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로운 제안
3월 23일 화요일 오후 세미나 4명- 경숙샘, 써니샘, 영심 그리고 진아- 항몽 나들이는 단톡방의 진아샘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진아 : 내일 오후 세미나는 항파두리에서 할까요? (위 두장의 사진을 열어보세요. 실력이 안되 사진을 직접볼 수 없네요.)
영심 : 와! 청보리가 아직 자라지 않았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진아샘이 먼저 알았네~~..경숙샘에게 넘 먼길 아닐까?
써니: 경숙샘하고만 연락되면...항파두리에서 세미나+ 지신밟기(산책)+맛있는 밥을...
진아 : 경숙샘도 항파두리로 오시기로했어요.
2. 유수암에서 점심을
월요일 저녁은 바람이 불면서 쌀쌀해지는 것 같아 조금은 걱정됐지만, 화요일 아침 날씨는 말짱. 쾌청.
흐흠. 야외 세미나 괜찮겠는데. 아침부터 들뜬다.
오후 세미나 발제에 대한 부담은 있었지만, 봄바람도 간만에 맞고 그냥 기대가 된다.
오전 줌으로 동의보감과 장자세미나를 써니샘 진행으로 12시 30분에 마치고,1시 10분에 써니샘과 만나 차 한대로 항파두리를 향해 붕~.
점심을 먼저 먹기로 하고 진아샘이 소개한 유수암에서 최고로 맛있는 식당 '탐라해동밥상'에서 꼬막정식2인분, 생선정식1인분을 시켰다. (경숙샘은 서귀포에서 볼 일 있어 점심을 같이 먹진 못했다.) 점심은 써니샘이 턱 내시고. (카드가 가벼워졌을꺼예요.)
3. 지신밟기
경숙샘의 도착 소식에 항몽주차장에서 만나 토성을 먼저 걸었다. 보리밭이 있는 안오름 방향으로 둘씩 수다를 떨면서 산들바람을 살짝 느끼며, 봄 햇살에 얼굴타랴 모자 눌러쓰고. 걷는 폼이 40대와 50대 그리고 60대 나이를 구분하지 못하겠다. 토성을 오르는데, 40대는 훌쩍, 60대 중반도 폴짝, 50대 후반은 한번 실패, 두번째 성공, 60대 초반도 휙 올라 네명이 걷기에 폭이 좁은 토성길을 앞뒤로 조절하며 잠시 주변 풍경도 감상하며, 멀리 애월 바다도 보는데, 아! 똑같은 장소이지만 근무할 때랑 놀러?올때랑 느낌이 다르네!
더 걷고 싶었지만 소기의 목적을 이뤄야겠기에, 서귀포 가실 경숙샘도 넘 늦으면 안되기에 20여분 걷고 세미나를 위해 잔디밭으로 고고~~그림동화 먼저하기도 하고. 오늘의 주제 '거물 도둑' 발제문을 읽었다. 역시 도둑 이야기는 재밌는지 밖에 나와서 기분이 업 된건지 이야기가 막 쏟아진다.
4. 거물도둑 이야기
나는 발제 글에서 ‘거물도둑’이 되어 집으로 돌아온 아들이 새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아버지가 져버렸다는 아쉬움과 동서양의 도둑을 비교하면서 거물도둑을 임꺽정이나 홍길동과 유사하다고 했다. 이 글에 대해 특히 많은 의견들을 내주셔서 감사했다. 거물도둑을 아버지가 받아줬다면 이후 그는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었을까. 대도(大盜) 조세형도 자신의 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목사까지 됐지만 결국 삶이 궁하게 되니까 다시 도둑질을 한 것을 보면, 거물도둑인 아들 역시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은 힘들었을 것이다 라든가 임꺽정이나 홍길동은 당시 백성들의 원한을 대신하여 도둑질을 했지만, 거물도둑은 좀 다른 것 같다. 개인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도둑질을 한 것이다 등 짧은 시간이었지만 개인의 의견들이 막 쏟아져 나와 내 글에 반한 의견임에도 불구하고 왜 그리 기분이 좋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거물 도둑편이 되어 그의 새로운 삶과 도둑질의 훌륭함은 대변했다.
ㅋㅋ.
요즘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이 있다. ‘올스타 팬텀싱어’ 그동안 경연했던 방식과는 달리 수상했던 팀들이 자유롭게 곡을 선정해 부르는 프로이다. 그들 중에는 경연 때 부르면 수상권에 들 수 없는 그렇지만 자신들이 진심으로 부르고 싶었던 노래를 선택하는 팀들이 있다. 이외로 그런 곡들이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최고의 찬사를 받기도 한다. 흥소에서의 발제가 이런 게 아닐까 싶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는. 나의 글을 자유롭게 링 위에 올리고 덩치 큰 상대가 나와 실컷 두드려 맞아도 오히려 그게 나에게는 한 뼘 뛰어올라 갈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쭈~욱 받을 수 있길.
5. 마음의 역사 불발되다
‘마음의 역사’는 그냥 읽겠다고 하니 발제문이 넘 길어 다시 요약하라 한다. ㆅ 더 이상 요약이 안돼요~~ 그래도 해본다고 5장을 요약하니 더 이상 6장까지 하겠다고 말을 못하겠다. 갑자기 산들바람이 춥게 느껴지면서 실내로 들어가고 싶고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생리현상이 오고, 시간은 4시 30분을 넘기고 경숙샘도 돌아가야 할 시간.
빠이빠이!!! 경숙샘을 먼저 보내드리고, (나 혼자만) 6장을 끝내지 못한 아쉬움에 커피숍에서 하기로 하고 자리를 떴다. 유수암 최고의 주민인 진아샘의 안내로 간 커피숍(이름을 모르겠다.) 건물의 겉만 보고 좀 더 멋진 곳으로 가자고 했는데, 안으로 들어가니 이건 웬걸 전망이! 애월 바다가 훤히 보이는 전망 최고의 장소였다. 발제 6장은 말도 꺼내보지 못하고 분위기상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고 많아, 손에 들었던 발제문은 우리들 수다로 대신했다. 아무래도 1박 2일 수다박을 만들든지 해사쥬. 원, 원.
6. 벚꽃이여 내년에 다시 보자.
제주시에서 무수천을 지나고 고성 그리고 항몽까지 여기저기 벚꽃이 화사한다. 오늘은 벚꽃이 더 입체적으로 보인다는 써니샘의 감탄사는 아마 간만에 가져본 우리들 야외 세미나의 기분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첫댓글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영심샘 벌써 후기를 올렸네요~~!! 자기 전에 텔레비전에서 팬텀싱어 보면서 같은 프로그램을 보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더군요~~!! 우리도 발제를 하면서 어쨌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 놓게 되죠~~ 그게 어디를 향하고 있는 지 알 수 없더라도, 그리고 어떤 순간에 즐거움을 느끼죠~~ 오늘 오후 세미나가 그랬던 것 같아요~~ 사람의 소리도 들었고, 땅의 소리도 들었고~~나름 소요가 아니었을 까? 나는 여기에 후기를 적네요~~정말 마음의 역사 마지막 페이지도 했어야 했는데~ㅋㅋ 완벽하게 이해하여 그리면서 설명하는 영심샘의 열정에 경례!! 좋은 글써서 이야기 나누게 해주는 학인들 덕분에 새로운 삶의 기쁨을 알아가네요~~!! 빨리 이 시기가 지나 흥소 전체 학인들 소풍갑시다!!
이제 항파두리하면 영심쌤!이 떠오르겠어요!
거물도둑 이야기랑 마음의 벽돌, 침팬지 실험 이야기를 너무 재밌게 들었네요^^
(예습은 안했어도 복습은 꼭 하겠습니다!)
참~~여기 누르면 사진 삽입되요^^
잘 읽었습니다~~^^
발제에 대한 언급에 저절로 박수가... ㅎㅎ 발제야 말로 읽으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담아내는~~ 자기표현의 장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런 재미라도 있어야!
청보리밭을 거닐고 야외에서 수다도 떨고... 역시 저는 젯밥에만 관심이 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