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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시시때때로 찾아오지 않는다.
적어도 운명적이라는 표현을 쓰려면
아주 가끔 우연히 찾아드는 극적인 순간이어야 한다.
그래야 운명이다.
그래서 운명의 또 다른 이름은 타이밍이다.
만일 오늘, 그 망할 신호등에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면,
그 빌어먹을 빨간 신호등이 날 한 번이라도 도와줬다면,
난 지금 운명처럼 그녀 앞에 서 있을지 모른다.
내 첫사랑은 늘 그 거지 같은, 그 거지 같은 타이밍에 발목 잡혔다.
그 빌어먹을 타이밍에...
그러나 운명은, 그리고 타이밍은
그저 찾아드는 우연이 아니다.
간절함을 향한 숱한 선택들이 만들어 내는 기적 같은 순간이다.
주저 없는 포기와 망설임 없는 결정들이 타이밍을 만든다.
그 녀석이 더 간절했고, 난 더 용기를 냈어야 했다.
나빴던 건 신호등이 아니라, 타이밍이 아니라
내 수많은 망설임들이었다.
......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
열어보기 전엔 무엇을 잡을지 알 수가 없다.
쓰디쓴 초콜릿을 집어든대도 어쩔 수 없다.
그게 내가 선택한 운명이다. 후회할 것도,
질질 짤 것도, 가슴 아플 것도 없다.
-<응팔> 18화, 정환의 독백
* 얼마 전에 <응답하라 1988>을 티비에서 지나치다 다시 봤습니다..
처음 드라마를 본 후로부터 시간이 꽤 지났고, 몇 번째 다시 보는 걸 텐데 마지막회에선 눈물이 또 나오더군요~.~
예전에 써놓았던 정환의 독백.. 옮겨봅니다.
첫댓글 주저 없는 포기와 망설임 없는 결정.. 저한테 와닿는 말이네요 이런것들은 왜 배워지지 않는 걸까유ㅋㅋ
글쎄.. 난 우솔이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뎅?
지금처럼만 하면 별문제 없을거 같아. 잘 살고 있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