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간고사 복귀 후 매일 한 번씩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는
[18기] 양현우입니다!
교토에 온 첫날에는 숙소 반경 1km(...)를 벗어나지 않았지만
오늘은 조금 더 멀리 떠나,
키요미즈데라(淸水寺)와 기온(祇園) 일대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교토에서의 필수 코스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사람, 특히 관광객이 많은 지역이지만 말이죠...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분이 좋았던 사람이 저였던 만큼,
둘째날 아침에는 새벽 6시부터 일어났습니다.
(다른분들은 아직도 자는 상황...)
그래서 아침산책을 간단하게 나가고 싶었지만...
혼자 나가기는 조금 그래서 아버지께서 일어나시자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안 가본 길을 가본다'라는 목표 하에,
이번에는 두 블럭 북쪽의 거리인 아네야코지도-리(姉小路通)를 따라
걷게 되었습니다. (숙소는 롯카쿠도-리(六角通)에 위치)

사람들은 거의 없는 아침의 거리를 걸으며,
교토의 공기를 느끼면서 산책을 합니다.
이쪽은 아래쪽 거리들보다 확실히 한가한 느낌이군요.

어랏?! 혼노지(本能寺)가 이곳에 있었군요.
혼노지라면 오다 노부나가가 자신의 부하 아케치 미츠히데에게 배신당해
결국 목숨을 잃은 혼노지의 변으로 유명한 곳이죠.
"적은 바로 혼노지에 있다"는 말도 이 사건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이곳은 교토 시청입니다. 카와라마치오이케(河原町御池) 교차점의 북서쪽 코너에 위치하고 있군요.
서울시청 구청사와도 약간 비슷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1927년에 완공되었으니... 서울시청 구청사와 비슷한 시기군요. (서울시청이 1926년 완공)

까마귀다!
길거리에 까마귀가 다니는군요.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인데...
새벽 즈음에 환기하려고 숙소 창문을 열었더니
"까악, 까악..."하고 까마귀 울음 소리가 들리며 날아다니는 것이 보이더군요.

다시 한번 카모가와로 나왔습니다.
'도시 한가운데를 흐르는 강'같지 않게 물이 깨끗하고 얕았네요 ㅎ.ㅎ
건너편에는 스타벅스, 그리고 강가를 따라 테라스를 가진 식당과 술집들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아침에 산책해도, 저녁에 산책해도 언제든지 좋은 곳이니
교토에 친구와 같이 간다면 이곳을 산책해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스타벅스 산조대교점도 잠깐 앞을 지나가 보았지만,
안타깝게도 8시 오픈이라 그냥 가게 됩니다. (그때가 약 7시 40분경)
아침 산책을 끝내고, 근처 다른 식당에 가서 아침식사를 한 후
10시 정도에 숙소를 다시 나와 걸어갑니다.
키요미즈데라 쪽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지요.
이번에는 토미코지도-리(富小路通), 타코야쿠시도-리(蛸藥師通), 신쿄고쿠도-리(新京極通)를 거쳐서
시조카와라마치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 사진에 있는 것은 비가 내릴 때 물이 소리를 내며 흘러 내려가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비가 왔다면 여기로 물이 떨어지는 것도 볼거리가 되었을 듯...
신쿄고쿠 거리에서 다이소와 몇몇 약국들을 돌아다니며 구경했지만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기요미즈데라 생각밖에 안나던때라...
그래도 의류, 패션 분야의 가게들이 집중된 옆의 테라마치 거리에 비해
이곳은 아케이드, 약국 등도 많이 있는 편이었습니다.
서로 분야가 겹치지 않도록 한다... 좋은 전략 같네요.

다른 가족들이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면서 시조-도-리(四條通)에 있는 상점들을 구경하는 사이
저는 근처(라고는 하지만 150m 가량 떨어진) 관광안내소를 찾아가
교토 시 버스 1일 승차권을 4장 샀습니다. (막내동생은 따라가지 않음)
한 장에 500엔이었습니다.
시조카와라마치에서 키요미즈데라 쪽으로 가기 위해서
위 사진의 207번 버스를 탑니다.
행선판에는 '키요미즈데라, 토-후쿠지 방면'이라고 써져 있군요.
207번 버스는 교토의 순환계통 버스 중 하나로,
시조-도-리(四條通), 히가시야마도-리(東山通), 쿠조-도-리(九條通), 오-미야도-리(大宮通)를 거쳐갑니다.
시조카와라마치와 청수사를 연결하는 구간에서 많이 이용하지만,
그 이외의 구간에 대한 이용 빈도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버스에 타고 키요미즈데라 쪽으로 향합니다.
여기 타신 분들이 저와 같은 목적지로 향하기 때문인지
사람은 매우 많이 타고 있었습니다. (일요일 오전 10시 30분경인데도...)
저희가 내리는 정류장은 키요미즈미치(淸水道) 정류장으로,
시조카와라마치에서부터 4번째 정류장입니다.

키요미즈미치 정류장에서 내립니다.
하지만 버스에서 내린 뒤 언덕길을 10~15분 정도 올라가야
키요미즈데라의 입구가 나옵니다.
실제로는 인파와 가게 구경 때문에
최대 30분까지도 걸릴 수도 있다는 점을 참고하시기를...
이쪽 일대는 교토에서도 특히나 유카타를 빌려 입는 관광객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렌탈샵들이 많이 밀집해 있는 곳도 키요미즈데라 근처이고요...
어쨌든 저희는 언덕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길을 따라 올라가는 동안 '여기는 확실히 관광객 지구구나'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 그리고 관광지 근처에 있을법한 기념품가게와 찻집...
이곳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조금은 값이 비쌉니다.
어떤 과자점은 친절하게 시식 기회를 주시지만,
어떤 찻집은 '차 한잔 와서 드셔보세요~' 하고 손님을 부르지만
손님이 시식을 위해 찻잔을 들려고 하면 그것을 치우면서
'안에 들어가서 사서 드셔야죠~'(...) 하기도 합니다.
이때 조금 많이 당황했었습니다.

입구 쪽의 상점가부터 본당, 오토와의 샘물 등까지 절 전체를 보여주는 안내도입니다.
언덕길을 오른 지 약 20분 만에 보는 것이죠.
(빨리 가면 10분에도 가능하지만...)

키요미즈데라의 정문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일주문 같은거죠. 일본에서는 니오-몬(仁王門)이라고 한다네요.

여기는 절의 마구간입니다.
입구 쪽에 있는 것으로 보아
과거 방문객들이 여기서부터는 말에서 내려 걸어가야 했는데,
이때 말을 세워두는 곳으로 활용된 듯 하네요.
매표소는 이 입구보다 훨씬 안쪽으로 들어가서 본당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기준 400엔입니다.

사실은 본당을 나오면서 찍은 사진이지만,
원활한 설명을 위해 먼저 본당 전경 사진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키요미즈데라는 헤이안 시대 초기인 798년에 설립되었는데,
일본의 관음영지 33곳 중 16번째라고 합니다.
오닌의 난으로 인해 이 절 역시 불탔다가,
현재의 건물이 에도 시대에 복구되었습니다.
본당은 사진과 같이 산 위에 지어졌고,
여기서는 잘 안느껴지지만 아래쪽 '오토와의 샘물'에서 올려다보거나 본당에서 가까운 곳을 내려다보면
'진짜 아찔하다'고 느낄 듯 하네요;;
심지어 저 앞의 무대에서 뛰어내리다 죽은 사람까지 있었다고 하니...
(죽지는 않더라고 불구가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다리나 팔을 완전히 잃어버려서...)
어쨌든 본당을 둘러싼 단풍나무 잎들이 붉게 물드는 11월이면,
절경을 이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여간 많은 것이 아니라서... 지금 시점에서 검색해보니 상당수의 숙소가 이미 찼더군요)

일본의 절이나 신사에서는 나무통을 흔들어 막대 하나를 뽑은 후
그 숫자에 따라 앞으로의 운세를 점치는 '오미쿠지'라는 것이 있다 하여,
저도 100엔을 내고 한 번 해보았습니다.
91번. 이번에는 '길(吉)'이 나왔네요 ㅎ.ㅎ
이걸 보고 살짝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대길, 길, 소길이 있고 흉이 있다고 하지만...
이 오미쿠지의 글도 일본어 중에서도 고어(古語)라
저는 거의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대충은 이해되지만...)

일본 각 지역과 외국에서 온 관광객, 그리고 수학여행 온 친구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 청수사,
이곳에서 저는 절 옆에 있는 신사를 발견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렇게 절 옆에 작은 신사가 딸려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본당을 배경으로 저희 가족이 다 나오게 찍어본 셀카입니다.
사실 저희 부모님은 따로 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오토와의 샘물(오토와노타키)입니다.
산에서 흘러내려온 물이
이곳 지붕에서 세 갈래로 갈라져 내려온다고 하네요.
사람들이 말하기를, 이곳의 물은 '자신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며, 지혜를 가져다준다'고 합니다.
다만 세 줄기를 모두 마셔서는 안된다고 하여 저도 두 줄기만 마셨습니다.
여기가 청수사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구역이더군요...
저도 15분 정도 줄을 섰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곳 사람들이 물을 길어먹을 때,
여러 사람들이 사용하는 도구를 직접 입에 대고 마시지 않고
먼저 물을 받아 양손을 씻은 뒤,
다음 물을 받아 손이나 개인 컵에 따라 마신다고 합니다.
저도 그렇게 해 보았는데...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
약수터 같은데서 그냥 입대고 마시는 한국과는 대비되어서 살짝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청수사가 '교토에 가면 꼭 가볼 곳'이라고 하는데,
본당의 건축 양식과 오토와의 샘물,
이 두가지가 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단풍철이면 산의 단풍도 추가되고...
하지만 꼭 이곳만 와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었습니다.
이제 다음편에서 산넨자카 쪽으로 내려가면서 상점가를 구경하는 이야기를 펴 나갈게요!
'다음 편에 계속'
첫댓글 일본어 몰라도 여행갈만하려나
저처럼 여행하려면... 기본적인 일본어회화(초등학생 정도의 회화능력)은 필요할 것 같네요;; 호텔이나 공항은 영어가 되지만 그외의 장소는...
出口와 入口 와 화장실(ドイレ) 만 읽을줄 알면 됩니다 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7기] 최정인 하지만 식당에서의 주문(그냥 메뉴에 써진거 읽는 정도지만)과 각종 승차권, 입장권 구매, 상점에서의 간단한 쇼핑 등에서는 필요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다들 영어를 잘 하....던
최근 일본어 실력이 향상해서 모든게 필요없어졌다 ㅋㅋㅋ
@[17기] 최정인 사실 저도 이번에 갔을때 도쿄나 오사카보다 오히려 영어가 더 잘통해서 놀랐어요!
p.s. 언제 기회되면 간단한 일본어로 대화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드는군요 (무리일지도;;)
@[17기] 최정인 トイレ인데... 앞의 것이 탁음이 되어버렸네요(..;)
@[18기]양현우 으 일알못 됬네 ㅋㅋㅋ
@[17기] 최정인 ㅋㅋㅋ 그정도는 괜찮아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다른 편도 읽어보셨어요...?
@[18기]양현우 웅웅! 대충 읽어봤어~ 나중에 다시 읽어보게 ㅎ
@[16기]수연 아마 다음주 중으로 완결될 것 같으니 기대해주세요 ㅎ.ㅎ
@[18기]양현우 웅 ㅎ
저 물줄기마다 뜻이 다르다고 하던데.... 추억 돋네 ㅋㅋ 공사다 끝났나 나갈땐 본당 옆에 공사중이었는데
아직 공사하고 있어요... 물줄기마다 '건강, 사랑, 학문'을 뜻한다고는 하는데, 저는 정면에서 볼때 가운데, 오른쪽껄 마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