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해군 최강 전력 중 하나로 꼽히는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의 위치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美 해군, 극비급 핵잠수함 위치 이례적 공개 이유는?© 제공: 아시아경제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군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에릭 쿠릴라 중부사령부 사령관이 지난 19일 아라비아해에서 미국 핵 추진 잠수함인 웨스트 버지니아에 승선했다고 밝혔다.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인 웨스트 버지니아는 한 발에 핵탄두를 최대 14개까지 실을 수 있는 트라이던트Ⅱ D-5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쿠릴라 사령관은 이날(19일) 잠수함에 8시간가량 머무르며 브래드 쿠퍼 해군 5함대 사령관을 만나 잠수함이 갖춘 기능을 직접 시연해 보였다.
또 웨스트 버지니아의 성능을 직접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성명에서 "핵잠수함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거리 폭격기와 더불어 미국 3대 핵전력의 핵심 자산"이라며 "미군 중부사령부와 전략사령부가 바다에서 보유한 유연성, 생존성, 준비태세, 능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미국에서 이러한 핵잠수함의 위치는 극비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하이오급 잠수함이 공개된 배경으로는 러시아의 핵무기 공격 위협과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 등이 꼽힌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전황이 불리해지자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중국도 미국과 서방의 시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쏠린 틈을 타서 자국 이익에 더 공세적인 태도를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대만 인근에서 무력 시위를 잇따라 벌이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이번 핵잠수함 공개를 통해 러시아와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지난 1월에도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인 USS네바다(SSBN-733)의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네바다함은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인 '트라이던트(Trident)' 20기와 수십 개의 핵탄두를 탑재하고 있다.
당시 미 해군은 정박한 잠수함 사진을 공개하며 잠수함의 성능을 함께 과시했다. CNN에 따르면 이는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당시 인도·태평양 지역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