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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차 괴산도명산과 화양구곡 산행후기
충북 괴산군에는 수령 100년 이상된 느티나무가 110그루가 넘고, 300년 이상 생존한 느티나무도 50그루가 넘는다고 한다.
가히 느티나무의 고장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느티나무 괴(槐)자를 쓰는 괴산의 지명도 여기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전해진다.
나는 1980년대 초반에 괴산군 증평읍에서 군대생활을 했다.
당시엔 훈련나가는곳이 모두 오지였다.
물론 도로도 포장 안된곳이 많았고, 사람도 별로 안사는 삭막한 동네였다고 느꼈다.
사실 도명산과 화양구곡은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기는 하나 속리산은 보은군에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산이라서 속리산과 연계하기엔 어색한 측면이 없지 않은것도 사실이다.
도명산은 나름대로 산도 멋있었고 정상에서는 사방이 모두 보여서 조망은 가히1,000고지 이상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화양동 계곡 역시 우리를 실망시켜주지 않았다.
맑은물과 그안에서 노니는 물고기떼,
그리고 자란지 남생인지도 꿈틀거리며 물속을 헤엄치듯 다니고 있었다.
사람들도 거의 없어서 우리산악회와 경주에서 온 산악회원만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사는곳도 서로 이야기 나누면서 힘든 산행을 함께 올라갔다.
계곡물속에는 가히 로즈산악회원들의 독무대였다.
오영희부총무님이 찍어서 보내주신 동영상에는 동심으로 돌아간 물범들이 한바탕 물놀이를 펼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도명산에 오른 A조와 합류한 8곡학소대에서 만난 이경애총무님과 임영순홍보이사님,오영희부총무님,추영금,조한님,그리고 김은경님부부들의 모습만 보아도 신나게 놀았던 흔적들이 온몸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내려오는 길목에서 만난 최성식,윤범호,임부택님과 사당에서 오신 권태운님등이 야외식탁에 앉아 도토리묵에 덕산막걸리를 드시고 계셨고, 이어서 내려온 합류조도 옆자리에 꿰차고 앉아 술잔을 받아 마셨다.
꿀맛이었다.
이맛에 산에 다니는 것 아니겠는가
많이들 먹어서 술값이 꽤나 나왔을텐데 임부택님이 앞장서서 내주셔서 너무도 미안하고 고마웠다.
어떻든 내가 선택한 산행지이지만 참석자 대부분이 만족해 하시는 것 같아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날씨도 만족스러웠고
이번산행에도 이유가 어찌되었든 많은분들이 문을 두드려 주시진 않았다.
그냥 무던히 기다리려고 마음 먹었는데, 조바심에 못견뎌서 이틀전에 평소에 자주가시던 분들 30여명에게 개인적인 문자를 보내서 가시자고 했더니, 세분이 예약을 해주셔서 간신히 30명이 넘는가보다 했는데, 정연희님과 복희언니,그리고 복희언니친구분이신 이의순님이 못오신다고 해서 도로아미타불
복희언니라고 부르는 김복희부회장님은 평소에도 산악회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열심히 봉사하시는 열정이 대단하신 분이시다.
전날밤에 전화해서 울먹이시면서 오빠가 위독해서 양평에 가셔야 한단다.
그렇게 복희언니의 오라버니는 산행당일 오전 4시경에 저세상으로 돌아가셨다고 연락이 왔다.
당일 예약없이도 찾아주신 조한권형님 지인분이 한분 늘었고, 정경미팀 멤버이자 타산악회에서 자주 뵈었던 최병일님이 합류해서, 마지노선인 30명을 넘긴 32명의 도명산 원정대를 꾸려 즐거운 마음(다른분들은 복희언니의 일을 모른다)으로 괴산으로 향했다.
이번산행에서도 고정적인 산악회버스를 구하지 못해서, 관광버스 견적사이트인 올버스에 우리의 여정을 집어 넣고, 기사님들의 견적을 받아보니 총15분이 참여하신 가운데 그중에서 가장 저렴한버스를 택해서 계약을 클릭하니 선택받은 기사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계약금 10만원을 넣어 주셔야한다고 하길래 먼저 버스노래방이 가능하느냐고 물었다.
조금 미적이더니 단속이 심하다고 하며 얼버무린다.
전화를 끊고 인터넷뱅킹으로 계약금을 주려다 보니 또 찜찜해서 이번엔 문자를 넣었다.
버스노래방이 안되면 다른버스를 구하겠노라고
기사님이 바로 문자가 왔다.
노래방 가능하단다.
참으로 치사스럽지만 예민한 부분이고, 산악회의 흥을 좌우하는 일이라서 다짐을 받지 않으면 안되었다.
괜히 실랑이 하기도 싫다.
괴산까지 55만원정도 예상했는데 47만원에 견적을 넣으신 분이었다.
나중에 연유를 물어보니 경기로즈산악회에서 고정으로 운행하고 싶다고 하신다.
사람은 좋아보이는데 차가 2009년식이라 승차감이나 쾌적함등 모든면에서 최신형버스보다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또다시 고민하게하는 지금이다.
본인은 항상 얘기안해도 9번좌석에 붙박이로 예약을 해달라시던 김시우형님이 내가 도착하기도전에 버스앞에서 기린처럼 큰키를 뽐내며 서계셨다.
부지런도 하시다.
일찍 오신죄(?)로 짐나르는일을 도와 주셨다.
나의 직장동료였던 우이섭,이원대,김헌주 세분이 모처럼 로즈산악회의 문을 두드려 주셨다.
잊지 않고 찾아 줘서 무척이나 고마웠다.
그중 가장 늦게 도착한 김헌주친구를 태운 하나리무진 관광버스는 죽전 정류장에서 오랜만에 예쁜얼굴을 보여주신 김기옥님과 고정일꾼 이인애감사님,그리고 원광제약에서 오신 공진단홍보팀장님까지 세분을 더 태우고는 경부고속도로를 막힘없이 달려 나갔다.
한방으로 유명한 익산의 원광대학교를 앞세워 열심히 침향으로 만들었다는 공진단을 홍보해 주셨지만 내공으로 단련된 우리 회원님들 앞에서 한 개도 못팔았다고 하시는 모습이 안쓰러웠지만 어찌하랴
방법이 없지 않은가
비싸기도하고
요즘은 홍보찬조금을 선불로 입금받는다.
서로들 홍보하게 해달라고 해서 배짱부리며 허락하고 있다.
사실 경기로즈산악회 초기에 매회 홍보찬조금 10만원이 많은 보탬이 되어서 회비적립금이 쌓이게한 일등공신이라고해도 과언은 아니다.
근래엔 15만원 주는곳도 있다.
이번에도 15만원이나 받았는데 하나도 못팔았다니 미안하긴해도 원광제약에서 공진단이 나온다는 것만이라도 알고 가면 그이상의 값어치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홍보하시는분들 이제는 안해도 될만한 산악회가 됐는데도 간절히 부탁하면 거절하기가 쉽진 않다.
덕분에 공진단 반알씩 나눠줘서 입안에서 녹여서 먹었고, 그덕분인지 어렵지 않게 산행을 할수 있었던 것 같다.
홍보가 끝난후 음성휴게소에서 볼일을 보고, 아침간식으로 준비한 백설기떡과 사과음료,미니호떡을 차안에서 각자 해결하고는 버스는 화양동계곡 주차장까지 쭉 내달렸다.
주차장에는 우리와 거의 동시에 경주에서 왔다는 산악회원들이 버스에서 내려서 산행준비를 하고 있었고, 우리도 산을 배경으로 경기로즈산악회 프랑카드를 앞세우고 기념사진을 찍고는 모두가 화양동탐방지원센터를 지나 본격적으로 화양구곡으로 들어갔다.
워낙에 경치가 좋은 곳이다보니 오르는 길 중간 중간에서 회원모두가 사진찍기에 바빴고, 나도 연신 카메라를 눌러댔다.
그렇게 잘포장된 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제5곡 첨성대 앞까지 다다랐고, 그곳부터는 도명산등산로라고 쓰여진 작은 문을 통과하여 A조 선두를 따라 총 32명중 12명이 도명산 산행길에 나섰다.
조금 미적거리던 세분의 옛직장동료들도 합류하여 대열을 이끌어 주었고, 중간중간 멋진 경치를 보고는 안왔으면 후회했을 거라고 하면서 부지런히 올랐다.
나는 A조 후미에 있었다.
하지만 나보다 더처지는 한사람이 있었다.
두 번이나 건너뛰고 오신 백경록님이었다.
알고보니 태시운전기사로 직장을 옮긴지 얼마 안돼서 피곤하셨던가보다.
최병일님이 자처해서 모시고 올라가시겠다고해서 나는 여자분들세분 뒤에서 부지런히 따라 올라갔다.
전춘자,이인애,김기옥님이었다.
잘도 올라가신다.
웬만하면 물에서 놀고 싶었을텐데도 산에가면 정상을 밟아야 한다며 열심들이시다.
도명산은 아주 가파르거나 매우힘든산은 아니었고 보통내지는 중간정도의 난이도를 가진 산이었다.
앞에서 얘기한대로 정상부근에서의 조망은 압권이었다.
속리산을 비롯해서 가령산,낙영산들이 저마다 봉우리끝을 키재기하듯이 솟아 있었고, 아기자기하게 놓여있는 바위들과 그틈새에서 자란 커다란 소나무는 멋진 배경이 되기에 충분했다.
우리는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고는, 바위에 둘러쌓인 아담한 평지를 찾아서 그곳에 자리를 펴고는 둘러앉아 각자 가져온 간식거리를 풀어놓고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하며 정상에서의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항상 맛있는 음식을 가져오셔서 우리를 놀라게했던 이인애감사님은 이번에도 깻잎과 다시마에 닭가슴살과 해조류,그리고 마늘을 함께 싸먹을수 있도록 준비해 오셔서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주셨고, 12명 모두는 소주와 막걸리와 함께 정말로 맛있는 간식을 먹을수 있었다.
내려가는길
커다란바위에 새겨져있는 부처님상이 우리를 놀라게 했다.
세분의 부처상을 정교하게 자연적으로 서있는 바위에 누군가 새겨 놓았고, 그것을 삼존마애불이라 명명하였다 한다.
하기사 낙영사라는 절이 있던 절터라서 예전 스님들이 새겨넣었지 않았을까 싶다.
8곡 학소대까지 내려와서 보니 앞서 내려갔던 김헌주 일행 세분이 저멀리 계곡에서 알탕을 즐기고 있었고, 다리를 건너자마자 만난 이경애총무님 무리들은 온통 머리부터 발끝까지 물에 흠뻑 젖은 채로 내려오고 있었다.
계곡물에 씻고 내려오시겠다는 송석동부회장님과 글쌤,그리고 최병일님을 남겨두고 한데 무리지어 내려오는 길에 길옆에서 도토리묵에 막걸리를 잡숫고 계신 최성식형님들을 만나 앞서 얘기한대로 함께 어울려 막걸리잔을 들이켰다.
시간이 임박해서 내려가는 길
또다시 휴대폰 카메라는 눌러졌고, 즐겁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갈아입은 옷맵시를 뽐내며 화양동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버스까지 당도했다.
버스에는 이미 많은일행분들이 와계셨으나 박주영고문님과 함께 올라가신 신양순누님과 이경숙님일행 두분이 보이질 않았다.
무전으로 연락해보니 박주영고문님이 중간에 내려오시다가 넘어 지셨단다.
이경애총무님과 송석동부회장님이 찾으러 올라가셨고, 나는 계속 무전과 전화를 주고 받으며 위치를 알려주었다.
그러나 웬걸
박주영고문님과 신양순누님은 1톤화물차를 얻어 타시고 버스앞까지 오셨고, 찾으러가신분들과는 조우를 못한채 엊갈려 있었다.
다시 무전을 해서 박주영고문님 내려오셨다고 연락했고 이경숙님께도 전화해서 서둘러 내려오시도록 알려드렸다.
모두가 내려와서 보니 이미 시간은 늦어 있었고, 멀리떨어져 있지 않은 화양손두부마을로 향했다.
마을 이름이 아니고 식당이름인데 아침마다 직접 두부를 만드셔서 손님상에 내놓으신단다.
우리는 두부전골을 미리 주문해 놓았고, 시간에 맞춰 야외에 차려놓은 전골 한상에 4명씩 둘러앉아 가져간 소주와 주인아주머님께서 서비스로 내어 주신 막걸리잔을 높이 들어 힘찬건배를 하고는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그식당에서는 다슬기도 별도로 판매해서 몇몇분들이 즉석에서 살아있는 다슬기를 사서 차에 실으셨고, 다음날 이경숙님은 그식당 다슬기가 맛있어서 추가로 주문하시겠다며 전화번호를 알려달라시어 보내드리기도 하였다.
음식도 맛있고 전화로 계약단계에서부터 친절함이 밴 주인과 딸이 었다.
모든게 흡족한 식당이었던 것 같다.
올라오는 차안에서는 모처럼 버스노래방을 할수 있었고, 사회는 김은경님 낭군께서 수고를 해주셨다.
나는 노래한곡을 부르고는 이내 뒷좌석에서 잠이 들었고,많지 않은 인원들이 노래 한마디 했다고 찬조금을 이경애총무님에게 보태주시어 5만원이라는 거금을 산악회 기금에 넣을수 있었다.
찬조해주신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기사님은 잠시나마 춤곡도 틀어 주셔서 몸도 흔들어 댔고, 경부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멈추었다.
신갈정류장에서 김기옥님을 비롯한 두분이 내리셨고, 나머지 일행들은 모란역 4번출구에서 내려서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는 뿔뿔이 흩어졌고, 아쉬움이 남은 만원의 행복 뒷풀이파 7명은 지난번에 갔던 연탄길이라는 돼지고기구이집으로 가서 테이블 두 개를 붙여 앉아서는 이인애감사님이 가운데에서 양쪽을 구워주시는 돼지고기를 소주와 막걸리와 함께 늦게까지 산악회의 발전적인 말씀들을 해가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7인의용사는 최성식,운석병형님,윤범호, 권태운, 임부택님,그리고 나와 이인애감사님이다.
모두와 헤어진 나는 모란민속시장에 주차되어 있는 차앞에서 이번엔 항상 이용하던 1577-1577 대리운전이 아닌 카카오대리를 불렀더니 거리에 따라 미리 입력해둔 신용카드로 자동결제가 된단다.
25,000원에 가던 것을 21,000원에 갔다.
전화거는 수고로움도 없고, 현금을 주지 않아도 되니 술취한 기분에 팁을 준다거나 5천원짜리를 5만원짜리로 잘못 주는것도 방지할수 있어서 좋았다.
자주 이용할란다.
이번 도명산과 화양구곡 산행에 참석해주신 32명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다음산행지는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가야산과 예당호출렁다리다.
특히 산행후에 들러가려는 예당호 출렁다리는 국내에서 가장 긴다리로서 벌써 많은 분들이 다녀갔고, 입소문이 퍼져 한번은 가봐야겠다고 마음먹은 곳이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