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07:10
오늘 비가 내릴것이라는 예보때문인지 하늘은 잔뜩 흐려있다.
가벼운 산행장비를 챙긴후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채 집을 나섰다.
발길이 닿는대로 우선 지하철을 이용하여 가까운 근교로 냉이라도 볼겸...4호선 지하철에 몸을 맏긴다.
창밖의 풍경들이 봄기운을 잔뜩 먹음은채 자연의 색갈이 변해가고 있다.
결국 4호선 지하철의 종점인 오이도역까지 오고 말았다.
정류장을 나오니 하늘은 잔뜩 흐린채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어디로 갈까....
잠시 생각을 정리한후...모처럼 이곳까지 왔으니 색다른 나들이를 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요즈음 전국의 산하가 입산금지 기간 인지라 산지마을 주민과 산림감시요원들의 눈초리가 매서운 높은산의 입산은 가급적 자제하기로한 터에 바닷가를 낀 섬을 대상으로 색다른 경험을 해보기로 정했다.
인근주민들에 물어보니 이곳에서 버스를 이용하여 대부도와 영종도를 갈수 있단다.
아스라이 바라다 보이는 영종도 신공항 방면이다
잠시 기다려 영종도행 좌석버스에 오른후 처음 와보는 시화 방조제를 지나 대부도에 접어든다.
달리는 버스의 창을 통해 밖을 살피며 달리길 얼마...
야트막한 산들이 펼처지고 여기저기 밭들이 전개되며 염전도 눈에 들어온다.
이름모를 어느마을에서 내린후 야트막한 능선을 지나 소나무와 잡목이 어우러진 산의 양지쪽으로 접어드니 드디어 후드득 후드득...세찬 바람과 함께 비가 쏟아진다.
그래도 이곳까지 왔는데 포기할순 없잖아...
문득 산길가의 잔솔밑에 제법 굵은 도라지의 묵은 대가 보인다.
주위를 둘러보니 도라지의 싹대가 세찬 비바람 때문인지 이곳 저곳에 쓰러진채 제법 많다.
그런데... 이곳의 산엔 웬 멍개나무가 그리 많은지 도라지에 흠뻑 빠저 미처 보지도 못한사이 온몸이 상처투성이로 변한다.
붉은 구슬이 홍산호(珊瑚 )보다도 더 아름답습니다.
1시간여 내리던 비는 어느덧 잦아들고 바람만 게세다.
양지쪽의 진달래가 수줍은듯 발그스레 빰을 내밀며 피어나는 봉우리가 앙징 맞으면서도 예쁘다.
이럴수가...이곳에서 첫 봄을 만났습니다.
이곳에서 비를 맞으며 한나절을 보냈지만 수확한 자연산 도라지가 약1kg을 넘는 좋은 수확이다.
위의 사진에는 없지만 주변식당에서 일부를 먹어치우고 일부만 사진에 담았다.
이곳의 묵은 밭머리엔 곰보배추도 지천으로 깔려 있었다.
비록 고르지 못한 기상상태로 고생은 했지만 기대했던것 보다 수확도 쏠쏠하고 힘들지 않은 가벼운 하루를 즐길수 있어 좋앗던 하루였다.
귀경길 해안가의 식당에서 하루종일 혹사한 몸을 잠시 쉬기로하고 들어서니 음식냄새가 구수하다.
굴밥,생굴회 한접시에 쐬주한병에 오늘 하루의 피로를 풀고 귀가길을 재촉한다.
0311(일요일)-08:50
어제의 짖궂던 일기가...오늘의 하늘은 너무 맑다.
어제의 경험이 다시생각나 이번에는 더깊이 들어가기로 정하고 섬에 들어간다.
역시 어딘지 모른 길을 버스앞자리에 앉아 창밖을 휙~휙 지나는 풍경들을 바라보며 달린다.
염전을 끼고 달리는가 하면 포구를 지나기도하고 바닷가의 드넓은 갯벌을 지나기도 하며 버스는 색다른 풍경을 전개하며 끝간데없이 달린다.
이곳은 높은 산은 없지만 해발 200m만 넘어도 제법 깊은산의 행태가 보인다.내륙의 풍부한 식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바닷가 특유의 해풍을 받고 자란 청정함은 심산유곡에서 자란 약초에 버금 가리라.
산속으로 접어드니 이곳에도 도라지의 묵은싹대가 지천이다.
그러나 웬걸...
주변의 도라지는 굵은 싹대만 남긴채 어느 누군가에 의해 이미 초토화 돼 있었다.
이런 싹대가 지천인데...이미 다른 선수(選手)에게 선수(先手)를 뺏겼습니다.
ㅎ.ㅎ.ㅎ....그래도 이렇게 미처 못보고 남겨진것을 이삭줍기로 수습해 내려 왔어요.
그래도 계곡에는 봄소식이 바로 코앞에 와 있었다.
응달진 계곡인데도 생강나무의 꽃송이가 지금막 터지고 있습니다.
바람이 너무 심한탓에 접사하기가 힘들더 군요.
생강나무의 꽃이 봄이 왔슴을 알리고 있다.
저멀리 보이는 저곳은 어디일까?
포구의 갯가에는 철새들의 군무가 활기를 더합니다.
아래로 내려와 길가의 밭두렁을 살피니 아래와 같이 냉이와 쑥,곰보배추가 널려 있네요....
봄나물의 대표선수 참냉이
기관지염에 효과가 높은 곰보배추
봄의 전령사 쑥이 양짓쪽으로 수북히 자라고 있네요.
그런대로 봄을 넉넉히 느끼고 마음에 갈무리한후 돌아오는길에...
산행지에서 버스를 타고 나오던중...
포구 길가의 노점에서 아주머니가 직접 캔 석화굴 을 팔고 있었다.
버스기사님의 친절한 배려로 잠시 하차하여 급한대로 자루에 담아 한자루를 구입하여 급히 차에 오른다.
그물 자루에담긴 석화굴은 껍질에 갯뻘흙이 그대로 묻어 있는상태로 판매되고 있었는데 한자루에 1만원이란다. 집에있는 아내가 워낙 굴을 좋아하는 고로 아내에게 아부도 떨겸 이틀간 집을 비운 미안함을 이것으로 상쇄 하리라...
어둠이 내리는 대부도를 떠나오는길은 올때와는달리 아늑한 피로감에 젖어 불편한 버스좌석이만 깊숙이 몸을 맏기며 즐거운 마음으로 이틀간의 색다른 나들이를 끝내고 돌아왔다.
"끝
첫댓글 산소님 안양에서 가까운 대부도까지 행차 하셨군요 전화 한번주셨으면 기꺼이 안내해 드렸을텐데요 ..다음에는 꼭 한번 연락 주십시요. 017-243-4350 ㅎㅎㅎ 꾸벅..
덕분에 안방에서 모든곳을 구경했네요 바다와 산과 도라지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 수고많이 하셧습니다
서해에서 유달리 맑은 바닷물이었던 강화 선유도의 푸른물결속 석화가 기억납니다. 즐감하였습니다.
산소님 좋은 자료 너무 감사합니다...도라지가 실하네요....^*^
오붓하고 즐거운 여행을 하시면서 여유를 만끽하신것같군요. 축하드립니다..
혼자서 이틀동안의 여행. 산소~님의 여유있는 삶이 부럽습니다.
산소님 안산에서 대부도 까지는 엎어지면 코다을 지척인데 혼자 가섰군요,수고하섰습니다.
봄소식 감사합니다.행복하세요~
산소같은 봄소식고맙습니다 산소발생기 많이파셔요
예의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
봄의 기운이 마구 솟아나네요. 함께 즐거운 산행을 하는것 같아 너무 좋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