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치유하는 다채로운 색의 향연
컬러 테라피로 마음을 보듬다
지난 6월 17일 오후 경제전망실 실원들은 다채로운 컬러들을 만났다.
자신에게 필요한 컬러는 무엇인지 찾고 마음이 머무는 색을 찾아 자신을 살폈다. 그 가운데 소중한 것들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이날 서로의 마음에 스며든 컬러들은 경제전망실을 더욱 풍성하고 여유롭게 할 것이다.
CHAPTER 1. 필요색 찾기
나를 회복시켜주는 색
매일 아침 사람들이 눈을 뜨면 가장 많이 마주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색이다. 만물이 지닌 색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 우리의 마음과 생각, 행동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경제전망실 실원들은 이번 부서탐방 컬러 테라피에 참여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컬러 테라피는 색채의 성질을 통해 심리를 진단하고 회복해 활력을 높이는 요법이다. 실제 병을 낫게 하는 치료법은 아니지만 컬러가 주는 자극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기도 한다. 컬러리스트 이상진 강사는 우리 삶에서 ‘색채’가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우리가 색을 보고 예쁘다, 화사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그 색이 가진 에너지에 우리가 반응한 것이다. 이처럼 색은 사람의 신체와 감정에 다양한 변화를 일으키기에 치유의 목적으로도 쓰인다.” 아동들의 감정과 심리상태를 확인하는 매개체로 쓰이는 것은 물론 성인들의 우울감이나 불면증 해소 등에도 컬러를 활용한다. 이 강사는 일례로 미국의 한 교도소에서 벽을 분홍색으로 칠하자 수감자들의 심리가 유의미하게 안정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설명했다. 분홍색이 사람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에너지를 지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제전망실 실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줄여줄 색깔은 무엇일까. 이 강사는 여러 가지 상황을 제시하고 자신에게 해당되는 것을 선택하게 했다. 바쁜 일과로 마음의 휴식이 필요했던 정규철 실장은 파란색, 꼼꼼한 성격으로 만족감의 기준이 높은 황세진 전문연구원에게는 회색, 좀 더 활발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이상규 전문위원, 이유진 전문연구원, 한정민 전문연구원에게는 빨간색이 필요색으로 확인됐다.
CHAPTER 2. 선호색 찾기
색깔로 나를 발견하다
선호색은 직관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컬러를 선택하는 것이다. 자신의 상황을 이성적으로 판단해 선택한 필요색과 달리 내재된 자신의 마음을 알아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실원들은 제시된 24가지 컬러 리스트에서 마음이 가는 색을 하나씩 골라냈다. 실원들이 선호하는 색은 공통적으로 ‘초록색’과 ‘파란색’ 계열에 집중됐다. 이 강사는 “파란색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보통 좁지만 깊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내 사람이라고 믿으면 깊은 정을 주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초록색을 꼽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실원들은 선호색에 따른 성격 유형에 자신이 부합하는지 골똘히 생각하는가 하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기도 했다.
CHAPTER 3. 경험색 찾기
색에 담긴 ‘나의 소중한 가치’
컬러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떠올려보는 시간도 이어졌다. 테이블 위에 펼쳐진 수십 가지 색깔의 종이 중에서 하나를 고르고 그 색과 연관된 자신의 경험, 당시의 감정을 종이에 써보는 것이었다. 허진욱 모형총괄은 파란색을 자신의 경험색으로 골랐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파랑으로 등장하는 ‘슬픔이’ 캐릭터 떠올랐기 때문이다. 허 모형총괄은 2주 전에 운동을 하다가 손목을 다쳤는데 예전과 달리 금방 낫지 않는 것을 보며 슬픔이가 떠올랐다는 ‘웃픈’ 설명을 남겼다. 연두색을 고른 정규철 실장은 “집안일을 더 많이 해야겠다”라는 다짐을 적었다. 그 이유에 대해 “아내가 설거지할 때 연두색 앞치마를 두르는 모습이 생각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쁜 업무로 집안일을 도와주지 못해 아내에게 늘 미안하다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구희일 전문연구원은 아기가 태어나던 순간 분만실에서 봤던 초록색을 기억했다. “3일 동안 잠을 못 잔 상태여서 제대로 기뻐하지 못했다”는 마음을 불러냈다. 이상규 전문위원의 경험색은 하늘색이었다. 지난 주말 공원에서 아이들과 장난감 비행기를 날리다가 비행기가 돌아오지 않아 아이들이 펑펑 울었다는 사연을 떠올려서다. 이 전문위원은 “비행기를 날리기 전 하늘은 푸르렀지만 날리고 난 뒤에는 하늘이 어두워지는 듯했다”는 이야기로 실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 외에도 실원들은 이루고 싶은 자신의 꿈과 희망, 어린 시절 고향과 연관된 추억을 떠올리며 자신의 이야기를 색으로 표현했다. 이 강사는 “색을 통해 떠올리는 경험엔 중요하게 생각하는 존재나 가치가 담긴다. 가족이 많이 등장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CHAPTER 4. 색 조합하기
연관 색들이 어우러진 테이핑 아트
필요색, 선호색, 경험색을 하나씩 찾아낸 실원들은 이제 그 색들을 이용해 테이핑 아트 작품 만들기에 돌입했다. 정사각형 캔버스 액자에 마스킹 테이프를 자유롭게 붙인 후 붓을 이용해 테이프로 구분된 칸마다 자신과 연관된 색을 칠했다. 필요색, 선호색, 경험색 중 겹치는 색이 있을지는 몰라도 색의 조합은 각각 달랐다. 원하는 비중과 모양이 저마다 다른 테이핑 아트들은 현재의 상황, 내재된 감정, 중요하게 간직한 경험을 담아냈다. 컬러 테라피를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과거를 회상했던 실원들은 잠시나마 바쁜 일과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갖고 동료의 작품을 살펴보며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경제전망실은 어떤 색깔로 표현될까. 정규철 실장은 잠시 고민 끝에 “하얀색”이라고 말했다. “백색광을 프리즘에 비추면 무지개색으로 분해되는데 경제전망실은 그 반대 과정을 시도한다. 저마다 다른 성격과 개성을 갖고 있는 고유한 색이 조화롭게 섞이면 하얀 빛깔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니 인터뷰
정규철 경제전망실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