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7 신풍령-백암봉-향적봉 (2003.7.26)
코스: 신풍령(05:35)-갈미봉(07:00)-대봉(07:33)-지봉(08:56)-횡경재(09:47)-귀봉(10:45)-백암봉(11:25)-중봉(13:00)-향적봉(13:27)-백련사(14:50)-삼공리(16:05)
산행시간 10시간 30분, 이정표 거리 21.5Km
돈: 동서울-무주 고속도로비 왕복 16,000원, 인삼랜드 우동 7,000원, 홍삼 2,000원, 삼공리-신풍령 트럭 15,000원, 신풍령 맥주 4,000원, 삼공리 대학찰옥수수 1,500원 계 45,500원 (뇌물 빼고)
토요일 새벽 1시 서울을 출발, 중부고속도를 타고 금산 인삼랜드휴게소에서 아침으로 우동을 먹고 무주IC를 나와 삼공리 입구를 지나서 신풍령휴게소에 왔다. 5-6명의 산꾼이 아침을 해먹는다고 왔다갔다, 잠시 차에서 눈을 부치고 있는데, 승합차 한 대 와서는 남녀 한 무데기를 내려 놓는다. 모두들 우리와 반대인 덕산재 방향이다.
전날 비가 무지 왔는지 도로는 아직 젖어 있고, 구름이 산을 싸고 있어 산에 들을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래도 가야한다. 일찍 출발할수록 일찍 도착한다. 날이 새었다. 휴게소 관리인이 쓰레기를 태우면서 접근금지령을 내린다. 빈 깨스통을 많이 버려져 있단다.
신풍령
05:35 차에서 내려 휴게소 뒤 계단을 밟고 신풍령으로 오른다. 갑자기 뒤에서 총쏘는 소리가 난다-깨스통이 터지는 소리 일게다. 정자하나 서있고, 고개마루에 수령(秀嶺)이라 쓴 돌비석이 서있다. KTF중계시설을 지나 계속 오름이 이어진다. 누군가 한사람 비온 후 어제 밤 또는 아침 일찍 내려왔나 보다. 나뭇잎과 풀들은 짙은 안개로 인해 잔뜩 물을 머금었기에 지나면서 스틱으로 나무 가지들을 미리 흔드는데 싸리나무는 장마비처럼 물을 퍼붓는다. 06:00 1,039m봉에 오른후 길은 약간 내리막이고 이후 평탄하게 이어진다.
신풍령
06:10 첫째 이정표가 나온다. 신풍령 1Km, 횡경재3거리 6.8Km, 송계3거리 11Km를 가르킨다. 신풍령-송계3거리가 12Km 라는데, 이 이정표에 오류가 있나보다. 다음 이정표는 11Km이니.... 계속 내리막길인데, 새소리 정겹게 울어댄다. 분명 우리의 산행을 환영하는 소리 일 것이다. 다시 오르막이 시작되고,
06:23 헬기장을 지난다. 서서히 오르막으로 그리고 이어지는 깔딱. 06:40 봉 같은 곳에 도착 후에도 길은 계속 오름으로 이어진다.
첫번째 이정표
갈미봉(1,210.5m)
07:00 갈미봉에 도착했다. 이정표에는 신풍령 2.6Km, 송계3거리 8.4Km를 가르킨다. 물과 간식을 꺼내 먹는다. 이후 길은 내리막이 계속된다.
07:18 안부에 닿은 후 오름이 시작된다. 안부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07:28 작은 봉에 닿았다. 그리고 길은 계속 오르기만 한다.
대봉 (1,263m)
07:33 대봉에 올랐다. 이정표가 서있고, 앞에 월음령과 지봉 2개의 봉이 하나는 얕고 다른 하나는 높게 구름 속에 모습을 보인다. 우측의 중봉과 향적봉은 구름에 가려 보일 듯 말 듯... 잠시 휴식을 취하며 토마토를 나누었다. 길은 약간 왼쪽으로 꺾여져 내려가는데, 무성한 풀이 길을 메우고 밤새 뿌려진 안개이슬로 풀과 나무에 머금은 물이 온몸을 적시어 온다. 양말이 축축해 온다. 스틱으로 아무리 앞의 물을 털어내도 한계가 있다. 바지며 상의가 완전히 젖었고, 등산화는 어느덧 물이 끌적거려 버걱댄다.
08:13 월음령을 지나면서 길은 계속 오름이다. 야생화는 한창 피어 꽃밭을 만들었고....까치수영, 하늘나리, 동자꽃 등이 적보라의 싸리꽃을 배경으로 함폭의 수채화처럼 피어있다.
지봉(못봉)(1,342.7m)
08:56 못봉에 닿았다. 이정표는 신풍령 6.1Km, 송계3거리 4.9Km를 가르킨다. 잠시 휴식을 취한후 행진을 계속한다. 헬기장이다. 그리고 09:23 지봉 안부에 닿았다. 이정표가 요란스럽다. 오수자굴, 지봉, 송계3거리, 횡경재의 방향과 거리가 적혀있다.
지봉(못봉)
09:47 횡경재(1,260m) 에왔다. 지봉 2.3Km, 향적봉 5.3Km이고 삿갓골대피소까지 13.6Km이다. 오르막길을 오르면서 처음 2사람 산꾼을 만났다. 나이가 든 분들 같은데 삿갓재대피소에서 출발했단다. 햇빛이 나왔다 구름이 끼었다 반복한다. 이제 슬슬 날이 개일라나 ?
횡경재
10:10 헬기장을 지난다. 다시 주변은 야생화 꽃밭. 휴대전화에서 "삑-" 하는 경보임이 나서 보니 밧데리 표시가 들락날락, 얼른 휴대폰 전원을 껏다. 습기를 잔뜩 먹은 것 같다. 잠시 후 다시 전원을 켜니 감감소식. 배낭주머니에 넣고 마르기를 기도한다. 10:45 봉에 올랐다. 아무런 표식이 없는데 지도를 본 결과 귀봉이 틀림없다.
하늘은 햇빛을 내려 쏘는데 또 한패의 젊은 사람들이 몰려온다. 용추계곡에서 올라 왔단다.
헬기장 주변 꽃
귀봉
백암봉(송계3거리)(1,503m)
11:25 송계3거리에 올랐다. 우측은 중봉 방향이고, 왼쪽 내리막길은 남덕유산으로 가는 길이다. 향적봉-남덕유산은 지난 2월 종주를 했다. 향적봉 2Km, 남덕유산 12.8Km이다. 우린 여기에 자리를 펴고 앉아, 등산화를 벗고 물을 빼낸 후 양말을 벗어 쥐어짠다. 물이 한 겁은 쏟아지는 것 같다. 점심을 먹었다. 물에 말아....바람이 솔솔 불어 조금은 한기를 느끼면서... 11:55 출발이다. 이어지는 덕유평전.
송계사3거리
와 ! 이럴 수가... 天上의 화원이다. 1,500m 산위 평평한 땅은 자연이 만들어준 거대한 야생화 꽃밭이었다. 수많은 꽃들 중 유독 높이 솟아오른 곰취꽃이 멀리서도 구별이 된다. 전화기를 꺼내 밧데리를 끼우니 "쉭-" 하며 연기가 솟는다. "이거 어차피 새것으로 사야겠네..." 다시 구름이 사방을 에워싸는 동안 아저씨 아줌마 3쌍이 중봉 방향에서 온다. 화원은 중봉을 오르면서도 계속 이어지고...
중봉(1,594m)
중봉에는 사람들이 많이 앉아 점심을 먹거나 쉬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 ?" 인사를 하면서 잠시 정신이 나갔나보다. 이정표를 보는둥 마는둥, 몇번 왔었기에 무심코 전진을 한다. 길은 점점 내려가는 것 같고, 좁은 골짜기 같이 패인 길을 따라 한참을 내려갔다. 마눌-앞에 서있는 이정표를 보고는 "아니 ? 향적봉과 반대잔아 ?". 난감했다. 어찌하다 오수자굴 코스를 탓는가 ?
중봉
오수자굴까지 0.5Km를 가르키니 중봉에서 1.1Km를 내려온거다. 뒤돌아 오른다. 좁은 골짜기 내려오는 사람들을 피해 기다리면서... 누가 왜 되돌아 오십니까 ? 물으면 "예, 오수자굴도 보고 오느라구요.." 대답 하리라 마음먹었다.
13:00 다시 중봉에 왔다. 중봉을 지나 우측의 예식장 입구처럼 흰 동아줄을 맨 길을 따라 제대로 전진한다. "아고산대" 안내판, 주목들....통신탑을 지나 향적봉 대피소엘 왔다. 휴대폰이 타 버렸으니 대피소에서 공중전화라도 하려고 찾았으니 없다. 많은 사람들이 대피소 앞에서 식사들을 하고, 약수는 콸콸콸.... 물 한 통을 받고는 향적봉으로 오르는 계단을 밟는다.
향적봉 (1,614m)
13:37 향적봉에 올랐다. 길게 이어만든 사진판 조망으로 덕유산 조망을 대신하면서, 정상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박고, 케블카를 피해 나무계단을 밟고 하산을 시작한다. 나무봉 펜스 너머로 대피소 건물이 스위스의 전원풍경을 생각나게 한다. 가파른 게단을 한없이 내려온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묻는다. "얼마나 더가야 돼요 ?" "가기 나름이죠" 하고 앞의 등산객을 보니 낮이 많이 익어, 혹시 윤씨 아니십니까 ? 하니 맞는단다. "나야 나" 하고 대드니 이 사람 멍하니 서서 "아는 분 이름이 뭐라구요 ?" "윤XX !" "아- 제 쌍둥이 동생입니다" 그래도 세상 참 넓고도 좁다.
백련사
백련사 1Km를 가르키는 이정표, 그러고도 한참을 내려와서 백련사로 들어갔다. 대웅전 옆의 샘터로 가서 물을 벌컥대고 한 병을 담았다. 절 앞 계단을 내려서니 3거리 포장된 넓은 길, 우측은 오수자굴에서 내려오는 길이다. 왼쪽 삼공리 방향으로 걷는다. 등산화나 바지나 마찬가지로 흙 범벅이라 산에서 내려오는 작은 계곡물에서 흙을 씻어낸다. 구천동 계곡은 자연 휴식년제로 출입을 금하지만 시골이라 그런가 ? 가끔 사람들이 계곡 가에 앉아 쉬거나 식사를 하고 있다.
백련사
계곡물
15:00 일주문을 지난다. "매월당 부도엔 비비취 꽃이 한가롭게 피어있고..." 시멘트 포장 사이로 간간이 흙이 나오는 지루한 길을 뻐근한 다리를 끌고 내려온다. 송어양식장을 지나고도 한참을 걸었다.
삼공리
16:05 옥수수를 파는 길가점포가 나온다. "옥수수 사먹을까 ?" 두 번째 "대학옥수수"집에서 3자루를 사고, 아줌마에게 물었다. "택시를 부르려 하는데 혹시 번호를..,." 그 아줌마 부리나케 휴대폰을 한다. "남편이 지금 막 출발하는데, 그 차로 식당까지 가면 그 식당에 삼공리 유일한 택시가 있어요" 매표소를 막 지나는 아저씨 트럭이 되돌아 우릴 태웠다. "아저씨 우리가 신풍리 휴게소에 차를 세워 두었는데, 아예 그리로 데려다 주시지요 ?" "얼마나 ?" 물으니 15,000원.
신풍령 휴게소
16:30 휴게소에 닿았다.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 자동차 시동을 걸으니 웬걸, 전원이 안 들어 온다. 미션도 움직이지 않는다. 본넷을 열고 밧데리를 들여다봐도 막막하다.
휴게소 관리인에게 부탁하여 넥커차를 부탁한다. 주말이라 정비사들이 모두 퇴근을 했고...막막하다. 보험회사에 연락을 했더니 다행히 연결이 되어 무주에서 넥커차를 보내도록 한단다. 오늘 재수가 이상하다. 사양하는 전화값 3,000원을 손에 쥐어주니 50여분을 기다리는 동안 관리인이 직접 캤다는 산삼을 보여준다. 화분에 두어 뿌리 심어 놓았고, 보관중인 5-6 뿌리를 보여준다, 50년생 이상이라며 구매 희망자를 소개해 달란다-나 이 대목에서 갑자기 산삼 중개인이 되었다 (신풍령 휴게소로 연락).
산삼
관광 버스 한 대 사람들을 풀어놓더니 나이든 아저씨 아줌마들 신나게 춤추며 돌아간다.
넥커차 왔는데, 기사가 보더니 고쳐보겠단다. 스파나로 밧데리를 조이니 전원이 들어온다. 와 ! 함성이다. 왜 그걸 여태 모르고 이 고생을 했지 ? 무지한 내가 원망스러우나 차가 움직이게 됐다는 기쁨에 2만원을 사양하는 기사에게 선뜻 쥐어 주었다. "얏호" 출발이다.(18:30).
막힘 없는 고속도로를 타고 서울 오니 21:50. 피곤하다, 내일 또 도봉을 타려면....
삼공리 콜밴: 별미가든 011-422-3123, 063-322-3123 신풍령 10,000원, 무주 20,000원
신풍령휴게소: 055-943-8761, 011-9586-67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