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M 선교통신 180호
동남아 한센 선교회
양한갑/최영인 선교사
10월 선교 보고
필리핀 선교
□ 필리핀 국가 상황
10월 1일. 오늘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가 봉쇄된 지 정확히 200일이 되는 날입니다.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3일 전 9월 28일 저녁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마닐라에 내려진 격리 조치(GCQ)를 10월 31일까지 다시 연장한다고 발표했습니다. GCQ의 의미는 한 장소에 5명 이상 모일 수 없다는 뜻이라 주일예배도 드릴 수가 없습니다. 거의 7개월째입니다. 자유를 가두는 [격리]만이 필리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 담화를 발표하면서 엉뚱한 말을 했습니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공무원의 부정부패 때문에 대통령직에서 사임하고 싶다고 말한 것입니다. 필리핀 대통령의 임기는 6년입니다. 아직 2년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 그의 측근들은 그만 둬야 할 사람은 부패한 공무원들이지 대통령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정치인의 발언은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필리핀 국가 부채는 지난해 39.6%에서 2022년이 되면 59.9%(13조 6천억 페소)까지 급등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 돈이 한국 돈으로 얼마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국가의 부채가 60%까지 늘어난다면 서민들에게는 더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필리핀 사회기상관측소(The Social Weather Station)가 9월에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는 참람했습니다. 현재 760만(30.7%) 가구가 하루에 한 끼만 먹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필리핀 국민 10명 중 3명이 굶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런 현실 앞에서 국가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대통령은 부패한 공무원들 때문에 대통령직을 그만 두고 싶다고 말하니 필리핀의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습니다.
□ 필리핀 코로나 상황
사회적 거리두기 정도가 아니라 마닐라 수도 전체를 봉쇄했음에도 8월 1일부터 현재까지 코로나 확진자가 매일 평균 3,000명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통계마저 믿을 수가 없습니다. 필리핀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려면 개인이 그 경비를 전액 부담해야 합니다. 필리핀 적십자사에 가서 검사를 받으면 4,000페소를 내지만, 일반 병원에 가면 12,000페소를 내야합니다. 단 5페소짜리 동전 하나도 없는 사람들에게는 검사를 받고 싶으면 도둑질을 해서라도 먼저 돈을 마련해서 병원으로 오라고 하는 말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필리핀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는 숫자일 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두테르테 대통령은 2021년 4월부터 백신을 주사할 계획인데, 가난한 서민들부터 백신을 맞도록 할 것이라고 굳게 약속했습니다. 서민들에게 한 그의 약속은 반드시 무료 접종으로 지켜져야 할 것입니다. 9월 30일 현재 필리핀의 총 확진자는 311,6940명이며, 사망자는 5,504명입니다.
□ 딸라교회 선교
정부의 명령으로 교회 문을 닫게 했기 때문에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딸라교회 전도사들과 성도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지혜롭게 찾아서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사랑의 쌀] 나누기 선교입니다. 한 가정에 5kg씩 전달하는 소량의 쌀이지만 성도들에게는 큰 위로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3월부터 5월까지 1차 쌀 배급 선교를 마치고, 9월 한 달 동안 2차 쌀 나누기 선교를 했지만, 필리핀 정부가 10월 31일까지 도시 봉쇄를 다시 연장함으로 성도들의 살림이 더 어려워져 저희도 2차 사랑의 쌀 나누기 선교를 10월 3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감사한 것은 도시 봉쇄(GCQ) 아래에서 5명 이상 모일 수 없지만, 교회에 쌀을 받으러 나올 때마다 매주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동사무소에서 그것을 알고 있지만 딸라에서 저희 교회만 3월부터 쌀 나누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묵인해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두 번째로 잘하는 일은 문서선교입니다. 한 달에 2회 교회 소식지 [생명수: The Living Water]를 발행해서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어린이들과 고등부 학생들과 노인들에게 전달하고, 그 외 전 교인들도 받아 보고, 전도용으로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5호까지 발행되었습니다. 딸라교회 젊은이들 스스로 만들어내는 솜씨가 너무도 대견스럽습니다.
한 가지 기도제목은 많은 딸라교회 젊은이들이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고 집에 머물고 있습니다. 한센인 부모들의 큰 근심과 슬픔이 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7개월째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고, 60세 이상 노인들은 외출도 하지 못하고 있고, 수입원이 되었던 자녀들은 실업자가 되어 방 안에 힘없이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노인들은 자유롭게 외출도 하고, 젊은이들은 다시 힘차게 일어나 비상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미얀마 선교
□ 미얀마 국가 상황
미얀마도 11월 총선 때문에 긴장과 불안한 분위기 속에 있습니다. 미얀마 선관위는 현재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예정대로 2020년 11월 8일에 총선 투표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015년 총선에서 압승했던 아웅산 수치의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당이 재집권을 하게 될지 주목이 됩니다. 미얀마 군부는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국회의원 총 의석가운데 25%를 이미 할당 받았기 때문에, 군부가 차지하는 의석을 제외하고 97개 정당이 남은 75%의 의석을 놓고 경쟁을 하게 됩니다.
아웅산 수치는 2017년에 미얀마 군부가 소수 민족 로힝야(Rohingya) 족에게 미얀마 시민권을 박탈하고 잔인하게 학살한 일을 묵인해 주었습니다. 더 나아가 수치는 지난 해 2019년 12월 11일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열린 로힝야 집단 학살 재판에 출두해서 미얀마 군부가 저지른 학살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로 인해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유엔(UN) 자체 조사에 의하면 1만명 이상의 로힝야 사람들이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아웅산 수치는 그처럼 재집권을 위해서 진실과 정의를 외면했습니다.
□ 미얀마 불교의 움직임
미얀마 불교의 움직임이 수상합니다. 총선을 앞두고 여기저기에서 ‘샤프란(Saffron) 혁명’에 대한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샤프란 혁명은 13년 전 2007년 8월 15일부터 9월 29일까지 미얀마 군부에 대항해서 미얀마 승려들이 주도한 반정부시위를 말합니다. 샤프란(Saffron)은 꽃 이름인데, 미얀마 승려들이 입고 있는 가사(袈裟:법복)의 색이 샤프란의 붉은 색과 같다하여 “샤프란 혁명”이라고 이름 붙인 것입니다. 군부의 무서운 진압으로 시위는 약 한 달 만에 진압이 되었지만, 1988년에 아웅산 수치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88항쟁”과 함께 샤프란 혁명은 미얀마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그 미얀마 승려들이 지금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다고 미얀마 일간지 The Irrawaddy가 큰 비중을 실어서 보도했습니다. (2020. 9. 26. 보도)
미얀마 승려들의 연합체 ‘불교평의회’를 미얀마어로 상가(Sangha)라고 합니다. 그 상가에 약 40만 명의 승려들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40만 명은 미얀마에서 군인과 경찰 다음으로 큰 조직입니다. 그러나 40만 명이란 승려들의 숫자보다 미얀마 국민의 90%가 불교신자들인데, 그들이 그 40만 승려들에게 절대 복종을 하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합니다. 승려들이 법당이나 수도원 안에만 있으면 괜찮은데, 샤프란 혁명처럼 승려들이 거리로 나오게 되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불교에는 대승불교와 소승불교가 있습니다. 대승불교는 중국, 몽골, 티베트, 한국, 일본을 중심으로 그 세력을 키웠고, 소승불교는 스리랑카, 태국,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에서 그 세력을 키웠습니다. 대승불교는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 일이라면 승려들도 무기를 들고 나아가 적과 싸울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소승불교는 개인적인 수도 생활에만 전념하기 때문에 정치에는 개입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미얀마 불교는 다릅니다. 소승불교임에도 불구하고 샤프란 혁명에서도 볼 수 있듯이 미얀마 승려들은 정치에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그것은 그들이 [종교 민족주의] 사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불교를 국교화하여 100% 불교 국가를 세우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 일에 목숨을 건 승려들이 많습니다. 미얀마 불교는 1961년부터 미얀마 헌법에서 불교를 국교로 선포하자는 정치적 움직임을 시작했습니다. 미얀마 현행 헌법에는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모슬렘도, 기독교도 존재합니다. 만약 불교가 국교로 선포되면 미얀마 불교는 기독교 선교에도 공격적인 위협을 가하게 될 것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샤프란 혁명’을 화두에 올리는 미얀마 언론의 움직임은 마치 불교 승려들을 거리로 끌어내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이 됩니다. 미얀마 총선을 위해서 기도가 필요합니다.
□ 미얀마 코로나 상황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미얀마 코로나 감염 건수는 하루에 평균 2명이었습니다. 그러나 9월부터 갑자기 코로나가 양곤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9월 20일에는 671명, 9월 24일에는 1,052명까지 올라갔고, 현재는 매일 평균 800명 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걱정스러운 점은 코로나가 지역 감염에서 전국으로 확산이 되고 있고, 특별히 양곤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습니다. 현재 미얀마에서 가장 큰 도시 양곤(Yangon)의 인구는 450만명, 두 번째 큰 도시 만달레이(Mandalay)의 인구는 120만명, 세 번째 큰 도시인 미얀마의 수도 네피도(Nay Pyi Taw)의 인구는 90만명입니다. 9월 30일 현재 미얀마 코로나 총 확진자 수는 12,425명이며, 사망자는 284명입니다.
□ 메얀청 선교
메얀청은 양곤(Yangon)주에 속해 있습니다. 그래서 9월 중순부터 메얀청도 완전 봉쇄되었습니다. 모든 학교가 문을 닫았고, 종교 집회 역시 금지되었습니다. 그래서 메얀청에서는 주일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1주일 전, 저희 선교 센타 주변에서 확진자들이 여러 명 발생해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 모든 기숙사 학생들을 즉시 귀가시켰습니다. 현재 선교 센타에는 리안 전도사 부부만 있습니다. 미얀마 코로나 상황도 점점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언제까지 메얀청이 봉쇄 속에 있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선교사 소식
□ 양한갑선교사
필리핀도, 미얀마도 돌아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두 나라 모두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리핀 정부는 마스크와 코로나 검사 키트를 기증해준 한국 정부와의 합의에 따라 지난 7월에 한국인 100명을 선정해서 필리핀 입국을 허용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오는 11월에 2차 필리핀 입국 희망자 100명을 선별한다는 공고가 나와서 신청을 했지만 저는 캐나다 국적이란 이유 때문에 거절을 당했습니다. 한국에 묶어 놓으시는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믿습니다. 한국에서의 시간은 마치 기도원에서 보내는 시간처럼 말씀 묵상과 아내 간호와 2021년 선교에 필요한 자료들을 꼼꼼히 준비하는데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 최영인선교사
건강했을 때 비타민과 같은 작은 약도 소화하지 못하는 위 기능이었습니다. 그런데 독한 뇌혈관 약(1회 18개)을 몇 개월 동안 장기 복용함으로 인해 여러 장기에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의사의 소견대로 정밀 검사를 받았는데, 식도, 위, 십이지장, 대장까지 치료가 급한 상태로 결과가 나와 더 많은 약이 추가되었습니다. 담당 의사는 뇌혈관 약을 앞으로 2년 동안 더 먹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거기에 다른 약까지 첨부되어 많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기도 제목
- 필리핀 바농전도사, 쥴리안전도사, 미얀마 리안전도사의 힘찬 사역을 위해서 기도해주십시오.
- 굶주림과 실직으로 고통 받고 있는 딸라교회 성도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 정치가 불안한 필리핀과 미얀마 총선이 사회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 최영인선교사의 건강 회복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 건강도 회복되고, 모든 일들이 안정이 되어 선교사가 선교지로 속히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 모두 어려움 가운데 있지만 선교 후원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