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밤이 내게 왔다
식민지시대의 증조부부터 현대 화자에 이르는
총 사대에 걸친 이야기이다
화자가 희령의 천문대로 발령을 받아 할머니를 만나며
할머니를 통해 역사를 거슬러간다
백정의 딸인 증조모는 정신대를 피하여 병든 노모를
버리고 조부와 만나 개성으로 도망을 가고
결국 백정의 딸이 드러나며 파국과 아픔의 세월이
각을 세우며 역사속에서 물어뜯는 피비린내나는
여정이 시작된다
전쟁 중 쫓아오는 개를 두고 가며
"개는 개일 뿐이다" 라는 말과
피난길에서 마주한 전쟁고아를 두고 갈수 없다는
할머니를 증조모는 일어설 수 없도록 후려치고
일어나자 다시 길을 간다
"짐승만도 못한 삶, 우리는 사라져야 할 존재"라고
썼다
사라지기 위하여, 사라지지 못하는 인간들의 슬픔
전쟁중에는 말도 전쟁터에서 새끼를 낳는다
라고 했다 ---노자
할머니는 피난통에 초경을 한다
나는 소설 속의 인물들이 내가 오래전부터
아는 사람들 같았다
사세대의 배경에서 나는 삼세대로 들어갈 것이다
이소설을 쓰는 동안 작가는 눈물주머니에
들어가 있는 것만 같았다고 한다
그 고통과 눈물이 고스란하게 내게도 전해져서 전율했다
"전쟁 말 이미 일본은 패전의 기세가 역력했다
러시아가 파죽지세로 몰아가고 있었다
이에 미국은 선두권을 차지하고자 원폭을 투하한 것이다" -- 존 버거
정치권에서는 떠나있지만 원폭 투하에
관하여 여러장을 할애한 부분이 인상깊었다
근래 본 국내소설 중 단연 탑이라고 생각한다
황석영의 바리데기와 맛짱뜨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