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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없이 맑은 콧물·가려움 지속되면 알레르기 의심
수면·집중력에도 영향…원인 확인해 꾸준히 관리해야
야간 기침·쌕쌕거림 동반 땐 천식 여부도 살펴야
환절기마다 아이의 콧물과 재채기가 반복된다면 감기뿐 아니라 알레르기 비염 여부도 살펴야 한다. 특히 열이 없으면서 아침마다 맑은 콧물을 흘리거나 특정 환경에서 증상이 심해진다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A씨도 최근 아이의 콧물과 재채기가 좀처럼 멈추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일교차가 커지고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감기에 걸린 것으로 생각했지만, 진료를 통해 알레르기 비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알레르기 비염은 면역체계가 일반적으로 해롭지 않은 물질에 과민하게 반응해 코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집먼지 진드기와 꽃가루, 곰팡이, 반려동물의 비듬 등이 주요 원인 물질로 꼽힌다.
원인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상황도 다르다. 집먼지 진드기에 민감한 아이는 침구나 실내 먼지에 노출될 때, 꽃가루에 민감한 아이는 특정 계절에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부모 등 가족에게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소아청소년에게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반복되는 증상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코막힘으로 잠을 설치면 낮 동안 피로를 느끼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은 모두 콧물과 코막힘을 일으키지만 증상의 양상에는 차이가 있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감기는 목 통증과 발열, 몸살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대체로 1∼2주 이내에 호전되지만 기침은 그보다 오래 이어지기도 한다.
반면 알레르기 비염은 맑은 콧물과 반복적인 재채기, 코나 눈의 가려움증이 주요 증상이다. 열이 없는 경우가 많고 아침에 일어난 직후나 특정 장소에서 증상이 두드러지기도 한다. 수주 이상 지속되거나 좋아졌다가 다시 반복되는 양상도 보인다.
다만 열이 없거나 맑은 콧물이 난다는 이유만으로 알레르기 비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감기와 비염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어 증상의 지속 기간과 발생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기침이 동반될 때는 다른 호흡기 질환의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면서 기침이 이어질 수 있지만, 특히 밤에 기침이 심하거나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난다면 소아 천식 여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증상이 오래가거나 반복되면 시작 시기와 심해지는 장소, 계절 등을 확인해 진료 시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필요에 따라 혈액 속 특정 물질에 반응하는 항체를 확인하는 특이 IgE 검사나 피부단자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천식이 의심되면 아이의 나이와 상태에 따라 폐 기능검사도 고려한다.
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정 물질에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현재 증상의 원인이라는 뜻은 아니다. 실제 증상과 생활환경을 함께 살펴야 한다.
치료는 아이의 나이와 증상 정도, 동반 질환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항히스타민제나 비강 분무제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천식이 함께 있다면 이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은 보호자가 임의로 용량을 바꾸거나 중단하지 말고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생활 속에서는 증상을 유발하는 물질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집먼지 진드기가 원인이라면 침구를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실내 먼지를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꽃가루에 민감하다면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 야외활동에 주의하고 외출 후 손과 얼굴을 씻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담배 연기와 매연, 강한 향기 등 호흡기를 자극하는 환경도 피해야 한다. 모든 원인 물질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려운 만큼 아이에게 영향을 주는 요인을 파악해 실천 가능한 관리부터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준영 울산엘리야병원 소아청소년센터 과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콧물과 기침을 단순 감기로 생각해 넘기기 쉽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알레르기 질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절기마다 아이가 콧물과 기침을 반복한다면 감기라고 단정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확인하고 아이에게 맞는 치료와 생활 관리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홍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