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 이상 열가지 문을 풀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십현문 十玄門-
① 동시구족상응문(同時具足相應門):
제법(諸法)이 동시에 구족 원만하여 서로 조응(照應)하는 것,
② 광협자재무애문(廣狹自在無礙門),
고십현에서는 제장순잡구덕문(諸藏純雜具德門):
수행하는 데 일(一)·다(多)의 행이 서로 즉입(卽入)함을 말하며,
순일(純一)한 행 가운데 복잡한 행이 그대로 덕으로서 갖추어져 서로 구애받지 아니하는 것,
③ 일다상용부동문(一多相容不同門):
일과 다가 서로 융섭하여 장애가 없지만, 항상 각 자의 특징을 잃지 않고 그 본성을 유지하는 것,
④ 제법상즉자재문(諸法相卽自在門):
일과 다의 체(體)가 융통무애하여 다가 곧 일이고, 일이 곧 다인 것,
⑤ 은밀현료구성문(隱密顯了俱成門):
일과 다는 은밀하고 현묘하지만, 연기에 의하여 둘 사이에 선후가 없는 것,
⑥ 미세상용안립문(微細相容安立門):
일은 다를 함유하고 다는 일을 포용하여 일과 다가 파괴되지 않는 것,
⑦ 인다라망법계문(因陀羅網法界門):
일체, 즉 일과 다가 상즉 상입(相卽相入)하여 마치 인드라[因陀羅]의 그물에 달린
수많은 보주(寶珠)가 서로 그림자를 비추듯이, 서로 포용함이한이 없는 것,
⑧ 탁사현법생해문(託事顯法生解門):
차별적 사물[현상계]에 가탁하여 법[진리]을 나타내고,
사람으로 하여금 요해(了解)의 지(智)가 생기게 하는것.
현상계의 사물 그대로가 진리임을 가리킨다.
⑨ 십세격법이성문(十世隔法異成門)
세(世) 즉 시간의 관점에서 보아 일과 다의 상즉 상입을 밝히는 것.
과거·현재·미래의 3세에 또 각각 3세가 있어 9세가 되며,
9세는 상즉 상입하여일념(一念)이 된다. 9세에 일념이 더해져 10세가 된다.
⑩ 주반원명구덕문(主伴圓明具德門):
일체는 여래장심(如來藏心)을 그 본성으로 하여
이 마음 이외의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견해이다.
첫째 문 가운데 열 가지 뜻이 갖추어져 있다.
첫째 교법과 의의[敎義]를갖춤,
둘째 원리와 현상[理事],
셋째 대상과 지혜[境智],
넷째 실천과 지위[行位],
다섯째 원인과 결과[因果],
여섯째 의지와 주체[依正],
일곱째 본체와 작용[體用],
여덟째 사람과 법[人法],
아홉째 부정과 긍정[逆順],
열째 감응[應感]을 갖춤이다.”190)
190)『화엄경탐현기(華嚴經探玄記)』 권1 大35 p.123a28~b8.
이후 표원은 십문(十門)의 순서나 명칭은 법장의『탐현기』를 따르며,
그 내용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탐현기』와『화엄오교장』을 교차로
인용하거나 요약하여 인용하고 있다.
십문(十門)은 내용과 순서에 따라 고십현(古十玄)과 신십현(新十玄)으로
구분한다. 즉 법장은 『화엄오교장』에서는 스승인 지엄의 십현문을 그대로
따랐으나『탐현기』를 저술하면서 수정을 하였다. 그래서『탐현기』 이후에
보이는 십현설을 신십현(新十玄)이라 하고, 그 이전의 십현설을 고십현(古十玄)
이라고 부른다. 고십현에 속하는 것은
지엄(智儼)의 『십현문』과 『대방광불화엄경수현분제통지방궤
(大方廣佛華嚴經搜玄分齊通智方軌)』,
법장의 『화엄문의강목(華嚴文義綱目)』『화엄금사자장(華嚴金獅子章)』
『화엄일승교의분제장(華嚴一乘敎義分齊章)』이며,
법장의『탐현기』와 청량징관(淸凉澄觀)의『화엄경소(華嚴經疏)』등의
십현은 신십현이라고 한다.
신십현에서는 고십현의 제장순잡구덕문(諸藏純雜具德門)과
유심회전선성문(唯心迴轉善成門)을 광협자재무애문(廣狹自在無碍門)과
주반원명구덕문(主伴圓明具德門)으로 고쳤는데,
이는 사사무애연기를 이사무애로 혼동할까 염려해서였다. 그리고
고십현의 비밀은현구성문(秘密隱顯俱成門)은
은밀현료구성문(隱密顯了俱成門)으로 명칭을 바꾸었으나 그 내용은 같다.
이상의 열 가지 법은 동시에 상응하여 하나의 연기를 이루어 앞과 뒤,
처음과 끝과 같은 것들의 구별이 없으며,
하나를 따라 각각 나머지 모든 뜻이갖추어지니 섞여 있어도 잡스럽지 않아 연기의 궁극을 이룬다.
혜원스님은 “이 문은 총괄한 것이고,
뒤의 아홉 가지 문은 각론이다.”라고 하였다.191)
191)『간정기』권1 “이 때문에 이 문은 뒤 아홉 문의 총론이고,
是故此門, 爲後九門之總,
뒤 아홉 개는 이 문의각론이다.”
(卍3 p.591b17.後九, 是此一門之別.)
192) 대본에는 異이나『탐현기』에 따라 果로 교정함
193) 내용에 의해 如를 始로 교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