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정치는 아직도 어수선한데, 농업계는 충북대 철학과 윤구병 교수의 조기은퇴 및 변산공동체 귀농이래로 두 번이나 교육부장관을 지낸 안병영 장관의 강원도 고성으로의 귀농 그리고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장을 하면서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한 30년 농사꾼 유재흠 부안군 우리밀 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의 지난달(2024. 11.) ‘1%의 힘 농업안내서’ 발간 등으로 일취월장하고 있어서 이 나라의 서광을 보는 듯합니다. 저자는 1%의 국산밀이 방부제처리를 줄기차게 거부해온 여파로 99%의 수입밀이 동참하지 않을 수 없게한 실례를 본보기로 4%의 친환경 농업이 머지않아 96%의 관행농업을 돌변하게 할 것이라 관망하고 있습니다.
“나는 1992년 5월 부안군 하서면 노곡마을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30년 넘게 농사를 지었지만, 여전히 농사는 어렵습니다. 다만 농사를 통해 나는 삶을 좀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시작보다는 마무리가 중요하다는 것, 빨리 가기보다는 올바로 가야 한다는 것, 혼자 부자 되기보다는 여럿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1세기 후반에는 경상 · 전라 · 충남 지역까지 아열대 기후로 바뀔 것이라고 합니다. 농촌진흥청은 이미 망고 · 올리브 · 커피 등을 포함한 22종의 아열대 작물을 선발하여 농가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품종 개발의 목표는 기후 변화 대응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즉 여름의 고온과 가을 태풍에 잘 견딜 수 있는 벼 품종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제 밀은 전국 어디서나 2모작 재배가 가능해졌습니다. 겨울에도 얼어 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수는 일 년 내내 서 있어야 하므로 2020년 이후 배 · 사과 등 국민 과일의 조기 개화 현상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일찍 꽃이 핀 상태에서 서리를 맞으면 수정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고 결국 열매가 열리지 못합니다. 사과 한 알에 1만 원 하는 일들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먹거리 대부분은 스마트 팜에서 길러 낼 수 없는 식량 작물과 토양에 뿌리를 내려야 하는 채소와 과수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기후변화는 우리의 식량 체계를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의 국산 밀 자급률은 1퍼센트입니다. 2023년 생산량으로는 2.5퍼센트 정도 되지만 소비량은 1퍼센트 수준입니다. 우리밀 살리기 운동 본부에서 바구미 실험을 했습니다. 바구미는 곡류에 잘 생기는 대표적인 곤충입니다. 국산 밀가루에 들어간 바구미는 3일이 지나도 잘 살아 있었는데 수입 밀에 들어간 바구미는 모두 죽었습니다. 10년이 지나 같은 실험을 해 봤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국산 밀에서도 수입 밀에서도 모두 죽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수입 밀에서도 바구미가 죽지 않을 만큼 안전해졌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결과적으로 1퍼센트의 국산 밀이 99퍼센트의 수입 밀을 변화시킨 것이지요. 그리고 친환경 농업 인증 비율은 4퍼센트 수준에서 턱걸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환경 농업이 한국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이처럼 1퍼센트와 4퍼센트는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닙니다. 이미 친환경 농업적 방법들은 연구자들을 통해 농사의 기본적 매뉴얼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꿀팁으로 귀농을 했다면 밥과 김치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벼 · 배추 · 고추 · 참깨 · 마늘 농사나 감자 · 옥수수 농사도 잘 지어서 팔면 충분히 먹고살 수 있는 돈이 됩니다. 다만 어떤 작물을 선택하든 그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에 도달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농사는 무엇보다 몸을 쓰는 일입니다. 그래서 힘이 들지요. 뿐만아니라 농사는 상수보다 변수가 많은 분야입니다. 어쩌면 농사는 이런 변수들과 끊임없이 대결을 벌이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마침내 결실을 거두어 곳간에 들여놓거나, 팔아서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윽고 도달한 집에는 따뜻한 아랫목과 맛있는 밥 · 정다운 가족 · 한없는 성취감의 감동이 덤으로 놓여 있습니다. 그러니 힘들고 어려워도 포기하지 말고 최후의 깔딱고개를 넘어가길 바랍니다. 끝으로 지금 당장 분배 정의를 세우고 성장을 멈추는 국가 정책을 추진하고 생활 방식을 바꾸는 것은 엄청난 사회적 갈등을 불러올 수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한 세대가 준비할 수 있는 정도의 시간 동안 전 세대를 대상으로 지구와 함께 살기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자연과 지구를 배우고 소비와 순환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교육으로 농업만 한 것이 어디에 있을까요? 현생 인류 사피엔스의 역사가 10만년, 농업과 문명의 역사가 1만 2천 년입니다. 이제 그 문명의 최전성기이자 최후의 전성기가 될지 모르는 100년을 지나, 어쩌면 ‘그 결정적인 순간’이 10년쯤 남아 있을지 모릅니다. 인류가 이 위기를 극복하건 극복하지 못하고 멸망하건 그다음은 반드시 새로운 문명이 시작될 것입니다. 선택은 오로지 인간의 몫입니다. 그 선택과 결정의 시간이 조금 늦으면 지구가 인간을 멈추게 하지 않을까요?”
유재흠(부안군 우리밀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 저 ‘1%의 힘 농업안내서’(너머학교 펴냄) 중에서 -
“ 타샤 튜더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화작가다. 칼데곳 상을 수상한 작가이자 <비밀의 화원>과 <세라 이야기>의 일러스트를 그린 화가로, 지난 70여년간 100권이 넘는 그림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백악관의 크리스마스 카드나 엽서에도 사용되는 타샤의 그림은 미국인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녀는 독특한 라이프스타일로 더 유명하다. 91세(1915년 출생)의 나이에도 동화보다 더욱 동화 같은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버몬트 주 시골에 집을 짓고 30만평이나 되는 단지에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며 살고 있는 타샤는 손수 천을 짜서 옷을 만들고 염소젖으로 요구르트를 만든다. 19세기 생활을 좋아해서 골동품 옷을 입고 골동품 가구와 그릇을 쓰고 장작 스토브로 음식을 만든다. 우울하게 지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는 이 부지런한 할머니는 마리오네트 인형들을 만들어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을 공연하고 직접 키워 말린 허브를 끓여 오후의 티타임을 즐긴다. 타샤에게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 것은 정원 가꾸기다. 그녀의 정원은 18세기 영국식으로 꾸민 커티지(전원풍) 가든으로 일년 내내 꽃이지지 않는 ‘비밀의 화원’이다. 레몬빛 수선화 무리 속에서 흰색 돌능금꽃이 피는 5월이면 정원은 지상 낙원이 된다. 이곳에는 자연을 존중하고 삶을 사랑하는 타샤 튜더의 낙천성과 부지런함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타샤 튜더(동화작가) 외. ‘타샤의 정원’(윌북 펴냄) 중에서 -
“ 어싱이란 지구 표면과 우리 몸을 연결(땅과의 접촉)하는 것을 가리키는 그(클린턴 오버)의 용어로, 생체의 전기적 특성인 체내에서 전자의 이동 방식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접지는 인체 본연의 전기적 상태를 복원하고 유지시켜서 일상생활에서 최상의 건강상태로 활동할 수 있게 해준다. 태곳적부터 존재해온 자연적인 땅속 에너지는 최상의 항염증제이자 항노화제다.”
스티븐 T. 시나트라(미국 코네티컷 의과대학 교수) 외. ‘어싱’(히어나우시스템 펴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