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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같은 사랑] 03
씬1. 시장일각, 낮(2부 연결).
옥희, 용배를 끌고 시장 밖으로 나가려하고, 상우, 용배 쪽을 보며 더(?) 싸우려드는 영숙을
속상하고 창피한 얼굴로 가로막고 '가자, 가자'하고 있는(옥희와 용배 쪽에서 보면 등돌리고 있는).
옥희 : (울상이 되어, 용배의 팔을 끌며) 오빠, 제발 가자, 어. 가. 이러지 말고.
용배 : (옥희에게 끌려가면서도 시장안쪽(상우 있는 쪽)을 보고 소리치는) 너 이 자식, 너 오늘 재수 좋은 줄 알어?
내가 맨정신이니까 이쯤에서 끝내지, 술 마신 정신이었으면 넌 반 죽었어, 자식아!
여편네 치마폭에 가려 입뻥끗도 못하는 등신 같은 게,
카메라, 영숙, 상우쪽으로 가면.
영숙 : 등신? 벌어진 입이라구 말이면 단줄 알어! 불한당 같이 생겨갖고 꼴갑을 떨고 있어!
상우 : (영숙의 어깨를 거칠게 채어 돌리며, 화나 버럭 소리치는) 앤간히 해 좀!
영숙 : (그런 상우 보며) ?!
씬2. 시장 다른 일각.
옥희, 용배의 팔을 끌고 가려는.
용배 : (상우가 있는 쪽을 보며, 소리치고) 넘마, 한번만 더 내 눈에 띄어! 그땐 성한 낯짝으로 안보내줄테니까, 나쁜 새끼!
옥희 : (울상) 오빠, 그만해, 사람들 보잖어!
용배 : (옥희의 팔을 뿌리치며, 소리치는) 사람들 보는 게 대수야!
옥희 : (두려운) ?
용배 : (손가락으로 옥희 한번 가리키며, 무섭게 가라앉은) 너 저 자식알지? (으름장) 집에서 보자, 따라와.
(하고, 굳은 화난 얼굴로 가고)
옥희 : (두렵게 용배 보는)
씬3. 시장일각(씬 1 장소).
상우, 영숙 서서 다투고 있는.
상우 : (속상하고, 화난) 어디서 버럭버럭 소릴질러! 넌 챙피도 몰라! 사람들 구경하고 섰는 거 안보여!
도대체 쌈만하면 끝간 줄을 모르고 늘어지고 있어. 내가 도대체 몇번을 그만하라구래!
어디 평범한 여편 네가 남자한테 그렇게 소릴지르냐? 너 아직도 술판에서 하던 버릇 못 버렸어? 여기가 술판이야!
영숙 : (기가 차고, 맘아픈) 뭐?.. 술판에서 하던 버릇?
씬4. 용배의 방안.
옥희, 두려운 얼굴로 쪼그려앉아 무섭게 자신을 쏘아보고 있는 용배 보는.
용배 : (O, L, 소리치는) 묻는 말에 대답 안해!
옥희 : (두려운) ...
용배 : (옥희 보며, 맘 다스리려 한숨쉬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 자식 누구야?
(비아냥조) 누구냐고 묻잖어? 너 공장 나간더니 카바레 다녀? 거기서 만난 놈이야?
옥희 : (울상, 두려운) 아니야. 우리 공장 재단사아저씨야. 우리 안친해. 오빠가 오해하는 거야.
용배 : 오해? 내가 무슨 오핼해? 너랑 그 놈이랑 어쩌구저쩔까봐 내가 겁먹는 줄 아냐? 나, 그런 거 상관없어.
내가 너랑 다시 만나 살림차릴 때두 분명히 말했지만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살어. 그런데, 니가 멍청하니까 하는말인데,
세상 남자 믿지 말어. 기집애한테 계산없이 꿍심없이 마냥 잘하는 놈이 있는 줄 아냐?
옥희 : ...
용배 : 옛날에 문산공장에 다닐 때, 너 덮쳤던 공장장놈도 첨엔 너한테 얼마나 잘했냐? 꽃사줘, 밥사줘, 극장데려가...
옥희 : (눈치보며) 오빠, 나한테 질투해?
용배 : (갖잖은) 웃기는 소리하고 있네. 넌 말귀도 못알아 쳐먹냐?
옥희 : (기죽어) 상우씬 그런 사람 아니야. 가정두 있고..
용배 : (말꼬리 자르며) 가정이 있건 없건, 사내들은 나를 위시해 싸그리싹 싹 다 똑같애. 남의 집 일에 지가 뭔데 주제넘게
쳇쳇 소리내며 혀 를 차. 지 여편네한텐 말뻥긋 못하는 놈이... 나 일나가야 돼, 긴말하기 싫어. 그 공장 그만둬.
(하고, 일어나 웃옷 입는데)
옥희 : (애원조) 오빠, 나 공장 다닐래.
용배 : (보면)
옥희 : 집에서 노는 것도 지겹고...재민이두 자꾸 크는데, 학원두 보내고 그럴려면 돈 벌어야잖어.
용배 : 재민일 니가 왜 신경 써!
옥희 :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왜..신경을 쓰냐니..
용배 : 니가 뭔데 걜 신경 써? 걔 니 자식 아니야, 내 자식이지. 내 자식은 내가 길러.
옥희 : (맘아픈) ?!
용배 : 니 도움 필요 없다구 알아들어? (하고, 나가고)
옥희 : (서운한, 자기도 모르게 눈가 그렁해, 걸레 들어 방 닦는)
그때, 방문 열리고, 재민 밝게 말하는.
재민 : 누나!
옥희 : (안보고) 어, 왔어.. (하며, 눈물보일까봐 방만 닦는)
재민 : ?
씬5. 치킨집, 저녁.
영숙, 혼자 서글픈 얼굴로 맥주 잔에 따라 마시는.
효과, 전화벨 소리나는.
씬6. 상우의 안방.
상우, 기분 안좋은 얼굴로 티브이보고 있다. 전화벨 소리나는.
그때, 상우모 상을 차리던 중이었는지 손에 물기 묻은 채로 문열고,
상우모 : 전화 안받어?
상우 : (테레비만 보며, 퉁명스레) 엄마가 받어요.
상우모 : 내 전화오는 거 봤어. 분명히 니 전활텐데, 니가 받어.
상우 : 아우, 싫어, 안받어, 귀찮아.
상우모 : 바로 옆에 있는 전화 받기도 귀찮어! 그렇게 움직이는 게 귀찮은 놈이 뒤는 어째 변소 가서 봐, 그 자리에서 안싸고.
으이그, 웬수같은 놈. (하고, 들어와 전화 받으려는데)
상우 : (전화기들고, 짜증스런) 여보세요?
상우모 : (그런 상우보는)
씬7. 동네 공중전화.
명자, 전화하고 있는.
명자 : 부부싸움 칼로 물베기라는데, 그 집은 어떻게 싸웠다하면 살벌하기가 남북전쟁이야. 영숙이 지금 난리났어.
생전가도 상우씨랑 사네 안 사네 소린 안하던 애가 도장을 찍는다는 둥 어쩐다는 둥 여기 로타리 치킨집인데,
빨리 와서 데려가, 어?
상우 : (E, 짜증스럽다) 술 마셔요?
명자 : 벌써 세병째야.
씬8. 상우의 방.
상우 : (어이없고) 증말 기도 안차네, 지가 뭘 잘했다고 술을 먹어?
상우모 : (밥 먹으며 상우 관찰하는)
상우 : 걔 아주 버릇이 못되먹었어요, 내비둬. 먼저 성질 건드린 게 누군데.. 전화끊어요. (하고, 전화 끊는)
씬9. 공중전화안.
명자 : 상우씨, 상우.. (하다가 부저음 소리 듣고, 한숨쉬고, 전화기 내려놓으며) 단단히 삐쳤네.
(웃고) 우리집 물건이나 남의 집 물건이나 꼴에 남자들이라고 승깔은 있어서.. (하고, 나가고)
씬10. 상우의 방안.
상우모, 밥 먹으며 티브이 건성으로 보는 상우에게.
상우모 : (무심히 묻는) 니 여편네 어디서 술 먹는다냐?
상우 : ....
상우모 : 싸웠어, 또?
상우 : .....
상우모 : 에미 말 안들려?
상우 : (테레비 끄고, 일어나 옷 입으려 찾는)
상우모 : (그런 상우보며, 말하는) 귀먹었냐?
상우 : (옷 입으며) 밥상 내놓고 나가세요, 냄새나니까. (하고, 나가고)
상우모 : (밥 먹으며, 혼잣말) 그래, 니들끼리 싸우든지 말든지, 나는 이렇게 살아도 세월 가고 저렇게 살아도 세월 가고,
이제 지겨운 세상 얼마 남지도 않았다, 이놈아.
씬11. 동네 거리, 밤.
상우 담배 피우며 걸어가는.
씬12. 치킨집.
영숙, 맥주를 들이키고 다시 잔에 맥주를 따르는데, 명자 와서 앉는다.
영숙 : (명자보며)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명자 : (그런 영숙 덤덤하게 보며) 너 갈 때 뻔하지, 뭐. 시장통에서 상우씨랑 투닥거렸다는 얘기 듣고 감 잡았지.
상우씨 곧 올거야, 내가 뻥좀 쳤지. 너 난리 났다고.
영숙 : (술잔보며, 서글픈) 뭐하러 그랬어.. (하고 한모금 마시고)
명자 : (영숙에게) 그것만 먹고 인나자.
영숙 : (명자 보고 쓰게 웃으며) 증말, 승질대로 안살라 그래도 안된다. 언니, 나 그냥 확 찢어지까.
명자 : 말되는 소릴해라. 사람이 실수할때도 있는거야. 맨날 그랬던 것도 아니고
상우씨도 홧김에 불쑥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 같은데, 그걸 가지고..
영숙 : (속상한, 맘 아픈) 홧김에 할말이 따로 있고, 홧김에 할 짓이 따로 있어.
언니도 알다시피 나 그 바닥 생활한 거 가슴에 피멍처럼 생각 하는 년이야. 사랑을 쓸라면 연필로 쓰라는 말 있지?
진짜 난 내 인생을 연필로 썼다면 지우개로 박박 지우고 싶다.
명자 : 알어.
영숙 : 언닌 알지. 문젠 그 인간이 모른다는 거야.
명자 : 영숙아..
그때, 가게문 열리는 소리나고.
명자 : (고개 돌려 돌아보면)
상우 : (어색하게 서 있는)
명자 : (작게 웃으며) 구세주 오셨네.
영숙 : (보지도 않고, 술만 마시는)
씬13. 치킨집앞.
명자, 상우 서서 얘기하는.
명자 : 좀 달래 줘.
상우 : 알았어요.
명자 : 상우씨, 부부사이에도 예의가 있어. 영숙이 과거지사 꺼내는 거 죽기 보다 싫어하는 애 아냐?
(상우 눈치보며) 영숙이 달래라, 응?
상우 : (작게 웃으며, 농담조) 쟤 달래는데는 내가 선수잖어. 몇 대 맞아주면 금방이야. 걱정마요.
명자 : (웃으며, 상우 어깨 치며) 으이그. 가요, 나. (하고, 가고)
상우, 가는 명자보다, 가게안보면 영숙 혼자 외롭게 술마시는게 보인다.
상우, 안된 마음 드는. 가게로 들어가고.
씬14. 치킨집안.
영숙, 술 따라 마시려는데, 상우 어느새 자리에 앉아 제 머리를 들이밀며.
상우 : 귀때기 물어뜯든가, 머리끄뎅일 잡아 뜯든가, 니 하고 싶은대로 해라, 화 풀릴 때까지 맘대로 쳐!
영숙 : (잔 내려놓고 굳은 얼굴로 상우 보는)
상우 : (미안하게 웃으며) 미안해. 혀가 꼬여 가지고, 너두 알다시피 내가 생각이 있는 놈이냐, 없는 놈이지.
영숙 : (여전히 굳은 얼굴로) 뭘 잘못했는 줄은 아니?
상우 : 알지. 니가 젤 밥맛 없어 하는 짓 했잖아. (술 마시려 잔에 술 따르는데)
영숙 : (카운터에) 여기, 담배 한 갑 줘요.
상우 : (영숙 보고, 카운터에) 놔둬요.
영숙 : (보면)
상우 : (머뭇대다 제 주머니에서, 담배 꺼내 불 붙여주면)
영숙 : (담배 받아 피우지 않고 보기만하며) 난 첫날밤에 새신랑이 신부한테 니 과거 말해주면 내가 너 아는데 도움이 되겠다
그러니 지나간 남자들 싹 다 불어라 그렇게 달콤하게 말해놓고 신부가 말하면, (상우 보며, 맘아픈) 그거 빌미잡아
낮이고 밤이고 피 말리게 하는 그런 인간들이 젤 싫어. 너두 알다시피 나 먹구살라구 마지못해 술판나갔던 거야.
딸년은 살림밑천이라는 울엄마 울아버지 신조땜에 오빠, 동생들 공부시킬라고..(울음나려는 것참고, 맘다잡고)
너 나 술 판에서 있던 거 몰랐던 것도 아니면서 그걸 빌미 잡아 번번히..
상우 : (미안한) 번번힌 뭐가 번번히야, 이번이 두 번 밖에 더돼.
영숙 : 죽어도 안한다고 신혼여행 첫날밤 말해놓고 죽기전에 두 번이나 했으면 많이 한거야. 남아일언 중천금이랬어,
넌 남아일언 껌값이니?
상우 : (미안한) ...
영숙 : 난 공부 덜하고, 돈 덜 벌고, 바람 피는 놈보다 더 나쁜 하질 인간이 여자과거 들먹이는 인간인 거 같애.
상우 : (미안해, 고개 숙이고) 내가 그렇게 하질은 아니지..
영숙 : (담배 한 모금 피우고, 담배 끄고 상우 보는) 경고야. 한번만 더 술판에서 배운 버릇이 어쨌느니 저쨌느니하면 너랑 끝이야.
상우 : (두려운, 진심으로 고개 끄덕이는)
영숙 : 돈 내고 나와. (하고, 일어나 나가고)
상우 : (미안한 마음에 길게 한숨쉬고, 주머니에서 돈 꺼내는)
씬15. 거리.
영숙, 심란한 얼굴로 걸어가면 상우, 웃으며 '영숙아'하며 가게서 뛰어나와 슬며시 영숙의 허리에 손을 감으며.
상우 : (웃음 띤) 늘씬하다.
영숙, 가라앉아 상우의 손 허리에서 떼어내며 보지 않고 말하는.
영숙 : 오늘은 내 몸의 털끝하나도 건드리지마. (하고 그냥 가는)
상우 : (영숙 보는데, 미안한)
영숙 : (서글픈 얼굴로, 그래도 맘 다잡으려 입 꽉다물고 가는)
씬16. 용배의 방안(불꺼진 어두운).
옥희, 누워 눈 뜬 채 생각하고 있다.
용배 : (E) 재민이가 니 자식이야? 니가 왜 신경을 써?
옥희, 가슴이 먹먹한.
그때, 재민 속옷차림으로 화장실을 갔다왔는지 문 열고 들어와 누으려다 옥희 보며.
재민 : 누나 안잤어?
옥희 : (재민 보는)
재민 : 누나 왜 그래? 어디 아퍼?
옥희 : (일어나 앉아 재민 보며, 서글픈) 재민아..
재민 : 왜?
옥희 : 내가..누구야?
재민 : ...
옥희 : 내가 남이야? 진짜 엄만 아니지만 남은..아니지?
재민 : (걱정스런) 아빠가 뭐라 그래?
옥희 : (눈물나는 거 참고, 짐짓 맘 다잡고) 말해봐? 누나, 남이야?
재민 : (고개젖고) 난 누나 좋아.
옥희 : ...
재민 : 엄마보다 더 좋아. 친구들이 너 엄마 없지, 그러면 난 아니라 그래. 새엄마 있다 그래.
옥희 : (믿기지 않는) 정말?
재민 : (고개 끄덕이며) 정말. 누나 아빠가 주먹질하고 그래도 누나 좀 맞아 주고 참어. 알겠지? 그리고 재민이랑 살어, 알겠지?
엄마처럼 나랑 아빠 버리고 어디 가지마, 알겠지?
옥희 : (울음 참으며, 작게 웃으며, 짐짓 씩씩하게 고개 끄덕이는)
재민 : (웃으며, 새끼손가락 내밀며) 약속해.
옥희 : (애써 웃으려하며, 손가락 걸고, 재민이 안고)
씬17. 공장전경, 낮.
소희 : (E) 뿜빠이해, 뿜빠이해! 누군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냐?
씬18. 공장안.
상우, 소희 앞에 서서 돈 세다가 소희 어이없게 보는 얼굴 O, L.
소희 : (옷의 실밥 입으로 뜯으며) 오야지들만 돈버는 것도 아니고, 이것들 다 돈버는데
왜 회식때마다 꼭 너랑 나랑 미숙이하고만 내냐?
상우 : (짜증나는) 돈 이만원에 번번히 그렇게 목숨걸래요?
화순 : (일하며, 퉁명스레 소희 보고, 상우 보며) 소희아줌만 단돈 이천원에도 목숨 걸라면 걸어요.
소희 : (손으로 때릴 듯이, 화순에게) 이게 으른들 말하는데 어디서 껴들어?
미숙 : (일하며, 소희에게) 이번달엔 돈두 벌었구만 그러네. 그리고 말은 바로해, 우리 셋만 회식빌 낸 적이 몇 번이나 있냐?
소희 : 재작년 연말, 작년 추석, 그때 회식 때두 우리 셋이서 돈 걷었지, 세오, 화순인 일원한푼 안보탰잖어.
상우 : 아줌마!
세오 : (재단대에서 일하며, 퉁명스레) 형, 화순이랑 나랑도 돈 낼게 그만해요.
상우 : (세오 보며, 쯧 소리내며 눈 부라리는)
옥희 : (미숙에게, 작게) 아줌마, 나 만원만 빌려줄래요?
상우 : (그런 옥희 보고)
옥희 : (찔끔해, 상우 보고 얼른 고개 돌려 일하는)
상우 : (소희에게) 소희아줌마, 돈 몇 푼에 기분 좋은 회식 꼭 이렇게 망쳐야 되겠어요?
소희 : 그래야 되겠다.
미숙 : (일하며) 아우, 시끄러 회식하지마. 모여서 하루 놀기가 왜 이렇게 힘들어.
상우 : (소희 보며) 그렇게 계산적으로 살지마요. 화순이가 내 일 도와? 아줌마일 돕지? 자기일 돕는 애 노래방 값도 못대냐?
소희 : 너같은 난봉꾼은 여자들한테 허벌나게 돈 써봐서 돈 만원이 껌값 이지만, 나한테 돈 만원이면 우리영감 빤슬 댓장 사.
너는 너대로 무계산으로 살라면 살고 나는 나대로 계산적으로다 살거야, 됐냐?
상우 : 계산적으로 꼭 그래야 되시겠다? (하고, 소희 옆에 높인 옷 한벌 들어, 단을 확 찢어버린다)
소희 : (놀라, 일어나 상우에게서 옷 뺏으며) 뭐하는 짓이야?
모든 사람들, 상우 보면.
상우 : (담담하게 말하는) 좀 전에 그 옷 아줌마가 바쁘다고해서 옥희씨가 오바룩쳤잖아.
옥희씨 월급도 안주면서 필요할 때마다 손 빌리는 건 계산적인 사람이 할 짓이 아니지?
옥희 : (제 이름이 나오자, 긴장해 상우 보고)
소희 : (난감한, 울상)
미숙 : (볼펜으로 미싱 딱 소리나게 치고, 웃으며) 진상우 역전승. (소희보 며) 이만원 뺏겼네.
(세오보며) 세오야, 노래방 물 좋은 데로 가자!
상우 : (옥희 보며, 눈 찡긋하고 웃고)
옥희 : (민망해 고개 돌리고, 실밥만 뜯고)
씬19. 건물주차장.
봉고차 서 있고, 옥희, 기사에게 옷 꾸러미 주고있고, 세오와 상우는 원단을 내리고 있다.
상우, 세오에게 짐들려주며.
상우 : 먼저 들어가.
세오 : 빨리 와. 누나한테 말 시키지 말고.
상우 : (손가락 제 입에 갖다대고) 조용히 해!
세오 : (맘에 안드는 표정으로 보고, 가고)
기사, '간다'하고 차에 타고 시동 걸면.
옥희 : (기사에게) 운전 조심해서 하세요.
상우 : 정씨아저씨, 2시간후에 동방시장에서 봐요.
기사, '그래'하고 가고.
상우 : (옥희에게) 저..
옥희 : (어색한 표정으로) 어제 죄송했어요.
상우 : (웃으며) 아우, 내가 먼저 사과할라 그랬는데.
옥희 : (어색한 웃음) 우리 오빠가 좀 무서워요.
상우 : (멋적은) 우리 마누란 많이 무서워요.
옥희 : (조금 편하게 웃으며) 그런 거 같드라.
상우 : (멋적어, 머리 긁으며) 나쁜 앤 아닌데, 사는 게 워낙 팍팍하니까...
옥희 : (어색한) 우리 오빠두, 그래요. 우리 오빠가 이 자식 저 자식 한 거 잊어버리세요.
상우 : (어색한) 우리 와이프가 (어렵게) 쌍소리한 것두 그럼 잊어버리세요?
옥희 : (어색한 웃음) 네.
상우 : (그런 옥희 이쁘게 보며) 오늘 우리 신나게 놀아요.
씬20. 공원.
공공근로사업하는 사람들 여럿 끈 달린 깡통을 하나씩 들고 공원 바닥에 붙은 껌딱지를 떼고 있다.
한방, 껌딱지를 떼다가 반장으로 보이는 사람 눈치를 보며 앉은 걸음으로 남자1에게 다가가.
한방 : (작게) 형님, 나 껌딱지 뗀 거 좀만 줘라.
남자1 (앉은 걸음으로 일하며) 일 없엄마.
한방 : (앉은 걸음으로 다가가) 그러지 말고 쫌만 줘.
남자1 : (한방 보며) 너 출근도장만 찍고 오전내내 어디갔었냐?
한방 : (아랑곳없이, 남자1의 깡통만 보며) 와, 형은 많이 뗐네. 난 눈이 안좋은가 보이지가 않드만. (하며, 무심히 깡통에 손넣는)
남자1 : (한방의 손 탁 치고)
한방 : (보면) ?
남자1 : 너 김반장이 지금 잔뜩 별른다. 뻑하면 결근에, 조퇴에.. 요즘 일거리 없어 이 자리두 침흘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수족 돌아갈 때 부지런히 놀려서 노후대책해얄 것 아니야?
한방 : 형, 나 노후대책 든든하게 해논거 몰라? 우리 집주인 미숙이. 걘 생활력두 강하구 돈좀 제법 모아놨을걸.
나 걔랑 결혼할거잖어.
남자1 : 그 여자가 너같은 놈 뭐 볼거 있다고 결혼을 해?
한방 : 제 정신엔 결혼않지, 근데 걔라고 뭐 맨날 제정신이겠어. 걔 노망들 때 기다렸다가 내가 수발들면 뭐 넘어오지 않겠어?
남자1 : (기가차다) 이 자식이거 무서운 놈이네. 멀쩡한 사람 노망들기를 바라고.
한방 : (아무렇지 않게) 내가 무섭긴 뭐가 무서. 난 그냥 뻔뻔한 놈이야, 뻔뻔한 놈. 형님..껌딱지 한주먹만 줘.
(하며, 냅다 남자1의 깡통속에 든 껌딱지를 한주먹 집어 뛰어간다)
남자1 : (가는 한방보며) 얌마!
씬21. 공장안.
다들 퇴근 준비하는 분위기다.
더러는 서서 옷을 갈아입고, 더러는 앉아서 가방들 챙기고 일감들 정리한다. 상우는 없는.
미숙 : 또 라면을 먹자구? 그 나이에 라면 자꾸 먹으면 속버려. 돈도 아낄 때 아껴.
소희 : (말꼬리 자르며) 너두 십년 병치레하는 영감덱구 한번 살아봐라.
먹고싶은 거 맘대로 먹고 입고 싶은 거 맘대로 입으면서 살 수 있는 지..
미숙 : 아저씨 멀쩡할때두 언니 그랬어. 그리고 요즘은 아저씨 병원도 안갈 만치 차도가 있다며.
소희 : (히죽웃으며, 자랑하듯) 그저껜 마당을 세바퀴나 돌았다.
미숙 : 그럼 그 기념으로 저녁은 언니가 사야겠다.
소희 : (승질) 미쳤냐?
옥희 : (두사람 보며, 웃고)
화순 : (가방 챙기며) 전 학원갔다 갈께요.
세오 : (재단대쪽에서) 내가 데리러 갈게.
화순 : 싫어. 내가 뭐 애야.
소희 : (화순 보며) 너 또 어디로 샐라그러지?
화순 : (짜증) 아우, 짜증나 증말. (하고, 나가고)
세오 : 일곱시반에 데리러 갈게.
소희 : 야, 세오야. 너 화순이 한날 뒤지게 패.
세오 : (소희 보면)
소희 : 옛날엔 아버지대신 오빠라 그랬어. 기집애가 엉덩이에 바람이 찰대로 차서 저거 그냥 두면 큰일나.
일하면서 무슨 잡생각이 많은지, 오늘은 아이롱으로 라벨을 새까맣게 지져놓고.
세오 : (듣기 싫은, 정리하던 일감을 짜증스레 던져놓고 나가며) 화장실 다녀올테니까 빨리들 준비하세요.
옥희 : (그런 세오보며) 세오랑 화순인 딱 둘인가봐요? 부모 없어요?
미숙 : 그렇댄다. 더는 묻지말어. 그 집 얘기 들어봐야 머리만 아퍼.
소희 : 근데, 미숙아, 상우 이건, 거래처가서 왜 이리 안오냐.
그때, 전화벨 울리고 미숙 '호랑이 제 말하면 온다드니, 진상운가 보네'하며 전화받으러 가고.
옥희, 가는 미숙 보고.
미숙 : (전화기 들고) 여보세요?
한방 : (E, 놀리는 기분으로) 당신이야?
미숙 : (의아한) 누구세요?
씬22. 주차장.
상우, 봉고차 앞에서 시계보며 기다리고 있다가 공장쪽으로 고개돌리면 옥희만 오는.
상우 : 다 어디가고 옥희씨만 와요?
옥희 : 미숙이 아줌만 누구좀 만나고 약속장소로 오신다구 했구요. 소희아줌만 아저씨 진지준비해드리고 온다구,
세오는 화순이 학원에 가서 끝나면 데리고 온다구.
상우 : (조금 기쁜) 아, 그래요.
옥희 : (어색한) 일곱시 반까지 만나자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남죠. 우리도 집에 갔다 다시,
상우 : (말꼬리 끊으며) 지금 집에 갔다 여기로 언제 다시 와요. 오다가다 시간 다 뺏기지. 그냥 근처에서 시간떼우다 가요.
(봉고 가리키며) 타요. 정씨아저씨한테 공장식구들 회식한다고 빌고빌어서 빌린거예요. (조수석 열어주며) 어서 타요.
옥희 : (머뭇거리다 타고)
상우 : (조수석 문 닫아주고, 운전석으로 가며 기분 좋고, 운전석에 올라타고)
씬23. 차안.
상우, 안전벨트하고 시동걸고 옥희보면, 옥희 창밖보고 있다.
상우, 무심히 옥희의 안전벨트를 매주려하고.
옥희, 조금 놀라면.
상우 : (아무렇지 않게) 가만있어요. (하고, 안전벨트 매주고)
옥희 : (상우 보면) ?
상우 : (안전벨트 다 매주고 운전해 가는)
옥희 : (그런 상우 어색하게 보는)
씬24. 국밥집.
한방, 허겁지겁 쩝쩝소리를 내며 국밥을 먹고, 미숙, 밥먹다가 소란스레 먹는 한방을 보며 측은하고 속상한.
미숙 : 별일을 다하네, 껌딱지두 때니?
한방 : (안보고, 담배 피우며) 껌딱지 뗄땐 껌씹는놈이 젤 나쁜놈 같고, 벽에 붙은 포스터 땔땐 포스터 붙이는놈이 젤 나쁜놈 갖고.
외로 울 땐 가정 꾸린 놈들이 젤 나쁜놈 같고. (보고, 짐짓 진지한) 미숙씨...
미숙 : ?
한방 : (눈치보며) 우리 혼인해서 같이 살면..
미숙 : (기대하는)
한방 : (당연하다는 듯) 안될거야, 그지?
미숙 : (서운한 감정 숨기고) 아네.
한방 : 알지, 나두.
미숙 : (보면)
한방 : (씁쓸한) 젊어선 내 낯짝보고 골빈 여자들 참 많이두 붙었는데, 자기두 알겠지만 없는 놈이 결혼 세 번하기 쉽지 않다.
미숙 : (비아냥) 자랑이네.
한방 : 나 없인 죽고 못산다고 징징대서 마지못해 살림차리면, 백일을 못넘기고 나랑 사느니 저승사자 쫓아간다고...
미숙 : (말꼬리 자르며) 듣기 싫어. 그만해. 좋은 말두 세 번이구, 잘난 얼굴 보고 사는 것도 백일이면 길지.
젊은 남자가 일안하고 빈둥빈둥 방구석에서 뒹구는 걸 어느 여자가 보냐. (하고 돈 놓고, 일어나며)
다음엔 큰일 있는 것처럼 사람 불러내서 밥사게 하지마. 오늘은 내가 첨이니까 봐주는거야.
한방 : 집에 갈거면 같이 가자.
미숙 : 공장회식있어. 한방씨 혼자 가. (하고, 가고)
한방 : (미숙 나간 문쪽 보며) 날 진짜로 싫어하면 밥도 안사줄텐데, 그런거 같진 않고, 정식으로 청혼을 해?
(고개저으며) 아니지, 잘못했다간 쫓겨날지도 모르지. 좋다, 기다려보자. 긴긴세월 별달리 할 짓도 없는데,
미숙이나 기다려보자구. (하고, 미숙이 놓고간 돈 들고 주인보며 말하는) 여기 돈 받고, 거스름돈 줘요.
씬25. 달리는 봉고차 밖+안.
상우, 옥희 타고 있는.
상우 : 오늘은 차가 많이 막히네.
옥희 : 저 전화 좀 빌릴 수 있어요? 애기한테 전화 좀 하게요.
상우 : 내 호주머니에 있어요. 빼가요.
옥희 : (머뭇대다, 빼고) 짧게 걸게요.
상우 : 거는 방법 알죠?
옥희 : 네. (전화번호 누르고, 신호음 떨어지면)
재민 : (E) 여보세요?
옥희 : 어, 재민아, 엄마야. 밥 먹었어? 게란찜하구? 잘했네. (사이, 미안한) 어, 엄마, 공장식구들하고 회식이 있어서..
회식? 어, 어른들 노는 거. 엄마, 노래 딱 세곡만 부르고 갈거거든.
상우 : (옥희 이쁘게 보는)
옥희 : 안 늦을거야. (웃음) 그래. 응, 먼저 끊어. (하고, 전화 끊고, 상우 호주머니에 전화넣어주고) 고마워요.
상우 : (앞만 보며, 웃음기 머금은) 애를 되게 좋아하나 봐요?
옥희 : (작게 웃으며, 앞만 보며) 애 안좋아하는 엄마가 어딧어요.
상우 : 남편이 좋아요, 애가 좋아요.
옥희 : (앞만 보며) 오빠두 좋지만, 재민이가 좋아요.
상우 : 오빠란 사람하구 어떻게 만났어요?
옥희 : (어색한 웃음지으며) 열여섯에 공장에서요. 큰 봉제공장이었는데 난 그때두 시다하구, 오빤 공장 트럭몰았어요.
상우 : 이런 말해서 좀 그런데, 오빠란 사람 험악한 거 같던데 그런 사람하고 사는거 안무서워요.
옥희 : 안그래요. 오빠가 얼마나 착한사람인데요. (보고, 수줍게 웃으며, 편하게 얘기하는) 전에 공장에 못된 공장장이 있었거든요.
그 사람이 맨날 날 어떻게 할라그랬어요.
상우 : 어떻게 할라그랬는데요?
옥희 : (난감한) 그게...
상우 : (웃으며) 됐어요. 하던 말 계속해요.
옥희 : 근데, 오빠가 그 사람한테서 날 구해줬어요. 오빠 쌈 잘하거든요.
상우 : (덤덤하게) 영화 같네.
옥희 : 부인하곤 어떻게 만났어요?
상우 : (떨떠름하게) 운명같이 만났죠. 개 같은 운명.
옥희 : (이상한) ?
상우 : 난 맘 약한게 흠이예요. 왜 그렇게 난 맘이 약하지. 내가 좀만 독했어두, 영숙이랑 결혼까진 안했을텐데.
난 다소곳하고 얌전하고, (옥희보며, 진지한) 꼭 옥희씨 같은 여잘 만나고 싶었어요.
옥희 : (의아한, 상우보며) 저 같은 여자요?
상우 : (굳은 얼굴로 운전만 하는)
옥희 : (괜히 멋적어져 창밖으로 시선 돌리면)
상우 : (운전하며, 그런 옥희 곁눈질로 슬쩍 보고, 만족스런 미소짓는)
씬26. 나이트 주방.
한방, 과일 깎아놓는 재수옆에서 사과껍질이며 배뼈다귀를 씹어먹으며 말 붙이고 있다.
한방 : 아직 장사 시작할라면 멀었나보다.
재수 : 한 서너시간 더 있어야지, 아직은 그렇죠. 누가 초저녁부터 춤추러 오겠어요.
한방 : 용배는 어디갔냐, 홀에두 없구, 입구에두 없구, 출근시간 지났잖아?
재수 : (한방보며) 형, 용배형 좀 어떻게 말려봐라.
한방 : 뭘 말려?
재수 : 용배형, 은경이누나 찾는다구 눈 벌개서 다니는 거 형 몰라?
한방 : 은경이?
재수 : 한동안 잠잠하더니 근택이형이 어디서 은경이누날 봤다구, 그 소리 듣고나선 시간만 나면 천지사방 찾아다니잖아요.
오늘두 의정부 은경이누나 친정 집쪽에 가본다고 갔어요. 딱해서 못보겠어. 배추트럭 나르다가 나이트클럽 온 것두
은경이누나 춤바람 나서 나갔단 얘기 듣고 혹시나 싶어서 그런 거잖어. 그건 형두 알지?
한방 : 아니. 걔가 뭐 나한테 얘기하냐, 나 입싼 거 아는데.
재수 : (앗차싶다) 형, 내가 한말 절대 옥희누나한테 비밀이예요? 알면 나 용배형한테,
그때, 용배 들어서며, 짜증스레 소리치는.
용배 : 애들 다 어딧냐, 홀 정리안한대!
재수 : (놀라고)
한방 : (용배 보며, 무심히) 은경이 찾았..
재수 : (놀라, 손으로 한방이 입틀어막고)
용배 : ?!
씬27. 명자의 아파트 전경, 어스름한 저녁.
씬28. 명자의 집.
명자, 정국, 영숙, 동주 밥 먹고 있다.
동주 : (밥 그릇 싹싹 비우고, 숟가락 놓으면)
영숙 : 동주는 밥두 잘 먹네.
동주 : (영숙보고 씩 웃고, 명자에게) 엄마 나 이제 만화 봐도 돼.
명자 : 어.
동주 : (방에 들어가면)
명자 : (가는 동주 등에 대고) 테레비 너무 가까이서 보지마. 눈 나빠져두 안경 안사줄거야.
정국 : (영숙에게) 신랑하구 시어머니 밥 안차려줘도 돼냐?
영숙 : (밥 먹으며) 어머닌 가게서 드신대구, 신랑인지 웬순지는 지 알아 먹겠지, 뭐.
명자 : 아직두 화 안풀렸어?
정국 : (명자보며) 또 무슨 일 있었어?
영숙 : (밥만 먹는)
정국 : (영숙에게, 속상해서 묻는) 상우 또 일저질렀냐?
명자 : 당신은 먹던 밥이나 먹어.
그때, 전화벨 울리고, 전화받으려가며,
명자 : 생긴건 곰퉁이 같아가지고 눈치는 왜 그리 빠른지. (받으며) 여보세요? (사이, 영숙보며) 어, 상우씨?
영숙 : (명자보며) ?
명자 : 영숙이 여깃어요, 바꿔줄게요. (영숙 전화기 주며) 받어.
영숙 : ..
명자 : (손에 억지로 쥐어주며) 받어.
영숙 : (마지못해, 받는) 나야.
씬29. 노래방 앞.
영숙 : (E) 언제부터 술 마시면 술 마신다 노래방가면 노래방 간다 그러구 보고했어. 늦든지 말든지 맘대로 해.
상우 : 무슨 말을 그렇게 섭하게 하냐? 내가 니껀데, 어떻게 내맘대로 하냐? 어제는 정말 죽을 죄를 지었다. 한번만 봐주면
다신 그런 말 안 할게. 영숙아, 사랑해. 어, 사랑한다구. (사이) 너 내말 듣고 있니?, 영숙아, 영숙아.
씬30. 명자의 집안.
영숙 : (한풀 꺾인 목소리로) 정말 공장식구들 회식하는 거야?
상우 : (E) 세오 바꿔줄까? 소희아줌마, 미숙이아줌마 바꿔줘?
영숙 : 알았어. 끊어. (전화기놓고)
명자 : (밥 먹으며) 뭐래?
영숙 : (밥 먹으며) 진상우가 머린 증말 좋지. 그 좋은 머릴 왜 좋은 데다 못쓸까.
명자 : 무슨 말이야?
영숙 : (밥 먹으며) 사람 속 있는 대로 긁어놓고, 미치게 사랑한댄다.
명자 : (그 말에 밥 먹다 캑캑대고)
정국 : (영숙보다, 답답한 표정으로 밥이나 먹고)
명자 : (웃으며) 귀엽다야. 그래서 그말땜에 화풀렸니?
영숙 : (밥만 먹으며) 안풀면 어쩔거야, 나만 속 좁은 년 되지. (그러다, 명자보고 웃음지으며) 부부가 이래서 사나봐.
오늘 낮까지만해두 속이 들들들거리구 분하더니, 벌써 보고싶네. 우리도 천생연분이야, 그지?
명자 : 으이그 철천지 웬수랄땐 언제두..
영숙 : (반찬 먹으며) 이거 있으면 쫌만 싸줄래? 상우씨 좋아하는건데 아침 상에 좀 놔주게.
씬31. 노래방.
맥주병 테이블에 놓여있는.
옥희, 화순과 어깨동무를 하고 듀엣으로 신나는 뽕짝을 부르고,
소희, 미숙, 재밋다는 듯 웃으며 서서 '앗싸, 앗싸' 하며 장단을 맞추고.
카메라, 돌아가면.
상우, 세오 기가찬 표정으로 네여자를 넋나간 듯 보고 앉아있다.
상우 : (네여자 보며, 기죽은 듯 넌즈시 세오귀에 대고 말하는) 저렇게들 놀고 싶어서 미싱대에 어떻게 앉아있었냐?
야, 무섭게들 논다.
세오 : (웃으며) 재밋게 들 노시는데, 왜. (상우 귀에 대고) 옥희누나 좀 푼수 같지 않어?
상우 : (눈은 옥희보며, 말은 세오에게) 그건 잘 모르겠는데, 계속 꼬셔야 될지 말지는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되겠다.
옥희 : (아랑곳없이, 신나게 노래부르는)
씬32. 나이트 주차장, 밤.
한방과 용배(일복차림) 쪼그려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용배 : (담담하게) 형이 상관할 일 아니우.
한방 : 너 그렇게 사람 이용하면 안돼. 옥희 버리고 십년만에 찾아가서 사랑한다, 어쩐다 가진 말로 꼬셔놓고 데려와서는
애보기를 만들어? 그것만이면 내가 말도 안해. 돈까지 벌어오라고 공장 내보내고...
용배 : (말꼬리 끊으며) 난 걔 살자고 꼬신적 없어. 돈 벌어 오란 적도 없고. (하고, 담배 바닥에 버리고 일어나서) 가슈.
한방 : (일어나 용배보며) 있을 때 잘해 임마. 니가 지금 어디 가서 옥희만한 앨 마누라로 얻냐?
과거는 잊어.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은경이도 제발 니가 절 잊어줬으면 하고 바랄 걸.
용배 : 차비 있죠?
한방 : 없음 줄래?
용배 : (주머니에서 돈 꺼내 구중에서 구겨진 천원짜리 꺼내주며) 당분간 옥희한텐 모른척해요.
나중에 은경이 찾으면 내가 잘 말할테니까. 나두 옥희 좋은 앤 줄 알어. 은경이 찾은 거 나만 좋자구 그러는 거 아니야.
옥희, 나같은 놈이랑 살아봤자야. 솔직히말해서 나랑 헤어지면 걔 팔자 피는거지. 나 들어가요. (하고, 나이트쪽으로 가고)
한방 : (천원짜리 주머니에 넣고, 가는 용배보며, 진지하게 혼잣말) 자식.. 만원짜리두 보이두만 굳이 천원짜리 찾아서 주고 있어.
씬33. 나이트 클럽, 화장실.
용배, 세면대에 서서 담배를 피운다, 답답한 얼굴이다.
은경모 : (E) 자네가 걔한테 뭘 잘해줬다고 찾아다녀!
용배 : (E) 애가 있잖아요, 애가!
은경모 : (E) 애는 뭐 꼭 에미만 키우라는 법있어. 에비두 부모야, 자네가 키우면 되잖어.
(사이) 나 은경이 어딧는지 모르네. 우리집에 다신 찾아오지마. (하고 문 쾅 닫히는 소리)
용배, 눈 감고 한숨나고, 눈떠 거울 멍하게 보는.
씬34. 노래방앞.
세오, 화순 나오는.
세오 : 소희아줌마 괜찮을지 모르겠네.
화순 : (퉁명스레) 뭐 한두번이야, 저 아줌마 저러는거. 신나게 노는데, 찬물 붓고 있어. (하고, 가고)
세오 : 어른한테 말버릇하군. 야, 같이 가. (하고, 가고)
씬35. 노래방.
미숙, 맥주 마시며 건너편 자리의 옥희와 소희를 물끄러미 보고 있고,
상우는 화면만 보며 아무 생각없는 얼굴로 담배만 보고 있다.
소희, 울며 얘기하고 있고, 옥희 그런 소희 얘기 들으며 소희의 손을 잡고 눈물이 그렁해 있는.
소희 : (훌쩍이며) 나두 니들이 나보고 왕소금이라고 짠순이라고 놀리는 거 다 알어. 하지만, 니들두 나처럼 살아봐,
영감쟁이 풍맞아 누운게 십년이고, 자식새끼 집나가 종무소식인게 칠년이야. 내가 이래두 흥 저래두 흥,
내색않고 웃으니까 니들은 내가 살기 편하고 속이 좋아그 런줄 알지만, 아니다. 나 죽거든 내 속 오려봐,
오장육부가 뜯어문드러져 모양이나 있을지 말질거다.
옥희 : (눈가 그렁해) 아줌마...
소희 : 어떤 날은 그냥 약 먹구, 영감태기랑 콱!
미숙 : 콱, 뭐?
소희 : (울다말고 미숙보면)
미숙 : 언니 이제부터 술 마시지마. 술만 마시면 안해도 좋을 얘길 너저분하게 하드라. 언니팔자 지랄 같은지 우리가 모르냐?
술을 마시면 기분좋게 끝을 봐야지, 왜 울긴 울어. 운다고 팔자피냐? 어렵게 날 잡아 기분 내는데, 꼭 울어서 판을 깨!
소희 : 저게..
옥희 : (미숙 말리는) 왜 그래요?
미숙 : (상우에게) 상우씨, 차가져 왔지? 가는 길에 옥희 좀 집에 데려다 줘. (옥희에게) 가.
(노래책 펴며, 소희에게) 건배 한번 불러, 울지말고 알았지? (하고, 노래 찾으면)
소희 : (소매로 눈물 닦고) 나, 건배 싫어. 영영 부를래.
미숙 : (소희보고) 영영? (하고, 책 보고)
상우 : (일어나며, 옥희에게) 인나요.
옥희 : (상우보고, 소희에게) 아줌마 괜찮아요?
소희 : (아무렇지 않은 듯) 어서 가서 애 봐. 난 괜찮어. 아이구 노래 나온다. (하며, 마이크 들고 노래부르고)
상우, 옥희 나가는.
씬36. 노래방, 계단.
소희 노래 들리는.
옥희 : (상우보며) 소희아줌마, 많이 힘든가봐요?
상우 : 맨날 그 타령이에요. 참 배 안고파요, 난 배고파 죽겠는데.
옥희 : (어색하게 웃으며) 좀 고파요.
씬37. 세워진 봉고차 안+밖.
상우, 앉아있고. 옥희, 밖에서 봉지들고 뛰어들어와 옆자리에 앉는다.
옥희, 봉지 안에서 빵하고 우유 꺼내 상우 주며.
옥희 : 내가 좋아하는 빵으로 샀는데 상우씨가 좋아할지 모르겠다.
상우 : (빵보며, 떨떠름한) 밥값 내랄까봐 이거 사온 거예요?
옥희 : 밥 먹구 가면 너무 늦을 것 같아서, 빵 싫어하세요?
상우 : (빵 치워놓고 우유만 마시며, 떨떠름한) 됐어요.
옥희 : (눈치보며) 화났어요?
상우 : (옥희 가만 보는)
옥희 : ?
상우 : (진지하게) 옥희씬 왜 그렇게 사람 눈치를 봐요?
옥희 : .......
상우 : 남편하고 있을 때두, 공장사람들한테두, 옥희씬 옥희씨가 사람들 눈치보는 거 몰라요?
옥희 : (시무룩, 안보고) 알아요.
상우 : 왜 그래요? 왜 눈치봐요?
옥희 : (안보고, 가만있다, 애써 서글픔 감추고) 사람들이 날 싫어할까봐 눈치가 보여요. 전 엄마, 아버지두 버린 애예요.
어려서 친구들도 절 별로 안좋아했어요. 나 먹기도 아까운 사탕두 줘보구, 과자두 줘보구 그랬는데,
사탕이나 과자만 받아먹고선 안 놀아줬어요. 고아원 원장님도 난 미운 털이 박힌 애라고...
상우 : (옥희 안된, 무심결에 튀어나오는) 미친놈.
옥희 : (보면) ?
상우 : 옥희씨가 얼마나 순수하고, 이쁜데, 미운털이 박혔다 그래요. 개놈.
옥희 : (작게 웃고, 고개 창 쪽으로 돌리고 하는 말) 우리 재민이, 실은 내가 안났어요.
상우 : ?
옥희 : 그래두 걘 내 애예요. 내가 밥해주구, 입혀주구, 재워주구.. 난 요즘이 젤로 행복해요. 애기두 있고, 남편두 있구,
(상우보고, 웃으며) 첨으로 가정이 생겼거든요. 근데, 그게 깨지면 어떡하나 싶어서..조바심이 나니까..자꾸 눈칠..
상우 : 남편이 옥희씨 버릴까봐 겁나요?
옥희 : (눈가 그렁해, 고개 끄덕이며 외면하는)
상우 :옥희씨, 바보구나.
옥희 : (보면) ?
상우 : 옥희씬 옥희씨가 얼마나 이쁜지 모르죠. 남편 아이큐가 두자리만 된다면 절대로 옥희씨 안버려요. 배고파요, 빵 먹어요.
옥희 : (작게 웃으며, 빵 먹는)
상우 : (이쁘게 보며) 나이가 몇이에요?
옥희 : 서른 셋이요.
상우 : (반색) 나랑 동갑이네. 우리 친구할래요?
옥희 : 우리 오빠가 별로 안좋아할텐데..
상우 : (크게 웃다가, 옥희보며) 어쩜 그렇게 귀여워요?
옥희 : (우유 먹으며, 뭔 소린가 싶게 보는)
씬48. 옥희의 집 동네.
옥희, 상우 걸어가는.
옥희 : 이제 가세요. 다 왔어요.
상우 : 근처까지 다 왔는데, 바래다 줄게요.
옥희 : (턱으로 가리키며) 저 집인걸요.
상우 : (집 보고, 옥희 보며) 들어가요. 참 그리고 내 핸드폰번호 알죠?
옥희 : ?
상우 : (핸드폰 보이며) 요즘 통 이게 안울려서 가끔 쳐줄래요?
옥희 : (어색하게) 용건있으면 할게요. (인사하고) 조심해가세요. (하고, 가고)
상우 : (집으로 들어가는 옥희보며, 기분 흐뭇한 돌아서서 가며, 혼잣말) 볼수록 정드네.
씬39. 용배의 방안.
한방 : (O. L, 방문에 걸터 앉아 말하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용배가 재민이 엄마 은경이 찾아다닌다구.
옥희 : (이부자리 깔다가, 한방 보는) ? ......
한방 : 용배 입에서 직접 들은 얘기야. 일산, 방배, 의정부.. 시간만 나면 걔 찾느라 난리랜다.
옥희 : (말꼬리 자르며 이불마저 깔며) 그럴리 없어요.
한방 : 너 불쌍해서 하는 소리야. 용배 간수 잘 해 임마. 무조건 하자는대로 다 해주는게 좋은 것만은 아니야. (하고, 간다)
옥희, 맘이 진정이 안되는 모양이다, 그래도 이불마저 까는데, 그때 재민이 들어오며,
재민 : (아무 생각없이 부르는) 누나.
옥희 : (재민 보며, 버럭) 넌 이 밤에 어디 갔다 이제 와?!
재민 : ?
옥희 : 엄마 말이 말 같잖어 일찍일찍 다니랬지? 친구집에서 숙제 다했으면 집에 바로 와야지, 지금이 몇시야!
재민 : 누나 왜 그래?
옥희 : 손발 씻고 자. (하고, 일어나 옷 들고 나가는)
재민 : (문 열고 소리치는) 누나 어디가!
씬40. 나이트 안.
사람들, 디스코 음악(아파트 정도)에 신나는 춤추는.
용배, 테이블에 맥주 나르고 병마개 따고 있는.
그때, 재수 와서 용배에게 말하는.
재수 : 형, 옥희 누나 왔어.
용배 : (병마게따며) 걔가 여길 왜 와. (하고, 손님에게) 좋은 시간 되십시오. (하고, 재수에게) 어딧어?
씬41. 주차장.
옥희, 용배 서서 얘기하는.
옥희 : (눈물 날 것 참으며) 정말 그랬어? 찾아다녔어?
용배 : (담배 피며, 말하기 싫다) 피곤하게 굴지말고, 집에 가.
옥희 : (단호한) 말해. (소리치는) 정말 재민이 친엄마 찾아다닌거야!
용배 : 이게 어디서 소릴 질러! 그래 찾아다녔다, 찾아다녔어! 그럼 니가 어쩔건데!
옥희 : 그럼 난 뭐야?
용배 : 뭐긴 뭐야? 너 니가 누군지 정말 몰라? 니가 누군지 몰라서 묻는 거야, 정말?
옥희 : (울음나는, 소리치는) 재민이엄마 찾아다닐거면서, 난 왜 다시 만났어? 재민이엄마 찾아다닐거면서 왜 나랑 사냐구?
나랑 살면서 그 여잔 왜 찾아다니냐구?!
용배 : (가라앉은, 화난) 내가 그 여자 왜 찾는지 몰라? 재민이엄마라서 찾는다, 왜?
옥희 : ! ....
용배 : 지금 당장 재민이 키울 사람이 없으니까 너랑 산다, 왜? 혹시 너 착각할까봐 말하는데 나 재민이엄마 찾으면 너랑 끝이야.
계모밑에서 이집 저집 전전하며 자란 놈은 나 하나로 족해. 난 재민이 다른 애들처럼 부모밑에서 평범하게 키울거야.
억울하면 너 가라. 나 안잡어. 징징대지말고, 가.
옥희 : (입술 깨물고, 원망스럽게 용배 보며) 정말 그렇게 밖에 말 못해!
용배 : (옥희 보며, 맘은 아프지만) 집에 가, 재민이나 봐. 재수없게 직장까지 찾아와서 속 뒤집지말고. (하고 돌아서서 가는데)
옥희 : 나쁜 자식! (하고, 신발 집어서 용배 뒷통수에 치는)
용배 : (뒷통수에 신발 맞고, 돌아서) 에이! (하며, 옥희 뺨을 치는)
옥희 : (입가 터져, 넘어져, 울며 악쓰는) 죽여! 차라리 죽여! 이게 뭐야? 애보기 필요하면 애보기 구하지, 난 왜 찾아왔어!
오빠, 잊고 잘 사는데, 뭐하러 찾아왔어! 버리고 갈 때 깨끗하게 버리고 가지, 왜 찾아 왔냐구!
용배 : (화나, 옥희 멱살 끌고가며) 너 이리와.
옥희 : (끌려가며) 이거 놔!
씬42. 상우의 방안.
영숙, 상우(웃통 벗고)의 팔배게 배고 누워있다.
핸드폰 벨소리나는.
영숙 : (자면서, 귀찮은) 자기 핸드폰인가봐, 받어, 어서.
상우 : (잠결에 일어나며) 도대체 누구야. (하고, 바지에서 핸드폰 꺼내 받으며) 누구냐, 이 밤에?
(갑자기 목소리 낮춰, 사이) 여보세요? 여보세... (자는 영숙 확인하고, 긴장해서) 잠깐만요. (하고, 밖으로 나가는)
영숙 : (자고)
씬43. 거실.
상우 : (긴장한) 곧 갈게요. 꼼짝 말고 있어요, 알았죠?
씬44. 상우의 방안.
상우, 옷을 허겁지겁 입는.
영숙 : (눈 안뜨고, 잠에 빠진 목소리로) 어디 가?
상우 : (놀라, 버버대는) 어어,
영숙 : (잠에 빠져들며) 태석씨전화야? 아이그, 징그런 술꾼들. 조심해 갔다 오고, 열쇠 가져 가.
상우 : (옷 입으며 영숙보며, 짐짓 시침떼며) 어, 어.
씬45. 동네 골목.
상우, 있는 힘껏 뛰며, 앞에 가는 택시 부르는.
상우 : 택시!
씬46. 거리.
상우, 택시에서 내려 둘레를 두리번 거린다,
그러다 상가계단 쪽에 앉아 고개숙이고 있는 옥희를 보곤, 걸어가 그앞에 서서 자세 낮추고 조심스레 말거는.
상우 : 옥희씨?
옥희 : (무릎에 얼굴 묻고 있는)
상우 : (옥희앞에 쪼그려 안으며, 옥희 어깨에 손 올리며 조심스레) 옥희씨?
옥희 : (고개숙이고, 중얼중얼 말하는) 그냥 집에 갈려고 했는데, 신이 없어서..
상우 : (그말에 옥희 발보면)
인써트 - 옥희, 한쪽 발에 신 없는.
옥희 : 택시탈려고 했는데, 돈두 없구..미숙이아줌마한테 전화했는데 안계셔서..주머니에 상우씨 핸드폰번호가 있길래..
상우 : (조심스레) 무슨.. 일이에요.
옥희 : ......
상우 : 무슨 일이냐구요? (하고, 조심스레, 손으로 옥희의 턱을 들어올리면)
옥희 : (눈물 범벅에 눈가가 멍들어있고, 입가에 피가 터져 있는)
상우 : (놀라고 걱정스런) 왜 이래요?
옥희 : (그말에 상우 보며, 엉엉, 소리내 아이처럼 우는)
상우 : ?!
그런 두사람 모습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