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해충의 종류 및 발생추세
최근 채소재배방법의 다양화로 해충의 발생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비닐 하우스재배와 비닐멀칭은 해충발생에 여러 가지 이로운 점과 해로운 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지면적이 협소하여 매년 동일 지역에다 같은 작물을 재배하고, 같은 작물을 단지화 하기 때문에 해충의 발생과 피해는 점점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수입자율화 시책에 따라 세계각지에서 여러 가지 작물이 수입됨에 따라 외국으로부터 많은 해충들이 수입되는 작물에 묻어 들어올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질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주기적 약제살포로 인하여 잔류독성, 약제내성등의 문제점이 일부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와같이 채소해충의 발생양상이 변화되는 시기에 들어와 있으므로 앞으로 해충방제가 더욱 복잡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더군다나 앞으로는 점차 몸체가 큰 해충은 발생이 줄어드는 대신 1년에 여러번 발생하고 몸이 작은 응애류, 진딧물류, 가루이류, 총채벌레류 등과 같은 해충들의 발생이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조사된 채소해충의 종류는 무, 배추류에서 60여종, 고추, 가지, 토마토에서 50여종, 오이류에서 30여종, 파, 마늘, 앙파류에서 30여종이 조사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해충 모두가 매년 어느 곳에서나 문제되고 있지는 않지만 일단 발생이 되면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피해를 받게 된다.
또한 이어짓기로 토양에서 문제되는 해충과 선충의 발생 및 피해가 우려되며, 비닐하우스에서 계절없이 계속 작물을 재배하기 때문에 과거에 발생되지 않거나 남쪽에서만 발생하던 해충이 북쪽까지 대발생하는 경향이 있는 동시에 과거에 문제되던 해충이 발생은 줄고 새로운 해충들이 문제해충으로 등장하는 등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2. 가해 및 피해 형태
해충의 가해 및 피해는 해충의 종류, 발생량 또는 작물의 크기에 따라서 달라지나 대체적으로 해충의 입이나 모양에 따라서 달라진다. 크게 나누어 보면 나방의 애벌레와 같이 씹어먹는 것, 어린 작물을 잘라먹는 것, 침같은 입으로 작물체의 잎이나 줄기, 열매에 꽂아 즙액을 빨아먹는 것, 또 잎살 속이나 줄기 속을 파고 들어가 굴을 만들고 피해를 주는 것, 잎이나 새로 자라나는 가 지위에 벌레집을 만들어 피해를 주는 것, 잎이나 줄기에 알을 낳으면 알을 낳은 부위의 조직이 죽어서 피해를 주는 것, 뿌리혹선충과 같이 뿌리에 혹을 만들면 잔뿌리가 나오지 못하여 양분흡수를 못하므로 작물체가 자라지 못하게 하는 등 여러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가. 갉아먹어서 입는 피해
배추흰나비의 애벌레나 도둑나방과 같은 해충은 잎이나 줄기 또는 뿌리를 갉아먹어 작물체의 여러부분에 피해를 주므로 여러 가지로 먹은 형태에 따라 피해흔적이 남게 된다.
작물체으 내부로부터 가해를 하는 경우와 작물체의 외부로부터 가해를 하는 경우가 있으며, 외부의 피해는 어린싹, 잎, 꽃, 이삭, 과실, 줄기, 뿌리, 덩이줄기 등의 일부 또는 전부를 먹어버린다. 배추와 같이 잎이 넓은 작물의 경우는 잎끝부터 먹어들어가거나, 잎가운데서부터 구멍을 내고 먹어 상품가치를 떨어뜨리게 된다. 또 잎속으로 파고들어가는 굴파리류와 좀나방류 등은 잎속으로 들어가 굴을 파고 잎살만 먹어 겉에 표피만 남게 되는 피해를 심하게 준다. 특히 과채류의 경우는 열매 속으로 파고 들어가 열매를 떨어뜨리고 치명적인 피해를 주게 되며 일단 과실속으로 파고들어간 해충은 방제가 아주 어렵게 된다.
나. 즙액을 빨아 먹어 입는 피해
진딧물이나 노린재류와 같이 입이 침으로 되어 있는 해충은 직접 잎이나 줄기, 과실에 침을 밖고 즙액을 빨아먹어 잎이 오그라 들고 영양부족을 작물이 잘 자라지 못하게 되며, 간접적 피해로는 병든 작물에서 즙액을 빨아 먹을 때 바이러스 병독을 함께 빨아 먹기 때문에 해충의 입속에 있는 침샘에 바이러스 병독이 불어나고, 이들이 다른 건전한 식물의 즙액을 빨아 먹을 때 이 바이러스병독이 다른 작물의 체내로 들어가 병을 옮기는 역할을 하게 되므로 간접적인 피해를 끼치게 된다.
모든 채소류는 바이러스병의 발생이 많은 편인데 이중에는 해충에 의하여 전염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바이러스병을 방제하려면 먼저 해충의 발생을 막아야 하며, 특히 육묘시나 어린작물에 바이러스가 병에 잘 걸리므로 이때는 더욱 더 철저한 해충방제가 필요하다.
다. 입으로 갉아서 즙액이 나오면 빨아먹어 입는 피해
총채벌레류와 같이 갉아서 즙액이 나오면 빨아먹는 두가지 모양의 입을 가진 해충의 피해는 작물이 피해를 받으면 표면에 엽록소가 죽으므로 흰색의 반점이 생기고, 그 부위에는 세균이 번식하며, 검은 반점이 생기므로 잎이 오그라들고 상품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 해충의 피해로 잘 판단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 병에 의한 피해가 생리적인 장애로 판단될 수도 있다.
라. 알 낳은 작물부위의 피해
많은 해충은 작물체속에 알을 낳는다. 알을 낳을 때는 산란관으로 조직에 상처를 입히게 되므로 그 주의의 조직이 죽게 된다. 또한 잎, 가지 또는 줄기의 조직에 알을 낳으면 알이 물을 흡수하여 팽창하게 되고 그 부분이 부풀어 올라 알에서 어린 벌레가 깨어 나올 때는 껍질이 찢어져서 상처가 나게 되므로 조직이 죽게 된다.
또 과실에 알을 낳으면 과실에서 점액이 나와 과실이 기형으로 되고 상품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연한 줄기에 알을 낳으면 알을 낳은 부위의 상하에 둥글게 둘러서 상처가 생기므로 윗부분이 말라죽어 생장점이 죽게 된다.
마. 비정상적인 생장에 의한 피해
해충이 작물의 새순이나 꽃눈, 잎, 가지, 뿌리 등에 알을 낳고 알에서 깨어난 어린벌레는 외부 또는 조직속에서 생활을 하면 그 부분의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고 혹같은 모양의 벌레혹이 생긴다. 이 벌레혹은 해충에게 좋은 먹이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해충을 외부로부터 지켜주게 된다. 그러나 특히 뿌리혹이 생기면 잔뿌리가 없어서 양분흡수가 되지 않고 무와 같은 작물은 뿌리가 굵어지지 않으며 수량의 감소를 가져온다.
3. 해충과 작물병과의 관계
작물이 해충의 가해나 손상을 받으면 병을 전파하고 발생시키는 유인조건이 된다. 해충이 파고들어간 부위는 상처가 나므로 그 부위에 병원균이 묻으면 침입이 용이하게 된다.
또 해충이 작물의 병을 전염하는 전형적인 예로는 작물에게 무서운 각종 바이러스를 옮겨주는 것이다. 무, 배추의 모자이크병, 잎오갈병 등 각종 바이러스병은 진딧물류, 노린재류가 옮겨주고 있고, 최근에는 메뚜기나 잎벌레류와 같이 씹어먹는 입을 가진 해충도 병을 옮겨주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무, 배추의 무름병은 방아벌레류나 배추벼룩잎벌레의 가해한 부위로 쉽게 감염이 되고, 토양병해의 발생과 토양해충의 가해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근래에는 작물의 뿌리에 기생하는 선충류와 토양병 발생과 관계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또 오이, 참외의 잎을 가해하는 응애류도 식흔으로부터 탄저병균이 쉽게 침입되고 있으며, 이와같이 작물의 지상부의 상처로부터도 병원균의 침입이 쉽다. 따라서 많은 해충이 이동할 때는 병균을 옮기는 역할을 하게 된다.
즙액을 빨아먹는 입을 가진 깍지벌레류나 진딧물류는 먹고 배설한 물질에 그을음병균이 발생하면 잎이 까맣게 되고 탄소동화작용을 억제하며 수분의 증산작용을 저해하여 생육에 지장을 주는 등 병발생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해충의 철저한 방제는 곧 병을 방제하는 효과도 거두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