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전부 받아 왔소.
은행에 예금으로, 2만엔은 종업원의 퇴직수당으로 지불을 해요.”
“그것은 잘됐네요.”
라고 아내가 말했다.
“내일은 효일, 효이를 데리고 맛있는 식사를 합시다.
그리고 며느리의 친정에 맡기는 것으로 합시다.”
“네”
진목야는,
“당신 각오는 되어 있는가.”
라고 물었다. 아내는,
“당신과 함께 동반합니다.”
라고 말하고 다음 날이었다.
효일과 효이에게는 제일 좋은 옷을 입히고 짐을 갖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아파트를 나간 것은 저녁이었다.
맛있는 식사를 손주들에게 먹이고,
며느리의 친정, 오오미야에 도착했다.
“진목야 할아버지다.”
라고 며느리의 여동생, 아이꼬가 안에 있는 어머니를 불렀다.
“이야, 오랜만이예요.
회사를 그만뒀기 때문에, 잠시 쉬러가고 싶어서
손주들을 7일만 맡아주지 않겠습니까?”
“효일과 효이입니까? 그렇게 하세요.”
라고 대화하고 있는 사이에 효일과 효이는,
신발끈을 풀고, 누나와 안에 있는 아이꼬의 방에 들어가버렸다.
그리고 진목야는 아주머니에게
아이들의 식사값으로 봉투에 넣은 1만엔을 건넸다.
그 당시에는 백 엔짜리 지폐가 제일 고액의 지폐였다.
아주머니는
“할아버지 이것 돈이지요? 이런 것은 받을 수가 없어요.”
라고 말하며 돌려줬다.
“하지만 남으면 돌려 받을테니까,
이 돈만큼은 어쨌든 맡아 주세요.
그러면 지금은 죽은 자식의 전별금으로 생각해서 맡아 주세요.”
여기까지 말하면 누구라도 맡아 버릴 것이다.
생사를 멸각한 노부부는, 이미 각오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안정되어 마음속에는 어떤 집착도 없었다.
진목야는 아내와 함께 그곳을 나와서, 오오미야의 역까지 가서,
40년 전 신혼여행을 했던 이도리의 온천에 갔다.
그리고 요코하마의 여관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이도리반도에 열해로부터 버스로 가서,
목적지인 그리운 여관에 떨어진 것은 저녁때였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은 여관에는 없다.
소나무 바람 속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40년 전의 추억담을 하며 하룻밤을 보냈다.
푸른 하늘, 푸른 바다, 녹색 자연, 오늘만 남은 목숨. 진목야는 아내에게
“이 아름다운 자연에는 거짓이 없다.
이 자연을 마음속에 담아갑시다”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저도”
인생에는 여러 가지 괴로움도 즐거움도 있었다.
노부부는 옛 추억담을 꽃피우면서 산을 올라갔다.
그리고 진목야는 양복 안의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유서를 확인하고
공장직원들의 보너스, 예금통장을 확인하고 천천히 올라갔다.
어젯밤 은행에는 서류로 효일의 연령과 주소, 효이의 연령과 주소,
아이들 외할머니의 연령과 주소를 적은 용지와 통장 및 인감을 동봉해서
게다가 호적등본을 지참해서 수취계에 오면
본인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지급해달라고 편지를 썼다.
또 종업원의 퇴직금 및 사회복지에의 희사금을 유서에 첨가해서 썼다.
이미 미련은 없다.
노부부는 큰 나무의 옆에 서서,
괴로웠던 일과, 즐거웠던 일 하나 하나를 생각해내며,
아름다운 이도리 고원의 꽃과 함께 떨어졌다.
돔의 바깥에는, 키요시 자신의 피도 눈물도 없는 행위,
마음을 악마에게 팔아버린 청년시대의 드라마가 전개되고 있다.
키요시는 자신이 행동해 온 모습이,
그 드라마 속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을,
입체적 영상으로 제3자의 눈으로 선한 자신의 마음으로 보고 있는 것이었다.
대만에서 일본으로 이주하고,
엄마의 죽음을 맞이하기까지의 키요시의 마음은,
아름다운 빛 속에서 드라마는 전개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드라마의 전개되고 있는 위에는,
아름다운 푸른 새가 춤추고 인생의 괴로움과 슬픔 속에도
신의 자식으로서의 선(善)한 키요시의 마음이
신의 광명에 가득차 있는 것이었다.
학교 친구나 상급생으로부터 차별받아 따돌림 당하던 때는,
키요시의 마음 속의 반영이 증오의 마음으로 변하고,
힘겨워하는 어두컴컴한 그림자에 휩싸인 가운데
드라마가 전개되어 갔다.
차례 차례로 키요시의 과거 생활이,
키요시의 눈앞에 나타나서,
선(善)한 또 한 사람의 키요시가
과거 잘못한 자신의 모습에 엄격한 비판을 하는 것이었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드라마는,
돈의 망자가 된 키요시의 가장 나쁜 마음의 시대에 들어가 있었다.
키요시는 손에 땀을 쥐면서,
전혀 차원이 다른 세계에 전개되고 있는 드라마의 주인공에게
“내가 나빴다. 내가 나빴다.
용서해줘. 죽지 말아줘. 진목야씨”
라고 불러도 과거에 지나간 일은 마침표를 찍고 갔다.
병원의 침대에 누워있는 키요시는 미친듯이 부르짖고 있다. 의사는
“무언가 가위눌리고 있는데, 환상 증상이 생겼네요.
과거의 환상에 가위 눌리고 있는거죠”
라고 시중을 들고 있는 야마구치에게 말하고 있다.
야마구치는 꽤 전의 진목야의 사건이,
야마구치의 마음까지 어둡게 만들어버린 기억이 있었던만큼,
그것이 지금도 마음속에 박혀 있다.
“그렇습니까. 저도 사장님이 한 것을 보고,
인간의 마음아 아니라고 당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악랄한 짓을 했으니까요.”
라고 의사에게 야마구치가 말했다. 그리고
“사장님도 이런 병 속에서, 반성하고 있는거지요.
자신이 자신을 심판하고 있을 거예요.
정말 고독한 불쌍한 인간이었죠.
어떻게든 기운이 났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해서 일을 하고 있을 때에는,
지금처럼 자애의 말이나 용서를 구하는 듯한 인간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언제나 고함치고 있었던 사장님이...
반성하고 있는거죠.”
“정말로 일의 귀신이라도,
남을 괴롭혔던 과거의 악업도,
자신의 선한 마음에는 이기지 못하는 것이지요.
미타무라씨의 일은, 여러 사람들로부터 들었습니다.
돈에 들린 사람으로서 욕심장이라는 얘기를 들은 것도 여러번,
저 악당이--, 라고 환자로부터 들은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나쁜 사람이라도
의사는 정혼(精魂)을 다해서 구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이고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겠습니다.
당신도 힘들겠지만, 잘 간호해주세요.
영양은 호스로 위에 보내고 있고 위장도 괜찮습니다.
조금 더 지금 방법으로 치료를 계속해 가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의사는 병실을 나갔다.
야마구치의 아내도 남편의 식사를 갖고 와서
“여보, 사장님은 괜찮은지도 몰라요.
뭔가 건강하게 될 것이예요. 의식이 돌아왔기 때문에”
“본 대로야.
4일이나 울기도 하고, 헛소리를 하기도 하고,
그러나 의사는 괜찮을 거라고 말하고 있으니까...”
라고 야마구치도 예측할 수 없었다.
“회사일은 아버지가 없어도 괜찮은가.”
“그러나 내가 없으면 누가 간병하겠소. 방법이 없어”
야마구치는 키요시의 생사가 확실할 때까지 있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게이코는 사무소에서 야마구치와 교대로 일을 하고 있다.
또 한 사람의 키요시는,
곁에 서있는 발까지 긴 옷을 입은,
지금까지와 다른 바깥의 수호령의 지시에 의해
자신의 과거를 보고, 어느곳이 잘못되고 있는지를
선(善)한 자신의 마음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드라마는 이도리의 산속에서 자살한 진목야부부의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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