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도 이해가 갑니다.
장마가 중부지방에만 머무르며 우리 지역에는 장마 기간 비도 며칠 내리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비가 내리는 중부지방의 열기가 남쪽으로 내려온 건지 연일 폭염주의보가 발령되고 있습니다. 무더위 속에서 잠시만 볕에 서 있어도 땀이 흐르고 인내심이 시험대에 오릅니다. 뜨거운 열기 속에 서면 자연스레 현장에서 일하는 성도들이 떠오르고 수천 년 전, 그늘 한 점 없는 거친 광야를 걸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 정도 더위와 열기에도 헉헉거리는데 뜨거운 사막에서 당장 마실 물조차 구하기 어려웠던 상황에서 그들이 터뜨렸던 불평과 원망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묵상하다 보니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 역시 또 다른 의미의 광야와 닮아있네요. 한여름의 무더위뿐만 아니라, 날로 각박해지는 사회적 환경, 신앙을 위협하는 문화의 파도들, 그리고 때때로 찾아오는 마음의 영적 가뭄은 우리가 걸어가는 신앙의 여정을 결코 녹록지 않게 만듭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부정적이 되게 되고 불평과 낙심이 불볕처럼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하나님을 배우고 사람의 본성을 확인하고 원망과 불평도 하나님을 체험하는 기회가 되었던 것처럼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겪고 있는 모든 위기가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는 기회가 되고 우리에게 얼마나 큰 은혜를 베푸셨는가를 돌아보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역설적으로 우리의 원망과 불평 사이로 하나님의 음성이 가장 선명하게 들려올 수도 있습니다.
지금 맞닥뜨린 무더위와 여러 삶의 제약들은 어쩌면 우리에게 주어지는 영적 초대일지 모릅니다. "내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매일의 삶에서 하늘의 만나와 생수를 구하며 하나님께 한 걸음 더 가까이 나아가는 기회 말입니다.
성도들의 영육 간의 상황이나 이 무더운 계절이 녹녹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우리를 품고 계시는 주님과의 깊은 친밀함으로 환경을 넘고, 계절의 무더위와 삶의 모든 장애를 넘고,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과 영적 생동감을 누리시는 복된 계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