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부터 시작한다.
임자일주가 정재격을 놓았다. 그러면서 월상에 강한 무토 편관이 투출 하였으니 비교적 엄한 집안에서 하라는대로 공부하고 입시 준비하는 삶을 살 테지만 본인의 마음속에는 항상 자기 본연의 삶을 살고 싶은 욕구와 함께 따분한 일상 저편에 환상세계를 꿈꾸고 있다. 왜냐하면 연주에 겁재, 상관이 있으므로 멋진 어떤 우상을 동경하고 일탈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함부로 경거망동을 할 수는 없다. 편관이 겁재를 무계합으로 합해 버렸으므로 겁재가 합살 당하여 본인의 의지에 의한 파랑새 찾기는 마음 속에만 있지 현실화되지 못한다.
임자일주는 수기운의 왕지면서도 양인살을 놓았으므로 고집으로는 세계최강이지만 그 성격을 아주 친한 사람들만 알지 바운더리를 벗어나는 일반적인 관계에서는 오히려 남의 기분 잘 맞추고 눈치 빠른 사람으로 통한다. 하지만 임자일주를 조금 알고 친해진 사람들은 그 개인성향과 고집을 익히 알고 있다.
보통 비견겁재의 고집이라고 하면 이런 것이다. 아주 아주 개인적인 것이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 아군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적에게 대항하고 외부에 맞서 싸우는 류의 사회적인 고집이 아니라 내 마음이 이렇다고 하면 때려죽여도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고집이다. 예를 들어서 갖은 고생을 다해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공무원이 되고 주변의 축하까지 전부 받아 놨는데 몇년 일하다가 자기 마음에 안든다고 그 좋은 공직을 때려치우는 것이다. 친구와 가족들은 당연히 말리겠지만 내가 행복하지 않으니 나는 남들이 뭐라하든 때려치우고 내 인생을 살 거라는 식의 무대뽀식 고집이다. 주변인들 입장에서는 아주 답답스럽기 그지없다.
그러므로 이 사주팔자 구성에서는 임자일주의 겁재가 정재 오화와 자오충을 하면서 대립을 하고 있으면서 월상에 편관이 있으니 기본적으로는 편관의 극을 받아 현실에 타협하고 있지마는 언제든 본인의 고집을 한번씩 내세워 주변 사람들을 속터지고 답답하게 만드는 사람인 것이다. 물론 주변 사람들 입장이 그런 것이고 자기 자신은 내 인생 내 마음대로 살거라는 주권행사다.
대운의 흐름을 보면 15세 이전까지는 관성 운이다. 그러다가 15세를 넘어가면서 인성 대운으로 바뀐다. 부모 말을 아주 잘 듣는 착한 아이가 15세 이후에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고 특히 세운에서 수가 들어오거나 천간으로 갑을목이 들어와서 편관을 극하는 운세가 되면 조금씩 트러블이 생길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편관의 극이 워낙 무섭기 때문에 하라는 대로 얌전히 따르는 사람이다.
35세부터 비견겁재 대운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변한다. 이전까지 부모님 혹은 사회가 나에게 요구했던 것들에 대한 의문심이 생기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왜 굳이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남 뒤치닥꺼리나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온다. 그러면서 위치를 스스로 옮기려고 시도한다. 보통 남명에서는 사업을 벌이거나(혹은 투잡을 만들거나) 취미생활에 미친듯이 매진하거나 유흥을 즐기거나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거나 하는 식으로 자아를 실현하려고 한다. 여명에서는 자격증을 따거나 뒤늦게 공부를 해서 전문화된 업종으로 자신의 진로를 변경하는 식으로 자아를 실현하려고 한다.
일지가 겁재이니 애정운은 그리 좋지는 않다. 하지만 편관의 뿌리가 튼튼하고 이 사주구성에서 편관이 용신에 해당하므로 배우자는 능력있는 남자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태어난 시는 시지에 토를 놓을 수 있는 시가 좋다. 왜냐하면 지지에 자수, 오화, 묘목이 있는데다가 대운에서까지 유금이 들어오게 되면 자오묘유 왕지의 충이 발생하여 다사다난한 삶이 예상되기에 극단적인 수금목화의 충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토가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토기운이 있고 없고는 천지차이가 난다. 토는 극단적인 팽창과 수축을 다소 원만하게 만들어주는 완충제와도 같다. 그래서 토 없이 자오묘유 왕지로만 이루어진 사주는 감정기복이 심한 기분파가 되어 끼는 출중하지만 그 끼로 인하여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 화려하지만 내실없는 폭죽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연지에 상관이 있고 겁재가 있으므로 시지에는 정관보다는 편관이 좋다. 정관 축토를 놓게 되면 가끔 묘목이 축토를 극하고 자수 겁재가 축토를 (해)자축으로 합하여 수국 겁재로 만들기에 길한 정관을 합살하는 꼴이므로 좋지가 않다.
갑진시(오전 7시30분~9시30분)가 되면 진토와 묘목에 뿌리를 둔 갑목 식신이 편관을 제살하는 사주가 되는데 이렇게 되면 위험을 피하지 않고 스스로 위험 속으로 걸어 들어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아주 당차고 강한 성격으로 세상을 이겨나가는 여장군같은 성격이 되겠다.
경술시(오후 19시30분~21시30분)가 되면 편인 경금을 두게 되는데 이 때는 편관을 인성으로 살인상생하여 쓰는 것이므로 인내심이 좋으며 지혜가 뛰어난 사람이 되겠다.
남명이 되면 26세~45세 대운에 식신상관이 강하게 들어온다.
무토 편관을 관성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제살 함으로서 식신 제살의 공을 세우는 것이 좋으므로 태어난 시는 갑진시가 더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