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취재] 항소심 돌입한 이재용... ‘뉴삼성’ 행보의 족쇄 '사법리스크' 털어낼까
안녕하세요. 일요서울입니다.
이날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 행위, 시세조종) 등
혐의를 받는 이 회장을 비롯해
14명에 대한 항소심을 진행했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11월 25일 변론을 종결하고
내년 초 예정된 법관 인사 전 재판을 마무리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이는 1심 판결까지 3년 5개월이나 걸린 점을 고려해
항소심은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다만 항소심 판단에 따라 양측이 상고하면
대법원의 최종 판단까지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이 회장의 항소심은 오후 2시에 진행됐답니다.
이 회장은 재판 시작 20여 분전 도착해 법원에 들어섰는데요.
그는 사뭇 굳은 표정으로 취재원의 질문 세례에도
묵묵부답하며 법원 입구를 지나갔답니다.
검찰은 이날 항소심에서 1심 판결 후 나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를 일부 인정한
서울행정법원의 판단을 반영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는데요.
검찰은 형식적 이사회 결의를 통한 합병 거래 착수와 업무상 배임,
의결권 확보 목적의 삼성물산 자기 주식 전격 매각,
대금 주주 설명 자료 배포와 공시 등을 통한
허위 정보 유포, 삼성바이오에피스 나스닥 상장 관련
허위 추진 계획 공포, 국민연금 상대 허위 정보 제공 등
10가지 항목이 공소장에 추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답니다.
-검찰, 추가 수집 증거만 2140여개... 항소심 향방은
검찰은 “(관련 사건에서) 사실관계가 새롭게 확인됐고,
추가로 수집한 증거가 반영될 필요가 있어서
그에 대해 상세히 말할 필요가 있다”며
“항소심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고 밝혔답니다.
재판부는“방어권 침해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며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습니다.
재판부는 양측의 의견을 수렴한 뒤
항소심 2차 공판기일을 오는 10월14일로 정했는데요.
검찰이 1심 판결에 불복해 시작된 항소심인 만큼
2140여 개에 달하는 추가 증거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답니다.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미래전략실이 주도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에서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및 회계부정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제일모직 주가를 인위적으로 높이고
삼성물산의 가치를 낮추는 방식으로
양사 합병을 조작했다며 2020년 9월 이 회장을 기소했답니다.
이 회장의 부당 합병 재판 1심은
수사와 재판을 합쳐 약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요.
이 기간에 재판 106차례, 검찰 수사기록 19만쪽,
제출 증거 2만3000개, 증인신문 80명,
의견서 600여 개라는 방대한 숫자를 남겼답니다.
이 회장은 대통령 해외순방 동행 등 주요 일정을 이유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 빠진 11차례를 제외하고는
총 95차례 법정에 출석했답니다.
재판 1회당 대략 3시간 이상의 소요되기에 285시간,
11일이 넘는 시간을 법원에서만 보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한편, 재계 안팎으로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돼야 향후 그가 그려나아 가야 할
‘뉴삼성’의 본격적인 행보에 제약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그가 사법 리스크에 묶여있는 동안
삼성전자의 경영 시계는 정체됐답니다.
경영 일정이 법정 출석 일정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의 대형 M&A 소식은
2017년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전문 기업
‘하만(Harman)’을 인수한 후 대형 M&A는
최고 경영진의 과감하고 빠른 의사결정이 필수지만
삼성은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M&A 추진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주를 이룹니다.
-공급 과잉·수요 위축... 여기 더해 반도체 업황 위기까지
삼성의 현 상황이 썩 좋지 않습니다.
오랜 기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인자 자리에 위치한
대만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는 것과 더불어
외신발(發) 해외 인력 감축설 등이
잇따라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메모리로
급부상한 HBM의 경우 SK하이닉스에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고 있답니다.
AI 반도체 시장의 80%를 장악한 엔비디아에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납품 일정도 지연되고 있는 반면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3월 HBM3E(HBM 5세대)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한 가운데
지난달 말엔 12단 제품도 최초로 양산하며
격차를 키우고 있답니다.
SK하이닉스의 12단 제품은 연내 엔비디아에
공급될 계획으로 전해집니다.
그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될 경우
삼성의 투자는 더욱 활발해지고
적극적인 자세로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지난 2021년 이 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났을 당시를 회상해 보면 되는데요.
이 회장은 가석방된 지 2주 만에 신사업에
3년간 240조 원을 투자하는 등
초대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답니다.
이는 법적 리스크가 해소에 가까워질수록
뉴삼성 전환이 더욱 탄력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요.
아직 항소심이 진행 중인 점과 항소심 결과의 향방에 따라
양측이 상고하면 대법원의 최종 판단까지
최소 연 단위의 시간 소요될 것으로
점이 이 회장의 ‘뉴삼성’에 가장 큰 변수입니다.
삼성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라는 족쇄를 풀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둔화한 삼성의 성장세를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길 바랄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단체 또한 산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며
이번 재판이 조속히 마무리되길 원하고 있는데요.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과 침체기를 겪고 있는
국내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항소심이 열린 이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에 참여한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대법원과 충돌하는 판단으로 전원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비판하고 항소심 재판부에
대법원의 인정사실과 행정법원의 분식회계 판단을 수용,
이재용 회장과 삼성 임직원들을
엄중히 처벌할 것을 촉구했답니다.
노동·시민사회단체는 “법원이 재벌 총수의
사적 이익을 위해 자본시장의 질서와 근간을 뒤흔들고
온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과 국고에
큰 손실을 입히고도 거짓말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불법합병 관련자들을 이번에도 봐준다면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와
사법 정의는 또다시 무너질 것”이라고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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