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로 부는 악기에 퉁소와 단소가 있습니다. 퉁소는 중국에서는 통소(洞簫)로 불립니다. 통소의 洞 은 통할 통으로 通과도 같은 뜻입니다. 단소는 성종조 악학궤범에 수많은 악기가 소개된 중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악학궤범이후에도 문헌상으로 별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퉁소의 이름이 위 아래로 통하여 있다는 것으로 본다면 단소 역시 퉁소의 일종이라고 봅니다. 퉁소는 일본으로 건너가 샤쿠하치(尺八)가 되었습니다. 새쿠하치란 악기의 길이가 한자 8치인데서 온 이름입니다. 또한 이 악기가 아메리카로 건너가 인디언 께냐가 되었습니다. 이 세 악기는 뿌리는 하나이나 전래되어 다른 땅에서 쓰이는 동안 모양도 조금씩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가장 크게 다른 것은 취구의 모양입니다.
샤쿠하치의 모양입니다. 취구의 안쪽 보다는 바깥으로 많이 다듬은 모양입니다.
인디언 께냐입니다. 샤쿠하치 처럼 취구 바깥으로 판 것이 보이나 전체적인 모양이 단소나 퉁소와 비슷합니다
두 악기를 퉁소와 불어서 비교해 본 결과 모두 퉁소나 단소보다 소리가 쉽고 크게 울리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편 퉁소나 단소처럼 음의 변화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즉 소리는 크게 나지만 우리 음악의 중요한 기교인 추성 퇴성 농음 들이 자유롭게 이루어지기 힘들었다는 것입니다. 역시 악기는 그 나라의 음악에 맞게 발전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한편 퉁소의 경우 높은 음 내는 것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이런 종류의 악기처럼 취구를 바깥쪽으로 다듬어서 높은음을 쉽게 내도록 하는 시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