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 6화- 이준호 유재명의 공조,
드러나기 시작한 10년 전 사건의 실체
청와대 비선실세 문건, 모든 인물과 사건은 연결돼 있다
거대하고 음흉하고 지독한 비밀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죽음이 연속되는 사건의 실체에는 거대 권력이 존재하고 있었다. 세상에 우연은 없었고 모든 것은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뿐이었다. 도현 주변의 인물들은 모두 10년 전 사건 속에 연루된 이들이었다.
도현은 춘호와 격한 말싸움을 한 후 쓰러졌다. 심장 이식을 한 도현에게 이는 적신호였다. 그나마 진 여사가 곁에 있어 빠르게 수습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여사의 정체가 드러났다. 그녀는 의사였다. 도현의 시각에서 수술복을 입어 얼굴을 명확하게 알아볼 수 없지만 분명 진 여사는 그를 수술해준 집도의였다.
진 여사는 왜 도현의 곁에 머물려고 하는 것일까? 단순히 심장수술을 해준 환자이기 때문이라고 하기는 이상하다. 뭔지 모를 비밀을 간직하고 있음이 명확하다. 알 수 없는 진실의 문은 열게 된 것은 10년 전 도현의 수술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는 유리였다.
유리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조 간호사 사건이 10년 전과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1순위 환자의 죽음으로 2순위 환자가 수술을 받았다. 10년 전 그 1순위 환자는 아버지였고, 2순위는 도현이었다. 도현이를 원망하거나 의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 의도적으로 아버지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기자였던 아버지의 과거를 파기 시작한 유리는 중요한 단서들을 다이어리에서 얻었다. 아버지는 2009년 당시 중요한 사건에 집착하고 있었다. 후배 기자에게도 숨긴 채 그가 추적하던 기사는 청와대와 관련되어 있었다.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를 받던 파견 경찰인 윤철민이 자살한 채 발견되었다.
부패방지처 노선후 검사 역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리고 유리의 아버지가 심장 수술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이 세 사람의 죽음이 의심스러운 것은 모두 유리 아버지와 만난 후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문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경찰 윤철민, 그리고 부패방지처 검사를 연이어 만난 후 벌어진 의문의 사망사건 셋은 우연일 수가 없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뭔가를 감추기 위해 세 사람을 죽였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리 아버지 죽음의 진실을 알게 되면 다른 두 분의 사망도 밝혀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죽음 뒤에 청와대에서 벌어진 추악한 진실 역시 밝혀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오택진과 도현의 아버지 최필수가 모종의 거래를 했다는 것은 명확하게 드러났다. 필수가 기무사 차승후 중령을 죽인 이유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기무사령관이었던 오택진의 제안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실제 죽인 인물은 오택진일 가능성이 높다. 그저 총만 잡고 자백한 최필수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버렸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필수에게 아들 도현은 자신의 전부였다. 그런 아들이 심장병으로 힘겨워 한다. 수술을 앞두고 있지만 좀처럼 순서가 다가오지 않는다. 그렇게 도현이 사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제안이 들어왔다. 그리고 필수는 그게 악마의 손임을 알면서도 잡았다. 아들을 구할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는 것이 아버지였으니 말이다.
도현과 춘호의 오해는 쉽게 풀렸다. 그렇게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10년 전 창현동 고은주 살인사건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김선희 사건과 고은주 사건은 동일한 범인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춘호는 확신했다. 중간에 벌어진 5년 전 종구의 살인은 고은주 사건의 모방일 뿐이었다.
촉 좋은 춘호의 생각은 맞았다. 10년 전 사망한 고은주 역시 간호사였다. 그리고 그에게는 두 명의 남자 친구가 존재했다. 한 명은 군인 조기탁이었고, 다른 하나는 약물 범죄가 있던 강상훈이었다. 어렵게 강상훈을 찾아간 도현과 춘호는 그에게 유의미한 증언을 듣게 되었다.
군 영창에 있었다는 조기탁을 강상훈이 목격했다는 증언. 왜 조기탁은 살인자가 되었고, 군에서는 왜 그를 감쌌는지 그게 의문이다. 마약 성분의 진통제인 모르핀과 유사한 페티딘을 고 간호사는 병원에서 빼돌리고 있었다. 그 약물이 모두 약쟁이였던 강상훈에게 건네졌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강상훈은 이를 받아 다른 이들에게 넘겼다. 중간 판매책처럼 말이다.
페티딘에 사건의 진실이 담겨 있다. 이를 받아간 이들 중 범인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모든 증거를 없애기 위해 고은주를 살해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럼 누가 이를 주도했을까? 당연히 오 회장이 연루되었을 가능성은 100%다. 군에 있어야 할 조기탁이 살인범이라면 군을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이 관여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오 회장 역시 꼼짝하지 못하는 존재가 있다. 바로 대통령의 조카인 박시강이다. 서울시 중앙구 후보로 나선 박시강은 모든 사건에 연루된 핵심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무기 로비 사건에 연루되어 있고, 페티딘을 투약한 인물일 가능성도 높다. 그리고 청와대 문건과 관련된 인물들을 죽이는 데도 연루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 사건을 추적하던 도현과 춘호는 조기탁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집에서 의외의 인물과 마주하게 된다. 김성조 사건의 범인이자 도현이 수술받던 시절 담당 간호사였던 조경선이 그 집주인이었다. 조기탁은 조경선의 동생이라는 의미가 된다.
남매가 모두 중요한 사건에 연루되었다. 조경선은 10년 전에서 유리 아버지를 죽음으로 이끈 인물일지도 모른다. 그 이유 역시 동생 때문일 수는 있지만, 이 모든 것은 잘 짜여진 시나리오처럼 엮여 있었다. 1석 2조를 노린 사건들은 단순하게 일어날 수 없으니 말이다.
도현과 춘호가 10년 전 창현동 사건에 몰입했다면, 유리는 아버지가 사망하기 전 만난 인물들에 집중했다. 경찰 윤철민의 유족들을 만날 수 없었던 유리는 노선후 검사의 집을 찾았다. 딱 봐도 거대한 집 앞에서 망설이던 유리는 고급 차량에서 내리는 누군가를 보고 놀랐다.
유리가 놀린 대상은 바로 진 여사였다. 진 여사는 의사이자 사망한 노선후 검사의 가족이었다. 모든 것은 연결되기 시작했다. 진 여사가 굳이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도현의 사무실에 나가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사건은 철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청와대 비선실세 사건을 토대로 상상력을 동원해 거대한 비리 사건을 만들어냈다. 지난 정권에서 벌인 수많은 거대 범죄가 바로 드라마 <자백> 속에 숨겨진 비밀처럼 담겨 있다. 그런 점에서 흥미롭기만 하다.
출처 :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9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