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세상이 열린다면
전창수 지음
미용실-개원(開院)
1
영혼 부풀린 책 속의 글뿌리, 깊게 흘러 넘쳐, 가장자리 섬세한 꿈결을 이룬다. 책상의 낡은 통로로 오래 묵은 생각이 배설(排泄)된다. 관 안 가득 자연 흐름 휴게실로 흐른다. 볕 뜨는 날마다 게워지는 아픔 뒤 기쁨 서성이는 행복이 소리 없는 축복을 행사한다. 관 안 가득 움츠린 사람들 종일 지쳐 비로소 마음의 문을 열고 자랑스럽게,
아들의 뒤를 밀어주는 아버지, 거품 부풀려 한 올 두 올 얽어가는 책냄새의 심심한 소리, 요란한 넘김 소리로 흘러내린다. 시간 따라 흐르는 이용자들의 걸죽한 입담, 때로 관을 메우고 절제된 휴게실 절제된 책장 절제된 하늘. 까르륵 소리와 함께 흘러 비워져가는 마음. 희망으로 들어찬 어둠이 내내 흐렸던 하루를 잠재운다.
2
소리 없이 아침이 들어찬다. 밤새 헤어진 빛깔 틀어 하루는 용용용 넘쳐 흐른다. 가득 찬 열람 가득, 한 주름의 숨결이 맑은 마음 주르륵 열람실로 흐른다. 한 줄기 밝은 빛줄기 맑게 비추어 아름다운 그 안,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은 조용하다. 밤새 움츠렸던 사람들 비로소 기지개를 켜면, 절망 뒤를 품은 슬픔 나누는 얼굴에 미소는 조금,
사라진 관 속의 글뿌리 흘러흘러 야위었던 시간이 채워져 간다. 흐르는 책들이 다시 일어서고 껄껄껄 걸죽한 웃음소리 소리없이 관 안 가득 번진다. 시간이 매만진 자리, 새로 쌓인 책들이 글뿌리에 실려나간다.
3
관 안의 비좁은 창가 겨우 비집고 힘차게 뻗은 하얀 빛줄기, 비로소 햇살을 인식할 때쯤 떠오른 아아 한 줄기 저 강한 마음.
햇살에 부풀은 책들이 힘찬 포효로 일어서고 있다
도서관-개관(開關)
1
영혼 부풀린 책 속의 글뿌리, 깊게 흘러 넘쳐, 가장자리 섬세한 꿈결을 이룬다. 책상의 낡은 통로로 오래 묵은 생각이 배설(排泄)된다. 관 안 가득 자연 흐름 휴게실로 흐른다. 볕 뜨는 날마다 게워지는 아픔 뒤 기쁨 서성이는 행복이 소리 없는 축복을 행사한다. 관 안 가득 움츠린 사람들 종일 지쳐 비로소 마음의 문을 열고 자랑스럽게,
아들의 뒤를 밀어주는 아버지, 거품 부풀려 한 올 두 올 얽어가는 책냄새의 심심한 소리, 요란한 넘김 소리로 흘러내린다. 시간 따라 흐르는 이용자들의 걸죽한 입담, 때로 관을 메우고 절제된 휴게실 절제된 책장 절제된 하늘. 까르륵 소리와 함께 흘러 비워져가는 마음. 희망으로 들어찬 어둠이 내내 흐렸던 하루를 잠재운다.
2
소리 없이 아침이 들어찬다. 밤새 헤어진 빛깔 틀어 하루는 용용용 넘쳐 흐른다. 가득 찬 열람 가득, 한 주름의 숨결이 맑은 마음 주르륵 열람실로 흐른다. 한 줄기 밝은 빛줄기 맑게 비추어 아름다운 그 안,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은 조용하다. 밤새 움츠렸던 사람들 비로소 기지개를 켜면, 절망 뒤를 품은 슬픔 나누는 얼굴에 미소는 조금,
사라진 관 속의 글뿌리 흘러흘러 야위었던 시간이 채워져 간다. 흐르는 책들이 다시 일어서고 껄껄껄 걸죽한 웃음소리 소리없이 관 안 가득 번진다. 시간이 매만진 자리, 새로 쌓인 책들이 글뿌리에 실려나간다.
3
관 안의 비좁은 창가 겨우 비집고 힘차게 뻗은 하얀 빛줄기, 비로소 햇살을 인식할 때쯤 떠오른 아아 한 줄기 저 강한 마음.
햇살에 부풀은 책들이 힘찬 포효로 일어서고 있다
목욕탕-개화(開花)
1
거품 부풀린 탕 속의 물뿌리, 깊게 흘러 넘쳐, 가장자리 섬세한 물결을 이룬다. 배관(配管)의 낡은 통로로 오래 묵은 때들이 배설(排泄)된다. 탕 안 가득 자연 향내 하수구로 흐른다. 동트는 날마다 게워지는 향내 뒤 아픔 서성이는 물살이 소리 없는 폭력을 행사한다. 탕 안 가득 움츠린 사람들 종일 지쳐 때묻은 마음의 문을 열고 자랑스럽게,
아들의 때를 밀어주는 아버지, 거품 부풀려 한 올 두 올 얽어가는 때타월의 심심한 액체, 요란한 방울 소리로 흘러내린다. 세월 따라 흐르는 어르신들의 걸죽한 입담, 탕 안 가득 메우고 절제된 수증기 절제된 온도 절제된 사랑. 까르륵 소리와 함께 흘러 비워져가는 마음. 창문으로 들어찬 어둠이 내내 흐렸던 하루를 잠재운다.
2
소리 없이 아침이 들어찬다. 밤새 헤어진 꼭지 틀어 새해는 콸콸콸 넘쳐 흐른다. 텅텅 빈 탕 안 가득, 한 주름의 물결이 맑은 마음 주르륵 배수구로 흐른다. 한 줄기 밝은 물줄기 맑게 비추어 아름다운 탕 안,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은 조용하다. 밤새 움츠렸던 사람들 비로소 기지개를 켜면, 희망 가득 안은 인사 나누는 얼굴에 미소 가득하다, 거품
사라진 탕 속의 물뿌리 흘러흘러 야위었던 시간이 채워져 간다. 흐르는 물결이 다시 일어서고 껄껄껄 걸죽한 웃음소리 절제되어 탕 안 가득 번진다. 세월이 매만진 자리, 새로 쌓인 때들이 물뿌리에 실려나간다.
3
탕 안의 비좁은 창가 겨우 비집고 힘차게 뻗은 하얀 빛줄기, 비로소 햇살을 인식할 때쯤 떠오른 아아 한 줄기 저 강한 마음.
물살에 부풀은 새해가 힘찬 포효로 일어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