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언소주 사설 탐정입니다.
오늘 함께 읽어볼 기사는 중앙일보의 사설, <국민연금 국내 투자 확대 결정, 독립성 지켜졌나>입니다.
시점을 한번 보시죠. 2026년 1월, 바야흐로 '코스피 5000 시대'입니다. 우리 증시가 단기간에 급성장하면서 국민연금이 들고 있는 국내 주식 가치가 엄청나게 불어났습니다. 그래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국내 주식 비중 목표를 조금 늘리고(14.4% → 14.9%), 기계적으로 주식을 내다 파는 '리밸런싱'을 잠시 멈추기로 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중앙일보는 제목부터 심상치 않죠? "독립성 지켜졌나"라고 묻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이 기사의 행간을 한번 뜯어보겠습니다.
1. 현상과 본질 : '시스템의 문제'인가 '대통령의 말'인가?
기사는 겉으로 보면 "국민연금의 장기적 수익성을 걱정하는 척" 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은 '연못'이고 연금은 '고래'인데, 국내 비중을 늘리면 나중에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논리죠. 경제학적으로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사설이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은 뒷부분에 숨어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연금도 (국내 주식 비중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게 핵심입니다. 중앙일보가 짠 프레임은 '관치(官治) 금융'입니다. "대통령이 한마디 하니까, 국민 노후 자금을 관리하는 기금운용위가 알아서 기었다"는 그림을 보여주고 싶은 겁니다.
본질은 무엇일까요? 코스피가 5000까지 갔습니다. 자산 가치가 폭등했는데, 예전에 정해둔 '비중(%)'을 지키겠다고 국민연금이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면 어떻게 될까요? 멀쩡한 상승장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됩니다. 시장이 무너지면 연금 수익률도 같이 떨어지죠. 즉, 이번 결정은 시장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응'일 가능성이 높은데, 언론은 이걸 '권력에 굴복한 비굴한 결정'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2. 논리적 허점 타격 : '기계적 중립'의 함정
합리적으로 한번 생각해 봅시다.
기사는 "장기 전략과는 반대 방향"이라고 비판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전략은 현실을 반영해야 전략입니다.
국내 주식시장이 쪼그라들 때는 비중을 줄이는 게 맞지만, 지금처럼 시장 규모가 커졌을 때(코스피 5000) 과거의 잣대만 들이대며 "무조건 해외로 나가라"고 하는 건 일종의 교조주의입니다.
비유를 하나 들어볼까요?
어떤 농부가 쌀 창고에 쌀을 10가마니만 채우기로 원칙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풍년이 들어서 20가마니가 생겼어요. 원칙을 지키려면 10가마니를 갖다 버려야 합니까? 아니면 창고를 늘려야 합니까?
지금 국민연금의 결정은 '창고를 조금 늘리자'는 겁니다. 그런데 언론은 "왜 처음에 세운 원칙(10가마니)을 어기냐, 농부(대통령) 눈치 본 거 아니냐"고 따지는 격이죠. 상황이 바뀌면 판단도 바뀌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3. 따끔한 지적 : 그러나, 빌미를 준 건 권력이다
그렇다고 제가 정부 편만 드느냐? 그건 아닙니다. 여기서 정부의 태도에 대해 쓴소리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작년 12월에 굳이 공개적으로 "국민연금 비중 고민해라"라고 말한 것, 이건 좀 아마추어 같았습니다.
대통령의 말은 천금같이 무거워야 합니다. 시장은 뉘앙스만으로도 요동치거든요. 기금운용위가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한 것처럼 보이게 뒀어야 하는데,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주는 모양새가 되니까 보수 언론에게 '연금의 정치 도구화'라는 아주 좋은 먹잇감을 던져준 꼴이 됐습니다.
"독립성이 지켜졌나?"라는 중앙일보의 질문, 뼈아픈 구석이 있습니다. 실제로 독립적이지 않았을 수도 있고, 독립적이었더라도 밖에서 보기엔 "시키니까 했네"라고 의심받기 딱 좋거든요. 이건 정치적으로 세련되지 못한 처사입니다.
4. 맺음말 : 언론의 '걱정'을 의심하라
정리해 보겠습니다.
중앙일보는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걱정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이재명 정부의 포퓰리즘이 연금을 망친다'는 공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반면 정부는 시장 상황에 대응한다는 명분은 있지만, 절차적 세련미가 부족해 공격의 빌미를 자초했습니다.
시민 여러분은 이것만 기억하십시오.
"국민연금은 국민의 것입니다."
언론이 '독립성'을 외칠 때, 그 독립성이 정말 국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기득권 카르텔이 정부의 간섭을 배제하고 자기들끼리 '머니 게임'을 하고 싶어서 외치는 것인지, 그 맥락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코스피 5000 시대, 숫자에 취하지 말고 그 이면의 '돈과 권력의 줄다리기'를 냉철하게 지켜보시길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S_4kcyGZd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