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ide the forest : 2024. 12. 7
누가 시켜서 하는 것 아니니..(?) 결론은 본인이 좋아서 하는 겁니다. 낙동정맥(洛東正脈), 백두대간 매봉산(천의봉) 줄기에서 시작해 부산 다대포 몰운대까지, 얼추 400km가 넘습니다.
잠이 덜 깬 듯, 비몽(非夢) 속에 삼수령에서 출정을 고했습니다. 여명의 새벽, 다 좋은 건 아닙니다. 칼바람이붑니다. 피할 틈조차 없는 바람의 언덕을 오르고 내리며. 매봉산(1303m) 정상석을 보고 왔습니다.
낙동정맥 시작점의 이정석(2024. 12. 7)
낙동정맥은 동해를 따라 남하하던 백두대간의 능선이 내륙으로 꺾이는 지점부터 시작합니다. 이곳이 동해, 서해, 남해로 흐르는 3대강의 분수계가 됩니다.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산경표가 말하는 우리 산줄기의 기본원리에 따라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낙동정맥은 동과 서를 가르고 남하합니다. 그림상으로는 우리한반도의 등뼈를 연상시키는 모습입니다.
동쪽 끝에는 동해바다가 있을 테지만 오늘 보이는 모습은 구름바다처럼 보입니다. 완만한 산세..? 아닙니다. 이곳의 해발고도가 1000m 정도이니 그렇게 보일 만도합니다.
1구간에서 만나는 구봉산(910m)과 대박등봉, 유령산(932.4m), 우보산(933m) 등등은 마치 작은 동산을 연상케 합니다. 높낮이 없이 다 고만 고만해보이니 좋습니다. 비몽(非夢)간에 걷기엔 딱..(?)
운탄고도(運炭高道)는 말 그대로 '석탄을 운반하던 높은 길‘을 말합니다. 숫자 1330은 강원도 정선에 있는 만항재(晩項)의 해발고도입니다. 지금은 순례-길처럼 된 이 길이 관광객들을 불러들입니다.
듣기에 참 좋은 이름, 외국의 높은 산들을 연상케 하면서 정맥-길을 걸으면서 만났던 예쁜 산-길 이름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통리역사 앞에선 대원들 모습(2024. 12. 7)
길 이름만큼이나 예쁘게 단장한 통리역 주변의 모습, 오늘 산행의 종착지입니다. 1구간은 짧습니다. 17km 정도..?
날이 춥고 바람마저 심해 제 트랭글 기록은 너무 여러 번 먹통이 되는 통에 정확한 체크 불가입니다. 선두와 후미 간 시간차 또한 깊었습니다. 역시 트랭글 따라가기 오류입니다.
하지만 햇살 좋은 오후는 따뜻했고 백두산악회 선배님의 깜짝 참여와 낙동정맥-길을 있겠다는 신규대원님들의 참여로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굳이 정맥-길 걷는 산-꾼의 속내를 들내지 않고도 이렇게 즐거운 산행 할 수 있음에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아마도 ‘비몽’은 잠에 취해서만은 아닐 거라는 느낌..(?)
나머지 산행 기록은 영상으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관심이 없으면 내가 걷는 길이 어떤길인지 무슨 의미를 갖는지 모르기 마련인데...
항상 유용한 정보와 함께 후기로 깔끔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ㅎㅎ 갈태님의 열정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