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프로님께서 상주 라이딩 관련하여 급하게 문자를 보내셨습니다.
뒤돌아 볼 겨를도 없이 일사천리로 입금과 인적사항을 보내고 나니 약간 걱정이 되었습니다.
의사샘께서 기브스를 풀면서 "아직 자전거 타기에는 무리입니다" 경고하셨거든요.
"어쩌나... 자연팀으로 변경한 후에 힘이 들면 버스를 타기로 하자..."마음을 굳혔습니다.
업다운이 심하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걱정반 설레임반으로 일찍 눈이 떠져 밥을 한가득 먹고 서울역을 향해 나섰습니다.
자전거 열차에 자전거를 맡기고 우리는 편안하게 약 4시간 30분을 수다도 떨고 잠도 자고...
기차 안에서 제공된 점심 도시락은 너무 훌륭해 배가 불렀지만 포도랑 사과도 먹고 음료수도 먹고 배가 빵빵합니다.
번짱님은 "운동은 쥐꼬리 만큼 하면서 먹기는 소꼬리 만큼 먹는다" 고 놀리십니다.
방송으로 "자전거 보험 드신 분은 마음껏 달리고 보험 들지 않은 분들은 안전 라이딩하라" 계속 주의를 줍니다.
에버그린님이 난초님과 베어맘님만 마음껏 달리시라고 놀립니다.
상주역에 도착하니 높으신 분께서 뭐라~뭐라~~환영 인사를 한 것 같았는데 별로 듣는 기색들이 없습니다.
치~즈 출발 인증 사진이 더 급해서 폼 잡기 바쁩니다.
준프로님이 라이딩 거리가 짧으니 베어맘을 버리고 가지는 않겠다고 약속을 하셔서 에라, 모르겠다...바람팀에 합류했고,
순이네 가족은 바람팀 코스로 자유 라이딩을 하기로 약속합니다.
스텝분들이 자유 라이딩은 책임지지 않겠다고 하셔서 우리는 모두들 "예~ 괜찮아요!!" 합창했습니다.
우리끼리 달리는 게 훨씬 잼있거든요.
상주역을 출발하니 "자전거 제일의 도시 상주" 라는 플래카드가 보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인사를 하고 길 가의 감나무가 주렁주렁 늘어져 있습니다.
실개천 뚝방길을 달리는데 고향의 냄새가 심해 코를 막고 싶었지만 자동차가 없어 신나게 달렸습니다.
병성교를 지나고 인공폭포까지 오르니 경천대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위가 경천대라고 합니다.
왜 말 동상이 있을까 궁금해서 검색해 보니 전설이 있더군요. 찾아 보시기를......
경천대는 하늘을 공경한다는 뜻이 있더군요.
채득기가 공부했던 정자에 앉아서 사진도 찍고....
부여의 낙화암처럼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내려보는 정자가 멋있었고, 우리는 예전에 강 바닥이었을 바위를 돌아 걸었습니다.
다시 라이딩을 시작해야 하는데 저 높은 곳에 매달린 잘 익은 홍시들이 준프로님과 송이님 발목을 잡았습니다.
두 분이 열심히 물병을 던져 홍시를 먹여 주겠다고 입을 벌리고 있으라고 합니다.
물통이 터지고 하다하다 포기할 즈음 드디어 준프로님이 홍시를 떨어뜨려 맛있게 한입 드셨습니다.
우리는 배꼽을 쥐고 웃었습니다.
우리 여자들은 성취감도 없는데다가 구차니즘과 경제 원리에 의거하여 하나 사먹지 그 고생을 안하거든요.
준프로님께서는 홍시 하나를 맞추지 못하셨으면 무척 섭섭하셨을 겁니다.
자전거 박물관은 바로 밑에 있었습니다.
가족 단위로 구경 온 사람들이 많더군요.
여기는 경천섬을 연결하는 다리 위입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시는 번짱님은 섬 한바퀴 돌아야 한다고.... 오솔길처럼 구불구불한 쪽길은 재미있더군요.
송이님은 꽃을 참 좋아하십니다. 사람을 크게 찍으면 코스모스를 볼 수가 없대요.
남성분들은 꽃을 좋아하고, 여자들은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엄청 큰 도남서원입니다.
상주보에서 물살을 보니 장관이더군요.
송이님은 물고기가 다리 위까지 뛰어 오를까....(잡으려고 기다리시려나...ㅎㅎ)
물고기가 있나 찾아보는 두 여자의 엉덩이가 웃겨서...
다시 자전거 도로를 달립니다.
상주는 자전거 도로가 널찍해서 바람이 많이 불어 흔들려도 걱정스럽지 않아 참 편했답니다.
일반 도로로 진입하기 전에 억새밭이 좌측에 보입니다.
준프로님께서는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지요. 꾸불꾸불 억새 속에서 달리는 거는 더욱 더 재미있습니다.
핑크언니는 식물학 박사님답게 억새와 갈대꽃이 어떻게 다른 지 설명하십니다.
모르는 식물이 없을 정도로 식물을 사랑하시고 아침저녁으로 베란다의 식물들에게 인사를 하십니다.
핑크언니네 베란다는 잘 꾸며진 화원이랍니다. 하기사...베란다에 몽땅 흙을 부어 배추밭을 만든 분도 보았습니다만...
다시 강을 따라 자전거 도로를 달리면서 주욱 늘어진 감나무들로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준프로님께서 경범죄에 걸리지 않고 무사히 귀경하셨음은 천만다행입니다.
단감 세개와 장두감 한개를 또 따셨지만 우리 모두 들킬까봐 조마조마 하면서 맛있게 먹었으니 공범자입니다.
막 딴 단감은 참 싱싱하고 아삭거리면서 달더군요. 모두들 나눠 먹었습니다. 훔친 단감은 맛이 있다!!!
북천야외음악당에서 감고을 행사가 있었는데 구경하러 줄줄이...
물건은 하나도 안사고 공짜 맛보기 먹기에 바쁩니다. 그 중 하이라이트는 곶감용 감을 두개씩 받아 오는 거...
난초님과 베어맘이 먼저 받고 준프로님,송이님, 핑크언니, 에버그린님 모두 곶감용 감에 눈둑 들이셨습니다.
저녁은 중앙시장 남천식당에서 2500원 짜리 시래기 해장국을 먹으려고 찾아 갔더니
이미 자전거 부대들이 와서 몽땅 먹어 버려서 재료가 떨어져 만들 수가 없다고 합니다. 아쉬워라~~~~
대신에 시장 안에 들어가 잔치국수와 칼국수를 먹었는데 송이님께서 사주셔서 잘 먹었습니다.
상주를 달리는 동안에 송이님께서 제 뒤를 따라 오시면서 챙겨주신 것을 몰랐는데 정말 고마왔습니다.
차도에서 달릴 때는 에버그린님이 뒷차를 막아 주셔서 감사했고요.
번짱님 애쓰셨고, 핑크언니와 난초님 함께 즐거웠습니다.
기브스를 풀고 혹시 라이딩에 문제가 있을까 약간 조심스러웠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고, 상주는 도로가 무척 편했답니다.
라이딩하면서 오랜만에 실컷 웃었고, 제주라이딩 다음으로 너무너무너무 즐거운 하루였답니다.
첫댓글 다음카페는 비공개인 상태에서 틈틈이 작성하여 완성이 되면 공개하는 기능이 없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비공개 목록을 만들어 조금씩 작성해 두었다가 이동시키는 것입니다.
낮에 사진만 올려두고 저녁 때 작성한 후 복사를 했더니 배꼽이 되어 목록 이동을 하였는데
혹시 사진이 없어지면 얘기해 주세요~~~
기억날 때 마다 메모해 두었다가 완성된 후 공개하는 기능이 있다면 참 편할텐데요.
다음 카페에 건의해 봐야겠어요.
상주 투어 잘 다녀오셨군요.
실감나게 함께 라이딩 한 기분이 드네요.
베어맘님 이젠 ,
이 가을을 놓치지 않고 즐겁게 알라 즐라해요.
기브스 풀고 첫 라이딩을 무사히 마쳤으니 이상없음을 증명했네요
요즘 피크 시즌이라 주말에는 팔당역에서 다 타지 못할 정도로 인파가 넘치는데
기차로 편안하게 다녀왔습니다
준프로님, 전국방방곡곡을 여행하게 이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때 그 곳에서의 느낌을 다시 상기시켜주는 베어맘의 후기는 저를 언제나 감동시킵니다.
함께한 순이네 가족 여러분! 감사합니다.
상주라이딩 여기 앉아서도 잘 다녀온 느낌입니다
순이네의 족들이 행복해 하셨을 모습 선합니다
깔끔하게 잘 관리된 도남서원, 청초로운 코스모스, 주렁주렁 빨갛게 메달린 감나무들, 억새풀, 먹음직 스럽게 깍아말리고 있는 곶감들, 이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베어맘님의 생생한 후기 덕분에 잠시나마 순이네 가족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