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실하신 하느님
“저의 하느님, 저의 죄는 죽음과 지옥이 합당하나이다. 그러나 당신께서는 제가 당신의 더 큰 영광과 모든 영혼의 더 큰 거룩함을 위하여 제 인생의 모든 순간을 살고 일하기를 허락하시나이다.” (OOCC, X, pp. 450 - 451; STA, 491)
성 빈센트 팔로티는 자신의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과 사도적 직무의 기반을, 하느님에 대한 그의 신실함이 아니라 그에 대한 하느님의 신실함에 두었습니다. 성인께서는 자신이 모든 피조물 중에서 가장 비참하고 가장 불충실한 존재이기에, 자신은 그저 죽음과 지옥이 어울리는 자라고 믿으셨습니다. 따라서 그는 제 삶의 기반이 하느님께 대한 자신의 신실함을 기반으로 할 수 없음을 고백하였으니, 이는 자신의 삶에 신실함보다 불충실함이 더 잦았다고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성인께서는 자신이 하느님을 불충실하게 대했음에도 자신에게 끊임없이 충실하신 하느님을 체험하셨습니다. 성 빈센트 팔로티는 그가 이 세상에서 한 사람으로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사제로서 살 수 있기를 하느님이 허락하심으로써, 자신에 대한 하느님의 충실함이 특별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하느님은 하느님의 더 큰 영광과 인간의 더 큰 성화를 목표로 하는 사도로서의 소임을 성인에게 맡기셨습니다. 이는 성인에게 주어진, 자신에 대한 하느님의 가장 큰 사랑의 표시였습니다.
성인께서는 하느님께 불충실한 자신으로 인해 크게 죄송스러워하면서도, 자신으로 인해 낙담하거나 실패로 돌아간 사도직으로 인해서도 좌절하지 않으셨습니다. 성인은 충직하시고 신실하신 하느님이 불충실한 빈센트가 그를 위해 살며 위대한 일을 성취하기를 원하실 때, 그의 불충실함이 그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계획을 좌절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믿었습니다. 하느님께 충실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성인께서는 헌신적인 전사처럼, 그가 인정한 자신의 불충실함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을 위하여, 불충실한 자신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이제 다음의 질문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봅시다.
나는 제 삶의 근본을 나에게 두고 있는가, 나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에 두고 있는가.
나는 자신의 불충실함으로 인해 진심으로 슬퍼한 적이 있는가.
나는 자신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뜻을 이루고자 전력으로 일하고 있는가.
“주님께서 너희에게 마음을 주시고 너희를 선택하신 것은, 너희가 어느 민족보다 수가 많아서가 아니다. 사실 너희는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수가 가장 적다. 그런데도 주님께서는 너희를 사랑하시어, 너희 조상들에게 하신 맹세를 지키시려고, 강한 손으로 너희를 이끌어 내셔서, 종살이하던 집, 이집트 임금 파라오의 손에서 너희를 구해 내셨다.”(신명 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