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사리뿟따 존자는 라훌라 존자가 가부좌를 틀고
상체를 곧추세우고 전면에 마음챙김을 확립하여
어떤 나무 아래에 앉아있는 것을 보았다.
그를 보고 라훌라 존자에게 말했다.
“라훌라여, 들숨과 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아라.
라훌라여, 들숨과 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고
많이 공부지으면 실로 큰 결과와 큰 공덕이 있다.”(*2)
(*2) 라훌라 존자의 스승인 사리뿟따존자는 라훌라 존자가
세존으로부터 조금 전에 오온에 대해서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오온을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자아가 아니라고 통찰하라는
가르침을 받았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것을 모른 채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으면
‘큰 결실과 큰 공덕이 있다.’고 하면서
라훌라 존자에게 그것을 닦을 것을 권하고 있다.
사리뿟따 존자는 그때 세존과 함께 머무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석서는 밝히고 있다.(MA.ⅲ.135)
그러면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으면 어떤 큰 결실과 큰 공덕이 있는가?
주석서는 다음과 같은 큰 결실과 큰 공덕이 있다고 설명한다.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에 열중할 때
한 자리에 앉아서 모든 번뇌를 다 물리치고 아라한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게 할 수 없는 경우 죽는 순간에 아라한과를 얻을 수 있다.
아니면 천상에 태어나 법을 듣고 아라한과를 얻을 수 있다.
그것에 실패하면 부처님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 때에 태어나
독각(獨覺, paccekabodhi)을 실현하게 된다.
그것을 실현하지 못하면 부처님들의 회상에서 바히야 장로 등처럼
즉시에 초월지를 얻는 자가 된다.(MA.ⅲ.136)
6. 그러자 라훌라 존자는 해거름에
[낮 동안의] 홀로 앉음에서 일어나 세존을 뵈러 갔다.(*3)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아서 라훌라 존자는 세존께 이렇게 여쭈었다.
(*3) “이와 같이 세존께서는
물질에 대한 명상주제(rūpa-kammaṭṭhāna)를 주셨고,
사리뿟따 장로는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ānāpāna-sati)을 말씀하시어
두 분 모두 명상주제를 말씀하시고 떠나셨다.
라훌라 존자는 승원에 혼자 남아있었다.
세존과 사리뿟따 존자는 라훌라 존자가 아무 것도 먹지 않은 것을 아셨지만
음식을 직접 갖고 오거나 누구에게 시켜서 갖다 주게 하거나,
음식을 먹지 않았다고 어느 누구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라훌라 존자도 음식에 대한 생각을 없었고
오로지 세존께서 설해주신 명상주제를 음식삼아
‘이런 이유로 물질은 무상하고, 이런 이유로 괴로움이고,
이런 이유로 부정(不淨)하고, 이런 이유로 자아가 아니다.’라고
불을 문지르듯이 계속해서 마음에 잡도리 한 뒤 해거름에 이와 같이 생각했다.
‘나의 스승 [사리뿟따 존자]께서는 들숨날숨에 마음챙길 것을 말씀하셨는데,
나는 그것을 하지 않았다. 스승의 말씀을 듣지 않으면 비난을 받을 것이다.’라고.
그리하여 그것에 대한 수행방법을 질문하기 위해
세존을 찾아갔던 것이다.”(MA.ⅲ.137-138)
7. “세존이시여, 어떻게 들숨과 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고
어떻게 많이 공부지으면 실로 큰 결과와 큰 공덕이 있게 됩니까?”
대림스님 옮김. 『맛지마니까야』 2권 592-594쪽
8. “라훌라야, 몸 안에 있고,(*1) 개개인에 속하고 딱딱하고 견고하고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땅의 요소[地界]라 한다.
(*1) “세존께서는 들숨날숨에 마음챙기는 수행방법에 대해 질문을 받았지만
라훌라의 열망과 욕망(chanda-rāga)을 제거하기 위해 물질에 대한 명상주제를 설하신다.
세존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라훌라에게 자기 몸(atta-bhava)과 관련하여 열망과 욕망이 일어났다.
앞에서 간략하게 물질에 대한 명상주제를 설했으니,
여기서는 그에게 42가지 측면으로 자기 몸에 대해 욕망을 빛바래게 하고(virājetva)
분해하여(visaṅkharitvā) 그와 관련된 열망과 욕망이 일어나지 않는
그런 법을 설하리라.’라고”(MA.ⅲ.138)
예를 들면 머리털, 몸털, 손발톱, 이, 살갗, 살, 힘줄, 뼈, 골수, 콩팥, 염통,
간, 근막, 지라, 허파, 창자, 장간막, 위속의 음식, 똥과 그 외에도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고 딱딱하고 견고하고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땅의 요소라 한다.]
내적인 땅의 요소든 외적인 땅의 요소든 그것은 단지 땅의 요소일 뿐이다.
이에 대해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이것을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
땅의 요소를 염오하고 마음이 땅의 요소에 대한 탐욕을 빛바래게 한다[離慾].”
9. “라훌라야, 그러면 무엇이 물의 요소[水界]인가?
물의 요소는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이 있다.
라훌라여, 그러면 무엇이 내적인 물의 요소인가?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는 물과 액체 상태로 된 것(*2)과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물의 요소라 한다.
(*2) ‘액체 상태로 된 것’이라고 옮긴 원어는 āpo-gata인데 직역하면 ‘물에 속하는’이 된다.
주석서에서는 이 단어를 ‘신선한 액즙상태를 특징으로 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미얀마에서는 이것을 ‘흐르는 상태에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예를 들면 쓸개즙, 가래, 고름, 피, 땀, 굳기름, 눈물, [피부의]기름기,
침, 콧물, 관절활액, 오줌과 그 외에도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는
물과 액체 상태로 된 것과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물의 요소라 한다.
내적인 물의 요소든 외적인 물의 요소든 그것은 단지 물의 요소일 뿐이다.
이에 대해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이것을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
물의 요소를 염오하고 마음이 물의 요소에 대한 탐욕을 빛바래게 한다.”
10. “라훌라야, 그러면 무엇이 불의 요소[火界]인가?
불의 요소는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이 있다.
라훌라여, 그러면 무엇이 내적인 불의 요소인가?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는 불과 뜨거운 것과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불의 요소라 한다.
예를 들면 그것 때문에 따뜻해지고 늙고 타버린다거나
그것 때문에 먹고 마시고 씹고 맛본 것이 완전히 소화된다든지 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는 불과 뜨거운 것과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불의 요소라 한다.
내적인 불의 요소든 외적인 불의 요소든 그것은 단지 불의 요소일 뿐이다.
이에 대해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이것을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
불의 요소를 염오하고 마음이 불의 요소에 대한 탐욕을 빛바래게 한다.”
11. “라훌라야, 그러면 무엇이 바람의 요소[風界]인가?
바람의 요소는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이 있다.
라훌라여, 그러면 무엇이 내적인 바람의 요소인가?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는 바람과 바람기운과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바람의 요소라 한다.
예를 들면 올라가는 바람, 내려가는 바람, 복부에 있는 바람,
창자에 있는 바람, 온몸에 움직이는 바람, 들숨과 날숨이다.
그 외에도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는 바람과 바람기운과
업에서 생긴 것을 일러 내적인 바람의 요소라 한다.
내적인 바람의 요소든 외적인 바람의 요소든 그것은 단지 바람의 요소일 뿐이다.
이에 대해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이것을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
바람의 요소를 염오하고 마음이 바람의 요소에 대한 탐욕을 빛바래게 한다.”
12. “라훌라야, 그러면 무엇이 허공의 요소[空界]인가? (*3)
허공의 요소는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이 있다.
라훌라여, 그러면 무엇이 내적인 허공의 요소인가?
(*3) “코끼리발자국 비유의 경(M28)에서는
네 가지 근본물질(cattāri mahā-bhūtāni)만 설명하셨지만,
여기서는 파생된 물질(upādā-rūpa)을 보이기 위하여
허공의 요소(ākāsa-dhātu)도 상세하게 언급하신다.”(MA.ⅲ.138)
세존께서는 이렇듯 어떤 곳(M28)에서는 네 가지 요소를,
또 여기서처럼 어떤 경에서는 허공의 요소를 넣어 다섯 가지 요소를,
또 다른 경(요소의 분석 경,M140/ 외도의 주장 경,A3:61)에서는
알음알이의 요소(識界)를 더하여 여섯 가지 요소를 말씀하신다.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는 허공과 허공에 속하는 것과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허공의 요소라 한다.
예를 들면 귓구멍, 콧구멍, 입이다.
그리고 먹고 마시고 씹고 맛본 것이 넘어가는 [목구멍과],
먹고 마시고 씹고 맛본 것이 머무는 곳,
먹고 마시고 씹고 맛본 것이 나가는 곳이다.
그 외에도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는 허공과 허공에 속하는 것과
업에서 생긴 것을 일러 내적인 허공의 요소라 한다.
내적인 허공의 요소든 외적인 허공의 요소든 그것은 단지 허공의 요소일 뿐이다.
이에 대해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이것을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
허공의 요소를 염오하고 마음이 허공의 요소에 대한 탐욕을 빛바래게 한다.”
대림스님 옮김. 『맛지마니까야』 2권 594-5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