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레질과 길쌈 >
그리스 신화의 아테네 여신은 토기, 길쌈, 플루트, 트럼펫, 쟁기, 갈고리, 워낭, 말안장, 마차 심지어 배까지 발명했다고 한
다. 여신이 물레, 길쌈, 야금, 음악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여신의 기호, 즉 가락바퀴 (신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까지 실을 만들 때 사용했던 도구 / 실을 감는 도구인 '가락'을 끼워 사용했기 때문에 가락바퀴라고 부르며, 가락의 다른 이름인 방추를 붙여 '방추차'라고도 한다 - 네이버 지식백과), 쇳물 도가니, 악기에 나타나는 문양으로도 추적할 수 있다.
새 여신과 물레질의 연관성은 신석기시대와 순동기시대에 발굴된 가락바퀴에 드러나는
(1) 미앤더와 쐐기 문양이 증명해준다.( 아래 왼쪽 그림 )
쐐기 문양은 물레질하는 인물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데, 여신이 앉아 있는 의자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2) 가락바퀴에 나타나는 또 다른 문양은 M자와 지그재그다. (아래 오른쪽 그림) 기원전 5500~4200년경 만든 수많은 가락바퀴들에 M자, V자 문양들이 각인 되어 있다. 이 문양은 아마도 길쌈의 수호신에게 헌신하거나 헌정한다는 뜻일 것이다.
물레질과 길쌈과 바느질의 여신으로 잘 알려진 여신은,
(1)그리스의 아테네 (로마식 표현은 미네르바)
(2)발트지역, 라트비아 신화의 운명의 여신 라이마 - 신화에 " 라이마 여신, 망치를 들고 어디로 서둘러 가는가?"라는 표현이 있다.
(3)아일랜드의 성 브리짓 여신 - 이름이 똑같은 자매 둘이 있는데, 하나는 치유의 여신 브리짓이고
다른 하나는 야금의 여신 브리짓이다.
(4)바스크 지방의 아드리아 마일
(5)슬라브 동부의 마코시/파라스케바피아트니차 ( 성 금요일 )
(6)루마니아의 스핀타 비네리 ( 성 금요일 )
이 지역에서는 금요일에 물레질이나 길쌈은 금지되어 있는데, 여신을 존중하기 위해 금요일에 실 꼬는 일을 금한다.
바느질, 물레질, 길쌈 같은 '여인의 날'은 금요일 뿐만 아니라 매해 여신을 축하하는 날인 10월 28일에도 금기시됐다.
이는 시력상실이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일을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때 우물 위에 나무로 만든 여신상을 올려놓고 길쌈한 직물이나 마 혹은 양털이나 실을 제물로 바치기도 했다.
< 야금과 공예 >
구리 광산에서 발견된 의례용 공예물 저장 용기 ( 발칸, 기원전 5000년경 )
야금 도가니와 금속 공예품에 나타나는 문양들은 새 여신이 야금의 수호신 역할도 했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세르비아에서 숫양 머리와 네 발이 달린 토기가 출토되었는데, 몸체에 쐐기와 미앤더 문양이 장식되어 있다(위의 그림)
이 토기는 광산에서 의례를 거행했다는 증거품이다.
숫양 머리 용기는 램프 혹은 희생물을 담는 용기로 사용했을 것이다.
< 악기와 음악 >
선사시대 악기들은 보존이 어려워 잘 전해지지 않는데, 뼈, 돌, 조개껍질로 만들거나 테라코타, 나무, 가죽으로 만든 악기의 모사품은 일부 전해진다.
구석기시대, 독수리 뼈로 만든 막달레니앙 문화의 호루라기에는 입으로 부는 구멍들이 있고, 이 구멍으로 바람을 불어 넣으면 높은 소리를 낼 수 있다. 놀랍게도 여기에 다층의 쐐기 문양들이 있으며 이런 모티브는 새 여신이 새겨진 악기와 관련이 있다.
기원전 1만8000~1만 5000년경 유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서부에 있는 모형 집 안에서 타악기 세트가 발굴되었다.
악기에 붉은 쐐기 문양이 장식되어 있고 집은 매머드 뼈로 만들었는데, 축제와 관련된 장소인 듯하다.
아래 그림은, 이탈리아 북부에서 발굴된 신석기시대 유물로, 인간의 허벅지뼈로 만든 관악기다.
이 악기의 윗부분은 여신의 가면이 조각되어 있고, 나머지 부분에 다층의 쐐기와 빗금으로 채운 삼각형, 지그재그 띠, 다이아몬드, 구불구불한 문양이 있다. 가면에는 긴 부리 모양의 코가 새겨져 있다.
아래 그림은,
기원전 4500년경 초기 출토된, 흙으로 만든 미니 의례 용구이다. 긴 실린더형 드럼 세 개(맨 앞쪽)가 포함돼 있으며, 제단 스크린 세 개, 미앤더 문양이 있는 팔 (날개)을 들고 있는 여신상 네 개, 테이블 셋, 뚜껑 있는 그릇 세 개, 등받이 의자 여덟 개로 구성돼 있다.
드럼과 여신의 친밀한 관계에 대한 증거는 북서 유럽 퓨넬 비커 문화 유적에서도 나온다. 중부와 북서부 독일에서 흙으로 만든 드럼 60 개 이상이 발굴되었다. 일부 드럼에는 쐐기, 지그재그, 삼각형, 격자무늬, 쌍으로 된 갈고리, 소용돌이 문양이 있다. 이 상징들은 장례에 쓰는 유물이나 거석 문화의 돌들 그리고 새 여신에 공히 관찰되는 문양들이다.
(아래 그림) 흙으로 만든 드럼 / 젖가슴, 쐐기, 지그재그, 갈고리 쌍 문양 / 여신과 악기의 연관성을 드러내는 또 다른 증거이다. ( 독일 중부, 기원전 3700~ 3500년)
(아래 그림) 현재도 유럽 농부들은 물새 모양의 악기를 만든다. 일부 악기는 손잡이가 있는데 크레타 섬 미노아 문명의 유물에서처럼 오리, 거위, 백조, 뱀 같은 모양으로 끝을 장식한다.
역사시대 초창기부터 백조는 음악과 관련돼 있었다. 이집트인들에게는 백조가 음악을 뜻하는 상형문자이다.
그리스에서는 백조가 수금에 맞추어 노래를 하는 동물로 간주되었다.
세르비아에서 발견된 악기 손잡이
비록 여러 시기를 거치는 동안 새 여신과 악기, 새와 뱀과 악기의 연관성을 살폈지만 이것이 여신이 음악의 발명가라고 간주할 직접 증거는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여신과 음악 사이에 특별한 연관성이 있음을 입증한다.
이 음악과 여신이라는 주제는 플라톤의 [ 국가론 ] 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에르 (Er)의 이야기에서 하늘의 구심점인 원반이 마치 거대한 가락바퀴처럼 물레 주위를 돈다. 각 구면은 특별한 음색으로 노래하며 구(球)의 음악을 창조하는 세이렌 (새 여신) 과 연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