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준의 선제골을 지켜낸 한국이 태국에 1-0 승리를 거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새 역사를 썼다.
국가대표팀은 27일 밤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 수파찰라사이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친전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전반 5분 일찌감치 터진 석현준(FC포르투)의 선제골을 통해 얻은 우위를 끝까지 지켜냈다.
이번 승리로 국가대표팀은 지난해 9월 3일 라오스전부터 이어진 무실점 승리 기록을 8경기로 늘렸다. 이전까지 이 부문 공동 1위는 1978년 함흥철 감독 시절과 1989년 이회택 감독 시절 세운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였다. 슈틸리케호는 24일 레바논전에 이어 태국전에서도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이 부문 단독 1위에 올랐다.
최다 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 부문에서도 단독 1위가 됐다. 지난해 8월 동아시안컵 북한전에서 0-0으로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9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레바논전 무실점으로 1970년 한홍기 감독 시절의 8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과 타이를 이뤘던 슈틸리케호는 이번 태국전을 통해 새 기록을 썼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레바논전 선발 명단에서 기성용(스완지시티)을 제외한 10명의 선수를 바꿔 태국전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선수기용 역시 새로웠다. 석현준(FC포르투)을 원톱에 놓고, 기존 원톱 자원인 이정협(울산현대)은 오른쪽 윙어로 세웠다.
왼쪽 윙어로는 남태희(레퀴야SC)가 섰고, 기성용은 석현준의 바로 뒤에 자리해 전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맡았다. 중원에는 정우영(충칭리판)과 고명진(알라이안), 포백에는 박주호(보루시아도르트문트), 김영권(광저우에버그란데),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김창수(전북현대)가 섰고, 골키퍼는 김승규(빗셀고베)가 맡았다.
한국은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5분 고명진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뺏어낸 후 석현준에게 스루패스를 연결했고, 석현준의 강한 오른발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빠른 시간에 골이 터지면서 한국은 보다 효율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오른쪽 풀백 김창수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에 이어 석현준의 신장을 활용한 공격에 힘썼다. 남태희 역시 개인기 돌파에 이은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전반 31분에는 남태희가 페널티박스 왼쪽 꼭짓점 부근에서 크로스를 올려 이정협의 머리로 연결됐지만, 공은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8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중앙 수비 2명을 교체했다. 김영권과 홍정호가 나오고 곽태휘(알힐랄)와 김기희(상하이선화)가 투입됐다. 후반전 시작 직후 기성용의 스루패스에 이어 석현준이 다시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석현준의 왼발 슛은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내내 고전했던 태국은 선수 교체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태국은 적극적이고 거친 플레이로 몇 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후반 초반 동안 태국이 분위기를 타며 한국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12분 태국의 코너킥에 이은 슈팅은 김승규가 골라인 통과 직전 잡아냈다.
위기를 넘긴 한국은 다시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18분에는 이정협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강한 슈팅을 했으나 골키퍼에게 막혔고, 튀어나온 공을 중앙에서 뛰어든 기성용이 다시 한 번 슈팅했으나 골대를 넘겼다. 후반 20분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 정우영을 빼고, 주세종(FC서울), 한국영(카타르SC)를 투입했다.
후반 24분에는 또 한 번의 위기가 있었다. 태국의 싸랏 유엔이 골문 정면에서 순간적으로 한국 수비진을 따돌리며 슈팅을 했다. 김승규가 넘어지며 손을 뻗어 간신히 선방해냈다. 연속 무실점 신기록을 놓칠 뻔한 한국으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이었다. 이후 한국은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과 황의조(성남FC)의 투입으로 공격진에 변화를 줬으나, 추가골을 성공시키지는 못했다.
<KEB하나은행 후원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 1-0 태국
득점: 석현준(전5)
출전선수: 김승규(GK)-박주호, 김영권(HT 곽태휘), 홍정호(HT 김기희), 김창수-정우영(후22 한국영), 고명진, 기성용(후20 주세종), 남태희 -석현준(후41 황의조), 이정협(후25 이청용)
글=권태정
사진=FApho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