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청소년문화백일장 수상작
<대상>
애벌레 / 최예준(경주초 2년)
꿈틀꿈틀
초록 애벌레야
내 숙제 노트를
먹어주면 안 될까?
수학은 노란 호랑나비가 먹고
국어는 하얀 배추나비가 먹어
나대신 똑똑해지면
내 숙제 매일 다 해줘
내 숙제를 다 하면
달콤한 꿀을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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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저학년부
<장원>
애벌레 / 최민규(유림초 3년)
꼬물꼬물 기어가는
애벌레 가족
아빠애벌레는
가족들의 짐이 무겁다고
으라차차! 들어주고
엄마애발레는
예쁘게 화장을 한다고
톡톡! 톡톡!
누나애벌레는
예쁜 풍경을 찍는다고
찰칵! 찰칵!
동생애벌레는
엄마, 아빠, 누나애벌레에게
들키지 않고 몰래 과자를 먹는다고
바삭! 바삭!
꼬물꼬물 기어가는 애벌레가족의
즐거운 산책
<우수상1>
애벌레 / 김예은(경주초 3년)
꿈틀꿈틀 애벌레야!
까드득 까드득 알을 먹는 애벌레
너는 신발이 많이 필요하겠구나!
꼬물꼬물 애벌레야!
스르륵 스르륵 잘도 피해가는 애벌레
너는 왜 이렇게 느리니?
달팽이랑 경주해 볼래?
야금야금 애벌레야
쩝쩝 짭짭 나뭇잎을 갉아먹는 애벌레
너랑 나랑 먹방 찍어 볼래?
똑똑 톡톡 애벌레야!
좀 움직여봐!
어? 어? 저건 뭐지?
와! 나비야!
<우수상2>
애벌레 / 김은서(포항 제철초 3년)
나는 꼬물꼬물 작은 열 살 애벌레
멋진 나비가 되고 싶은 애벌레
글공부하다 잠이 들면
어느샌가 글 쓰는 나비
팔랑팔랑 날아다니다가 생각이 나면
초록 풀잎에 가만히 앉아
글 쓰는 작가 나비
깨보니 나는 다시 열 살 애벌레
나비가 된 꿈을 꾼 열 살 애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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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고학년부
<장원>
상자 / 정하윤(포항 장흥초 6년)
상자는 물처럼 몸을 변신시켜요
힘을 합쳐
착
착
착
쌓으면 높은 탑
탑 앞에
낮은 탑
더 낮은 탑
더 더 낮은 탑을 쌓고
판자 올리면 작은 미끄럼틀
평평한 바닥에
등받이 쌓으면 편한 쇼파
한 개 한 개
탄탄하게 쌓으면
넘볼 수 없는 요새가 완성되어요
그러면 나만의 세계가 완성되지요
<우수상1>
상자 / 김수민(유림초 6년)
우리 가족은
상자를 좋아해요
새벽마다 일 나가시는 아빠는
일터에서 벌어온 일당을 담는
상자를 좋아해요
매일 집 앞에서
언제 오는지 기다리는 엄마는
택배상자를 좋아해요
좋아하는 것을
가득 담아놓은 남동생은
장난감 상자를 좋아해요
상자는
우리 가족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행복 같아요
<우수상2>
상자 / 오유하(금장초 5년)
물건을 넣을 수 있는
플라스틱 상자
오래된 다락방에 있는
나무 상자
나에게는 상자가 많다
불행을 넣을 수 있는
불행 상자
행복을 넣을 수 있는
행복 상자
나에게는 특별한 상자가 있다
가족의 사랑을 넣을 수 있는
사랑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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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장원>
돌멩이 / 한소정(계림중 3년)
어릴 적 경찰놀이를 하면
도둑이 되어 아빠 품에 숨었다
팔꿈치가 깁스처럼 굳은 작업복 속
돌가루는 실밥 속에 먼저 숨어 있었다
돌가루는 돌멩이가 되어
아빠의 어깨에 숨었고
바위만큼 누르다
지난주 숨바꼭질을 끝내고 잡혔다
돌멩이가 먼지가 되어
다시 숨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소리를 멈추면 다시 숨지 않겠지!
아빠는 정을 두드리는 연주를
잠시 멈추고
우리 가족은 여운을 가진다
<우수상1>
돌멩이 / 정단아(근화여중 1년)
여기저기 길가에 돌멩이들
내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체 그냥 그 자리에 있다
돌멩이들은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에
서로 부딪히고 깨지고
반쪽이 되어도 말이 없다
그러다 어쩌다 밝은 햇살에
비춰 자신이 반짝거릴 때조차도
말이 없다
하지만
길가의 수많은 돌멩이 중 하나
나는 언젠가 시간이 흘러
비바람에 깎이고 부딪히고
햇살을 받으며
그 수많은 돌멩이처럼
단단한 마음을 가진
어른이 되어 있지 않을까?
<우수상2>
돌멩이 / 이채원(계림중 1년)
자그맣지만 여러 개가 모이면
예쁜 길을 만들 수 있는 자갈처럼
나도 내 사소한 결정들이 멋진
미래의 나를 만들었으면
단단하고 일상적인 열에 강한
화강암처럼
남이 툭 던진 말에 휘둘리지 않고
스트레스 받지 않았으면
반딱반딱하고 인기 많은 대리석처럼
나도 빛나고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았으면
그런 돌멩이처럼
성장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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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장원>
괄호 / 이수진(근화여고 2년)
푸른 하늘을 꿈꾸며 괄호를 열었다
어머니의 거대한 두 팔은
떨고 있는 나를 감싸안아주네
나는 괄호 속에 글을 써 내려가지 못하고
내가 모은 바다가 넘치지 않도록 괄호를 닫았다
텅 빈 괄호 속 나는 아무도 읽지 못하네
마지못해 흐르는 바다를 모두 마시고
씁쓸한 냄새만 남으면
종이배조차 띄울 수 없는 괄호 속에서 손을 뻗네
짙었던 하늘은 저물고
가벼운 나는 두 팔에 안긴 채
바라던 푸른 하늘에 떠다니네
<우수상1>
괄호 / 스툽스 자스민 김(근화여고 1년)
말하지 못한 마음들은
조용히 괄호 안에 산다
괄호는 작아서
쉽게 보지 못하지만
가장 솔직한 마음은
늘 그 안에 적혀 있다
나는 마음 하나를 접어
괄호에 넣는다
그렇게 숨겨둔 말들은
문장 끝에서 오래 머물다가
조용히 새어나온다
<우수상2>
괄호 / 이채연(근화여고 2년)
내 깊숙한 곳의 괄호에
나를 버렸다
처음으로 너의 괄호 속을 본 나는
눈을 떼어냈고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날 것 같은
내면을 보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은 무력감에
중지를 꺾어 넣었다
지금 나는 팔과 다리와 같은, 모든 걸 구겨 넣는다
나의 얼굴에 괄호를 붙인다
가면처럼
하지만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아이처럼
괄호 속에서 애써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