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비내역을 적어 보려 했는데
비공식 엉터리 총무였던 제가 지상님, 하늘소님, 인디컴님이 공식으로 안 마신 술을 책임지다 보니 믿을 수 없다고
배려하셔서 산행대장님이 회비내역은 먼저 적어 주셨기에 여기에 몇 줄 적어 봅니다.
산행대장 : 인디컴
킬라만자로의 흑표범을 연상케하는 스타렉스 렌터카
"♬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죽는
눈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06시에 상계동을 출발하는 흑표범의 가는 길 레이서는 인디컴
시청 앞에는 새벽부터 경찰이 가득 교통 통제를 하고 있다
NIS 진상규명 집회와 맞불집회가 동시에 있을 거라는……
"♬자고나면 위대해지고 자고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있다
야망에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고흐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
저 분들이 자신과 가정이라는 사욕을 뒤로하고
나라의 미래를 위해 거리로 나오시는 거라면
나는 얼마나 부끄럽고 저분들은 얼마나 고마우신 분들인가 ?
"♬ 모든 것을 거니까 외로운거야
사랑도 이상도 모두를 요구하는 것
모두를 건다는건 외로운거야
사랑이란 이별이 보이는 가슴아픈 정열
정열의 마지막엔 무엇이있나
모두를 잃어도 사랑은 후회 않는 것
그래야 사랑했다 할수있겠지 ♪"
동행하신 분 :지상님, 민수님,인디컴님,유수님, 하늘소님,송준기님,한재,까치님,
이샘님,야생화님 (이상 열분)
잠실에서 무언가를 찾아 나선 10명을 모두 싣고 표범은 고속도로에 집입했다
"♬ 묻지마라 왜냐고 왜그렇게
높은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이 없으면 또 어떠리
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때
그것을 위안해 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건 사랑때문이라구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고독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사랑만큼 고독해진다는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까치"의 성이 "조~~"씨냐? "때~~"씨냐? 로 웃음은 시작되고
구르뫼에서 지상님의 유일한 천적이신 이샘님의
"너는 방배동 여자친구만 오면 나는 있는지 없는지를 신경이나 쓰느냐?"로 취조를 하시더니
그 동안 지상님이 간과하셨던 섭섭하셨을 여러 증거들을
추녀끝 빗물 떨어지듯 줄줄이 나열 하시는데 지상님은 초지일관 묵비권을 행사하신다.
그렇게 재미있는 이바구와 웃음은
새벽에 일어 난 졸음을 멀리 날려 보내고 도착할때 까지 모두를 하나로 묶어 놓고 있었다
중간 휴게소에서 팔각정에 둘어 앉았다
향기로운 손맛 야생화님의 찹살떡, 바리스타 이샘님의 아이스 원두커피를 겯들여
상쾌한 아침 공기를 흠미한다
10시를 조금 지나 통고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에 도착
지상님이 입장료를 지불하려 안내소로 가신다
예쁜 안내 아점니께서 물어보신다
"몇 분이세요?"
지상님이 대답하시기를
"인원 확인하실거면 10명, 확인 안하실거면 6명입니다"
얼마를 주셨는지는 궁금하지 않다. 지상님이 내셨으니까 ^^
초입부터 맑은 계곡물이 눈과 귀와 가슴까지 청량하게 해 준다
그리 험하지 않은 길 두어 시간을 올라 정상에 이른다
이따만한 정상 표지석은 내가 본 정상석 중에선 제일 큰 것 같다
자욱하게 안개가 밀려 올라오며 지척이 보이지 않고
추위를 느낄 만큼 시원해 진다
안개속을 걸을 때면 자주 되뇌어도 새로운 맛을 주는 글귀
與善人遊 如行霧中 (여선인유 여행무중) 좋은 사람과 같이 있는 것은 안개 속을 걷는 것 같아서
雖不濡濕 潛自成潤 (수불유습 잠자성윤) 비록 흠뻑 젓지는 않지만 모르는 사이에 촉촉해진다
유수님이 가르쳐 주신다
보는 사람을 기준으로 4천피트 위로 있는 것은 구름이고
4천피트 아래 있는 것은 안개라고 구분한단다.
그래서 지금 이 안개는 우리에게는 안개이며, 저 아래에서 보는 이에겐 구름이라는 …
이 말씀도 공즉시색, 색즉시공 아닌가?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메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리 ♪"
정상 아래 헬기장에 자리를 잡고 구르뫼 다운 중식을 한다
야생화님과 이샘님의 정성어린 푸짐한 먹거리
어디서 나온지 모르는 복분자주, 더덕주,소주, 막걸리
정식적으로 술 안드시는 지상님
공식적으로 한잔도 안 드신 하늘소님을 제외한
여덟명이 처리한 빈술병이 10병은 넘는다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찬것 같으면서도
텅비어있는 내청춘에 건배♪"
하산길은 그저 룰루랄라~~
컴님의 조언대로 눈높이도 내리고, 발걸음도 내려 놓고, 나도 내려 놓는 길이다
원점 회귀하여 예히 청류에 발 담그는 즐거움을 생략할 수 있으랴
終日看山不厭山 (종일간산불염산) 종일토록 산을 봐도 산은 싫지가 않아
買山終待老山間 (매산종대노산간) 산을 사서 산 속에서 늙어가리라
山花落盡山長在 (산화락진산장재) 산꽃은 다 져도 산은 언제나 그대로이고
山水空流山自閑 (산수공류산자한) 산골물 무정히 흘러가도 산은 그냥 여유롭네 -游鐘山 (王安石) -
한재의 이름은 감히 이 시조에서 빌려 왔습니다
어느 시점에선가 뒷풀이 장소는 만장일치로 바뀌어
죽변항 어시장에서
참가자미, 오징어, 소라, 도루묵을 골라 구입한 후
상을 차려 주는 식당에서 자연산 해산물로 혀에게 사치를 맛보게 하였다
모자라는 비용은 산행대장과 고문님들이 안 밝히고 충당하신걸 누구나 안다
늘 그러하시니 어머님 사랑처럼 고마움을 잊는 것 같아 죄송하다
흑표범의 상경 길 레이서는 지상님
올라 오는 길에도 피곤와 음주에 불구하고 웃느라고 눈을 붙일 수가 없다
그 중의 으뜸은
세명의 아가씨로 부터 동시에 구애를 받았음
(이건 증거가 불충분하나, 주인공의 인격으로 미루어 심증은 있음)에도
그 세명의 아가씨를 포함한 20여명이 보는 앞에서
그것도 대낮에
오로지 맘을 사로잡은 다른 한 아가씨에게 뽀~로 프로포즈를 함으로서
확실하게 내꺼에 침 발랐다는 장선생님의 순애보였다
구체적... 자세히...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져 장선생님의 사랑가는
속도 위반으로 얻은 예쁘고 귀한 딸 덕분에 보라카이를 가실거라는 얘기까지
30분이 넘게 계속된다
"♬ 너는 라일락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라일락을 사랑한다
너는 밤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밤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더불어 여흘여흘
11시 30분 전후에
흑표범는 굴을 찾아 돌아 왔다
"♬아무리 깊은밤일지라도 한가닥 불빛으로 나는 남으리
메마르고 타버린 땅일지라도
한줄기 맑은 물소리로 나는 남으리
거센 폭풍우 초목을 휩쓸어도 꺽이지 않는 한그루 나무되리
내가 지금 이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
여정과 감흥과 동행하신 분들이 너무 좋아 주절거린 넉두리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첫댓글 언제 다 기억을 하신데요뒤에서 민수님과 함께 잠자고 있는줄 알았는데.....멋진글 감사 합니다공식 작가 대열에 함류 하셨습니다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저는 그 날 한재형님이 대취하신줄 알았는데 기억이 말하시군요...
새로운 형식의 문장에 유려한 글솜씨와 해박함이란
그날의 정경이 다시 한 번 눈앞에 그려집니다...
한재님 주무신게 아니었네요. . 오며 가며 작은 둥지안에서 정겨운 울 님들의 웃음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맴 돕니다. 잘 읽고 갑니다
역시 파리 타고 다니시는 분의 무공은 보통이 아니군요. 어릴때 서당에 다니셨나요. 이 솜씨를...숨기느랴 어떻게 사셨데요. 강호의 최고수이군요.
역시
감투는 쓰고 볼일입니다
글에 취하고
그날 먹거리에 취하고
동행한 모든분들 부럽사옵니다
한재님의 탁월하신
글솜씨 자주 읽을수잇도록
총무 자주 부탁드립니다
ㅉㅉㅉ
세세하면서 유려한 글솜씨 한재님 다시보게 됩니다
우리산방에 숨은 고수가 많다더니 한재님이 딱입니다 중원산에서 뵙겠습니다
무림고수가 또 한분 계쎴군요정성들인 글에 인생의 맛이 묻어나는것 같습니다잘 보습니다..형님
한재님의 글도 대단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