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미친 물가’ 짐바브웨 또 화폐개혁[경향신문]

[SS4기강희경]

'1조원이 하룻밤 사이 1원이 된다면….'
황당한 얘기지만 아프리카의 짐바브웨에서는 실제 일어나는 일이다.
천문학적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짐바브웨가 0을 무려 12개나 없애는 디노미네이션(통화단위 절하)을 단행했다고 AFP통신이 2일 보도했다. 짐바브웨 중앙은행은 이날부터 1조짐바브웨달러(Z$)를 1Z$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또 이번 디노미네이션에 맞춰 1, 5, 10, 20, 50, 100, 500Z$짜리 지폐를 새로 발행했다.

짐바브웨는 지난해 8월1일을 기해 100억Z$를 1Z$로 낮추는 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연 수십억%로 추정되는 살인적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서 지난달 16일에는 100조Z$짜리 지폐 발행을 예고하기도 했다. 결국 6개월 만에 또다시 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지만 근본적 인플레이션 대책과는 거리가 먼 데다 경제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실효성은 의문시된다. 디노미네이션은 통화의 가치를 절하하는 평가절하(deval‎uation)와는 다르다. 계산·지불 등의 불편을 피하기 위해 모든 금액의 단위를 일률적으로 바꾸는 것일 뿐, 화폐단위로 표시되는 물가·임금·채무채권액 사이의 관계는 변하지 않는다.

짐바브웨 중앙은행은 디노미네이션과 함께 외화예금 인출 한도도 폐지했다. 앞서 지난달 짐바브웨 정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미국 달러화, 보츠와나 풀라화, 영국 파운드화, 유로화 등 외화 유통을 전면 허용했다. 짐바브웨 공무원과 교사, 의사, 버스 운전기사 등은 현지 통화가 휴지조각으로 전락하자 미 달러화 등 외화로 봉급을 줄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왔다.

짐바브웨는 한때 아프리카에서 가장 경제적 번영을 누리는 국가에 속했으나, 로버트 무가베 현 대통령이 1987년 집권한 후 경제정책 실패로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려 왔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식량난에 처해있으며 최근에는 콜레라가 발생해 3000명 이상이 숨졌다.

< 김민아기자 makim@kyunghyang.com >

http://media.daum.net/foreign/africa/view.html?cateid=1045&newsid=20090203175806665&p=khan&RIGHT_TOPIC=R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