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사 38〔其三十八〕
해부루는 바위 옮겨 금와를 얻었고 夫婁轉石得金蛙
태백산의 햇빛은 유화를 비추었네 太白日光映柳花
알 속에서 기이한 남자아이 나오더니 卵中忽出奇男子
일곱 살에 백발백중 버들잎 꿰뚫었네 七歲穿楊百不差
동부여(東扶餘)의 해부루(解夫婁)는 늙어서도 아들이 없자 산천에 제사를 지내 후사를 달라 기도하였다. 곤연(鯤淵)에 이르렀을 때 큰 바위를 보고는 사람을 시켜 옮기자 금빛을 띤 개구리 모양의 어린아이가 있었다. 기뻐하며 데리고 와 아이를 길렀는데, 이름을 금와(金蛙)라고 하였다. 금와는 하백(河伯)의 딸 유화(柳花)를 태백산(太白山) 남쪽 우발수(優渤水)에서 만났는데, 햇빛이 유화를 비추더니 임신이 되어 큰 알을 낳았다. 한 남자아이가 그 알을 깨고 나왔다. 남자아이는 7세가 되자 스스로 활과 화살을 만들었으며 활을 쏘았다 하면 백발백중이었다. 부여의 풍속에 활을 잘 쏘는 것을 주몽(朱蒙)이라 불렀기 때문에 이 아이의 이름을 ‘주몽’이라고 하였다. 우발수는 영변(寧邊)에 있다.
[주1] 버들잎 꿰뚫었네 : 원문은 ‘穿楊’으로, 활을 매우 잘 쏘는 것을 이른다. 전국 시대 초楚나라에 양유기養由基라는 자가 있었는데, 활을 매우 잘 쏘아서 백 보 밖에서도 버들잎을 쏘면 백발백중이었다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史記 卷4 周本紀》 《戰國策 卷2 西周策》
[주2] 큰 바위를 보고는 : 《삼국사기》에 따르면 해부루가 곤연(鯤淵)이라는 곳에 이르렀을 때 해부루가 탄 말이 큰 바위를 보고 눈물을 흘리기에 이상하게 여겨 바위를 옮기도록 하였다고 한다. 《三國史記 卷13 高句麗本紀 始祖 東明聖王》
[주3] 금와는 …… 낳았다 : 삼국사기에 따르면 해부루의 뒤를 이어 왕이 된 금와가 태백산 남쪽 우발수에서 한 여자를 만나 내력을 묻자, 그 여자는 자신이 하백의 딸 유화로, 아우들과 나와 놀고 있을 때 자칭 천제天帝의 아들이라는 해모수란 자에게 유혹되어 몸을 허락하였는데, 이후 해모수는 떠나서 돌아오지 않고 부모는 중매도 없이 남에게 몸을 허락하였다 하여 우발수에 귀양살이를 보냈다고 하였다. 금와가 이상히 여겨 여자를 집에 가두자 햇빛이 여자를 따라다니며 비추더니 얼마 뒤 그 여자는 닷 되들이만 한 큰 알을 낳았다. 금와가 불길하다 하여 그 알을 개와 돼지에게 주었으나 모두 먹지 않았고, 길에 버려도 소와 말이 피해갔으며, 들에 버리자 새가 와서 날개로 품어주었다. 다시 그 알을 깨려 하였으나 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어미에게 도로 주었는데, 얼마 뒤 한 사내아이가 껍데기를 깨뜨리고 나왔다고 한다. 이 아이가 바로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이다. 《三國史記 卷13 高句麗本紀 始祖 東明聖王》
[주4] 주몽(朱蒙) : 고구려의 시조로, 성은 고씨(高氏)이고 주몽은 휘(諱)이다. 추모(鄒牟), 중해(衆解)라고도 한다. 아버지는 북부여의 해모수(解慕漱)이며 어머니는 하백(河伯)의 딸 유화(柳花)이다. 재위 19년째 되던 해 9월에 40세의 나이로 죽었다. 시호는 동명성왕(東明聖王)이다. 《三國史記 卷13 高句麗本紀 始祖 東明聖王》
출전 : 한국고전번역원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이상아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