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도의 전문상담교사 대상 강의자료입니다. 심리학/상담학 전공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며, 조현병/조울증/우울증을 겪는 당사자/가족들에게도 상담이 무엇인지? 심리검사가 무엇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원고에서 빨간색 글씨는 당사자와 가족들도 꼭 알아야 할 내용들입니다.
부적응 학생 초기 면담 및 심리검사 활용 (배정규, 2010).hwp
부적응 학생 초기 면담 및 심리검사 활용
배정규(대구대학교 심리학과, jkbae@daegu.ac.kr)
본 글은 대구광역시교육청 중등교육과가 주최하는 전문상담(순회)교사 워크샵의 강의원고이다. 본 글에서는 부적응 학생에 대한 초기 면담의 방법을 간략히 개관하고, 그 과정에서 심리검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중점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본 글은 전문상담(순회) 교사를 대상으로 하기에 그들이 초기면담 기법 및 심리검사 활용에 관한 기본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을 것으로 전제하고, 그 활용 능력을 보다 심화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자 한다.
1. 부적응 학생에 대한 초기 면담
1) 부적응 학생의 개념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먼저 “부적응 학생”에 대한 개념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아래에 이규미(2004)의 설명을 인용하였다.
“학교부적응은 중도탈락, 학업중단과 연결된 개념으로 이해되곤 하는데 이 모두가 학교 내에서 시작되어 학교를 떠나는 데까지 연속된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학업중단이라 함은 이미 학교를 떠난 경우를 의미하고, 중도탈락의 개념으로 보면, 중도 탈락한 경우 뿐 아니라 중도탈락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잠재된 중도탈락 학생으로 나누어 생각하게 된다. 학교부적응은 중도탈락, 혹은 학업중단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나 학교 내에서 진행되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중도탈락보다 덜 심각한 상태로 이해되나 두 개의 개념에서 보면 선행적, 원인적 상태가 된다.”(이규미, 2004, p.230).
부적응 문제에 대한 관심의 필요성은 “학업중단 청소년이 중, 교교 전체 학생의 1.8% 수준으로 매년 6~7만명 정도 발생하고 있으며 2001년도 경우 15~19세 청소년 중 학교 밖에서 생활하고 있는 학업 중단 청소년은 전국적으로 약 82,531명으로 전체 학령기 청소년 인구(3,550,222명) 중 2.3%에 달한다.”(교육인적자원부, 2003, 이규미, 2004, p.228에서 재인용)는 사실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규미(2004)는 중·고등학교 교사가 지각한 학교 부적응 행동지표를 분석한 결과 6개 요인을 추출하였는데, 그것은 ① 수업 및 학업 관련 행동, ② 문제행동, ③ 교우관계, ④ 공격/적대적 행동, ⑤ 교사관계, ⑥ 우울반응이다. 이규미(2004)는 “이 요인들 중 우울반응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요인은 모두 유의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어서, 교사들이 지각한 학교부적응 행동은 각자 독립된 영역의 행동문제라기보다 전반적인 영역에서 상호관련성을 갖는 행동문제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이규미, 2004, p.238)라고 하였다.
한편 신현숙, 이경성, 이해경(2003)은 청소년 부적응 문제에 대한 부모평가와 청소년 평가를 비교하기 위하여 실시한 요인분석 결과 9개 요인을 추출하였는데, 그것은 ① 인터넷 중독문제, ② 비행, ③ 가족관계문제, ④ 섭식문제, ⑤ 공격성, ⑥ 학업문제 및 학교부적응, ⑦ 또래관계문제, ⑧ 진로문제, ⑨ 교사와의 관계문제이다.
이규미(2004)와 신현숙, 이경성, 이해경(2003)의 연구에서와 같이 무엇이 부적응 행동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으나, 크게 볼 때 부적응 문제는 외현화 문제(예로써 비행, 공격적 행동 등)와 내재화 문제(예로써 우울, 불안 등)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표면적으로는 동일한 외현화 문제 또는 내재화 문제라고 할지라도 그 원인은 다양할 수 있다. 예로써 무단결석을 일삼는 학생의 경우라 할지라도 그것은 반사회적 성격장애 때문일 수도 있고, 우울증의 결과일 수도 있으며, 빈곤한 가정경제의 결과일 수도 있다. 따라서 초기 면담을 통하여 부적응 행동의 양상 및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2) 초기 면담의 일반 원리
본 글에서는 초기 면담에 대하여 일반적인 서술은 최소화하고, 특히 유의하여야 할 점을 중점적으로 서술하고자 한다. 본 절의 내용 중 상당 부분은 Heiden과 Hersen이 저술하고 이영호(2001)가 번역한 「임상심리학 입문」의 7장(면접)의 내용과, 조용래(2000)와 박중규(2005)의 글을 저자들의 허락을 받아서 인용표시 없이 그대로 인용하거나, 요약하거나, 상담에 적합하게 수정하여 서술한 것이다.
① 초기면담의 일반적인 개념 및 목적
면담은 그 목적이 매우 다양하다. 상담에서 사용되는 면담은 다양한 유형의 면담 형태들 중 임상적 면담(clinical interview)에 해당한다. 임상적 면담은 크게 진단적(diagnostic) 면담과 치료적(therapeutic) 면담으로 구분된다. 진단적 면담은 정보수집에 초점을 둔 면담이며, 구체적으로는 의학적 진단을 위한 면담, 정신과적 진단을 위한 면담, 재활계획 수립을 위한 재활진단 면담 등이 있다. 치료적 면담은 치료자와 내담자 간의 촉진적 관계(rapport) 형성, 치료목표 달성을 위한 심리상담 또는 심리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면담이다.
면담은 심리상담 또는 심리치료가 진행되는 시기에 따라, 초기, 중기, 종결 면담으로 구분한다. 초기면담은 접수면담(intake interview)이라고도 하며, 가장 적절한 치료나 개입 방안을 권고하기 위하여 내담자의 문제와 관심을 평가한다. 흔히 병원, 외래 진료소, 개인 상담소 등 어떤 기관에서 사용되든지 간에 해당 기관에서 내담자의 욕구에 적합한 서비스가 가능하겠는지 탐색하며, 때로는 다른 전문기관으로 의뢰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서비스 기관의 행정적 절차 및 수납관계, 운영방침 등의 제반 사무업무도 포괄한다. 초기 상담자들은 자신의 기관이 전문적이며, 내담자의 욕구를 유능하게 다룰 수 있다는 희망과 신뢰를 심어줄 수 있어야 하며, 내담자와 촉진적 관계(rapport)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초기면담의 목적은 구체적으로 ① 상담관계의 형성, ② 상담의 구조화, ③ 정보수집 및 문제에 대한 이해, ④ 상담목표 및 상담계획 수립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각각에 대하여 보다 상세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① 상담관계는 목표합의, 과제합의, 정서적 유대의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② 상담의 구조화는 상담목표, 상담절차, 상담시간, 상담료, 상담자 역할, 내담자 역할 등을 구조화하는 것을 의미하며, 명시적 또는 암시적으로 이를 내담자에게 전달하여야 한다. 상담의 구조화와 관련하여 특히 유의할 점은 상담에 대한 잘못된 인식 바로잡기, 상담의 성격이나 상담자-내담자 역할을 명확히 하기, 상담기간, 상담횟수, 약속시간 등을 정하기, 비밀보장을 약속하고 그 한계를 설명하기 등을 초기에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③ 정보수집 및 문제에 대한 이해와 관련해서는 “왜 지금 상담자를 찾아왔는가?”, “현재의 어려움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언제부터 현재의 문제가 발생하였는가?”, “내담자의 성격 및 대인관계는 어떠한가?”, “성장배경 및 가족상황은 어떠한가?”와 같은 점들이 규명되어야 한다. 또한 현재의 문제와 관련된 내담자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심리검사를 활용하여야 한다. ④ 상담목표 및 상담계획 수립과 관련하여 유의할 점은 한 번에 한 가지 목표만 수립해야 하며, 목표달성 여부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상담목표 및 상담계획은 반드시 내담자의 자발적인 동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② 관계형성의 중요성
면담이 가능하려면 먼저 상담자와 내담자 간에 신뢰관계가 형성되어야 하며, 대화가 원활히 이루어져야 한다. 촉진적 관계(rapport)는 내담자가 면담에 적극 참여하도록 동기화시키며, 초기 면담뿐 아니라 후속 개입에서도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 간의 관계가 긍정적이라면, 각 개인은 전달하는 메시지를 보다 잘 받아들일 것이다. 긍정적 관계는 이완, 편안함, 신뢰, 존경, 조화, 온정 또는 심리적 안정성과 같은 느낌들로 특징지을 수 있다. 만약 관계가 부정적이라면, 자신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도 적을 것이며 이야기되고 있는 바를 기꺼이 신뢰할 마음가짐도 부족할 것이다. 부정적 관계는 적개심, 방어, 거북함, 불신, 경시, 부조화 혹은 심리적 위험 등의 느낌들로 특징지을 수 있다.
긍정적 관계는 수용과 이해를 바탕으로, 비판, 거절 혹은 보복을 가하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약속으로 인해 내담자로 하여금 방어와 왜곡을 최소화하면서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해준다. 면담에 참여하고자 하는 동기는,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들을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내담자가 갖게 되는 것으로부터 나올 수 있다.
상담자의 입장에서, 긍정적 관계는 그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지며 따라서 제안을 더 호소력 있고 효과적일 수 있도록 만든다. 좋은 관계는 또한 상담자를 내담자가 모방할 더 호감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좋은 관계의 또 다른 효과는 긍정적 분위기가 역조건형성(counterconditioning)의 맥락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불안에 반(反)하는 관계적 맥락에서, 보통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문제 및 상황을 논의하는 것은 앞으로 이러한 문제와 상황에 의한 불안의 유발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행동주의에서의 이완 및 둔감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역조건형성과 대단히 유사하다.
라포를 형성하기 위한 6가지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담자 자신과 내담자를 편안하게 해주어야 한다. 둘째, 내담자의 고통을 발견해서 공감적으로 반응한다. 셋째, 내담자의 통찰(병식) 수준을 평가하고 동맹관계를 형성한다. 넷째, 상담자의 전문성을 보여준다. 예로써, 심리적 장애에 대한 조망을 제공하고, 전문적 지식을 보여주며, 내담자의 뿌리 깊은 의심을 다루어주고, 희망을 제공해 준다. 다섯째, 내담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그를 인도하는 능력을 통해 치료자로서의 리더쉽을 보여준다. 여섯째, 치료 장면에서 역할의 균형을 유지한다. 즉 상담자는 공감적인 경청자, 전문가, 권위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내담자에게는 장애의 전달자,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 그리고 귀한 사람(VIP)의 역할을 부여한다.
③ “공감적 이해”란 무엇인가?
가장 좋은 상담자의 태도에 관해서는 로저스(Carl Rogers)의 견해가 일반적으로 채택되고 있다. 그는 치료자 또는 상담자의 진실성(genuineness), 무조건적 긍정적 관심(unconditional positive regard), 그리고 정확한 공감적 이해(accurate empathic understanding)가 치료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였다. 진실성이란 “상담자 자신의 내면과 일치하는 것을 내담자에게 전달하는 정도”를 의미하며, 무조건적 긍정적 관심은 수용(acceptance), 즉 “내담자의 가치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을 의미한다. 정확한 공감적 이해는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공감(empathy)이라는 용어로 표현되고 있다.
그런데 로저스는 왜 ‘공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공감적 이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는가?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로저스가 내담자 중심치료를 제안한 1950년대의 시대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그 당시는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정신분석치료가 성행하던 시대였고 모든 치료자 또는 상담자는 정신분석적 용어로써 자신의 개념을 표현해야 하던 시대였다. 당시 정신분석치료에서는 ‘치료자의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태도’를 중요시하였고 공감이 그러한 태도를 방해한다는 주장과 치료자가 ‘참여-관찰자’의 입장을 견지함으로써 그러한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주장이 대립되고 있었다(배정규, 1995). 아무튼 당시 정신분석치료에서 ‘공감’은 그다지 중요한 개념이 아니었으나 ‘이해(understanding)’는 치료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강조되고 있었다. 배정규(1995)는 로저스의 ‘공감적 이해’라는 용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Rogers의 이론이 정립되어 가던 시기인 1949년에 Porter는 이해를 진단적 이해와 치료적 이해로 구분하였다. 이때 진단적 이해란 내담자의 행동에 대한 지적인 기술(intellectualized descriptions)을 의미하며, 치료적 이해란 ‘내담자가 자신이 이해받고, 수용되고, 공감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상담자의 정서반응’을 의미한다. 이를 풀어서 설명하면 진단적 이해란 ‘내담자의 입장에서는 이해받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는 것(전달되지 않는 상담자의 반응)’이며, 치료적 이해란 ‘내담자의 입장에서 이해받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전달되는 상담자의 정서반응)’이다. 또 1962년에 Gendlin은 치료적 이해라는 용어와 공감적 이해라는 용어를 동의어로 사용하고 있다. 즉 Gendlin에게 있어서 공감적 이해라는 용어는 진단적 이해와 대비되는 용어이다. 당시의 이러한 용어들을 감안할 때 Rogers의 공감적 이해라는 용어는 Gendlin의 공감적 이해라는 용어와 동일한 용어일 가능성이 있다. 만일 그러하다면 이 용어는 진단적 이해(전달되지 않는 상담자의 반응)가 아닌 공감적 이해(전달되는 상담자의 정서반응)라는 의미이다......(중략)......공감적 이해라는 용어에 대한 저자의 결론은 이러하다. ‘내담자의 현상적인 경험을 똑같이 경험하는 것’이 ‘이해’이다. 공감적 이해(치료적 이해)와 진단적 이해는 이러한 속성을 공유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가 내담자에게 전달될 때 비로소 공감적 이해라고 할 수 있으며, 전달되지 않는다면 진단적 이해에 불과하다.”(배정규, 1995, p.329~330).
④ 경청이란 무엇인가? (자료출처: 이영호(역), 2001)
머리로 듣는 상담자와 감정으로 듣는 상담자를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부 상담자들은 주로 머리로 듣고 감정을 부인하며, 내담자가 말한 것에 관한 이성적 평가에만 주로 관심을 둔다. 이러한 상담자는 자신의 말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이 없을뿐더러, 내담자의 말이 그들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 역시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담자는 무엇을 듣게 되든지 자신의 내적 평화와 질서 정연함을 교란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하여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의 상담자는 그들 자신의 욕구에 맞고, 받아들일만한 범위 내에서 타인들과 관계를 형성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또 다른 비생산적 상담자는 자신의 머리를 지나치게 적게 쓰고, 거의 전적으로 느낌만을 가지고 듣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타인이 말하고 있는 바를 그들이 듣거나 평가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상담자는 자신과 내담자간의 대화를 방해하며 교란시킬 수 있다. 이 유형의 상담자는 갈등을 야기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건설적으로 사용되기 위해 남아있는 에너지가 적다. 내담자의 메시지는 잘못 해석될 수 있으며, 이는 주의를 내담자 말의 전체적인 맥락이나 의미에 두기보다는 주의해야할 사항이 있느냐 없느냐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경청하는 것은 자신의 믿음 중의 일부는 틀릴 수 있다는 사실에 직면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 가치 및 행동들에 마음을 열 것을 요구한다. 좋은 경청자가 되기 위해서 요구되는 자세들은 내면으로부터 우러나와야 한다. 즉 타인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경청이 가능하다. 진실하게 느껴지기 위해서는, 그렇게 되어야만 하고 그렇게 행동해야만 한다. 상담자와 내담자간에는 반드시 공감이 있어야 한다. 진정한 경청은 타인을 측은히 여기고 그들과 함께 경험을 나누고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임상적 면담에서의 좋은 경청에는 두 가지 기본적 원리가 있다. 첫째, 상담자는 비교적 이완되어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며, 둘째, 내담자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대화가 뜻하는 바는 동일한 단어가 개인 나름의 경험, 생각 및 지각에 따라 서로 다른 사람에게 서로 다른 것을 뜻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상담자와 내담자 모두는 그들 용어의 뜻을 명확히 정의 내려야하며, 그들이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경청은 내담자가 어떤 가능한 다른 방법에 의한 것 보다 더 깊은 자기-탐색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적극적 과정이다.
다음은 생산적인 경청자의 특징을 요약한 것이다. ① 반응하기에 앞서 내담자가 자신에 관해 말할 충분한 시간을 준다. ② 비록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될지라도, 내담자가 심각하게 말하고 있는 것을 그렇게 받아들인다. ③ 내담자에게 충분한 주의를 기울인다. 즉, 내담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 간단한 사무 처리를 한다든지 책상 위의 물건들을 재정리하지 않는다. ④ 때때로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 짓고, “음-”이라고 하면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 을 보여준다. ⑤ 필요하고 관련된 질문을 한다. ⑥ 내담자를 쳐다보고, 자주 눈을 맞추면서, 시계를 보는 것은 삼간다. ⑦ 내담자가 문제점을 피력할 때 가로막지 않고, 문제점에 관한 논쟁을 피하지 않는다. ⑧ 주제를 바꿈으로써 내담자의 문제나 호소를 기피하지 않는다. ⑨ 내담자가 할 말을 찾고, 고르고 있을 때 바로 받아 잇지 않을 만큼 충분히 인내한다. ⑩ 말하기 전에 생각하고, “즉각적” 충고를 피한다.
⑤ 진단적 면담을 위한 지침 (자료출처: 이영호(역), 2001)
진단적 면담에서는 다음의 간단한 몇 가지 지침을 지키는 것이 좋다.
첫째, 개방형 질문으로 면담을 시작하라. 내담자 자신의 말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하라. 그리고 폐쇄형 질문으로 그 간격을 보충하라.
둘째, 다음에 무엇을 물어볼까를 생각하는데 몰두하지 말라. 내담자에 대해 경청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내담자가 꺼내놓은 주제들을 따라가라. 그리고 정중하지만 확고한 태도로 모호한 언급들과 불일치들을 명료화하라.
셋째, 단순 명료한 질문을 고수하라. 즉 한 번에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만 물어라. 예컨대, “당신은 나이가 몇입니까, 그리고 결혼한 지 얼마나 됐습니까?”라는 식으로 두 개의 질문을 동시에 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
넷째, 반대 심문처럼 내담자에게 질문 공세를 하지 말라.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약 10초 정도)을 주어라. 초심 상담자들은 흔히 짧은 침묵에 대해서도 불편함을 느낀다. 그러나 침묵은, 내담자들로 하여금 세부사항을 기억하고 생각과 감정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상담자 또한 생각을 위한 시간을 가질 권리가 있다.
다섯째, 질문하는 동안 비언어적 단서들을 관찰하는 것을 학습하라. 내담자의 언행이 일치되지 않을 때, 내용보다는 감정적 색조를 신뢰하라. 예로써 말로는 불안하지 않다고 하면서도, 목소리가 떨리거나, 손을 떨고, 땀을 흘리며, 우는 소리를 할 수 있다. 이러한 불일치를 발견하면 이를 지적해주고, 내담자에 있어서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탐색하라. 또한 상담자 자신의 비언어적 행동들에도 유의하라.
여섯째, 내담자의 학력, 직업, 또는 어휘 표현으로부터 추측할 수 있는 내담자의 이해 수준에 맞는 적절한 언어를 사용하라. 내담자가 말하고 있는 것을 상담자가 이해했다는 것과 내담자가 상담자를 이해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하라. 내담자로부터 얻어진 정보를 요약하고, 정정을 요청하라. 또한 상담자가 이야기한 것을 내담자가 다시금 말해 보도록 하라.
일곱째, 면담이 다음의 중요한 질문들을 포함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라. “내담자가 왜 보다 이른 시기가 아닌 지금 오늘에야 찾아오게 되었는가?” 이것은 다급히 도움을 찾게 한 가장 절박한 문제들에 관한 정보를 얻도록 할 수 있다.
여덟째, 면담을 끝낼 때는 두 가지 중요한 과제들이 있다. ① 내담자가 정보를 더 보충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라. 예로써 “면담을 끝내기에 앞서, 제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다른 것이 있습니까?” 라고 물어 본다. ② 내담자에게 질문할 기회를 주어라. 예로써 “저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까?”라고 물어본다.
면담을 마칠 때, 내담자의 문제에 기여하는 모든 생물학적, 심리적 및 사회적 요인들에 관하여 명확히 이해하였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 보라. 면담이 완수되었을 때, 상담자는 개입을 계획하고, 문제 행동에 관한 설명을 제공하며, 문제에 개입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필히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3) 초기 면담과 특수 상황
① 초기면담과 위기개입
초기면담의 경우에도 위기개입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위기개입이란 생명의 위협과 같은 급박한 상황에서 시행되는 것으로 자살예방, 약물남용, 전화상담, 응급실, 가족폭력, 성폭력, 학교폭력 등의 응급상황에서 적용된다.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인 면담의 진행 원리(예로써, 올바른 질문하기, 경청하기 등)가 적용되지만, 침착하게 논지를 파악해야 하고, 빠른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 강조된다. 매우 지시적일 수 있으며, 상황의 치명적인 정도를 명석하게 판별할 수 있어야 하고(예로써, 자살의도, 복용한 약물의 치명성 판정), 구체적이고도 확고한 응급처치의 대안에 대해서도 숙지하고 있어야만 한다(예로써, 흉기를 치우도록 하기, 토하는 방법을 지시하기, 위험한 곳에서 한발 물러서있게 하기, 경찰 등에 전화하도록 하기 등).
자살예방은 위기개입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이다. 자살을 시도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실제로 죽고 싶어서 자살하는 경우도 있으나 다른 이유 때문에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예로써,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고, 망상이나 환각 때문에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조심해야 하는 경우는 내담자가 우울증에 걸려 있는 경우이다. 우울증에 걸려 있을 때, 흔히 우울증이 아주 심한 경우보다는 우울증이 다소 나았을 때(회복기)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자살의 가능성을 조심해야 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첫째, 환각이나 망상이 심한 경우. 둘째, 우울증에 걸렸다가 회복기에 있을 때. 즉 우울하던 사람이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 것으로 느껴지는 경우(즉, 주변 사람들이 내담자가 좋아진 것이라고 안심하고 내담자 걱정을 덜 하게 될 때). 셋째, 마지막 정리를 하는 것 같은 행동을 보일 때. 즉 사이가 안 좋았던 사람과 화해를 한다거나, 주변 사람들을 일일이 만나보러 다니는 것. 넷째, ‘죽겠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경우 등이다.
내담자의 자살을 예방하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살할 생각이 있는지를 직접적으로 물어 본다. 즉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가?’를 물어보고,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죽으려고 준비해 둔 것이 있는가?’를 물어 본다. 그리고 ‘죽고 싶은 생각이 들 때면 반드시 나하고 의논해 달라.’고 말해 둔다. 둘째, 자살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면 신속히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즉 확고한 지지를 제공하고, 내담자의 가족과 친지에게 내담자가 자살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린다. 셋째, 자살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면, 자살에 쓰일만한 물건들은 모두 치우고, 가족들이 내담자를 24시간 감시하도록 하거나, 응급입원을 시킨다.
② 초기면담과 특수집단
면담을 할 때, 특별한 주의를 요하는 몇 가지 부류의 내담자들이 있다. 여기에는 지능의 결함이 있는 집단, 공격적인 집단, 정신병 집단, 편집증 집단, 신체질환을 가진 집단, 그리고 통증을 보이는 집단 등이 해당된다. 지능의 결함이 있는 집단에게는 그들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질문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생색을 내거나 선심을 쓰는 듯한 말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들이 상담자의 질문을 이해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질문한 것을 다시 말해 보게 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다. 한편 상담자는 이들도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과 같은 욕구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집단은 혼란되어 있거나 동요되었을 때 보다는 충분히 진정되어 폭발했던 상황을 다룰 수 있을 때 면담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내담자가 공격성의 징조를 나타내면 경고하고, 눈에 띄게 동요되면 질문을 종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상담자는 내담자를 자극하지 않는 말로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필요하다면 안전 요원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심한 정신병 상태에 있는 내담자와의 면담은 어렵고 지루하기 쉽다. 이때 상담자는 내담자의 기괴한 증상들을 강화하거나 그것들에 대해 장시간 동안 토론하지 않고 증상에 관련된 자료들을 끌어내야 한다. 또한 내담자의 반응이 면담의 궤도를 이탈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하고 직접적인 질문이 효과적이며, 내담자가 빗나갈 때에는 자주 중단시켜야 한다.
망상을 보이는 편집증적 내담자와의 면담할 때는 상담자가 논리를 사용하여 내담자의 망상체계를 깨뜨리려는 시도는 내담자와 끝없는 논쟁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일반적으로 망상이 기괴할수록 내담자의 경험(지각, 감정)을 인정해 주면서 그 경험에 대한 해석이 그릇될 수 있음을 명확히 그리고 직접적으로 표현해 주어야 한다. 이때 그가 경험한 것은 인정하되 그것에 대한 해석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표현해 주어야 한다. 모든 편집증적 망상은 어느 정도의 진실을 포함한다. 따라서 상담자는 어디까지가 망상이며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를 결정하고자 하는 유혹을 받기 쉽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내담자에게 있어서 망상이 지니는 의미와 적응적 목적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또한 망상에 대한 집착이 건설적이고 통상적인 삶을 방해하고 있음을 동정적으로 이해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내담자가 치료계획의 적극적 참여자라는 느낌을 갖게 해 주어야 한다.
신체질환을 가진 집단의 경우에는 그들의 신체장애를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반면에, 신체장애로 인해 정신병리가 간과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적절한 균형이 요구된다. 한편 신체장애와 정신장애간의 상호 영향관계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심한 통증을 보이는 집단을 면담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이들은 자신의 통증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가능한 한 짧은 시간(예로써 15분) 이내에 집중적으로 면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한 번의 면담으로 충분치 않다면,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번에 걸쳐 면담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③ 정신의학적 면담
정신의학적 면담은 정신질환의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면담이다. 주요 문제(본인 또는 주변 사람들이 호소하는 정신과적 증상), 현 병력(발병부터 현재까지의 병의 경과), 개인력(임신부터 현재까지의 개인의 성장과정), 가족력(조부모, 부모, 본인의 형제, 본인의 배우자, 자녀에 관한 사항) 등을 평가한다. 특히 초기면담에서는 반드시 정신상태검사(Mental Status Examination: MSE)를 행한다. 이는 면담과정에서 관찰되는 내담자 또는 내담자의 말과 행동을 통하여 정신과적 증상이 관찰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하여 전반적인 모습과 행동, 언어, 감정과 기분, 사고 내용, 인지와 감각기능 등에 특이한 점이 없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간단한 질문들을 하고, 이를 근거로 증상의 유무를 판단한다.
4) 상담자 자신의 특성과 관련된 유의사항
다음은 면담 시에 상담자 자신의 문제로 겪을 수 있는 어려움 또는 착각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기술하였다.
① 상담자의 정신건강
상담자는 자신의 정신건강 혹은 안녕감에 비례하여 내담자를 이해하고 경청할 수 있다. 상담자가 에너지를 자신의 신경증에 대처하기 위해 쏟을 필요가 없을 때, 그 에너지는 내담자를 위해 사용될 수 있다. 상담자의 자기개념이 비합리적일수록, 상담자는 더욱 자신과 연루된 관점에서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상담자가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생각을 가지고 듣고 있을 때,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없다.
② 내담자에게 초점 맞추기
때때로 상담자는 자신의 개인적 불안, 갈등 및 소망이 건드려지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충동을 느낀다. 이 충동은 내담자에 관한 논의에 초점을 맞추고, 면담과 대화간의 중요한 차이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에 가장 반(反)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비록 문제 상황이 유사하게 보인다 할지라도, 상담자가 내담자와 함께 개인적 경험들을 자세히 이야기하는 것은 좋은 면담의 실제가 아니다. 내담자는 두 상황간의 차이를 보려는 경향이 있으며, 상담자의 해결방법이 도움이 되거나 적절할 수 있는지에 관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상담자의 자기공개는 내담자가 궁금해 하는 만큼, 즉 내담자의 기대와 욕구에 부합되는 정도만 공개해야 한다. 상담자가 자신의 기분이나 욕구 때문에 자기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면 안 된다.
③ 정확한 단어의 사용
상담자가 면담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구체적 단어들이 특별히 중요하다. 상담자와 내담자가 같은 단어에 대하여 서로 다른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예로써 “어리다”는 단어에 대하여 한 사람은 “귀엽다”는 의미로 또 다른 사람은 “유치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따라서 내담자가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를 상담자가 자기 식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그 의미가 다소 모호하다고 느껴지면, 내담자에게 다른 단어를 사용해서 달리 표현해 주도록 요청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상담자가 사용한 단어를 내담자가 제대로 받아들였는지를 이해하기 위하여 상담자가 말한 의미를 내담자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물어보아야 한다.
④ 반응잠재기
상담자와 내담자 간의 상호작용에서 반응시간 잠재기(reaction time latency)가 필요하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말한 후 그들이 반응하기에 앞서 분명히 몇 초간의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이것은 그들이 내담자의 말을 가로막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실하게 전달해주며 또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정리할 시간이 있다는 안도감을 내담자에게 제공해 준다. 내담자가 이야기하는 동안 상담자는 그들이 할 말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그렇게 하는 것은 내담자가 아니라 상담자가 자신에게 열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⑤ 침묵에 대한 반응
상담자는 침묵에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내담자에게 이야기 한 바를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러나 만약 침묵이 속박이나 직면과 관련된다면, 상담자가 침묵을 깨고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 좋다. 상담자가 직면의 방식으로 내담자가 말하기를 계속 기다리는 것은 대화를 진전시키거나 긍정적인 관계를 촉진시키지 않는다. 즉 깊이 생각하거나 자기-표현을 위해 고심할 수 있는 시간을 내담자에게 허용하는 것과 무의미한 지루한 침묵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무의미한 침묵은 상담자가 깨트려야 한다.
2. 심리검사의 활용
본 글에서는 심리검사 전반을 다루기보다는 부적응 학생의 문제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몇몇 심리검사의 활용방법을 소개할 것이다. 또한 T점수의 개념을 소개할 것이다. 그 이유는 객관적 심리검사의 결과는 T점수로 제시되기 때문에 심리검사를 사용하려면 그 개념을 반드시 이해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1) 어떤 검사를 사용할 것인가?
부적응 학생의 문제는 표면적인 문제행동이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하더라도 심층적인 원인은 학생마다 서로 다를 수 있다. 표면적인 문제행동도 얼핏 보이는 표면적인 문제와 그 이면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층을 이루고 있다. 예로써 표면적으로는 무기력, 무의욕, 우울 등의 양상을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분노가, 그 이면에는 성격적인 특성이, 그 이면에는 자존심 손상이, 그 이면에는 건강한 성격요소가 자리 잡고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부적응과 관련하여 심리검사를 활용할 경우 그 목적이 무엇인지에 따라 MMPI와 같은 진단적 검사를 활용할 수도 있고 MBTI와 같은 비진단적 검사를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진로탐색검사와 같은 흥미검사를 활용할 수도 있고, 지능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심리검사를 종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아무런 심리검사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필자의 견해로는 진단적 검사로는 성격평가질문지(Personality Assessment Inventory: PAI)와 다면적 인성검사(Minnesota Multiphasic Pesonality Inventory: MMPI)가 부적응 학생을 상담하려는 전문상담(순회)교사에게 유용하리라 생각된다. PAI는 총 34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11개 임상척도(① 신체적 호소, ② 불안, ③ 불안관련장애, ④ 우울, ⑤ 조증, ⑥ 망상, ⑦ 정신분열병, ⑧ 경계선적 특징, ⑨ 반사회적 특징, ⑩ 알코올 문제, ⑪ 약물사용), 5개의 치료고려척도(① 공격성, ② 자살관념, ③ 스트레스, ④ 비지지, ⑤ 치료거부), 2개의 대인관계척도(① 지배성, ② 온정성), 그리고 4개의 타당성 척도(① 비일관성, ② 저빈도, ③ 부정적 인상, ④ 긍정적 인상)로 구성되어 있다. PAI는 요인분석에 입각하여 척도를 구성하였기에 해석방법이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즉 점수가 높으면 척도명칭에 해당하는 특성이 많은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중·고등학생의 경우 김영환 등(2006)이 개발한 청소년 성격평가 질문지(PAI-A)를 사용하면 된다.
MMPI의 경우 PAI에 비하여 해석법이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으나, 보다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개발된 MMPI-2와 MMPI-A(청소년용 MMPI)는 10개의 기본 임상척도 외에도 요인분석, 내용분석 등을 통하여 개발된 보충척도들이 많아서 이전보다 더욱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또한 MMPI-2와 MMPI-A의 보충척도들은 해석방법이 간명하다는 장점이 있다. MMPI-2와 MMPI-A의 10개의 기본 임상척도는 그 해석방식이 MMPI와 동일하다.
필자의 견해로는 비진단적 검사 중에서는 문장완성검사(Sentence Completion Test: SCT), MBTI 성격유형검사, Holland의 RIASEC(Realistic, Investigative, Artistic, Social, Enterprising, Conventional) 이론에 입각한 진로탐색검사 등이 부적응 학생을 상담하려는 전문상담(순회) 교사에게 유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SCT 해석은 내용영역별 해석, 특이반응(idiosyncratic response) 해석, 반복적인 표현(단어 또는 문장) 해석을 중심으로 한다. SCT는 본 원고의 부록으로 첨부하였다. 최근에는 SSCT(the Sacks Sentence Completion Test)가 국내에서 재표준화되어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 검사는 기본 4개 영역(가족, 성, 자기 개념, 대인관계)을 세분화하여 총 15개 영역으로 내용을 분류하고, 각 영역에 대해 피검자가 보이는 손상의 정도에 따라 0, 1, 2점으로 평가하여 결과를 수치화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필자는 PAI 또는 MMPI 등의 진단적 성격검사를 사용할 때 SCT를 반드시 같이 사용하도록 권하는데, 그 이유는 PAI 또는 MMPI를 통하여 내담자가 어떤 심리적 문제(예로써 우울, 불안, 분노 등)를 지니고 있는지를 알 수는 있지만 무슨 이유로 그러한 심리적 문제를 겪고 있는지 그 내용을 알 수는 없는데, 종종 SCT가 그 내용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또한 상담자는 SCT 상의 내담자의 응답에 관하여 내담자에게 그렇게 응답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어봄으로써 상담을 촉진시키는 재료로 SCT를 활용할 수도 있다.
MBTI 성격유형검사와 Holland의 RIASEC 이론에 입각한 진로탐색검사는 자신의 성격에 대한 내담자의 흥미를 촉진시킴으로써 내담자의 상담동기를 강화시키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내담자 성격의 긍정적 측면을 확인하는 용도, 그리고 진로상담을 위한 촉매제로서의 용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검사들을 사용할 때는 검사 결과에만 의존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이 검사들은 검사이론 자체를 내담자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스스로 생각할 때 자신이 어떤 유형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어보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 결과 내담자가 판단한 자신의 성격특성과 검사결과가 일치하는지 또는 불일치하는지 살펴봐야 하며, 만일 불일치할 경우 그 이유를 상담자와 내담자가 함께 탐색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외에도 많은 검사들이 있다. 학지사, 한국가이던스, 시그마프레스, 마음사랑, 교육과학사 등 심리검사를 판매하는 기관들이 많으며, 이 기관들은 최근 인터넷 상으로 검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즉시 출력할 수 있도록 하는 심리검사 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기관들이 제공하는 유료검사 외에도 노동부 고용촉진공단 사이트에 접속하면 다양한 직업적성검사 및 흥미검사를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또한 「심리척도 핸드북 I, II」(고려대학교 부설 행동과학연구소, 1998, 2000)에는 심리학 관련 논문의 부록에 수록된 심리척도들이 제시되어 있다.
2) T점수의 의미
T점수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유는 모든 심리검사 결과는 T점수로 제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리검사 해석자는 원점수와 T점수 간의 관련성을 알아야 하며, 정상분포곡선수표를 사용하여 T점수에 해당하는 백분위를 구할 줄 알아야 한다.
원점수(raw scores)는 개인간(interpersonal) 비교와 개인내(intrapersonal) 비교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개인간 또는 개인내 비교를 하고자 한다면 원점수를 표준점수(standard scores)로 전환하여야 한다. 표준점수는 z점수(z scores)라고도 한다. 표준점수 또는 z점수란 집단의 평균이 0, 표준편차가 1인 정규분포곡선(z분포)을 사용하여, 집단 내에서의 개인의 상대적인 위치를 알려주는 수치이다. 원점수로부터 표준점수를 구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z=(Xi-M)/SD, 즉 “z점수=(원점수-집단평균점수)/표준편차”이다. 표준점수 또는 z점수는 개인의 상대적인 위치를 알려주는 가장 정확한 수치이지만 소수점으로 표현됨으로 사용하기에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심리검사는 z점수를 대신하여 T점수(T scores)를 사용한다. T점수는 z점수에 임의의 표준편차를 곱하고, 임의의 평균을 더하여, 사용하기에 편리한 수치로 전환시킨 것이다. z점수를 T점수로 전환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T=(z점수*임의의 표준편차값) + 임의의 평균값. 이때 능력검사(지능검사 및 적성검사)의 경우에는 표준편차를 15, 평균은 100으로 전환하고, 성격검사의 경우에는 표준편차를 10, 평균은 50으로 전환하는 것이 약속된 관행이다. 따라서 z점수를 T점수로 전환하는 공식은 능력검사(지능검사 및 적성검사)의 경우에는 T=(z*15)+100, 또는 T=【(Xi-M)/SD】*15 + 100 이고, 성격검사의 경우 T=(z*10)+50, 또는 T=【(Xi-M)/SD】*10 + 50 이다.
간혹 결과를 백분위 점수(percentile scores)로 제시하는 심리검사가 있다. 백분위 점수는 표준화집단에서 특정 원점수 이하에 떨어지는 사례의 비율이다. 백분위 점수는 정상분포곡선수표 상에서 z점수에 해당하는 면적의 비율을 찾아서 구하면 된다. 백분위 점수는 계산이 쉽고 통계를 잘 모르는 사람도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중앙치 부근의 원점수 차이는 과장되는 반면 양극단의 원점수 차이는 축소된다. 따라서 백분위 점수는 착각을 주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백분위 점수로 결과를 제시하는 심리검사의 경우, 백분위 점수만이 아니라 반드시 T점수도 함께 제시해 주어야 한다.
3) 지능검사와 관련된 유의사항
① 지능지수(Intelligence Quotient: IQ)의 개념
과거의 IQ 개념은 정신연령 IQ의 개념이었다. 정신연령 IQ = 100×MA(정신연령)/CA(실제연령)로 계산하였다. 그러나 이 개념은 1960년을 끝으로 폐기되었다. 정신연령 IQ의 개념이 폐기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MA(정신연령: 지능검사에서의 수행성적)는 고정되어 있는데 비하여, CA(실제연령)는 계속 증가함으로 결국 정신연령 IQ가 수치상으로 낮아지게 되는 불합리한 점이 있다. 둘째, 연령집단 간의 비교가 불가능하다. 즉, IQ가 같다고 하더라도(예로써, 110) 연령이 서로 다를 경우(예로써, 10세 아동과 15세 아동) 그 의미가 서로 다르므로 상호 비교가 불가능하다.
현재의 IQ 개념은 편차(deviation) IQ의 개념이다. 이 개념은 Wechsler가 제안하였는데, 동일 연령 집단의 수행에 관한 정규분포(nomal distribution) 상에서 각 개인의 이탈의 정도를 표준점수(z score)로 수치화한 것이다. Wechsler는 1939년 Wechsler-Bellevue검사 제작 시에 이를 사용하였다. 편차 IQ = (Xi - X)/SD×15 + 100으로 계산한다. 즉 IQ는 평균이 100이고, 1SD(표준편차 1)가 15로 규정되어 있다. 참고로 보자면 100±1SD = 68.3%, 100±2SD = 95.4%, 100±3SD = 99.7%이다.
② 집단용 지능검사와 ‘인물화에 의한 간편지능검사’ 사용시의 유의점
집단용 지능검사에 의한 지능지수는 임상진단에서는 인정되지 않는다. 임상진단에서는 Binet 또는 Wechsler 계열의 개인용 지능검사의 결과만 인정한다. 따라서 집단용 지능검사는 개인용 지능검사를 받아봐야 할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선별검사(screening test)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인물화에 의한 간편지능검사’가 학교장면에서 종종 사용되고 있다. 인물화검사(DAP: Drawing-A-Person)는 Goodnough가 1926년에 지능검사 용도로 개발하였던 것을 Mackover(1949)가 투사적 성격검사로 사용하기 시작하여, 오늘날에는 지능검사 용도보다는 투사적 성격검사 용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2년 김재은 등이 Harris(1963)의 검사를 재표준화하여, 3~12세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간편지능검사로 사용하고 있다. 유의할 점은 ‘인물화에 의한 간편지능검사’에서 산출되는 수치를 IQ가 아니라, DQ(Drawing Quotient)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이것이 IQ의 전범위를 포괄하지 못하며, 단지 일부 영역(사람에 대한 시각적 표상능력과 시각운동 협응능력)의 능력만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검사를 지능검사의 대용해서는 안 되며, 만일 사용한다면 선별검사 정도의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
③ 사회성숙도 검사(Social Maurity Scale: SMS)
지능검사와 관련하여 SMS를 설명하는 이유는 정신지체 감정 시에는 IQ만이 아니라 사회성 지수(Social Quotient: SQ)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두 가지 지표 모두에서 T점수 70미만의 점수가 나올 때만 정신지체로 판정한다. SMS는 바인랜드 사회성숙도 검사(Vineland Social Maurity Scale) 1판(1935년), 2판(1936년), 3판(1947년), 4판(1964년), 5판(1965년) 중 5판(1965년판)을 김승국과 김옥기(1985)가 재표준화하여 중앙적성출판사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 검사는 12개 영역에 걸친 총 116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12개 영역은 자조기술, 의사소통기술, 대인관계기술의 사회화, 이동, 자기관리, 작업기술, 경제적 활동, 신경운동발달, 개인적 책임, 사회적 책임, 정서적 적응, 건강이다. 이 검사는 하한연령(basal age)과 상한연령(seiling age) 사이의 문항만 평정하도록 되어 있으며, 부모평정 또는 교사평정으로 평정하도록 되어 있다. 평정점수를 근거로 사회연령(social age)을 구하고, 그 다음 사회성지수(SQ: Social Quotient)를 구하도록 되어 있다. 사회성지수를 구하는 공식은 정신연령 IQ를 구하는 공식과 같은 원리이다. 즉 SQ=【사회연령(개월수)/실제연령(개월수)】* 100 이다.
아동에 대한 정신지체 진단을 내리려면 아동의 사회적응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정신지체를 감별할 목적으로 SMS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유의할 점은 SMS는 평정용 검사이므로 평정자의 관점을 반영한다는 점이다. 즉 실제 아동의 사회성은 많이 부족한데도 부모는 그것을 높게 평정하기도 하고, 반대로 실제 아동의 사회성이 뛰어나지만 부모는 그것을 낮게 평정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 검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아동 또는 청소년의 사회성을 판단할 때 평정결과가 실제와 부합되는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4) 심리검사의 오용과 남용
심리검사는 사람들이 필요에 의하여 만들고 사용하는 일종의 제품 또는 상품이라는 속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활용하고자 하는 목적에 적합한 제품을 잘 선택하고, 용도에 맞게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심리검사는 자칫 오용되거나 남용될 수 있다. 부적응 학생은 이미 많은 상처를 경험한 상태라고 볼 때, 심리검사가 자칫 그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심리검사를 교사 또는 학교가 일방적으로 학생을 판단하는 도구로 사용할 때 심리검사의 오용 또는 남용 가능성은 증가한다. 심리검사는 가급적 일방적인 판단의 도구이기보다는 상담을 촉진하는 양방향적 의사소통의 도구로 활용하여야 한다. 즉 심리검사를 실시할 때부터 어떤 검사가 필요할지 내담자와 충분히 협의하고, 검사결과를 내담자에게 설명하고, 검사결과가 타당한지 아닌지를 내담자와 함께 검토하는 방식으로 심리검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효율적인 상담실 운영
본 절의 목적은 ‘부적응 학생’ 및 ‘심리검사’와 관련하여 상담실의 기능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 주제는 ‘상담실 기능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하는 점과 관련이 있다. 부적응 학생 상담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치게 강조될 경우 상담실의 존재 이유가 잘못 설정될 수 있다. 즉 주변 환경에 대하여 자신의 존재 이유를 강력히 부각시킬 수 없는 소극적 생존목표에 머물 수 있다. 상담실은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가? 지금까지의 상담실은 일반적으로 학교행정가들이 문제학생으로 분류한 학생을 업무대상으로 해왔다. 따라서 학교행정가의 욕구에 부응했을지는 몰라도 전체 학생과 학부모의 욕구에는 거의 기여한 바가 없다. 따라서 상담실이 그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아래의 표 1에 2004년도 한 해 동안 한국청소년상담원에서 어떤 문제들을 상담하였는지를 제시하였는데, 이를 통하여 현재 청소년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표 1. 청소년들의 상담내용(개인/전화)과 실적(2004. 1. 1 ~ 2004. 12. 31)
첫댓글 글 소중히 모셔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