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설 「투랑갈릴라 교향곡」은 쿠세비츠키가 이끌던 보스턴 심포니오케스트라가 위촉하여 만든 작품으로 1949년 레너드 번스타인 지휘와 이본느 로리오가 피아노 솔로를 맡아 보스턴심포니에 의해 초연되었다. `투랑갈릴라'는 의미가 복잡한 두 개의 산스크리트 단어를 합한 것이다. `투랑가'는 `천방지축 말처럼 달리는 시간' 또는 `모래시계의 모래처럼 흘러내리는 시간'을 뜻하며, `운동과 리듬'이기도 하다. `릴라'는 삶과 죽음의 성스런 `게임'을 뜻하며, `사랑'을 뜻하기도 한다. 따라서 `투랑갈릴라'는 `환희의 송가' 또는 `사랑의 노래'라는 뜻이 되는 한편 시간, 운동, 리듬인 동시에 삶과 죽음이다. 메시앙에게 이 `환희'는 현기증 나는 초인간적인 환희다. 그에게 `사랑'은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마신 사랑의 독배이다. 그 자신 이외의 모든 것에게 치명적이고, 저항할 수 없고, 잊힐 수밖에 없는 `존재 자체'인 사랑이다.
▲ 곡의 구성 이 작품은 10개의 악장으로 총 4개의 주제로 구성되었다. 첫 묶음은 2, 4, 6, 8악장으로, `사랑의 주제'를 사용한다. 즉, 남성적인 요소와 여성적인 요소를 합한 것이다. 둘째 묶음은 3, 7, 9악장으로 제목이 `투랑갈릴라'로 되어 있다. 메시앙은 이를 `동상의 주제'라고 부르며 `무시무시한 운명적인 동상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셋째 묶음은 5, 10악장으로 `꽃의 주제'라고 불렀다. 메시앙은 이 주제에 대해 `두 멜로디의 섬세한 곡선은 부드러운 난초, 장식용 푸셔, 나긋나긋한 메꽃 같기 때문'이라 하였다. 네 번째는 1악장 도입부로 혼자 서 있다.
곡 전체를 통하여 반복되는 4개의 순환주제(循環主題)를 지녔으며, 인도의 리듬형식도 취하여 선율 ·리듬 ·화성에 독자적인 기법을 구사, 메시앙 중기의 기법을 집대성한 작품이라고도 하겠다.
▲ 악기 편성 세 개의 목관에 수많은 금관(호른만도 8개)과 더 많은 타악기를 사용한다. 건반 악기는 피아노가 협주곡처럼 활약하고 그로켄슈필, 첼레스타, 비브라폰 외에 모리스 마르트노(Maurice Martenot)가 1928년에 발명한 특수 악기 ‘옹드 마르트노(Ondes Martenot)’가 중요한 몫을 하고 있다. 옹드 마르트노(Ondes Martenot) 이 악기는 선율적인 악기로 화음이나 속도있는 패시지는 연주할 수 없지만 보통 오케스트라에서는 들을 수 없는 색다른 음파를 발생시키는 악기로 ‘마르트노 웨이브(Martenot Waves)’로도 불린다.
■ 악장 해설 ▲ 제1악장 도입 치닫는 짧은 도입부에 이어 중요한 순환 주제의 하나인 ‘입상(立像)의 주제’를 트롬본과 튜바가 육중하고 느린 템포로 제시한다. 이 주제가 피아노 및 옹드 마르트노와 함께 발전해 나간다. ▲ 제2악장 : 사랑의 노래 1 메시앙은 “템포, 뉘앙스, 느낌이 완전히 대조되는 두 개의 요소가 번갈아 나타난다. 빠르고, 강하고, 열정적인 첫째 요소는 트럼펫이 연주한다. 느리고, 부드러운 둘째 요소는 옹드 마르트노(금속선진동으로 소리를 내는 전자 악기)와 현악이 연주한다.”라고 설명한다. ▲ 제3악장 : 투랑갈릴라 1 클라리넷과 옹드 마르트노가 주고받는 첫 주제는 바순, 트롬본, 더블베이스가 연주하는 대조적인 강렬한 주제로 연결된다. 첫 주제를 현악기들이 연주하면 오보에가 연주하는 셋째 주제가 등장한다. 마지막엔 첫 주제와 둘째 주제가 겹쳐서 연주되고, 셋째 주제를 활용한 코다로 이어진다. ▲ 제4악장 : 사랑의 노래 2 날카로운 피콜로의 스케르초 주제에 두 개의 트리올르 배치하고 있다. 메시앙은 “트리오가 2개 있는 스케르초”라고 이 악장을 설명했다. 끝 부분에서 `꽃'과 `동상'의 주제가 나타난다. ▲ 제5악장 : 별들의 피의 환희 전곡의 전반을 마무리짓는 힘찬 악장이며, ‘입상의 주제’를 중심으로 삼는다. 특정한 리듬의 주제가 역행 카논 상태로 짜여 있지만 직접 연주를 들으며 헤아리기는 어렵다. ‘엑스타시 속에서 외치는 소리' 같은 악장이다. ▲ 제6악장 : `사랑의 잠'의 정원 메시앙은 “사랑하는 두 연인은 `사랑의 잠'에 빠져 있다. 그들에게서 하나의 풍경이 펼쳐져 나온다. 그들을 에워싼 정원은 `트리스탄과 이졸데'다. 정원은 빛과 그림자, 나무와 새로 핀 꽃, 멜로디를 노래하는 밝은 빛깔의 새들로 가득 차 있다. 시간은 흘러가고 망각이 찾아온다. 연인들은 시간 바깥에 있다. 그들을 깨우지 말자.”라 말한다. 메시앙이 펼치는 새소리의 사실적인 묘사(피아노)가 그 배경에 끝까지 흐르다 끔처럼 사라진다. ▲ 제7악장 : 투랑갈릴라 2 고통과 죽음을 표현한다. 악장 끝 부분에서 같은 패시지가 뒷걸음치듯 나타나다가 마지막에 탐-탐의 강력한 타격에 의해 한꺼번에 운동을 멈추는 대목은 불길한 느낌이다. ▲ 제8악장 : 사랑의 전개 모든 주제가 다 등장한다. 특히 `사랑의 주제'가 큰 역할을 하며 다른 주제 사이에서 나타날 때마다 점점 더 길고 강하게 환희를 폭발시킨다. 메시앙에 따르면 “트리스탄-이졸데는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초월했고, 마침내 교향곡 전체의 클라이맥스에 이른다.”고 하였다. ▲ 제9악장 : 투랑갈릴라 3 첫 주제를 활용한 변주곡으로, 클라리넷과 오보에의 동양적인 주제로 시작한다. 각기 다른 종류의 갖가지 타악기의 리듬이 치밀하게 계산된 법칙을 따라 발전한다. ▲ 제10악장 : 피날레 `사랑의 주제'를 빠르게 변형시킨 제2주제가 이어진다. `사랑의 주제'는 코다에서 느리지만 의기양양하게 개가(凱歌)처럼 드높이 울려 퍼진다.
■ 감상 ● 전곡 (1:26:38) ▬ 제5악장 (6:16) 상단에 ▬ 제1악장 (2:58) 하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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