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건 : 한 턴만 더 지나면 자네가 약정한 4턴이 끝나네.
태평 : 그렇사옵니다, 주군.
왕건 : 희한하구먼..바람이 멎은 것 같네 그려. 조용하지 않은가?
비록 역풍은 아니지만 바람 또한 멎어버렸어.
태평 : 한 턴만 더 넘기면 하늘이 역풍을 주실 것이옵니다.
작게는 5분 정도, 그리고 하늘이 우리를 더 어여삐 보셨으면
안개가 걷힘과 함께 헬기에서 아템이 마구 떨어질 것이옵니다.
왕건 : 정말인가?
태평 : 바람이 아니오면 소인이 군령의 위엄을 농락한 죄로 자퍽을 하
겠사옵니다.
왕건 : 헉,,자퍽까지야.....
태평 : ^^..
[견훤 군영]
견훤 : 어떻게 된게야? 바람이 멈추었네. 이 무슨 조화인가?
최승우 : 안되겠사옵니다. 언덕위로 이동을 해야겠사옵니다.
견훤 : 무슨 소리를 하는 겐가? 언덕위로 이동하다니, 왜?
최승우 : 저들은 역풍을 기다리고 있었사옵니다.
이 위치에서 맞게 되면 각을 잃고 마옵니다...
견훤 : 이미 각을 다 잡아놓았는데...이동을 하면 되겠는가?
게다가 난 따블아템을 먹고 턴까지 넘겼어.
다음 차례에 따블 위성을 쏠 것이야.
최승우 : 순풍에선 무모하옵니다...폐하.....
[왕건 군영]
태평 : 하늘이 주군의 소원을 들었사옵니다.
보시오소서. 아래쪽의 풍향계를 보시오소서~..
왕건 : 오...그렇군 그래. 하지만 이 정도의 바람으로는.....
태평 : 곧 큰바람이 올 것이고 저들의 따블 아템 공격이 있을 것이옵
니다.
일단 앞이나 뒤로 이동해서 위치를 바꾸시고 각을 재정비하셔야 하옵
니다.
왕건 : 알겠네.
어느 덧, 안개가 걷히고 견훤의 턴으로 공격이 시작되는데..
견훤이 쏜 회심의 따블위성이 빗나가고 만다.
[견훤 군영]
견훤 : 아니.....이럴 수가 있는가? 왕건이가 뒤로 이동을 했어.
내 따블 위성이 빗나가고 말았어.....
최승우 : 폐하.....삽질 혹은 정확한 샷이 아니옵니다..
견훤 : 이럴 수는...이럴 수는 없는 일이야...
이어서 왕건과 태평의 샷이, 각각 견훤과 최승우에 명중하고.....
다급한 최승우는 팀피를 먹는다.
견훤 : ㅋㅋㅋ 고맙네. 최승우..
아무리 화력전이지만 게임은 이기고 봐야지...암.....ㅋㅋㅋㅋ
최승우 : 황송하옵니다. 폐하..^^
소인은 쉴드 2개와 이동아템이 더 있사옵니다.
다음 턴에 맨 뒤로 이동해서 실드를 쓸 것이옵니다.
폐하는 땅을 파고 숨으시오소서..
견훤 : 믿기지가 않는 구만. 그게 화력전 아템인가?
막템에서도 그렇게 사오지는 않아..
(바람바꾸는 아템을 사올 것을 그랬어...)
[왕건 군영]
태평 : ??? 저들이 팀피를 먹었사옵니다.
왕건 : 음..그러게 말일세..
태평 : 전 유도탄을 쏠 것이옵니다.
주군께서도 주저하지 마시고 방구탄을 쏘시옵소서..
왕건 : 아니될 말이야!
게임에 지는 한이 있어도 메너겜을 해야하네.
덩달아서 화력전을 어길 수는 없어.
태평 : 하오나..주군~..
왕건 : 반전탄에 멀미탄을 쏘지 않는 것이 다행이야..
저번엔 시작과 동시에..멥을 벨리로 바꾸지 않았는가?
이보게 태평..최선을 다해보세.
태평 : 예...주군..
최승우는 이동아템을 써서 뒤로 이동한 후 실드로 위기를 모면하고..
견훤은 땅을 파고 숨기 급급한데.....
뒤이어 왕건과 태평의 탄이 최승우의 정수리에 정확히 꼿힌다.
태평 : 참으로 엄청난 게임이었사옵니다.
왕건 : 바람을 읽은 자네의 공이 컸네.
자네의 미사일탱크는 랜탱에서나 가끔 나오는 슈탱보다도 든든하네.
아, 하늘이 참으로 자네같은 세컨을 나에게 보내주어
어떻게 보답을 해야할 지 모르겠네..
태평 : 과찬이시옵니다...
[해설]
태평이 빌려온 역풍! 그랬다. 포트리스 실록에 보면
이 당시 왕건의 팀이 얼마나 불리했는 가를 이렇게 적고 있다.
"게임이 시작되었을 때, 견훤팀이 바람을 마주보고 경사면에 탱크를
배치하여
불리함이 미리 예고되었었다. 다행히 안개가 낀 사이 태평이 역풍을
빌려와
태조가 화력으로 맞서니..당황한 저들이 화력전을 무시한 채,팀피를
쓰고..
팀킬에 자퍽을 하며 이성을 잃어..스스로 패하였다." 라고 되어있다.
이 때의 바람, 그렇다. 왕건은 틀림없이 역풍의 힘을 입어 팀피에 쉴
드까지 쓰는
견훤팀을 화력으로 대파할 수 있었던 것이다. 참고로 초반까지만 해
도 왕건은
수직샷을 쏠 줄 몰랐다고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람의 변화를 읽
고
각과 파워의 관계를 익혀 수직샷으로 마물할 수 있었다는 것을 미루
어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하여 왕건은 메너없는 견훤팀을 맞아 화력아템만으로 대승을
거두었다.
오늘 날 포트리스에서는 대기실에서 포앤 구한다는 글로 도배를 하는
가 하면
고의적으로 줄을 안서서 방을 깨거나 심지어 심한 욕설과 함께 렉을
거는 비인간적
행위가 난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x2game측에서는 신고
기능을 강화하였고
또 많은 유저들이 메너겜을 선호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
나...그러나......
신고기능도, 메너겜도 빈번한 "렉" 앞에서는 무기력할 수 밖에 없다.
만약, 왕건팀이 마지막 수직샷을 쏘기 직전에 렉으로 튕겨져 나갔다
고 상상해 보라.
그렇다면 결국, 메너 없던 견훤팀의 승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어쨌든, 이 날 메너겜으로 당당히 승리를 거둔 왕건의 경기는
오늘 날까지 모든 포트유저들이 익혀야할 표본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