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한 봄 여행
최 순 태
품안의 자식도 언젠가는 부모의 곁을 떠나게 된다. 대구 인근의 학교에 다니던 둘째가 취직이 되어 공무원 연수를 받으러 가느라 곧 떠날 예정이다. 남아가 태어나 유아기와 유년기를 거쳐 서른이 가까워지면 이립(而立)이라 하여 자기의 생을 개척하게 되는 것이다.
대학시절부터 대구로 유학을 온 나와 달리 대구에서 출생하고, 결혼 후에도 계속 같은 지역에서 사는 아내는 타향살이를 해 본 기억이 없다. 이러한 까닭으로 직장 때문에 집을 떠나는 아이를 두고 이제 우리와 함께할 날이 며칠 안 남았다고 수시로 내게 얘기 하였다.
나는 세상 이치가 다 그렇지 라며 위로를 하였다. 아내는 따뜻한 봄에 온 가족이 같이 여행을 가자고 제안하였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가까운 합천을 가기로 하였다. 합천에는 해인사와 더불어 가야산이 있으나, 가족들이 등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영상테마파크를 가기로 하였다.
2시간여를 달려 세트장에 도착하였다. 평일이라 손님은 별로 많지 않았다. “태극기 휘날리며, 각시 탈 등을 촬영한 세트장에는 일제강점기의 건물과 초대 이승만 대통령과 김구 선생이 살던 집 등을 자세히 돌아보았다.
일본제국주의 경제착취의 상징인 동양척식회사와 애국지사들을 잡아들여 고문하던 장소인 경찰서 등을 볼 때 저절로 숙연해지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나라의 힘이 약해서 36년간 고초를 겪었을 그분들을 생각하며 잠시 회상에 잠겼다.
마침 점심때가 되어 세트장 내의 식당에서 현지인들이 산지에서 생산한 채소와 육류, 두부 등으로 맛있게 식사하고 가뿐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계절은 어김없이 추운 겨울을 뒤로하고 나무에 새싹이 돋더니 이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였다. 우리 아파트 주변에도 후문으로 들어서는 길목에 벚꽃이 만발하였다. 어느 화창한 오후에 가족들이 김천의 청암사로 나들이를 하였다.
청암사는 오래된 고찰로서 비구니들의 교육도량이다. 절 중앙을 가로지르는 계곡에서 사시사철 맑고 고운 물이 흐른다. 비구니 사찰인지라 매우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다.
나는 성주를 거쳐 청암사로 가기로 하였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벚꽃 터널이 장관이었다. 아내는 연신 ”아! 경치 좋다. 벚꽃구경 멀리 갈 필요 없네.“ 라고 하며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나는 참으로 밖으로 나오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였다. 구태여 진해로 가서 꽃구경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청암사 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우리들은 강정고령보로 향하였다. 물방울 모양의 디 아크 앞에 차를 세우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2층은 내부 수리중이라 구경을 하지 못했고, 주로 1층의 전시물을 보고, 소파에 앉아서 영상물과 음악 감상을 하였다.
디 아크를 나오니 공기가 상쾌하다. 건물 앞 광장에는 바이크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전기로 운행하다 보니 오염과 소음이 별로 없어 좋았다.
보의 언덕 밑을 보니 유람선 선착장이 보였다. 안내판에 당분간 유람선 운행이 불가 합니다라는 안내문이 쓰여 있었다. 보의 수문을 개방하다보니 수량이 많이 줄어들어 유람선 운행이 중단된 탓이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녹조 등 환경오염이 심해 갇혀 있던 물을 방류한데 따른 것이다. 정부와 환경단체는 보를 없애야 한다고 야단이고, 인근 농민들은 농업용수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지자체에서는 상수원 고갈을 염려한다. 아무튼 다각도로 검토하여 좋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꽃구경을 마음껏 하고, 강정고령보를 돌아보고 난뒤 대구에 도착하여 달서구청 근처의 중식당에 갔다. 거기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집에 도착하였다. 오늘 하루 산사의 고적한 분위기에 취하고 아름다운 꽃도 보며 마음껏 힐링한 하루였다.
과연 이번이 가족과 같이하는 마지막 행사인가 라고 걱정하는 아내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다시 한 번 시간을 내어 놀러 가면 될 일이다. 모든 일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이다.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들었다.
첫댓글 우선 아드님의 공무원취업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오붓하게 여행을 잘 다녀 오신 선생님 가족들에게고 축하 드립니다
이제 곧 공무원 연수를 떠나는 아드님을 위해 검소하고 오붓한 가족 여행을 다녀오셨군요. 정말 멋지고 행복한 모습이 눈에 선 합니다. 사모님이 무척 좋아 하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사모님과 행복한 여행 자주하시기 바라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드님의 취업축하를 겸한 가족 나들이, 가족 역사에서 참으로 뜻깊고 보람된 여행인거 같습니다. 축하드리며 잘 읽었습니다.
가족도 때로는 헤어지고 , 그러다 모이는 게 정이 새로워지는 것 겉습니다. 좋은 곳 많이 다녀오셨네요.
나도 함께 여행을 하며 그곳 풍경을 감상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행복하셨겠습니다. 아드님의 멋진 취업, 전 가족이 떠나는 오붓한 여행..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져 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요즈음처럼 힘든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연수를 떠나신 아드님 축하드립니다. 지금부터 이별의 연습이 시작이 됩니다. 품안에서 늘 한집에서 살다가 결혼을 해 살림을 내보내면서 서운했던 맘이 늘 잊혀지질 않더랍니다. 두 분의 생활이 시작되면서 부터 즐거운여행 자주자주 다니시기 바랍니다. 세월은 금방가더랍니다.
가족들의 멋지고 오붓한 봄 나들이 였군요. 가문의 영광이라는 아드님의 공무원 시험에도 합격했으니 더 없이 즐거운 봄 나들이였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이제 성인이 되어 부모 품을 떠나는 아드님과의 정다운 가족여행이 포근한 봄 처럼 다가옵니다. 산천에만 꽃들이 만발한 것이아니라 선생님의 가정에도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청년실업이 화두인데 공무원 시험에 떡하니 붙은 훌륭한 아드님을 두심을 축하드립니다.
의미있는 가족여행으로 기쁨이 배가 되었네요. 잘 읽었습니다.
아드님의 멋진 취업을 축하드립니다. 합천, 김천 청암사, 강정 고령보 등은 멀지도 않으면서 풍광도 좋은 곳이라 나들이 장소로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활짝 핀 벚꽃처럼 화기애애한 가족의 미소도 느껴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취업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아들의 좋은 결과 축하드립니다. 취업한 아들과의 가족여행 어디를 가더라도 즐거울것 같습니다.
봄날 만큼 화사한 가족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아들의 추업과 장래를 축하 할 일이지만 품속을 떠나는 아들 모습이 안스러운 것이 부모의 마음인가 봅니다. 아들의 장도를 빌며 가족끼리 오붓한 여행이 타복한 가정으로 닥아 옵니다.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