 불렀던 오랑캐로 아마도 여기서는 북한이 말하는 남한을 그렇게 반어적으로 부른 것 같고, 연(燕)은 옛날 연나라 지역인 중국을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