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갈 수가 없네.’ 매디건라인으로 가는 심슨은 그랬다.
완전 건조된 붉은 먼지가 두텁게 쌓인 길. 프라도는 눈길에 미끌러지는듯 부드럽지만 심한 굴곡으로 몹시 출렁인다.
심슨은 300m마다 솟아난 샌드듄이 1100개 길게 늘어서 있다. 우리는 그 사이에 펼쳐진 황무지를, 샌드듄을 서에서 동으로 가로지는 길이다.
지구를 떠나보면 심슨은 붉은 사막이다. 하지만 황무지엔 쥐색에서 초록에 이르는 잡초와 부드러운 나무들,노랑에서 보랏빛까지, 엉겅퀴가시에서 솜털봉우리까지 비좁기만 하다.
그렇듯 푸르른 샌드듄 너머로 선홍빛 보름달이 떠오르면 뒷 편으로 분홍 노을이 따라온다. 모래언덕을 오르면 커졌다 내려가면 숨는 보름달처럼 나는 수줍어진다. 달 보다 더 큰 존재 나의 특별함이 드러날까, 드러나는듯 수줍어진다.
메디건 라인의 시그니쳐 ‘football field’,솔트팬을 들려 캠핑싸이트 12에 이르는 경로는 유난히 속도를 낼 수 없다. 분지를 타고 가는 5km길은 석양빛에 spinix의 씨앗을 머금은 가는 가지들이 황금빛으로 물결친다. 그들은 그들이 어디일지 모르는 곳까지 가서 피어날 것이다.
흰 쌀밥을 오래 뜸들여 정성스럽게 하고 삼겹살을 튀기고 그 기름에 소시지 3개도 튀겼다. 시드니 k mall의 파김치를 개봉하였다.
트렁크 문이, 새벽엔 전체문이 열리지 않는다. 토치는 부서져 있고 라이터는 잃어버렸다. 여전히 천정에 텐트를 묵는 클립은 풀리지 않은채 애를 먹였다. 루프탑 텐트가 접히지 않는다.
캠핑싸이트 12는 근처엔 큰나무 장작이 없는 곳이었다. 작은 모닥불을 피우며 지금문제의 원인은 전류 전압이니 유압밸브,혹은 접촉불량이 ,차거운 밤공기때문일까 했다.
황토 먼지가 개폐고리에 쌓여 기름칠하고 딱아내었고, 날이 따스해진 기다려 시간에 숙박시설을 정리하였다.
나는 내가 끌려온 것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었다. 휴가가 고생일 필요는 없기때문이다. 남편이 몹시 맘 상해하며,계속 맘 상해있다.
나는 우리 셋이 이렇게 사람들이 없는 황무지에 던져진 것은 사랑의 힘 만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나는 사랑해서가 아니다.
나는 남편이 어제 헤드랜턴을 키고 수차례 죽어버려진 나무를 찾으러 떠날때 근처의 살아있는 나무에 검게 죽어 시든 나무가지를 보았다.
아침 모닥불로 쓰려고 꺽어오다 함께 살아있는 나무가지를 꺽었다. 유칼립투스 향을 머금은 푸른 잔가지는 모닥불의 분위기 메이커이다.
남편은 땅에 뿌리가 박힌 나무는 죽은 것이 아니라 본다. 모든 살아있는 곳은 존중받고 보호되야한다고 . 아내에게 원하는 것이 그런 것이다.
하지만 황금 물결치는 잡초의 씨앗들은 존중을 기대하지 않는다. 사랑을 꿈꾸며 외로워 하지 않는다.
나는 사랑이 폭력의 포장된 이름이 아닐까한다. 권력,나의 살려는 의지는 그렇게 폭력의 모습이다.
“… 눈에 보이는 대상은 모두 두꺼운 종이로 만든 가면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삶이라는 의심할 수 없는 행위 속에서-벌어지는 모든 일들의 경우, 분명히 알 수는 없지만 이성적인 무언가가 비이성적인 가면뒤에서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거푸집을 내미는 법이지. 만일 먼가를 찌를 생각이라면 바로 그 가면을 꿰뚫어야 해! 죄수가 벽을 뚫지 않고 무슨 수로 밖으로 나갈 수 있겠나? 나에게는 그 힌 고래가 바로 그 벽이야. 아주 바싹 다가선 벽이지…“허만멜빌. 모비딕.
모비딕을 죽이는 것, 그것이 나의 의지이다. 강한 힘의 의지.
나도 그처럼 단지 빨리 갈 수는 없을 뿐이다.
내가 황무지를 찾는 것은 ‘나’의 강하고 화려함이다.
계급의식은 강하고 화려하며, 폭력 그것을 이르는 것이다.
심슨 사막의 험난한 메디건 라인에 선 프라도 기사님, 상한 마음이 출렁인다.
첫댓글 오랫만에 찾아온 제자는 '인간은 상황이나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 멀티 페르소나를 갖게 되었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사막 여행에 <모비딕>을 챙겨가신 건가요?^^
에이헙 선장과 하니필님이 서로 닿았습니다. 사막과 바다가 서로 통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