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에 앞서
여기 한 도덕교사가 있다. 그는 오랫동안 학생인권운동을 해왔고, 광주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성평등 교육을 실천해왔던 교사다. 그의 수업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민원이 발생하고 교육청은 그를 직위해제한 데 이어 경찰서에 조사를 의뢰한다. 지난 9일 경찰은 그를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는 7월 직위해제 후 2개월 째, 학교 밖 세상에서 다시 교단에 서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이기도 한 배이상헌 교사의 이야기다. 그는 올해 3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도덕교과의 성윤리·성평등 단원에서 성평등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에게 수많은 여성단체들이 추천했던 ‘억압받는 다수’라는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다가 올해 7월 10일, 그는 수업에서 배제됐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광주교육청이 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주일 후인 17일 그는 학교 내 성고충심의위원회 간사와 질의응답 과정에서 그 이유를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수업 중 발언과 자료로 활용한 영상에 대한 학생들의 민원이 제기된 것’이 수업배제의 이유였다. 성평등 수업을 하는 교사였던 그가 성비위 행위 교사가 된 것이다. 그는 광주교육청의 학생들과의 분리차원의 수업배제 조치를 받아들이지 않고 여느 때처럼 수업에 들어갔다. 그러자 광주교육청은 24일, 그를 직위해제했다. 직위해제란 공무원의 신분은 유지하지만, 직위에서 물러나게 해 업무를 못하도록 하는 임용행위로 교사에게는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지 못하게 하는 조치다. 반면, 직위해제 다음 날인 25일, 학교에서 열린 성희롱·성고충 심의위원회에서는 만장일치로 해당 사안을 ‘성비위가 아님’으로 결정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수업 활동 중 일본군 위안부 폄훼, 왜곡된 성 윤리, 성적 수치심을 주는 동영상 제시 등을 ‘성비위’로 규정했고 성폭력성희롱매뉴얼(매뉴얼)에 따라 직위해제 조치를 취했다. 성비위 행위교사로 지목된 그는 특정 사건을 인용하거나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던 수업 내용이 마치 자신의 생각인 양 왜곡되었다고 주장했고 facebook에 글을 올리며 광주시교육청의 과도한 행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광주교육청은 스쿨미투 이후, ‘사안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매뉴얼에 따라 가해지목교사들을 엄벌조치하고 있다. 그로 인해 파면과 해임을 당한 교사들이 속출하면서 교직사회에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매뉴얼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는 원인이기도 하다. 교육계 학생인권 운동의 대표적 활동가였던 교사가 성비위 행위 교사로 몰려 직위해제를 당하자, 교사들의 분노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그를 지지하는 교사들의 주장은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들었던 팻말에 씌여 진 문구에 잘 나타나 있다. '수업불만 민원으로 성비위교사 웬말이냐', '교육권 침해 사과하고 매뉴얼 즉각 수정하라', '정당한 교육활동이다 교육권 침해 사과하라', '성평등교육 스쿨미투 교육감이 책임져라', '정당한 교육활동에 수업배제 웬말이냐', '광주시교육청 사과하고 성평등교육 보장하라'가 문구의 내용이다. 이들은 이후, 성평등교육과 배이상헌 교사를 지지하는 모임을 꾸려 서명운동을 포함한 피켓시위, 기자회견 등의 활동을 펴나가고 있고 전교조 광주지부도 성명을 내고 광주시교육청의 행정행위를 규탄했다. 한 교사의 성평등 수업 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민원으로 광주시교육청은 매뉴얼에 따른 행정을 펼쳤고, 경찰조사에 이은 검찰송치가 이뤄지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까지가 지난 2개월간 한국 사회를 뒤흔들며 성평등 교육과 스쿨미투 그리고 교사의 교육권 침해 논란을 일으켰던 이야기다. 학교 안에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들은 없었을까? 사안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스쿨미투 당사자들의 의견과는 별개로 해당 교사를 중징계하면서 교단을 떠나게 만드는 교육청의 행정에는 문제가 없는가? 모든 사안을 스쿨미투로 봐야 하는가? 어디까지 스쿨미투로 봐야 하는지 그 기준은 무엇이며 그것은 누가 판단하는가? 누가 말하기 시작한 학생들의 스쿨미투를 판단하려 하는가? 평상 시 인권과 평등을 실천해왔던 교사들의 수업은 스쿨미투 대상이 될 수가 없는 건가? 성평등 교육이라 이름 지은 교육활동에서는 성희롱적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것인가? 스쿨미투가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하고 성평등 교육을 축소시키고 있는가? 이 사안은 한국 사회에 수많은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전교조는 지난 24일, ‘광주교육청 배이상헌 교사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8월과 9월 두 차례 걸쳐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지난 21일 토론회를 거친 후 나온 전교조 입장은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인권이 함께 보호되도록 교육부 매뉴얼 수정과 교육청의 징계 양형에 대한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과 “교육청 내 숙의기구를 두어 이 기구를 통해 사안을 해결해 나가고 그 과정에 학생의 참여권이 보장되며 학내 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 모든 진행 과정에서 존재하지만 드러나지 않은 목소리가 있다. 수업을 받으면서 불편함과 그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던 학생들인 스쿨미투 당사자들이다. 그들이 정확히 어떤 민원을 넣었는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이들은 왜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을까? 교육청, 경찰, 검찰까지 이 사안이 옮겨가면서 교육활동 침해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스쿨미투 당사자들은 숨을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그렇게 이 사안은 스쿨미투 역사에 중요한 분기점으로 기록될 정도의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가진 사안이 되었다. 성평등 교육을 해온 교사와 그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했던 학생, 두 주체 모두를 살려야 하는 게 교육계의 과제가 되었다. 그럼에도 교육청의 매뉴얼 적용에 따른 사안의 사법화는 과도하며 무혐의로 판명난 사안마저도 중징계를 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더욱이 성평등 교육을 실천했던 교사가 징계를 받는 건 우려의 지점이 있다. 그렇지만 스쿨미투를 통해 이제 막 말하기 시작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잦아들게 해서는 안되는 것 또한, 교육계의 중요한 과제다. 이 사안이 교사의 교육권을 보호함과 동시에 스쿨미투 당사자들의 말하기를 더욱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에는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 교육당국과 학교, 그리고 교사들은 무엇보다도 스쿨미투 당사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1일 전교조 주최로 열린 토론회는 이런 물음에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토론회를 지상중계한다. 편집자주 |
“전교조는 스쿨미투를 지지하고 학생들과 함께 한다. 또한, 전교조는 교사의 교권이 지켜지고 보호되도록 나서야 한다. 스쿨미투와 교권은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교권이 함께 보호되어야 한다.”
9월 21일 오후 2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 7층 강당에서 전교조 주최로 열린 “스쿨미투와 페미니즘 교육의 현재와 미래” 토론회 시작에 앞서 김현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이 한 말이다.
▲ 김현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이 토론회 시작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 김상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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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스쿨미투
성희롱 성폭력 대응 매뉴얼, 무엇이 문제인가… 연구자 이야기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학교공동체회복과 “학교내 성희롱 성폭력 대응 매뉴얼”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스쿨미투의 사건 처리 과정에서 과연 학교공동체의 협의라는 과정이 어떻게 반영될 수 있을지', '모든 사건의 사법화의 문제를 과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사법화는 왜 진행되는지', '우리의 법제도는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그의 얘기를 들어보자
“모든 스쿨미투 사안의 사법화가 문제다. ‘신고의무제’로 인해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은폐하는 게 되고, 교육청은 매뉴얼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기관경고를 받거나 교장이 경고를 받는다. 매뉴얼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성희롱·성폭력을 하나의 건으로 명명함으로써 다양한 행위의 가능성을 차단해 버린다. 인지 즉시 48시간 안에 신고하게 되어 있는 ‘신고의무제’로 인한 학교의 사법화’로 학교공동체 내에서 사건을 파악하고 자체적으로 사건 해결을 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거다. 일단 사건을 인지하면 학교는 교육청에 바로 보고하고 또 경찰에 간다. 전수조사를 할 때도 학교가 하는 게 아니라 경찰과 학교, 교육청이 한다. 경찰이 하는 전수조사는 학교에서 하는 전수조사와 달리, 범죄를 확인하는 전수조사다. 신고를 통해서 사건을 제 3자의 기관에서 해결하게 하는 것은 학교장이 책임지지 않는 방식이기도 하다. 신고의무제가 이런 길을 열어준다.
피해자가 신뢰했던 교사에 인한 피해를 드러낸다는 것이 반드시 ‘사건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사건화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법적인 의무라서 그렇다. 목격자라면 누구든지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는 ‘제 3자 신고제도’ 또한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사건이 가시화되면서 피해를 드러내지 않기로 결정한 피해자에게는 굉장히 폭력적일 수 있다. 오히려 피해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형태다.
사건해결의 주체가 교육청과 수사기관이 되어서는 안된다. 광주 도덕교사 사안의 경우 광주교육청에서는 매뉴얼대로 했다. 학교가 중간에 개입해서 공식적인 사과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었는데 이런 것이 다 차단되면서 사법화까지 진행된 것이다. 학교도 교육청도 매뉴얼에 다 묶여 있어서 사안 해결을 더 어렵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풀어가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개방적으로 해야 한다. 제 3자의 개입인 사법화가 아닌 공동체 회복의 관점에서 사건처리를 할 구체적인 트랙이 없다. 그 트랙을 만들어야 한다.”
학교 내부에 공론장이 펼쳐져야… 청소년의 이야기
발제문 작성자 양지혜씨 대신 참석한 청소년페미니스트네트워크 위티의 토은씨는 “학생의 시선으로 바라 본 스쿨미투에 대한 정부와 교육청의 대처와 한계”에 대해 지적하며 “학교에서 교실에서 새로운 공론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청소년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지난 주에 한국의 스쿨미투 사안이 UN에서 논의된 바 있는데 한국정부는 그 자리에서 ‘피해자에게 전학 갈 자유를 제공했다’는 망언을 했다. 스쿨미투 고발자들은 학내 성폭력을 고발한 이후,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사안이 처리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으며, 사안처리 과정 및 결과에 대한 정보도 제대로 전달받을 수 없었다. 학교구성원들은 사안 처리 과정에서 배제되며 고발자들의 문제제기는 공동체 내의 문제로 활용되지 않는다.
스쿨 미투 이후의 대책이 학교문화와 권력구조를 변화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교사 개개인만을 엄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배이상헌 교사가 성평등 교육을 하고자 했던 영상이나 수업 내용의 의도를 의심치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원인들이 느낀 불쾌감을 부당한 민원으로만 여길 수는 없다.
성평등 교육에 대한 책임을 개별 교사에게만 지울 수는 없고 교사 개인의 힘으로는 안전한 공론장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만약 개별 교사가 성평등 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에 대한 모든 책임을 홀로 져야 한다면, 누가 성평등 교육을 시도할 수 있겠는가? 광주교육청은 매뉴얼대로 처리했다며 해당교사를 ‘직위해제’할 것이 아니라 성평등 교육이 부재한 학교현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고 청소년을 피해자나 민원인의 위치에만 놓아두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요구하는 변화를 반영하는 성평등 교육을 기획해야 한다.
학교는 사안 처리의 책임을 교육청과 수사기관에 떠넘기고 수수방관할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성평등을 논의할 수 있는 공론장을 열어야 하고 소수자가 안전하게 발언할 수 있도록 혐오와 차별을 공론장에서 배제할 수 있는 자정력을 담보해야 한다. 이러한 자정력은 성평등 교육을 통한 성인지 감수성 향상으로 가능할 것이다. 학교는 사회적 공론장을 형성하고 공감과 연대를 일으켰던 스쿨미투를 학교 내부의 공론장으로 연결하지 못했고 차별과 폭력을 경험한 이들을 사회적 공론장으로 외화시키는 것 외에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책임과 위험을 무릅써야 했다.
언제까지 당사자들의 증언에만 의존한 채 학내 성평등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겠는가? 대한민국 정부와 각 교육청과 개별학교는 이제라도 성평등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스쿨미투의 열기가 남긴 것… 스쿨미투지원 활동가 이야기
최경숙 노원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활동가는 “언론에 대대적으로 노출된 스쿨미투 발생학교(용화여고)의 조직 문화가 성평등 문화로 변모해가고 있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는 거에 대해 허탈함과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신도 이럴진대 “목소리 내어 앞장섰던 학생들은 얼마나 화가 날까?”라고 물으며 학생들의 스쿨미투 목소리가 잦아들고 있는 현실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근 2년 동안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도 학교가 변함이 없는 현실 속에서 학생들이 ‘침묵’을 택한 건 아닌지 하는 우려도 함께 나타냈다. 최경숙 활동가의 이야기다.
“스쿨미투 ‘매뉴얼’을 만들어낸 것은 스쿨미투 운동의 성과다. 학교는 매뉴얼에 따라 상급기관에 보고하고 가해교사를 즉시 분리조치해야 한다. 아직은 매뉴얼이 불안해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학생들의 말하기는 학교 내 성차별과 성폭력을 알렸고, 학교는 비록 미미하지만 학생의 말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학내 성폭력이 권력에 의한 폭력이고 학교는 성폭력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며 이로 인해 학생들이 얼마나 힘들어하는가를 세상이 알게 됐다. 무엇보다도 교사에게 스쿨미투에 해당하는 성폭력, 성희롱, 성추행, 성차별적 발언, 혐오발언 등등 학생들에게 하면 안되는 언행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한 것은 학생들이 외친 스쿨미투의 열매다.
광주 도덕교사 성평등 수업 관련 사안을 지켜보면서 새삼 깨달은 바가 있다. 우리 모두는 지금까지 용기 낸 학생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당국과 학교 구성원과 학부모를 비롯한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모든 사람들은 학생들의 용기를 무위로 돌리지 않도록 다시 한번 학교를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법을 마련하고, 학교를 변화시키기 위해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스쿨미투에는 혐오발언, 차별문화, 성적수치심, 학생생활지도 등 학생인권 전반에 걸친 문제제기도 함께 한 사례가 많다. 가해교사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지 않는 학생들도 많이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 학생들이 평등하게 의견을 낼 수 있고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나갈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
수업에서 불편한 말이 나온다면 그 자리에서 문제제기하고 토론해서 해결해야 한다. 형식적인 성평등 교육은 그만해야 한다. ”
1부 토론 내용에 대한 사전 질문과 답변
“배이상헌 교사 건에 대한 여성위 입장은?”이란 물음에 전교조 여성위는 “검찰로 수사가 넘어간 단계다. 피해 학생 다수가 진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장을 내는 것은 더 많은 분란을 불러 일으킨다. 광주교육청 매뉴얼이 타시도교육청에 의해서 과도하다는 것은 확인했다.”라고 답했다.
“분리조치만이 가능한 방안인가?”라는 물음에 박선영씨는 “공간분리가 이루어지면 좋다. 직위해제 형식의 대기발령 말고는 그 일을 계속하는 것이라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연가, 병가, 연수 등으로 가해자를 처리하는 것은 원래의 취지에 벗어나는 것이다.”라고 답했고, 최경숙 씨는 “분리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직위해제가 이루어진다고 알고 있다. 공간분리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 학생들은 피해자로서 가해자를 걱정한다. 신고학생들에게 학생의 말 때문이 가해 교사의 행위 때문에 처벌을 받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답했다.
“스쿨미투의 정당한 문제의식과 성과는 인정한다. 향후 나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토은씨는 “스쿨미투는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생교사의 성평등 의식 교육 및 불편함에 대한 자유로운 문제제기가 가능한 문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배이상헌 교사의 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박선영 씨는 “열린 토론이 가능했으면 한다. 모두가 괴로운 상황이다. 이 사건의 발단은 신고이다. 이렇게 진행되면 트랙을 탈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성적수치심을 호소하고 있다. 특별한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물어보시는 것은 곤란하다. ‘성노동이냐 성착취’냐고 입장을 묻는 것과 비슷하다. 신고제는 전환점이다.”라고 답했다.
“학교 자체적 사안 대응 능력을 키워서 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면 이에 대한 아이디어나 계획은?”이란 물음에 토은 씨는 “현재 제도는 다 갈아엎어야 한다. 일방적 강의가 아니라 학생들이 토론을 통해 공론의 장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고 박선영 씨는 “일괄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은 문제가 있다. 중간해결방식을 찾아라. 신고의무제가 없을 때 사건이 은폐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최초의 입법취지(즉시 신고)를 고민하되 즉시를 빼고 신고를 하도록 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냈고 박현이 씨는 “공동체의 회복으로 가기보다는 신고냐 아니냐로 가서 사법처리로 가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학교가 성폭력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다.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 토론 참가자들은 지난 2년간 한국 사회와 교육계를 뒤흔들었던 스쿨미투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 김상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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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성평등 교육
초등학교에서 성교육이 ‘싫은’ 이유들…초등학교 교사 이야기
교육전문가로 불리는 교사의 입장에서 성평등 교육에 대한 제언이 이어졌다. 초등학교 교사인 진냥씨는 “학교폭력법이 개정되면서 업무과다 측면에서 교육청으로 넘어간 것이 굉장히 반가운 일이기도 하지만 학교는 비일상화되면서 교사들은 방어능력이 없다는 것을 가장 큰 문제라고 봤다. 그의 제언을 들어보자.
“현재 적용되고 있는 성교육표준안은 2015년 3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것으로 무성의하게 만들어졌고 교육과정 분석도 하나도 없다. 자료가 없으니 성평등 교육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 칭찬을 받는 현실이다. 성교육이 예방중심, 처벌 중심으로 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스쿨미투와 성폭력으로 그만큼 부담스럽고 힘들어하면서도 한국의 교육계에서는 교사들을 성교육 전문가 집단으로 양성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고, 성교육은 늘 외부단체에게 외주화하고 있다. 이러한 무관심과 무지함으로 성교육과 관련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고 스쿨미투 등의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다 추가적인 피해를 발생시키는 학교를 만들고 있다.
학교폭력이든 체벌이든 성평등 교육이든 고초를 겪고 있거나 가해자로 지목당하는 교사들은 절대적인 고립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핑계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이토록 성폭력적인데 내가 어떻게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 없겠는가. 나는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 게 더 이상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고 굉장히 많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활동가로서 사안 지원을 하다가 2차 가해자로 지목을 받았던 적이 있다. 교사로서 피해자를 지원하는 것을 교사의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가해자로 지목받았을 때 이 과정을 어떻게 겪어나가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교사로서 연대하는 게 아니라 가부장제 피해자로서 성폭력적 공간에서 학교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내가 나로서 편안하고 행복할 수 있는 학교를 위해서 동지로서 동료로서 지지하는 공간을 좀 더 만들어 가는 거다.
이 사안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무고의 가능성을 논하는 등 학생의 신고에 대해서, 오랫동안 전교조가 해왔던 운동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서의 지지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의 일로서 나의 해방으로서 학생과 내가 공감을 가지는 공간으로서 시끄럽고 갈등을 가지는 방식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교사들이 성평등 교육 전문가로서 공부하고 배우고 실천해나가야 한다. 학교에서 수없이 많은 사례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핵심교원 양성하는 거 들어본 적이 없다. 학교를 먼저 성평등적으로 만들어 가고 교사로서 인간으로서 내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야 한다."
스쿨미투 시대의 성평등 교육… 고등학교 교사 이야기
고영주 교사는 뒤늦게 학생인권 운동을 시작했고 뒤늦게 성소수자 운동과 여성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자신의 가해자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그동안 너무 많은 가해를 하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는 고등학교 교사의 이야기다.
“남성으로 패싱되는 교사들이 어떤 스탠스를 가지고 수업에서 성교육에 임해야 할까를 생각했다. 성교육을 하면서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날 수 없는 폭력성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가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무해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성평등 교육하면서 잘못을 저질러 신고도 당하고 사과도 하는 과정을 거쳤다. 나 또한 성희롱 가해자로 신고가 돼서 학교를 그만둘뻔한 사안이 있었다. 여성단체가 2차 가해하지 말고 조용히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렸고, 공론화하기를 원하지 않는 피해학생과 이야기 나누었고 그것을 녹음하게 하고 잘 가지고 있다가 이후에도 신고하게 되면 신고를 하면 된다고 증거를 남겼다. 우리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요구하는 게 진정어린 사과가 우선이라고 말한다. 가해자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던 저 같은 사람은 학생들 앞에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성평등 교육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성평등한 세상은 존재한 적이 없었다. 신뢰할 수 있는 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진심어린 사과와 성찰이다. 소수자와의 신뢰관계 형성이 대단히 중요하다. 마음 편하게 이 사람을 믿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 학교에서도 안전하게 커밍아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청소년의 ‘스쿨미투 이야기’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을 하고 있는 이수경 씨는 지금까지의 어떤 토론보다도 떨린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제껏 청소년 활동가들이 요구받는 역할대결하기 위한은 피해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무력한 피해자로 소비되는 느낌이다. 불행팔이의 경험이어서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학교에서 어떠한 성평등교육도 받아 본 적이 없다. 교사와 한번도 평등한 교육과 관계맺음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어색하고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덜 불평등할지를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모르면 모른다고 해라. 아는 척 하지 말고, 여기까지만 안다고 해라. 교사가 가르치는 역할을 요구받는 것을 알고 있다. 교사는 학생을 보기만 하면 가르치려 하고, 남성은 여성에게 가르치려 한다. 교사가 학생의 고통을 가르치려 하지 마라.
교사들의 처지에 대해서 공유했으면 좋겠다. 교사의 권력 구조를 알지 못했다. 자기 조직에 있는 성폭력 문제에 대해 관심도 없으면서 교권침해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 성폭력 문제를 가지고 올 때 문제적이다. 내가 누구에게 을이고 이 상황이 어떤지를 공유해야 한다.
인권 좀 안다는 교사의 지적권위주의도 문제다. 운이 좋으면 인권을 좀 아는 교사를 만난다. 중학교 때 남교사에게 당한 것을 성폭력이라는 것을 인지했을 때 ‘그러니까 생각 좀 하고 살아야지’라는 발언에 나는 여전히 학생임을 알게 했다. 인권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필요 없다. 자각이 통쾌했으나 인권을 아는 과정인지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는 과정인지 헷갈렸다. 동료인데 동료성으로 다가갈 수 없었다. 어떤 것을 아는 것이 모든 것을 알고 섬세한 것은 아니다. 알더라도 가르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교사보다 많이 알아도 학생은 교사를 가르칠 수 없다.
충격적인 성희롱 발언을 들었을 때 신고하지 않았다. 다행히 같이 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이제 곧 졸업할 상황이었고 활동하는 존재로 인식되어 있었다. 그래서 서로 두려워할 수 있는 관계였다. 사과를 요구했고, 사과했다. 조치를 선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선택지가 없다. 학교에서 발언권을 갖고,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되기를 바란다. 신고 말고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 성폭력 사안이 수위 양태가 다양하다. 그것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교사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할 힘이 없기 때문이 아니었는가. 그것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고라는 수단이 무기는 될 수 있다. 선택권 없이 무기를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누구를 위한 방법인가.교육청은 학생만 지키려고 한다? 교육청은 누구도 지키려하지 않는다. 신고할 수 있는 것이 무기이지만 무기일 수 있는가.
교사들이 지지자가 아니라 당사자였으면 한다. 교사 자신의 위치에서 학생인권의 문제를 제기하고 입장을 가져야 한다. 학생들에게 판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뒤로 빠지려는 태도를 원하지 않는다. 나로부터 청소년 인권을 지지하는 입장을 만들어 가야 한다.”
청소년 성교육 정책 제언… 성교육 전문가의 이야기
포괄적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전국에 있는 58개의 성문화센터는 혐오세력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왜 남녀이분법적으로 성평등교육을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박현이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부장의 이야기다.
“교육부 ‘교육분야 성희롱 성폭력 근절 자문위원회’는 지난 해 8월 28일, 중등교육기관 성희롱 성폭력 방지 및 구제 절차를 권고했다. 권고내용에는 ‘학교성교육표준안을 폐기하고, 국제적 기준에 맞는 포괄적 성교육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는 새로운 성교육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서 제공하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런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여전히 학교성교육 기본 방침으로 ‘성교육표준안’을 내세우고 있다. 2015년 교육부에서 발표한 ‘국가수준의 학교성교육표준안’에 대해서 ‘시대착오적, 비전문적, 성차별적, 편향적, 국제사회 인권 기준 위배’라는 수많은 언론의 질타와 국제인권단체의 공개서한을 비롯해 인권단체, 여성 및 청소년 성교육단체 등의 민원이 이어져왔다.
성교육 및 인권, 여성 단체에서는 학교성교육표준안이 ‘생식 위주의 이성애 관계를 모델로 하여 성차별 및 성별 고정관념 강화, 성폭력 예방교육의 후퇴, 십대 성문화 현실을 무시한 금욕주의 강조, 십대 성적자기결정권 침해, 다양한 가족과 성소수자 배제 등을 담은 차별적인 반인권적인 교육안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갖고 있는 학교성교육표준안은 학교 현장의 심각한 성차별과 성폭력, 인권 침해 문제를 예방할 수도 해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새로운 성평등 교육 요구에 걸맞고 청소년의 현실을 감안한 ‘2018 유네스코 국제적 성교육 가이드’ 기준에 맞는 포괄적인 성교육 가이드라인 작업에 조속히 돌입해야 한다고 정책 제안을 해왔다. △교육부는 새로운 성평등 교육 요구와 청소년 현실을 반영하고 국제적 기준에 맞는 ‘포괄적 성교육 가이드라인’작업에 조속히 돌입해야 한다 △포괄적 성교육을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 전문기관과 연계된 학교 기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확대해야 한다. △성교육을 실효성있게 실시할 수 있는 학교 성교육 정규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교육과정에 성평등 교육 내용을 강화하고 교과서의 내용, 소재, 삽화에 성인지적 관점을 반영하며, 학교의 제도와 관행을 성평등하게 개선해야 한다 △내실있는 성평등 교육 정책 수립 및 조정을 위해서 교육부와 지역 교육청에서는 성평등 정책 담당 부서를 설치해야 한다. △유아와 어린이 청소년 관련 기관종사자와 의료인, 경찰, 법조인, 종교인 등의 자격 과정에 성평등 교육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하고 교대와 사범대학, 교원임용 연수과정, 각종 교원 자격연수와 일정연수 등에 성평등 교육과정을 필수 과목으로 포함하도록 해야 한다”가 그 내용이다.
▲ 광주의 도덕교사 배이상헌 교사와 관련된 사안은 스쿨미투 운동에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토론 참가자들을 그 해답을 찾고자 열띤 토론을 펼쳤다. ⓒ 김상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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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전체토론
“과연 이것이 사법적인 것인가, 매뉴얼의 문제만이 아니라 교육청의 과도한 초기대응의 문제로 지역에서 정리하고 있다. 학생인권문제 등에 있어서 입장을 유보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건은 본인의 문제라서 절실하지만 또한 주저하는 면이 있다.
교육청은 지속가능한 스쿨미투, 스쿨미투의 세부적 장치, 학교에서의 스쿨미투를 안전하게 참여적으로 집단적 공론화를 통해서 해결하는 시스템, 문화적 장치에 대한 것에 관심이 없다. 교육청만의 반성이 아니라 우리 자신들도 시급히 반성하고 주목해야 할 요소라고 생각한다. 오늘 이 토론이 스쿨미투 운동 전선을 같이 인식하고 그런 방향에서 현실의 지점을 정확히 보게끔하는 그런 자리가 됐으면 한다.”
3부에서 펼쳐진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토론회를 여는 계기가 된 사건의 당사자인 배이상헌 교사의 말이다.
부천지역 양서영 교사는 질문 중 “학생의 목소리도 들려야 하고 당사자 중 한쪽의 목소리만을 듣는 것은 불편하다”고 언급했고, 박동준 교사와 김정혜 교사를 비롯한 몇몇 참가자들의 배이상헌 교사의 건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지 않는 토론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에 대해 진냥씨는 “배이상헌 선생님 건을 논의하지 않을 수는 없다. 폭력 사안에서 양측 입장을 다 들을 수 없다. 이 사안을 어떻게 바라보고 지향하고, 누가 옳고 그름이 아니라 누구를 지원하고 나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많은 판사가 등장하는 것은 폭력이다. 이 상황에서 소수자와 약자를 적대하지 않으면서 교사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전교조에도 당연히 있을 성폭력 가해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잘 사과하고 잘 징계받고 잘 교육받도록 지원해야 한다. 피해자 공간분리 학교에서도 가능하다. 대구의 경우에 학교마다 보결담당교사가 있어서 수업을 대체하시고 별도의 공간을 만들고, 동선 분리도 가능하다. 수업배제와 직위해제가 다를 수 있다. 잘 조사할 수 있는, 학생-교사가 잘 조사받을 수 있는 프레임을 만들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참가자는 “우리가 얼마든지 넘어지고 고통에 처할 수 있다. 어떻게 반성하고 사과할 것인가를 보아야 한다. 왜 스쿨미투에 교사들은 이렇게 침묵하는가에 대해서 논의해야 한다. 스쿨미투 이후 왕따로 인해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는 고발자들이 있다. 꾸준히 성찰하고, 가해자일 수 있음을 고백하는 것, 성폭력 문화 속에 살아가고 있고 반성하는 발언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배이상헌 선생님이 처벌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학생을 징계할 때 잘못과 연결된 징계를 하라는 학생인권운동상의 요구와 맥을 같이 한다. 이런 의미에서 구성원들을 대립구도가 아니라 잘 사과하고 반성할 권리를 보장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아동학대로 수사받기보다 학생들과 비대면으로라도 문제제기 받고 성찰할 기회를 갖기 바란다."라고 의견을 냈다.
황미선 전교조성평등특별위원장은 “대의원대회에서 오늘 토론회 관련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해석의 온도차가 상당히 크다. 오늘의 토론은 배이상헌 선생님 수업과 관련해서, 얻은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함이지 판단을 내리고자 함이 아니다. 광주지부에 찾아가 활동가들과의 면담도 가졌다. 공동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라고 조언을 드렸다. 그렇지 않고는 학생과 대결하는 듯한 모습을 지우기 힘들다. 수업 중에 실수할 수 있다. 이를 어떻게 성찰하고 조직적으로 해결할 것인가가 논의되었으면 한다.”라고 토론의 방향을 설명했다.
동구마케팅고에서 해직된 권대익 교장은 “항상 정중하게 사과할 준비를 가져야 한다. 끝없이 변화해야 한다. 내 삶과 실천이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교조 조합원이라면 반드시 가져야 한다. 이수경씨가 말씀했듯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우리가 사사건건 가르치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는 것이다.제자가 된 스님이 법회에서 알고하는 잘못과 모르고 하는 잘못 중 무엇이 더 나쁜가 물었다. 답이 힘들었다. 답은 모르고 하는 행동이 훨씬 더 나쁘다였다. 왜냐하면 나중에라도 반성하고 사과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그 부분을 잊지 않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병일 전교조 광주지부장은 “스쿨미투와 연관지어 논의할 것은 교사-학생 권력 관계, 성평등교육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가를 짚어 보아야 한다. 배이상헌 선생님이 용감한 시도를 한 것이 아니라 도덕교사로서 의무를 다한 것이다. 이 문제를 여성위에게 학생-배이상헌을 택해서 응원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광주에서는 스쿨미투에서 다시 학교로 돌아간 교사가 없는 현실에서 사법적 조치와 결과를 기다리기가 비참하다. 교사의 인권은 스쿨미투 바람 앞에서 이렇게 다루어져도 되는가, 교육청의 행정 폭력 아닌가. 교육청은 스쿨미투를 지원하는 척하며 공동체적 해결을 막고 있다. 학생의 발언을 지지하지도 않는다고 본다.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배이상헌 교사과 대화하지 않으려 한다. 이후 추가 논의의 장을 만들자.”라고 제안했다.
조수진 교사는 “정당한 스쿨미투에 반대하는 이는 없다. 배이상헌 선생님 사안이 스쿨미투 사안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것은 분명하게 교육청이 교사를 대상으로 벌인 폭력이다. 경찰을 넘어 검찰로 넘어간 사안이다. 도덕 수업 시간에 성윤리 단원 발언과 영상이 그에 해당하는 중범죄를 당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야 한다. 학생들의 입장, 처지를 돌아보고 성찰해야 한다에 공감하나 불편하다. 배이상헌 선생님 징계 이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다양한 태양의 성관련 사안과 함께 다루어지는 것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 교육청이 전수했는데, 평균적인 사람에 대해서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폭력 교육청 사안에 대해서 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경숙 씨는 “지금 이런 논란이 스쿨미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 단지 학생들의 목소리라고 생각하는가? 말하기를 학생들이 시작했는데 그런 말하기가 지금 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갈지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2년 동안 스쿨미투를 지지해오고 앞으로도 학생들의 말하기는 계속되어야 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선생님들이 잘 생각해주셔야 한다”라고 부탁했다.
경기 박효진 교사는 “스쿨미투랑 페미니즘 교육을 2년 정도 열심히 해왔고 다들 나는 어떤 교육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위축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이것에 대한 대안도 말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 후, 발제자들의 마무리 발언
이수경 씨는 “스쿨미투를 했었는데 저의 동의없이 진행된 것들이 있었다. 배이상헌 선생님 사건에 대해 스쿨미투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쟁들을 많이 봤다. 그것이 왜 중요한 건가. 스쿨미투인지 아닌지는 누가 결정하는가. 스쿨미투는 학생들이 목소리 내는 것을 이름 붙인 것이다. 언어가 하나다. 정작 학생들은 그 이름으로 하고 싶지 않다. 스쿨미투한 학생들이 지금 어떻게 사는지 알면,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절대 스쿨미투 안한다. 지금 이 상황에 제 경험으로 봤을 때 피해자 절대 못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나오라고 하는 게 폭력이다. 스쿨미투 이름을 못단 성폭력 사건들 피해자들 앞에서 이런 말 못한다. 그러니 피해자 나오라는 얘기는 빼고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진냥씨는 “성평등 교육이 불안하고 걱정되고 겁난다라고 말한다. 원래 겁나야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의사가 약처방 잘못하면 의료사고로 난리가 난다. 겁낼 줄 알게 되는 게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고 고영주 씨도 “존중은 두려움에서 나온다. 인간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오고 인간에 대해서 겁낼 줄 아는 게 존중이다. 학생들이 분노하기 시작했고 당연히 무서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현이 씨는 “학생들은 스쿨미투를 할 때 계속해서 얘기를 했는데 학교에서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언론에도 이야기하고 SNS에도 이야기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불편하다고 문제제기했을 때 그것에 대해서 귀기울이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기본적으로 성교육에 필요하다. 학교에서 사안대응할 때 학생 대표자를 결합시키면서 학교가 해결해나갈 때 그 학교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 학교가 일방적인 해결을 시도했을 때. 학생들이 외부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호소했다는 것이다. 교사와 학교사이에서 문제제기되는 것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생각과 입장을 반영하면서 해결하려는 모습들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오후 2시에 시작한 토론회는 오후 6시 34분에 끝났다. 4시간 반 동안의 열띤 토론회는 근래에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우려와 공감, 분노와 떨림이 공존하면서 해답을 찾아가는 토론회였다. 한국 사회에 수많은 질문을 던졌던 광주 배이상헌 교사 관련 사안은 현재 검찰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사안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모두 개인 교사에 대한 처벌로 사안을 마무리 지으려하는 매뉴얼에 갇힌 광주교육청을 향한 교사들의 거센 항의는 계속될 것이다. 이 건이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하지 않고 학생들의 말하기를 더 활발하게 하고 학교를 사안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공론장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지는 이제 광주시교육청을 비롯한 교육당국의 몫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