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몇번이나 도서관에서 대출을 했다가 다 못읽고 반납하고, 또 빌리고 반납하고를 반복한 책이었다. 처음엔 신입목록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내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이야기를 읽으면서 작품을 함께 봐야지..하고 빌렸었고, 다음엔 한강이 추천한 소설로 유명해져서 다시 읽어봐야지..했던 책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책을 금방 읽는 내게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처음을 넘기기가 어려웠다. 왜그랬을까? 죽음으로 시작하는 부분이 나는 맘에 안들었나보다. 그런데 이제는 나의 상황이 달라졌고, 낭기열라를 믿게되었다. 그래서 더 빨리 몰입해서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이야기는 사랑과 이별, 용기와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단지 두 형제의 우애에 대한 이야긴가? 라는 의문이 있었으나 책장을 넘길수록 묵직하게 다가오는 무언가가 있었다. 처음 책이 너무 안읽혀서 유투브에서 읽어주는 이야기에 집중을 하다가 책과 함께 보다가 아예 책에 빠진 경우이다. 이렇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을 이제야 완독하게 되다니... 책장을 덮고도 여운이 깊게 남았다. 스코르판, 그 작은 소년은 늘 병약하고 두려움이 많았다. 기침 한 번에도 숨이 가빠오는 그에게 세상은 좁고 답답하다. 하지만 그런 스코르판에게는 무엇보다 든든한 존재, 형 요나탄이 있다. 그의 형 요나탄은 언제나 따뜻하고 용감했다. 요나탄은 동생을 “작은 사자”라고 부르며 언제나 다정하게 품어준다. 그 따뜻한 관계는 이미 이 이야기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했다. 사랑이란, 연민이 아니라 함께 견디는 힘이라는 것을. 곧 동생이 죽는다는 것을 아는 요나탄은 동생에게 죽은뒤에 굉장히 신나는 생활을 하게 될것이라고 말한다. 이 우주 어디엔가에 있는 머나먼 별나라 낭기열라로 가는거라고 말을 해준다. 그러던 어느 날, 스코르판의 집에 불이 나고, 요나탄은 동생을 구하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든다. 그는 동생을 등에 업은채 2층 창문에서 떨어져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는다. 죽음을 무릅쓴 형의 선택은 너무나 급작스럽고도 아름답다. 누군가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죽음조차 넘어서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며칠 뒤, 스쿠르판도 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러나 그는 요나탄이 말하던 낭기열라에서 다시 형을 만난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지는 세계. 낭기열라. 그곳은 죽은 자들이 가는 나라, 그러나 동시에 사랑이 계속되는 곳이다. 그곳은 초록빛 들판과 투명한 강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나라였다. 하지만 낭기열라에도 어둠이 있었다. 폭군 텡일과 그를 따르는 용 카틀라가 세상을 위협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그렇지 않으면 쓰레기와 다를 게 없기때문이라며 요나탄은 떠나고 스코르판은 스스로 형을 따르며 두형제는 그 악과 싸우며, 자유를 지키기 위한 여정에 오른다. 스코르판은 처음엔 두려웠다. 하지만 형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점점 용기를 배우고, 자신을 믿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스코르판은 단순한 ‘어린 동생’에서 ‘진짜 사자왕 형제’로 성장한다. 악에 맞서고, 고통을 견디고, 끝내 서로를 지키기 위해 또 한 번의 결단을 내린다. 아이들이 좋아할 요소가 괴물, 악당, 배신, 신의, 헌신, 정의 등이 뒤엉켜 대서사를 만들어낸다. 죽음의 1차 정착지인 낭기열라에서 다시 죽음을 맞이하여 낭길리마라는 곳을 향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낭길리마를 향할 때는 동생이 형을 업고 떠나는 상황으로 바뀐다. 두 형제의 마티아스 할아버지를 그리워하고 그의 품에서 살기를 원하며 낭길리마를 향한다. 죽음으로 되풀이되는 삶, 정의를 두려워하지 않는 행동으로 용기를 낼 수 있는 사자왕 형제가 아름다웠다. 책을 덮고서 한참동안 낭기열라를 떠올렸다. 그곳은 어쩌면,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이 여전히 살아 있는 마음속의 세계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기억 속에도 사랑은 사라지지 않고 다른 형태로 남아 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마음속에 하나의 낭기열라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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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헙 회장님~~ 저도 감상글 쓰러 왔는데 회장님 글이 있네요 ^^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